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 하지마"
조그마한 유리에가, 멈추게 하려는 료의 손을 뿌리친다.
추운 날이였다.
회색으로 물든 하늘에서, 잿빛의 눈이 솔솔 떨어진다. 한겨울로, 냉기는 말로 못할정도로 차가워서,
마치 냉장고 안에 있는 기분이 든다.
물기에 졌은 많고 무거운 눈은, 용서 없이 체온을 뺏어 가고 있었다.
지금도 비로 바뀔것 같은 느낌이 정말 기분 나쁘다.
"안돼. 유리에쨩, 이제 그만하자"
유리에가 료에게 폐를 끼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료는 그래도 유리에를 멈추게 하려고 했다.
멈추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리에는 체육복을 입은 얇은 어깨로, 하아하아 하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토해내는 숨이 새하얗다.
이 이상 달리면, 유리에가 발작을 일으켜 쓰러지는 것이 불보듯 뻔했다.
그것은 소학교의 체육수업 시간.
소학교 2학년의 겨울이였을까.
마라톤 대회의 날로, 교정을 몇번이고 몇번이고 빙빙 돌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 달리면 안돼"
"료군, 방해하지 말라고 했잖아!"
유리에는 새파란 얼굴을 하고, 휘청거리면서도, 달리고 있다. 걷는 정도의 속력밖에 낼수 없었지만,
그렇더라도 유리에는 달리고 있다. 갑옷처럼 무거워, 넘어질 것 같게 되면서필사적으로 발을 움직이고 있었다.
유리에가 정색하면서 달리는 이유는, 료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유리에쨩은 쉬니까 좋겠네. 마라톤 따위 하고 싶지 않아. 추운데 싫다아.
-아~ 아~, 나도 심장병이라도 걸리고 싶은걸.
동급생들이 들으라는 듯이 한 악담에, 유리에는 얼굴빛을 바꾸었고,
"그런거 신경쓰지맛!!"
"그런거라니 뭘말하는거야? 신경같은거 안써, 나는 달리고 싶을 뿐이니까 달리는거야!"
유리에는, 그 시절부터 무섭고 기가 쎘다.
지금 생각해보면, 태어날때부터 심장병인것이, 그녀를 무섭게 만든 것이겠지.
"안돼! 그만해"
멈추려고 뻗은 손을, 흥분상태의 유리에가 꽉 깨물었다.
손바닥을 파고들어간 이빨의 아픔과, 입안속의 뜨거운 열기나 감촉은 지금도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아팟, 아팟! 유리에쨩, 그만해에!"
료가 울면서 간청하자, 꽉 깨물었던 이빨을 세운 유리가, 드디어 입을 벌려 놓아주었다.
유리에는, 아주 잠깐, 울것같은 얼굴을 일그렸다.
진주같은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린다.
"그만두면 되잖아!"
하지만, 늦었다. 유리에는 그 순간, 무력하게 주저 앉아, 양손으로 가슴을 누르고 쌕~ 쌕~ 하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발작이 시작된 것이다.
-똑같아. 그 때와...
기가 쎈 유리에가, 아주 잠깐 흘린 눈물.
코브라트위스트에 당한 료가 고통에 소리높여 울어도, 꺄~ 꺄~ 하고 웃으며 넘어트리는 악마같은 여자아이라서,
그때 보았던 울던 얼굴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나, 유리에를 상처입혔다? 어째서야? 자신의 얼굴에 키스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 뿐인데...
혼란한 채로 서있는 것을 멈추고, 복도로 뛰쳐나간 유리에를 쫓아간다.
세면장의 옆, 화장실의 창문에서 밝은 빛이 새어나온다.
-유리에, 울고 있구나... 화장실에서. 혼자서... 가엾게도...
노크를 하려던 순간이였다.
문 넘어에, 유리에의 들뜬 소리가 들려왔다.
"꺄앗. 료의 이것 크네에"
"저, 저기... 저, 그... 유리에?"
"와~, 와아앗, 커졌다앗!! 아냐 틀려, 발기한 거구나. 꺄앗, 이것이 발기구나~"
유리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겠다.
료도, 유리에가 없다면 하고 있었겠지.
거울 앞에서 옷을 벗고 전라가 되어, 이곳저곳을 보고 만져보고...
이성의 신체가 된 자신을 확인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남자도 여자도 같은 것일 지도 모른다.
게다가 유리에는 화장실안이다.
눈물을 닦기 위해 들어갔다고 해도, 호기심에 사로잡혀, 결국 이곳저곳 만져보게 되고나면 어쩔수 없다.
유리에의 기분은 안다. 알고는 있지만...
"우와앗. 재미있어! 움직여엇. 와와왓, 딱딱하게 되었다"
료는, 그곳에서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남자에게 있어, 자신의 그곳을 여자아이에게 평가 받는 것만큼 부끄러운 것은 없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기분이다.
"아, 이렇게 하니까 기분좋네. 좋아~, 이렇게이렇게, 아~, 왠지 기분좋아~. 엄청 엄청 기분좋아~"
-유리에녀석, 자가발전, 하고있어...
"유리에..."
-멈추지 않으면... 자물쇠를 부스고... 문을 열어서, 유리에를... 멈추는거야...
-아, 안됀다. 지금, 문을 열었다가, 유리에에게 눕혀지고 말꺼야...
자신이 자신에게 범해지는 모습을 상상하니, 눈같은 하얀피부에 두드러기가 돋아, 몸전체가 가려워졌다.
"우와아아아아앗!!"
료는 비명을 질러, 몸을 뒤척이면서, 두팔로 등을 긁었다.
-로스트 버진은 아프다고 들었는데...
"싫다. 싫어. 자신에게 범해지는 것은 싫어!!"
료는, 검은 머리결을 흐트러뜨린 체 고민했다. 그 자신은 몰랐지만, 꽃무늬 파자마를 입고있는 미소녀가
속상한 듯이 상반신을 움찍움찍 하고 있는 모습은 무서울정도로 귀여웠다.
"좋아앗, 좋은 느낌이네. 기분좋아아. 그런데, 료는, 느릿느릿 움직이는게 재미있네"
"유, 유리에, 그, 저, 적어도, 실황중계는, 그, 그만둬어... 부탁이야... 유리에... 이, 이제 그만해줘어"
료는 화장실의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며 흐느껴 울고 싶어졌다.
자가발전을 멈추고 싶어. 그것도 지금 당장! 하지만, 유리에에게 범해지는 것은 무서워. 그것이 화장실에
가고 싶어 참고 있는 사람이, 약하게 노크하고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왜 그래? 료, 오줌이야?"
갑자기 문이 열리고, 자신이 얼굴이 나왔다. 뚱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자가발전 도중에 멈춰져서, 기분이 나쁘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료를 보는 눈은 걱정하는 듯한 색이였다.
범해지지는 않을것 같다.
-자, 잘됬다. 유리에, 멈춰주었구나...
"어딘가 상태가 안좋아? 발작... 은 아니겠지?"
료는 대답도 하지못하고, 그 장소에 힘없이 주저 앉아 멍하니 있었다.
지나친 쇼크를 받은 결과, 푹 숙인 얼굴을 들 기력조차 없다. 지구의 중력이 배가 된 기분이다.
"그런곳에서 주저 않아 뭐 하는거야. 성가시네! 울지말라고"
"엣. 나, 울고있어? 저, 정말이다..."
유리에에게 지적받아서 처음으로 깨달았다. 료는 울고 있다.
눈물을 흘릴려고 한것은 아니였고, 유리에도 심하게 울릴정도로 말한것은 아니였으나, 눈물이 넘쳐흐르는 것을 멈출수 없었다.
"유리에. 너무해..."
료는, 양손으로 바닥에 대고, 유리에에게 향해 필사적인 어조로 말했다. 싫어 싫어를 할때마다
검은머리결이 흔들려, 파자마에 감싸여진 어깨에 사락사락 스친다.
본인은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무릎을 붙이고, 장딴지를 팔(八)자 모양으로 앉은 여자아이의 자세가 되었다.
"유리에, 너무해... *오나니를 하다니, 정말 너무해.... 내, 내 기분도 생각해줘. 부탁이니까..."
유리에는 손을 턱에 괴고 료를 바라 보았다. 머리를 숙이고 있는 모습은, 정말로 여자아이다.
"우웅, 나는, 정~말로 귀엽네~. 내가 남자였다면, 덮쳐버릴텐데"
"에엣?!"
"농담이야. 그렇게 놀라지말아줘. 발작할지도 몰른다구. 아하핫. 설마 내가 료를 강간할리가 없잖아?"
"노, 농담? 무, 무슨 황당한..."
부왓하고 눈물이 흘러 나온다.
마치 눈물샘이 고장나 버린것 같다.
"정말, 시끄럽네, 남자주제에 정신 좀 차려. 질질짜면 범해버릴꺼야!"
유리에는, 옆구리에 손을 언고 팔꿈치를 피며 흥(츤)하고 턱을 올렸다.
자신의 신체가, 여자아이가 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현기증이 났다. 지나친 *카마에 한심하게 되어버린다.
-유리에는 ... 유리에는... 악마다...
료는 그 장소에 앉은 체,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으앙하고 서글프게 울었다.
-나,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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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어링 - フロアリング - 마루를 까는 튼튼한 목제
(怒?天) - 怒氣衝天 - 분노가 하늘에 닿는다
오나니 - オナニ - 자위행위
카마 - カマ - 남자가 여자인척?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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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는, 척척하고 아침식사를 만드는 유리에를 보고있었다.
비쥬얼은 자신이지만,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여자아이이기 때문인지, 분위기가 틀려보인다.
울퉁불퉁한 자신의 손이, 톡톡하고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계란을 부딪혀 깨고 있다.
노란색과 흰색의 알맹이가 껍질에서 뾰록 하고 떨어져, 기름을 두른 프라이펜의 중심에서 빙글빙글 돈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는 계란에 소금과 후추를 톡톡 털고, 프라이펜의 뚜껑을 덮어 놓고는,
그 시간에 커피 가루를 커피메이커에 세트한다.
식빵을 반으로 잘라 오븐토스터기에 넣는다. 마술사처럼 훌륭한 손놀림이였다.
-유리에가 요리가 가능을 할줄은 몰랐는걸...
-그런가. 유리에쨩은 어머님도 안계시고, 아버님은 출장가 계셨지...
유리에의 아버지는, 단신부임을 하기전에, 료의 부모님에게 딸을 잘 부탁한다고 머리를 숙여 부탁했다.
그리고 바로 얼마후, 료의 부모님 역시 사업이 바빠져 출장을 가게되었고,
유리에를 책임지는 것은 오로지 료의 역할이 되었다.
"료, 게으름 피우면 안돼!"
"으, 응, 미안해"
료는 허둥대며 젖은 타올을 얼굴에 대었다.
얼음을 사이에 끼워넣은 타올은 꽤나 차가웠지만,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는 딱 좋다.
"네가 울어서, 내 얼굴이 부어 버렸잖아? 재대로 식혀서, 산뜻한 얼굴로 학교에 가는거야.
알았어? 그렇지 않아도 나는 박복한 미소녀캐릭이니까, 울어서 부은 얼굴 같은거 하고 싶지 않단말야!
내 얼굴을 하고 있는 이상, 몸관리를 잘 해주어야겠어!"
-박복한 미소녀라니, 자기 입으로 말하는거냐...
라고 생각했지만, 입으로 말할 수는 없었다.
료는 유리에에게 지시 받은대로, 얼굴 위에 타올을 대고, 얼굴의 붓기가 빠질수 있또록, 가만히 있었다.
커피메이커가, 부글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커피향을 뿜어냈다.
"얼굴보여줘? 음, 괜찮아 졌네. 안약을 넣으면 완벽해, 아침밥 다 됐어, 같이 먹자"
"와, 굉장해, 맛있어보여..."
테이블에는, 계란 프라이와 샐러드, 토스트와 커피의 아침식사가 갖추어져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침햇살에 샐러드의 초록빛이 더욱 빛나고 있다.
세라복과 남자교복을 입은 두사람이 식탁앞에 앉았다.
말할것도, 설명할것도없이 세라복의 미소녀가 료, 평범한 외모의 남학생 교복을 입은 소년이 유리에다.
"료는 설탕없이 밀크를 넣었었지? 밀크는 우유야. 나는 블랙이라 커피용 밀크같은건 없으니까"
"고마워, 기쁜걸..."
부모님이 출장가신 뒤로는, 간단한것 밖에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대로 아침식사를 하기는 힘들었다.
"맛있어..."
계란 프라이를 한 조각 잘라 입에 넣은 료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대충만든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별로 기대하고 있지 않았지만, 정성이 담긴 부드러운 맛으로, 구운 온도도 딱 좋다.
-유리에는, 의외로 가정적인 면도 있구나. 악마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커피메이커에서 머그컵에 커피를 따르는 유리에를 보면서, 소꿉친구의 의외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래? 잘됬다... 나는 먹는 양이 적지만, 식욕이 없어도, 재대로 밸런스 좋게 먹고 있어.
먹지 않으면 피부에 안좋고, 금방 피곤해지기 쉬워서 큰일이라니까"
유리에가 신경 쓰는 것은, 자신의 몸이 귀엽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신세를 지고 있다는 것이 왠지 기분이 좋아져 쿡하고 웃으며 낯간지러운 생각을 하고 만다.
"어라, 뭔가, 빵이 맛있어. 이러다 잔뜩 먹겠어. 아 그런가. 남자의 몸인걸. 우와. 뭔가 엄청 기뻐.
건강한 몸이란, 식사마저 맛있게 먹을 수 있구나.
눈앞의 자신이 있고, 와작와작하고 샐러드를 먹는 모습은, 신기한 광경이었다.
유리에의 몸은 위가 작기 때문인지, 조금막 먹어도, 배가 가득 차게 되버렸다.
"먹지 않을꺼면 나 줘"
유리에는, 료가 먹다 남긴 접시를 Get하여, 샐러드를 열심히 먹고 있다.
-나는, 이런 얼굴을 하고 있었구나... 의외로 핸섬해서 남자 같을지도
"뭘 보고 있어?"
"남자 같구나 라고 생각했어"
자신도 모르게 말해버렸다. 유리에는 미간을 찡그렸다.
-이런. 실수했다.
유리에의 손이 드레싱이 들은 병을 잡았다. 안에 반정도 들어있는 드래싱페트병은, 휘융 하고
공중을 날아 료의 이마에 콩하고 부딪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