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36)

“헤헤, 너도 모처럼 여자가 되었으니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겠지?”

“아아.”

마사시(雅史)도 아케미(明美)의 얼굴로 히쭉 웃었다.

두 사람은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하고, 그리고 서로 입술을 맞대었다.

두 사람의 손이 서로 얽히고, 그리고 서로 상대방의 레오타드 위로부터 가슴을, 그리고 가랑이 사이를 서로 만지작거린다.

“선배, 좀 더 하자.”

“아아, 마음껏 여자의 신체를 즐겨 보자고.”

두 사람은 서로 손을 잡은 채 체육관으로 향했다.

“아앙, 선배……”

“아아, 좋아, 거기가, 기분 조아앗……”

체육관 바닥 위에서 레오타드를 입은 두 소녀가 서로 얽혀 있다. 두 사람의 가랑이 사이에는 리듬 체조에 쓰는 곤봉이 집어넣어진 채 흔들흔들 움직이고 있다.

“아아, 바닥의 차가운 느낌과 이 레오타드가 스치는 느낌……”

“봐, 역시 레오타드가 좋지?”

가랑이 사이에 곤봉을 끼운 채 몸을 앞뒤로 움직이는 리카코(里佳子)의 말에, 멍한 얼굴로 응하면서 쾌락에 빠진 마사시. 그리고 체육관에는 그녀들 외의 리듬 체조부 부원들이 한쪽에서 괴상한 모습을 연기하고 있었다.

“아, 하아……”

포니테일을 한 소녀가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며 흥분하고 있다.

“가, 가슴이다, 진짜 여자의 가슴이야!”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스스로 움켜쥐고 비비기 시작했다.

“아, 부드러운 데다가 탄력도 있어, 아응……”

그 옆에서는 또 다른 소녀가 가랑이 사이에 손을 갖다 대어 자위를 시작하고 있다.

“아아, 좋아…… 여자의 신체는 이렇게 기분 좋구나……”

또 그 옆에는 두 사람의 여학생이 서로 진한 키스를 하고 있다.

“키요미(淸美), 나 예전부터 너를 앞에서 끌어안고 싶었다고.”

“나도 마찬가지야, 하루카(春香).”

두 사람은 서로 키스를 하며 하반신을 얽혀 간다.

이런 모든 모습을 한 쪽에서 운동복 차림의 매니저 소녀가 카메라에 담는다.

“헤헤, 좋아, 두 사람 모두 충분히 야하네. 아, 오늘 밤에는 모두의 사진을 갖고 다섯 번은 갈 수 있겠어.”

그 옆에는 몇 년 전 대학생 때는 국가 대표 체조 선수 선발전에도 나갔었다고 하는 리듬 체조부의 미녀 고문 여교사가 의자에 다리를 쩍 벌리고 앉은 채, 술을 마시고 있었다.

“크아~~ 여학생들의 야한 모습을 안주로 삼아서 먹는 술은 최고야~~ 읏차.”

그렇게 말하며 병의 끝을 가랑이 사이에 억지로 집어넣어 앞뒤로 움직인다.

“아아, 그곳으로 마시는 술도 역시 좋아…… 여자로 태어나서 정말 좋다…… 왜 지금까지는 이렇게 기분 좋은 것을 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그 여교사의 다리 앞에는 몇 명의 여학생들이 무릎을 꿇은 채 모여들어, 혀를 내밀고 그곳으로부터 방울져 떨어지는 액체를 핥고 있다.

그야말로 음란한 주지육림(酒池肉林) 그 자체인 체육관이었지만, 아무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이 때 그 광경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바닥 위에 쾌락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마사시의 신체와, 그리고 그 옆에 놓인 노트북을 향해 있는 것을, 마사시는 깨닫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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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동을 돌아다니며 실컷 못된 장난을 즐긴 마사시는 학교를 나왔다. 마사시가 한 못된 장난으로 인해 학교 안은 이미 엉망진창이었다.

“여자의 몸은 역시 최고야. 그런데, 이제는 또 무엇을 할까나……”

충분히 즐겼으므로 집으로 돌아갈까 하고 생각했을 때, 마사시의 눈에 100미터 정도 앞에 있는 제 2체육관이 보였다. 아직 지어진 지 몇 년 밖에 안된 새로운 체육관이다.

“호오, 그렇군. 아직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구나. 헤헤헤……”

마사시에게 또 못된 장난을 치려는 마음이 싹튼 것 같다. 마사시는 재빨리 제 2체육관을 목표로 했다.

제 2체육관에 가까이 가자 마구 바닥을 때리는 것 같은 소리가 체육관 밖에까지 울리고 있다. 그리고 체육관 벽 밑에 있는 몇 개의 창문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남학생이 몇 명. 분명히 사진부의 녀석들이다.

“참 수고하네. 저렇게까지 해서 사진을 찍고 싶을까?”

노트북을 열어 스텔스 모드를 켜고, 체육관의 문을 통과한 마사시의 눈앞에는 훌륭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유니폼에 파란색 부르마 차림을 한 여자 배구부의 연습 풍경. 바닥을 때리는 것 같은 소리는 배구공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였다.

“럭키! 여자 배구부의 연습인가? 저 부르마, 대단히 매력적인데.”

마사시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그녀들 근처로 다가선다. 과연 이번에는 무엇을 할까?

배구공이 날아오지 않는 위치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마사시는, 또 다시 프로그램의 조작을 시작했다.

“그래, 이번에는 시험 삼아……”

마사시는 화면에 비추어진 제 2체육관을 클릭하여, 자신 외의 인간을 대상으로 조작해 나갔다. 연습으로 인해 꽤나 시끄러웠던 체육관에, 마사시의 조작이 끝나자 몇 번 바닥에 튀기다 멈춘 배구공과 동시에 정적이 찾아왔다.

“성공이다, 정말로 멈췄어!”

어느 한 사람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흔히 말하는 시간 정지인 것이다. 마사시는 프로그램을 조작해 그녀들의 시간만을 정지시킨 것이다. 마사시는 기쁜 표정으로 일어서서, 네트를 향해 막 배구공을 던지려고 하고 있던 이하라(井原) 선생님에게 다가갔다.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일까. 선생님의 눈은 어느 한 곳을 응시한 채였다.

“마치 마네킹 같네.”

가볍게 브루마로 감싸인 엉덩이를 어루만져 보았지만, 탄력은 손에 그대로 느껴져도 이하러 선생님의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마사시는 그 옆에서 선생님에게 공을 건네주려고 하고 있는 여학생에게 눈을 돌렸다. 그녀에게 눈을 맞추니, 그 눈동자에 마사시의 얼굴이 비치는 게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마사시를 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그 시선은, 좀 더 먼 곳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코트로 눈을 돌리자, 리시브 자세로 공을 받으려고 하는 여학생이 보였다. 가까이 가 보니, 브루마 아래로 쭉 뻗어 있는 허벅다리의 근육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심한 근육통에 걸리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시간이 정지하고 있는 사이에는 관계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코트의 뒤쪽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다른 여학생들도, 서로 얘기를 나누는 모습 그대로 멈춰 있다.

코트의 뒤에서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던 학생들도, 회화의 도중에 멈춘 채다.

“모습이 이상한데,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체육관 안에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조금 전에 체육관 밖에서 몰래 사진을 찍고 있던 사진부 녀석들이, 체육관 안에 일어난 이변을 눈치 채고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스텔스 모드를 켠 마사시를 눈치 채지는 못하고 있다.

“흠, 과연. 시간 정지 조작은 체육관 안에 있던 여자 배구부 상대로만 했기 때문인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조금씩 그녀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사진부 녀석들.

“이것도 나름대로 드문 일이니까, 평소 멀리서만 지켜보던 저 녀석들에게도 좋은 구경을 시켜 주도록 할까.”

이번에는 그들의 행동을 방관하는 것으로 결정한 마사시는, 프로그램으로 이하라 선생님 이외의 다른 여학생들의 이름이나, 사진부 녀석들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사진부의 남학생들은 그녀들에게 다가가, 아주 가까이에서 빤히 쳐다보고 있다. 그리고 모두가 각자 갖고 있던 카메라를 꺼내어, 가슴이나 엉덩이, 허벅지 등을 접사하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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