상념의선-25부
" ......... "
선영은 이제 자신의 가까스로 버텨왔던 자신의 가슴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에 조금전
부터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민우의 뒤를 쫓아 차를 몰아가고 있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민우를 찾았던 그길에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던 선영은 민우가 어
떤 여자와 부등켜 안고있는것을 발견하는 순간 경악했고 그뒤 차에 오른 두 사람이 차
를 떠나고 떠나는 순간 황급히 자를 몰아 두 사람의 뒤를 쫗았다.
그런데.......
얼마후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어느 모텔이였고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이 너무도 다정히
그 모텔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선영은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느낌에
정신마저 아득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두어시간후 또다시 두 사람이 모텔 현관을 나와 무언가 다정히 이야기를 나눈
뒤 여자는 차를 몰고 떠나버렸고 민우는 그렇게 떠나는 여자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
본뒤 이내 걸음을 옮겨 시내를 걷고 있는것이다.
" ......... "
민정이 떠난후 민우는 가슴 가득한 충만감을 느끼며 거리를 누볐다. 조금전 민정과 모
텔을 나서며 자신의 만류에도 물구하고 민정은 민우가 하루를 묵을수 있게 돈을 치뤘
고 민우는 이제 자신의 배를 채운뒤 조금전 민정과 뜨거운 재회의 섹스를 나누었던 그
곳으로 돌아가 잠을 청하리라 마음먹은체 식당을 찾아 거리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그런 자신의 뒤를 한대의 차가 계속해서 따라 붙고 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체 말이
다.
" 똑..똑.... "
" 누구십니까.... "
허기를 채운 민우가 다시 모텔로 들어와 샤워를 마치고 개운한 마음으로 티브를 켜는
순간 노크 소리가 들리자 방문으로 향했다.
" ......... "
" 누구십니까.... "
" ......... "
자신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이 없자 민우는 이상한 마음에 문을 조심스레 열어보았다.
" 선영아....... "
" ....... "
문을 열어젖힌 민우는 뜻밖에 선영이 서있는것을 발견하자 너무도 놀란 목소리로 선영
의 이름을 불렀다.
" .......... "
" .......... "
모텔 방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은 선영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체 어쩔줄 몰라하는
민우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짧아진 머리.... 조금은 헬쓱해졌지만 강인하게 느껴지는
얼굴... 어느덧 군인의 티가 넘쳐 흐르는 민우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선영은 사
랑하던 민우를 향했던 끝없는 그리움을 떠올리며 눈물을 머금었다.
" 어떻게 된거야.. 그리고 여긴 어떻게 알고... "
" ......... "
말없이 앉아있던 민우는 선영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도 궁금했지만 어떻게 자신이 이
모텔에 있는것을 알고 선영이 찾아왔는지 궁금했다.
" ........ "
" 선영아..... "
" 그 여자니..... "
" 뭐라고...... "
" 네가 사랑한다던 여자가 너와 나란히 이곳에 들어왔던 그 여자냐구.... "
" 뭐.. 라구....... "
민우는 자신과 함께 이곳에 들어와 뜨거운 섹스를 나눈뒤 떠난 민정을 선영이 알고있
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 너.... 어떻게....... "
" 그 여자가 맞나보구나...... "
" 선영아.. 그여잔.... 그냥..... "
" 왜.. 그냥 돈으로 산 여자라고 말하고 싶어..... "
" ......... "
" 아니.. 내가 아는한 넌.. 돈으로 여자를 사는 그런 행동은 절대하지 않아... 그리고
난 부대에서부터 두 사람을 주욱 지켜봤어... "
" 선영아..... "
민우는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선영은 이미 모든걸 주욱 지켜본것 같았다. 그렇다면 행
여 민정이 자신의 형수란걸 선영이 알고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
했다.
" 거짓말하려 하지마... 난 알아... 그 여자가 평범한 여자가 아니란걸.... "
" ......... "
민우는 눈을 감아버렸다. 자신의 염려대로 선영은 모든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형수
와 자신이 저질렀던 불륜을 이미 알고 자신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였다. 하지
만 민우는 커다란 오판을 하고 있었다. 선영은 그저 민우와 함께있던 여자가 자신들보
단 한참의 연배인 여자란걸 알았고 그래서 나이 차이가 적지않게 나는듯한 연상의 여
자를 사랑하는 민우가 안타까워 내뱉은 말이였을 뿐이다.
" 선영아...... "
" 왜 그랬어... 설사 나 아니더라도 세상엔 비슷한 처지의 여자는 얼마든지 있잖아..
왜 꼭 그 여자여야 되는거야.. 왜.... "
" ......... "
선영은 안타까웠다. 자신의 눈에 보여진 민우가 사랑한다는 여자는 최소한 열살 정도
는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여자였기 때문이였다. 그랬기에 선영은 더욱 안타까웠다. 자
신과 비슷한 또래의 여자였다면 선영은 어쩌면 지금 이순간 자신의 발길을 돌려 되돌
아 갔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미모는 뛰어났지만 자신보다 한참위의 나이를 지닌 여자
에게 자신의 사랑을 뺏겼다는게 너무도 분했다. 그리고 그런 사랑을 선택한 민우가 너
무도 안타까워 이렇게 용기를 내어 마지막으로 민우의 마음을 돌리기위해 민우를 찾은
것이다.
" 왜 말못해... 왜 그런 여자를 택했냐고.... 왜.... "
" .......... "
" 말해봐... 그 여자가 널 유혹한거야.. 그런거지... 그 나쁜 년이.... 널 유혹한거지
.... 그런거지..... "
" 철..썩....!!! "
그렇게 선영이 민우의 팔을 붙잡으며 목소리를 높여가는 순간 갑자기 민우의 손이 그
런 선영의 뺨을 힘차게 후려쳤다.
" 민우야........ "
선영은 너무도 뜻밖에도 민우가 자신의 뺨을 후려치자 그 충격에 돌려져버린 자신의
뺨을 다시 돌리며 자신의 손으로 뺨을 움켜쥔체 성난 얼굴을 하고 있는 민우를 바라보
았다.
" 그런.. 식으로 우리.. 형수를 욕하지마... 내가 먼저 그랬어.. 내가 형수를 먼저 유
혹했다고... 알았어.. 내가 그랬다고.... "
" ......... "
순간 화가난 민우의 입에서 너무도 충격스런 말이 쏟아지자 선영은 눈을 크게 뜨며 경
악에 찬 표정으로 민우를 바라보았다.
" 형수라고...... "
" ........ "
" 너.. 너.. 지금... 형수라고 그랬니.... 그럼... 그... 그 여자가.... 네 형수....
"
" ......... "
너무도 놀란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말까지 더듬는 선영을 보는 순간 민우는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 서....선영아..... "
" 어떻게.. 그럴수가.... 다른 사람도 아닌... 민우.. 니가.. 형수랑.. 어떻게.... "
" 너..너... 그럼.... 다 알고 있다는 말은...... "
" 형수라고..... 형수.... 어떻게.. 그런짓을....흐흑.... "
" 선영아........ "
충격에 빠진 표정을 짓고 있던 선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얼굴을 감싸쥔체 밖으로 달려
나가자 민우가 다급한 목소리로 그런 선영을 부르며 쫓아나갔다.
" 선영아..... 내말 좀 들어봐.... 선영아....... "
자신의 다급한 걸음에도 불구하고 선영이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와 차에 올라탄뒤
문을 잠가 버리자 민우는 선영의 차창을 두들기며 그런 선영을 악을쓰며 계속 불렀다.
" 키르르... 릉... 부릉......!!! "
그리고 곧이어 선영이 자동차에 시동을 걸자 민우가 더욱 다급해진 표정으로 마치 차
유리를 깰뜻 주먹으로 마구 두들기며 계속해서 선영을 부르며 악을썼다.
" 선영아...... 내말좀 듣고가... 선영아...... 그런게 아냐... 선영아...... "
" ........... "
" 부우웅........!!! "
민우의 고함에도 불구하고 선영의 차가 출발하자 그 반동에 민우가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고 선영의 차가 급하게 모텔 주차장을 빠져 나가자 민우는 허탈한 표정으로 멀
어지는 선영의 차를 바라보았다.
" 어이.. 정 일병 면회 신청이다.... "
그렇게 모든 사실을 알아버린 선영이 떠난후 민우는 몇주동안 불안한 마음에 초조하게
군 생활에 임했다. 혹시나 선영이 자신의 부모를 찾아가 모든것을 이야기 하지 않았
을까 하는 불안감에 민우는 밤엔 잠조차 이루지 못한체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자신의 부모는 아무런 일이 없다는듯
집 걱정은 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지만 민우는 불안감을 떨칠수가 없었다. 그렇게 선영
에게 들켜버린 자신과 형수를 떠올리며 불안한 나날을 이어가던중 누군가 면회 신청을
했다는 소리에 민우가 씁쓸한 마음으로 면회실로 향했다. 얼마전 집으로 전화를 했을
당시 어머니로 부터 조만간 면회를 오겠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민우는 자신의보모님들
이 왔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겼다.
" 형수님........ "
민우는 너무도 뜻밖에 자신의 부모가 아닌 민정이 생긋거리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반가운 미소를 지으며 민정에게 다가섰다.
" 어떻게 오셨어요... 다녀 가신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
" 지난번에 민우씨 남겨두고 간게 미안해서.. 이번엔 민우씨랑 같이 있을려고... 다시
왔어요.... "
" 하지만 집에는 뭐라 그러시고..... "
" 답답해서... 지방에 있는 친구라도 보고오고 싶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유란이 낳
고.. 한번도 나들이 못보내주셨다고.. 다녀오라고 하셨어요.... "
" 하지만... 전화라도 오면... "
" 그런 걱정 마세요... 전화기 두고 왔어요...마음놓고 갔다고 오라고 어머니가 그러
셔서.. 전화기도 두고 간다고 했어요... 형이 좀 투덜 거리기는 했지만... 나중에 친
구한테 잘 둘러데서 말 맞추면 되요... 형이랑 싸워서 다른데서 잤다고 하면서요....
"
" ........... "
민우는 그렇게 용의주도 하게 말하는 민정을 바라보면서 조금씩 서로의 가슴에서 멀어
져가는 일말의 죄책감을 상기하면서 너무도 당당하게 변해버린 자신과 형수인 민정의
모습을 인식하며 약간의 씁쓸함이 밀려 들었다.
" 무슨 생각해요... "
" 아뇨.. 아무 생각도..... "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몇주전의 오열하며 떠나버린 선영의 모습과 더불어 세
상이 만들어 놓은 벽을 허문체 위험한 곡예를 벌이고 있는 자신과 형수를 생각하며 골
똘히 생각에 잠겨있던 민우에게 민정이 말을 걸자 민우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자세를
바로 잡았다.
" 형수님.. 다른데로 가죠.... "
" 왜요..... "
" 그냥요.. 웬지 여기는 맘에 안드네요.... "
" 알았어요... "
민정이 지난번 몸을 섞었던 모텔로 들어서려 하자 민우는 지난번 선영과 있었던 일들
을 떠올리며 다른곳으로 가자고 말했고 민정은 그런 민우의 말에 아무 의심없이 다른
모텔을 찾아 차를 몰아갔고 잠시후 아까보단 조금 더 커다란 모텔로 민정이 들어서며
차를 멈추자 너무도 자연스럽게 차에서 내려 민정과 나란히 모텔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