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화 (13/36)

체육관을 향하는 도중, 마사시(雅史)는 복도에서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했다. 한 사람은 스모부 고문 교사인 오오시마 시게미(大島成美),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3학년인 오다 츠나요시(小田綱吉)였다.

시게미는 학교에서도 탑에 들 정도의 풍만한 가슴과 뛰어난 스타일을 가져 남학생들의 자위용 망상에 등장하는 비율로 따지면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미녀 교사. 그리고 오다는 체중 100킬로그램은 가볍게 뛰어넘고 있을 것 같은 스모부의 거인 주장이다.

시게미는 3학년의 담임도 맡고 있으므로 진로 상담인 모양이다.

“그럼, 오다 군은 스모 도장(역주 : 일본에서는 프로 스모 선수는 반드시 어느 도장에 소속되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구나.”

“네, 최종 목표는 프로 스모 선수[力士]가 되는 것이니까요.”

“현(縣) 대회에서 우승 경험도 있는 너라면 꼭 될 거야.”

아무래도 진로 문제로 상의하고 있는 것 같다.

“흐흐, 모처럼 보기 드문 두 명의 조합이니까 이걸 안 쓸 수가 없겠어.”

마사시는 몰래 프로그램을 조작했다.

“어디 보자, 시게미 선생님과 오다 선배의 입장을 서로 교환, 기본 인격은 그대로, 성격은 알아서 변하게 맡겨 놓기로…… 자, 그럼 어떻게 변해 가는지 볼까나…….”

마사시가 엔터키를 누르자, 두 사람의 주위를 연한 빛이 감쌌다.

“그러면, 오다 군, 선생님은 슬슬 부활동을 하러 가봐야 하니까.”

그렇게 말한 것은 시게미였다.

“아, 불러 세워서 죄송합니다.”

오다가 그렇게 말하자 시게미는 그럼 안녕, 하고 손을 흔들며 복도를 떠나갔다.

시게미를 배웅한 오다는 뒤돌아서 마사시의 쪽으로 걸어온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테스트의 채점을 할까.”

오다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마사시는 히쭉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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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시마 시게미는 체육관을 향해서 걷고 있었다.

--졸업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까, 그때까지 이 녀석들을 철저하게 단련시켜 줘야겠군.

시게미는 그렇게 생각하며 똑바로 스모부의 부실에 들어가, 바로 전까지는 오다의 것이었던 보관함을 열어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한다.

브래지어 채로 난폭하게 셔츠를 벗어 그대로 보관함에 쳐 넣는다. 노골적으로 큰 유방이 자랑하는 것처럼 흔들린다. 속옷도 벗어서 보관함에 넣고 거기에서 스모용 샅바를 꺼내어, 그것을 자신의 허리에 감아 꽉 졸라매며 가슴을 쭉 편다.

“읏샤!”

풍만한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치며 스스로 기합을 넣은 시게미는 체육관 옆에 있는 스모 판으로 향했다.

“좀 늦었군. 자, 그러면 부활동을 시작하자.”

스모용 샅바를 허리에 감은 미녀 교사의 모습이었지만, 아무도 그것을 이상하다고 눈치 채지 못한다. 단지 딱 한 명, 그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마사시만이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며 웃고 있었다.

“그렇다 치더라도, 스모부 같은 지저분한 패거리 속에 시게미 선생님 한 사람만 있는 것은 완전히 미녀와 야수군. 어차피 저 녀석들은 의식할 수 없을 테지만, 시게미 선생님의 신체와 저 스모부 패거리들의 신체가 서로 끌어안는 것도 꼴불견이고. 여기서는 밸런스를 취하도록 할까.”

그렇게 말하며 마사시는 프로그램을 조작했다. 20대 미녀를 키워드로 검색을 하자 단숨에 15명, 정확히 스모부원 전원과 같은 수의 리스트가 표시되었다.

“호오, 가까이에 모델 사무소가 있었군. 아, 이 사람 엄마가 보던 여성 잡지에서 속옷 모델을 하고 있던 사람이잖아. 이쪽도 익숙한 얼굴이고. 흐흐, 딱 좋군.”

마사시는 그 리스트에 오른 여성들의 육체 데이터를 스모부원들에게 복사했다. 그러자 모든 스모부원들이 모델 풍의 미녀로 변신했다.

“자, 와라!”

“하앗! 그럼 갑니다!”

새된 목소리로 스모용 샅바만을 두른 미녀들끼리 스모 판 위에서 서로 엉겨 붙었다.

“자, 와라……! 무슨 일이야?”

“주, 주장, 주장의 가슴과 내 가슴이 서로 스쳐서, 기분 좋은데요.”

“바, 바보 녀석, 그런 음란한 얼굴 하지 마라…….”

서로 수줍어하는 얼굴로 시게미와 원래 스모부 부원인 미녀는 어느 샌가 서로의 신체를 비비며 쾌락을 탐내고 있었다.

마사시는 미녀끼리 서로 껴안는 스모를 바라본 후, 스모 판을 떠나 체육관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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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으로는…… 아, 저 사람은 아키야마 선배잖아.”

체육관에 가자 음악에 맞추어 리본을 흔들면서 바닥 위에서 화려하게 몸을 움직이고 있는 아키야마 아케미(秋山明美)의 모습이 보였다.

“음, 역시 아키야마 선배는 아름다워. 어제 형을 변신시켜서 섹스까지 하긴 했지만, 뭐라고 할까, 역시 진짜는 다르구나.”

물욕에 물든 눈으로 마사시가 아키야마 아케미를 바라보고 있던 그 때.

“잠깐, 당신 거기서 뭐 하고 있는 거예요!”

갑자기 들려온 고함소리에 마사시는 무심코 노트북을 떨어뜨릴 뻔했다. 당황한 채 재빨리 손에 힘을 주어 붙잡은 마사시가 주변을 둘러보자, 자신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는 소녀가 있었다.

--젠장, 또 스텔스 모드를 해제하고 있었군.

스텔스 모드는 아무래도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는 도중에만 유효한 모양이다. 이동할 때는 걷기 어려워서 노트북 뚜껑을 닫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마사시는 내심 혀를 찼다.

“아, 아냐, 나는…….”

마사시를 노려보고 있는 것은 리듬체조 유니폼을 입고 있는 소녀로, 마사시는 그녀를 본 기억이 있었다.

그녀는 1학년인 카야마 리카코(香山里佳子), 리듬체조부에서도 아키야마 아케미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미소녀다.

기가 드센 리카코는 허리에 손을 얹은 채 마사시를 노려보며 말하고 있었다.

“당신도 1학년이지요. 훔쳐보기? 아니면 도둑질? 이런 짓 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아요. 선생님한테 말해서 퇴학시켜 주겠어요.”

--흐흐, 그렇게 나온다는 말이지.

“잠, 잠깐. 도둑질 같은 거 아니라니까. 그저 우연히, 우연히 지나는 길이야.”

“거짓말하지 마세요. 그 노트북에 몰래 찍은 우리들 사진이 가득 차 있겠지요.”

“그렇지 않아. 못 믿겠으면 지금 증거를 보여줄게.”

마사시는 그렇게 말하며 히쭉 웃으며 노트북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스텔스 모드가 다시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아!”

리카코의 신체가 움찔 하며 튀어 오른다.

“어라? 나, 여기서 뭘 하고 있었지?”

--좋아, 잘난 듯이 말했겠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키야마 선배의 후배가 이렇게 건방질 줄이야……. 흐흐, 조금 못된 장난을 해 주지.

마사시는 프로그램의 검색 기능을 불러왔다.

“어디 보자, 성격 검색, 키워드는 변태, 레오타드(leotard) 마니아, 변태지수 120%.”

엔터키를 누르자 바로 가까이에서 반응이 있었다.

“사진부의 오오이 테루오(太井輝夫)?”

그 이름은 들은 적이 있었다. 테루오라는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역주 : 이름을 한자대로 해석하면 ‘빛나는 남자’라는 뜻이군요.) 피둥피둥 살쪄서 데부오(역주 : デブ男. デブ는 살이 찐 것, 또는 그러한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라고 불리며 무시당하는 남자였다.

--하지만, 그 놈은 확실히 저번 달에 사고로 죽었다고 알고 있는데?

마사시가 그렇게 생각하며 화면을 보자 다른 사람과는 달리 회색빛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혹시, 사망자의 영혼도 취급할 수 있는 건가?”

마사시는 시험 삼아 오오이의 아이콘을 리카코의 아이콘에 드래그해 보았다.

“히이잇!!”

그 순간, 리카코가 큰 소리를 내며 몸을 떨었다.

“으, 아앗……”

두세 번 정도 눈을 깜빡거리자 점차 리카코의 표정이 분명해진다.

“어, 어라? 나는 대체…….”

여자 아이답지 않은 어조로 말하며 그녀는 자신의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이거, 내 손이 아니다……”

눈앞에 손바닥을 대며 그렇게 중얼대고, 다음으로 천천히 손바닥을 가슴에 가져다 대어 주물러 본다.

“아, 하아앙……, 뭐, 뭐야 이거……?? 왜 나한테 여자의 가슴이 달려 있는 거야?? 아, 아으응…… 왠지 이거 기분 좋다……”

그렇게 말하며 리카코는 레오타드로 덮인 신체를 손으로 이리저리 만지기 시작했다.

“이, 이 감촉은, 그, 그렇다면……”

손바닥을 가랑이에 가져다 댄다.

“오, 오오오~~! 없어, 아니 없다기보다 갈라져 있잖아?? 아, 아앙, 이, 이 느낌, 트, 틀림없어……”

리카코는 다리를 벌리고 서서 승리의 포즈를 취하며 외쳤다.

“나, 여자아이가 되어 있어! 그것도 레오타드를 입은!”

그리고 자신의 신체를 이리저리 만지기 시작했다.

“아, 이 옷의 감촉, 진짜 레오타드다. 아, 이 가슴의 라인, 도저히 못 참겠어!”

자신의 신체를 이리저리 만지며 감탄하여 소리를 지르고 있는 리카코는, 정말로 변태 그 자체였다.

그 소리에 놀라서 조금 전부터 계속 리본 체조 연습을 하고 있던 아키야마 아케미가 다가왔다.

“잠깐, 리카코.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니?”

리카코가 이상한 모습을 보이자 말을 건 아케미는, 그 목소리를 듣고 뒤돌아본 리카코의 얼굴을 보자 몸이 굳었다.

“리, 리카코, 도대체 무슨 일이야?”

리카코는 욕정이 가득한 눈으로 아케미를 보았다.

“헤헤, 누군가 했더니, 리듬체조부의 아키야마 선배잖아? 흐흐, 그런가. 나, 리카코라고 하는 여자아이가 되어 있는 거로군.”

그렇게 말하며 리카코는 아케미를 개의치 않은 채 자신의 신체를 희롱한다. 아무래도 리카코의 신체에 빙의된 오오이의 영혼은 자신이 들어간 리카코의 몸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리카코가 귀엽긴 하지만 역시 아키야마 선배가 스타일도 외모도 최고군.”

이전에는 형을 아케미의 모습으로 변화시켜 가지고 논 마사시에게 이번에는 또 다른 욕망이 머릿속을 채워 왔다.

--나도 아키야마 선배가 되어 보고 싶다.

--좋아!

마사시는 마음속으로 결의하며 바닥에 앉아, 노트북을 책상다리를 한 다리 위에 올려놓고 프로그램을 조작했다.

--아키야마 선배에 줌 인!

그러자 시야가 빙글 회전했다가 다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시야가 변화했다.

그러자, 눈앞에서 레오타드를 입은 신체를 가지고 노는 리카코와, 바닥에 앉아서 자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좋아, 성공이다! 

마사시는 자신의 육체를 확인했다.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은 시선을 내리자 바로 눈앞에 보이는 가슴. 적당하게 부풀어 오른 두 가슴은, 레오타드에 쌓여 훌륭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입술에 손가락을 대자, 부드러운 감촉이 입술과 손가락 끝의 양쪽에서부터 느껴진다. 턱으로부터 목, 가슴, 배, 허리로 내려가며 손끝으로 어루만져 본다.

레오타드의 감촉, 가볍게 가져다 댄 손가락 때문에 간지러운 느낌이 드는 자극적인 감각.

그것들이 모두 틀림없이 자신은 지금 여자의 몸이 되어 있다는 것을 마사시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대단해, 나, 아키야마 선배가 되어 있어!”

그 말을 듣고 리카코가 얼굴을 들어 마사시를 바라보았다.

“호, 혹시 너도?”

마사시는 그 말에 히쭉 웃으며 수긍했다.

“헤헤, 그런가, 너는 아키야마 선배가 된 거군. 아키야마 선배도 좋아, 어른 같아 보여서.”

“헤헤, 그렇게 말하는 너의 리카코도 귀엽다고.”

그렇게 말하며 리카코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얼굴을 가까이 하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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