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화
“으으~ 없어!! 어디에도 없잖아!!”
몰래몰래 돌아다니며 열심히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모르는 여자아이들 천지였다. 물론 그거야 당연하겠지만... 아무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미소녀 가죽의 존재 유무. 누군가 입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그 둘이었다.
“입고 있지는 않은건가?”
다행이랄까? 아니면 찾지 못해 불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렇게 한참을 돌아보며 찾아보았지만 역시 쉽게 눈에 띄지는 않았다.
“하아... 이제 어쩌지?”
한숨을 내쉬며 학교 옥상으로 향했다. 학교 안을 이렇게 계속 돌아볼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업도중이기도 하고 언제 들켜 잡혀버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럴때는 조금 적당한 곳에 숨어 있는게 좋을것 같았다.
“들키면 끝장이니까...”
물론 들킬리가 없을테지만... 그래도 불안하긴 했다. 이런 불안감을 가지고 있으니 시야도 좁아지고 있지 않던가? 이리저리 허둥대며 여자아이들과 부딛치기 까지... 그때 부드러웠지 가슴...
“핫?! 이..이게 아니잖아! 으으~”
물론 부드러웠지만... 아무튼 중요한건 한숨 돌릴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후아~ 조금 긴장이 풀리는것 같아.”
옥상이라서 그런걸까? 긴장이 풀리고 가슴이 뻥~ 뚤리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텅 빈 옥상위에 혼자 올라와 운동장을 구경하는 그 느낌이란... 게다가 운동장엔 여름이라 무척 짧아진 체육복을 입고 하하 호호 거리며 뛰노는 여자아이들까지 있었다. 특히 그중 몇몇은 가슴도 커서 뛰놀때 흔들흔들 그리고 출렁출렁 내 시선을 이끌었다.
“헤에~ 제법 훌륭하잖아.”
뭔가 쓸데없는 감상이랄까? 중요한일은 우선 제쳐두고 일단 구경 삼매경에 빠졌다. 삼삼오오 뛰노는 아이들. 넘어져서 살짝 울쌍을 짖는 아이. 그리고 더위에 지쳐 수돗가에 몰래 몸을 씻는 아이까지... 웃통은 벗지 말라고!!!
“저 아이 참... 그러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설마 등목을 하려는건가?!”
내 시선을 유독 끌고 있다고 해야할까? 다만 안타깝게도 브레지어는 그대로 하고 있었다. 그저 땀을 흘려 수건에 물을 적셔 몸을 닦고 있을 뿐이었다.
“쩝~ 좀더 벗지. 에휴~ 이런 생각할때가 아닌데... 하지만 어쩌냐고 이제...!”
그때였다. 내 시선을 확 잡아 끄는 존재감...!! 그건 바로 미소녀 가죽을 입은 누군가였다. 도대체 누가?! 운동장 한켠 구교사 근처라고 해야할까? 내 미소녀 가죽을 입은 존재가 이쪽을 보며 씨익 웃어보이는게 보였다. 설마 내가 보고 있다는걸 눈치챈건? 아니... 저 미소녀 가죽이 내거라는걸 눈치챈건가?!
“으으. 서..설마... 도대체 누구지? 누군데 날... 알아보는거야?!”
알수가 없었다. 그거야 당연하게도 상대는 미소녀 가죽을 입고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체 자체를 밝혀내는건 불가능하달까? 게다가 내가 벗어둔 옷까지 입고 있는게 아주 본격적이랄까? 그리고 이어진 황당한 모습. 자신의 치마를 끌어올려 내 시선을 확실히 잡아 끌었다.
“읏. 노팬티잖아?! 그거야 당연한가...? 분명 팬티 젖어있었지... 벗어둔채로 빨지도 않고... 그치만 왜 이쪽에 그걸 보여주는건데?! 넌 부끄럽지도 않냐!!”
뭐 미소녀 가죽이니까 그런건가? 어차피 자신의 본래 몸도 아니고 멋대로 조금 보여줘 봤자 닳는것도 아니었다. 정말 도대체 누구인건지! 잡히기만 하면 콱!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으으 너! 거..거기서어...”
임모양만... 그렇게 보여줬다. 이런 곳에서 소리치면 시선을 확 끌어버릴테니 말이다. 그런건 창피하지 않던가!! 게다가 이런 모습이기까지 했다.
“젠장... 도망치기만 해봐!”
서둘러 옥상을 내려가 구교사로 향했다. 그렇게 한창을 뛰어가자 그 미소녀 가죽을 둘러쓰고 있던 여자아아인지 남자아이인지 알 수 없는 그 누군가가 있던 자리에 도착하게 되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그 누군가는 그곳에 없었다.
“으으~ 도대체 어디로? 앗! 저기있잖아?!”
구교사 안쪽이랄까? 거기서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정말 누군지 몰라도 날 화나게 하려고 작정한것 같았다. 뭔가 유인하는 느낌도 들고... 하지만 어쩌랴? 다급한건 나이지 않던가?
“너 거..거기 서란말야!”
“호호호~”
“이익!! 비웃는거야?!”
날 비웃으며 서서히 멀어지는 녀석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이리갔다 저리갔다 완전히 지쳐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왜 날 이토록 고생시키는건지. 차라리 아예 사라지면... 안되겠지만... 아무튼 고생도 여간 고생이 아닐 수 없었다.
“으으~ 두..두고봐 잡히면 당장 강간해버릴거야!!”
뭔가 쓸데없는것 같지만... 그정도로 화가 났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내 미소녀 가죽이니 강간해도 어차피 범죄는 성립불가랄까? 내꺼니까 내 멋대로 사용해도 상관 없었다. 그러니 강간해 버리기로 했다.
“흐흐흐. 잡히기만 해봐라. 이런짓 저런짓... 보지도 잔뜩 쑤셔줄테닷!!”
뭔가 엇나가는것 같기도 했지만... 이미 눈이 돌아가는 중이었다. 그렇게 다시 이 교실 저교실을 뒤지며 녀석을 구석으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내 망상에 불과했다. 구석에 몰린건 나라고 해야할까?
“아하하... 자..장난인거지?”
내 미소녀 가죽을 둘러쓴 누군가만 있는게 아니었다. 그 양 옆에 남자 둘이 있다고 해야할까? 게다가 모르는 남자... 아니 알고 있는 남자들 이었다. 원수라고 해야하나? 날 괴롭혀대던 그런 남학생들 이었다. 설마 저 아이들에게 내 미소녀 가죽이 가버렸을 줄이야. 그렇다면 한놈이 그녀석 인건가?!
“후후. 누군가는 걸려들줄 알았지. 킥킥. 하긴 이런 신기한 가죽이 주인이 없을리가 없잖아? 그러면... 역시 네가 주인인거지?”
“으윽. 아하하... 그..그럴리가. 그..그저 난 누군가가 내게 보..보지를 보여주길래 무심코...”
“장난하는거냐? 그렇게 기를 쓰고 쫒아왔으면서?”
다른 한 남학생이 그렇게 비아냥 거리듯 말했다. 그에 순간 욱했지만... 약한게 죄였다. 솔직히 예전 상태에서도 이기지 못했던 녀석이지 않던가? 게다가 상대는 셋 이었다.
“호호호~ 정말 이 가죽 엄청 신기해. 자 보라구. 보지도 진짜에 젖가슴도 진짜야. 이거 섹스도 가능하지 않겠어?”
“흐흐. 그래서 한번 대주게?”
“죽고싶냐?”
“아니 그... 자..장난이었어. 하하...”
역시 그녀석이 맞았다. 저 두녀석이 쩔쩔매는 녀석이 그녀석 말고 누가 있겠는가? 근데 왜 미소녀 가죽을 그녀석이 입고 있는걸까? 분명 두 녀석중 한녀석에게 입힐 줄 알았는데... 그런 궁금증으로 녀석을 바라보자 그제야 녀석이 내 시선을 눈치챈듯 이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흐응~ 그러고보니... 너. 어디선가 본 아이같은데... 으음... 어디일까? 뭔가... 그래! 괴롭혀주고 싶은 아이라는 느낌이 나.”
“으윽...”
그거야 당연하겠지. 매번 괴롭히던 대상이었으니까. 뭔가 주늑이 든다고 해야하나? 녀석 앞에만 서면 무심코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뭐... 상관 없겠지. 그게 중요한건 아니니까. 그래. 그건 사소한거야. 중요한건... 이 가죽을 벗는 방법이랄까? 도무지 모르겠단 말야. 순간 호기심에 입고 봤더니 등뒤 지퍼가 사라져 버렸어. 어째서일까? 어떻게 하면 다시 지퍼가 생기는걸까? 자. 그러니 알려주지 않을래? 그럼 아주 곱게~ 한번씩만 따먹고 보내줄게. 호호호~”
“히야~ 역시 준섭이라니까. 킥킥. 너무 상냥한거 아냐? 겨우 한번이라니. 나같으면 아주 평생 돌려먹을텐데. 쩝~”
“흐흐. 그렇지. 준섭이 엄청 착해.”
“그야 당연하잖아. 나처럼 착한 남자. 호호 지금은 여자아이인가? 아무튼 그런 애가 있겠어?”
“으으. 시..싫어...!”
위기였다. 또다시 격게 되는 대위기... 역시 난 행운의 여신에게 버림받은게 확실해 보였다. 뭔가 신의 미움을 받고 있는걸지도... 도대체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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