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4/36)

   

 사이라스는 나의 동요를 간파한 것처럼 미소지으며, 나의 바로 옆에 붙어선다.

「우리들은 대상을 접하지 않아도, 원한다면 그 정령을 얻을 수 있어」

 밀착한 신체는 이상할정도로 부드럽고 달콤한 냄새가 났다.

「그것은 산 인간의 남자에게서도, 물론 지금 같은 정액에서도. 

 당신은 지금 스스로 원해 정령을 신체의 수중에 넣었어요」

 사이라스는 나의 긴 머리카락을 어루만진다.

「음마로서」

「아, 아니야……」

「틀리지 않아요. 정령의 에너지가 흘러드는 감각이 있었을 것. 

 거기에 정령을 수중에 넣어 변화한 신체를 보면 알겠죠?」

 분명히, 황홀한 무언가가 신체에 흘러드는 것 같은 감각은 느끼고 있었다.

 그것이…… 

「정령을 들이마시면 들이마실수록 음마로서의 힘이 갖춰져요. 

 그것은 여자로서 보다 매력적으로 된다고 하는 것. 에레스, 자신의 모습을 보면 어떻게 느껴져? 

 아니, 말하지 않아도 알아. 여자다워진 자신으로부터 눈을 떼어 놓을 수 없었고, 환희에 마음이 떨렸을 거야. 

 아름다움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우리들 음마가 사는 양식을 얻는에 필요한 본능이야. 우리들은 정령을 얻기 

 때문에 아름다워지지 않으면 안 되는거야, 그리고 아름다워지기 위해 정령을 요구해」

 사이라스는 스스로의 신체를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며 나의 귓가에 속삭인다.

「영원히 반복되는 쾌락의 고리안에 사는거야.

 ――그것이 우리들, 음마」

 저것이……저것이 정령을 들이마신다고 하는 것인가.

 아, 그 감각…… 

 목이 꿀꺽 움직여졌다.

 생각해 내는 것만으로 피가 애태워져 저주받은 육체가 요구하듯이 욱신거린다.

 나의 시선은 정령이 담겨있는 글래스로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후후, 이것이 소망? 그렇구나?」

 사이라스는 글래스를 다시 손에들어 드높여 보인다.

 가슴이 크게 울려 신체가 불에 붙은 것처럼 뜨거워진다.

 본의가 아니게도 한 번 기억한 맛에 신체가 멋대로 반응해 버린다.

「조금 전 같이 접하지 않아도 정령은 얻을 수 있어. 하지만, 직접 입에대는 편이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그 향기와 목너머로 느껴지는 그 맛, 아.. 정말로 최고야. 

   거기에 매우 음란하고 황홀한 기분이 될 수 있어」

 넋을 잃고 꿈으로 이끌듯이 말을 거는 사이라스의 달콤한 음성.

 유리의 소리와 함께 글래스의 뚜껑이 떼어지며 다시 그 마음을 교란시키는 것 같은 향기가 감돈다.

 아, 아…… 

 바로 그때 마음에 안개가 걸린 것처럼 되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된다.

「후후후, 시험해 보고 싶어?  좋아요, 자, 글래스를 손에 쥐어요」

 사이라스는 글라스를 건네주고, 나는 그것을 떨리는 손끝으로 받고 있었다.

 이러면 안된다고 마음이 경종을 울리고 있다.

 더 이상, 마에 발을들이면 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글래스를 가지면서, 어떻게든 자아를 유지하려고 열심히 견딘다.

 하지만, 글래스에 채워진 백탁의 액체는 너무 고혹적인 향기로 나를 유혹한다.

「마시세요」

 마치 그 소리에 조종되듯이 팔이 천천히 올라가며, 글래스가 눈앞으로 옮겨져 간다.

 마음을 끌어당기며 참을 수 없는 농후한 향기가 비강을 채워, 나의 열린 입술로부터는 

  소리나지 않는 한숨이 샌다.

 이번에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글래스를 가지는 손끝으로부터, 연 입술로부터, 피부 전체로부터, 글래스에 따라진 정령의

  에너지의 단편이 빨려 들여가고 있는 것이.

 아, 아……후~…… 

 그것은 체험한적 없는 쾌감이었다.

 여자의 육체에 흘러들어, 서로 섞이고, 녹여지면서, 채워져간다.

 안된다……그만둬……그만…… 

 나는 그 쾌락의 분류에 어찌할 바를 모르며 밀려가듯이 탐스럽게 몸을 비튼다.

 이것은 음마가 가지는 능력의 특성일 것이다.

 나는 정령 에너지의 흐름이나 존재를 감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공기중에는 정령의 에너지가 확산해, 글래스안에는 그것보다 아득하게 응축된 

   진한 에너지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지금이라면, 직접 접하는 편이 훨씬 굉장하다고 말한 사이라스의 말이 실감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시고 싶은……혀로 충분히 맛보고싶다…… 

 미칠듯할 정도로 억제하지 못할 충동이 복받친다.

「좋아요, 자, 마셔보세요, 에레스」

「아……」

 악마와 같은 속삭임에, 떨리는 글래스가 입가로 가까워진다.

 글래스에 따라진 액체로부터 피어오르는 숨막힐 듯한 향기.

 코끝이 탁해진 액체를 응시한 채로 나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억누르며 싸우고 있었다.

 이것을 입에 넣어 맛본다면, 얼마나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일찌기 어떤 맛 좋은 술도, 이 정도까지 마음을 격렬하게 끌어당겼던 적은 없었다.

 그러니까, 이것은 위험한 것이라고 이성이 호소한다.

 정령을 바라는 욕구 따위, 제정신으로 원할 수 있는게 아닌 것 정도 알고 있다.

 이것은 마성의 권유, 너무나 위험한 끝없는 타락의 함정이다.

 한번 일선을 넘은 후, 과연 자신은 사람의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사명에 목숨을 거는 기사인 채로 있을 수 있는 것인가.

 갈등 속에서 나는 자문자답한다.

 가능할지도 모르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조금 정도라면……이라고도 생각한다.

 사명의 일과 왕녀의 얼굴이 뇌리에 깜박거림, 나는 왜인지 책망하는 기분이 들었다.

 마성의 육체는 정령의 향기를 맡으며 빨아 올려지듯 요구해 암컷의 본성을 

  신체의 구석구석에 개화시켜 간다.

 나의 피부는 복숭아빛으로 닳아올라, 신체의 구석구석이 일렁이듯 뜨겁게 뒤틀리며 

  음란한 액체를 배이게 한다.

 추잡한 냄새가 퍼져와, 그것을 발하고 있는 것이 다름아닌 자신이란 것을 알며, 몸부림 

  치고 싶어지는 것 같은 굴욕과 동시에 무언가를 얻고 싶은것 같은 환희가 마음속에 울린다.

 그렇지만 "나는 기사다"를 필사적으로 마음 속에서 반복하며 외쳐댔다.

 글래스를 가지는 손은 멈춘 채로, 다만 마음의 갈등을 나타내듯이 머무는 일 없이 계속 떨리고 있다.

「왜 그러는거죠? 빨리 마시세요.」

 거울에 비친 사이라스의 눈동자가 일순간, 가늘게 날카로워 진것을 나는 깨달았다.

 그 미세한 초조함의 표현에, 나는 놈의 기대를 간파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놈들은 내가 한걸음 한걸음 저속해져 가는 것을 원하고 있다.

 지고 싶지 않다.

 그 기분이, 마음속에 사라져 있던 나의 투지에 불을 붙인다.

 나는 눈감으며 호흡을 멈추어 참듯이 어금니를 강하게 깨문다.

 글래스를……돌려준다.

 신체가 그것을 거절하며, 정신의 고민에 억제할 수 없는 표정에 오열이 샌다.

 그래도 돌려주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크게 손을 떨면서 그 글래스를 사이라스로 되돌려준다.

 무언으로 글래스를 받는 사이라스.

  나는 숨이 끊어질 듯 한 호흡에, 미련으로 얼굴을 일그리며 그것을 보이지 않게 

  손바닥으로 얼굴을 덮어 가린다.

 이 무슨 저주받은 신체인가.

 유혹에 이겼을 터인데, 나의 마음은 후회로 가득차며, 그 일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백탁의 매혹은 마음 속 깊이 뿌리를 내려, 나의 무언가를 미치게 하고 있었다.

「고집을 피우는건 그만두세요, 에레스」

 음마의 그 말이 정론이라고 생각되는 만큼, 나는 혼란하고 있었다.

 사이라스에 등을 돌리며, 빨리 물러나라며 손짓만 하고있다.

「정말로 필요없어?」

「필요없다고 하잖아」

 초조함이 무심코 소리에 실려온다.

 거절하면서도, 야비하게 어디선가 재차 권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자신이 있다.

 어쩜 이렇게 취약한 정신인건가.

 하지만, 사이라스는 그 이상은 권해 오지 않았다.

 대기하고 있던 시종의 음마에게 그 글래스를 건네주고 물러나게 하며, 

  나의 마음을 간파하듯 기분나쁜 미소를 띄웠다.

 그것이 그 자리에 사라지자, 의사의 힘을 마비 시키는 것 같던, 

  그 황홀했던 감각은 사라졌다.

 다만, 어딘지 부족함과 초조해지는 것 같은 안타까운 아픔은 이전보다 

  진해지며 신체의 안쪽에 피어오르고 있다.

「억지로 버티는거야? 그 의지는 대단하지만, 먼저 한걸음 뻗어와도 손해볼건 없어요」

「나는 네놈과 달리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는일은 없을거다.」

「훌륭한 생각이야.」

 사이라스는 바보 취급한 것처럼 코를 울린다.

「우리들은 공복감을 느끼지 않는다. 아니 다만, 갖고 싶어질 뿐. 마르면 마를만큼 

  음외인 욕망은 그 몸속에 높아져, 갖고 싶고 갖고 싶어서 어쩔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령을 얻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게되지. 

  아아.. 에레스, 그 때, 당신이 말하는 인간의 존엄이 어떻게 될지 기다려지구나.」

 그렇게 말하며 사이라스는 매우 소란스러운 소리로 웃었다.

 나의 이 상황에 즐거운듯이 유쾌하게 몸을 비틀어 웃는 음마.

 품성의 조각도 없고, 그 모습은 사악 그 자체다.

 일찌기 총명했던 친구의 말로, 그것은 미래의 나 자신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나는 무심코 묻고 있었다.

「사이라스, 너는 바뀌어 버렸다. 이제 사람의 마음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는 것인가?」

 사이라스는 웃는 것을 그만두고 진지한 얼굴이 된다.

「당연하겠지요, 나는 음마. 왜 사람의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되는거야?」

「사람으로서 살아온 시간이 있지 않은가? 나와 함께 보낸 시간, 왕녀를 섬겨온 시간,

  사람과의 연결되어, 애정이나 기쁨, 슬픔, 그 때 안은 감정까지도 간단하게 버리고 갈 수 있는 것인가?」

「조금 전도 말한 것처럼 시시해요. 그러한 감정은 약한 인간모두가 서로의 상처를 서로

  나누기 위해서 손질한 기만에 지나지 않는다. 마족이 된 나에게는 관계가 없는 일……」

 거기까지 말하며, 사이라스는 무언가를 눈치챈 것처럼 웃음을 띄웠다.

「아, 알겠어요 에레스, 당신이 무엇을 신경쓰고 있는지..」

 사이라스는 말을 단락지으며, 표정을 읽어내려는 듯이 가까이서 나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음마는 기쁜듯이 꼬리를 말아올리며 웃었다.

“자, 그러면…….” 

밤 11시를 지나서 가족들도 모두 잠든 조용한 때, 마사시(雅史)는 컴퓨터의 전원을 켰다. 고등학교 입학 축하 기념으로 부모님께 졸라 드디어 손에 넣은 노트북. 이것을 사용해 인터넷으로 성인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것이 최근 마사시의 취미가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호기심으로 봤던 것이지만, 지금은 완전히 마사시의 성욕 처리에 필수적이 되어 있었다. 그 날도 역시 욕구 충족을 위해 마사시는 성인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서 컴퓨터의 전원을 킨 것이다. 일단 처음으로 하는 것은 메일 수신 소프트웨어의 실행. 가끔 메일 주소를 알려 준 친구들에게 메일이 오거나 하기 때문이지만, 좀처럼 마사시에게 메일이 오는 일은 없다. 친구들과의 연락은 대부분 휴대폰을 통하기 때문이고, 또 마사시처럼 자신 전용의 PC나 메일 주소를 가진 친구는 아직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그 날은 드물게도 새로운 메일이 와 있었다.

“메일? 누구한테 온 거지?”

발신자의 이름을 보니 Mr. J라고 적혀 있다. 명백히 수상한 이름이다.

“하지만 바이러스 검색을 해 봐도 별 이상이 없고…….”

보통 사람이라면 스팸 메일의 문제도 있고 하기에 낯선 곳에서 오는 메일은 모두 지워버리지만, 아직 컴퓨터를 접한 지 얼마 안 되고, 게다가 단지 성인 사이트를 돌아다닐 뿐의 단순한 컴퓨터 지식밖에 갖고 있지 않은 마사시는, 어쩐지 그 메일이 마음에 걸려서 엉겁결에 메일을 열어버렸다.

“아!”

그 다음 순간, 모니터가 돌연 차가운 하얀 빛을 내뿜었다.

“우와앗, 이건 뭐야!”

마사시는 흘러넘치는 빛 때문에 모니터를 똑바로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도 잠시뿐.

“어, 어라?”

눈을 한 번 깜박이고 나니 어느 샌가 그 강렬한 백색광은 사라져 있었다.

“뭐, 뭐지 도대체?”

마사시는 겁내면서 화면을 바라보았다.

“어라?”

그 때, 마사시는 모니터 위로 지금까지는 본 적이 없는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뭐지?”

마사시는 그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 모르는 채 잠시 동안 그저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득 메일을 열어 보았다는 것을 떠올려, 수신함에 있는 그 메일을 다시 열어보았다. 모니터로부터 흰 빛이 나오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 걸 보면, 바이러스라든지 뭔가에 걸려 있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마사시는 주저하지 않고 메일 파일을 열었다.

“뭐지? 영어인가…….”

화면에 표시된 영문을 모자란 영어능력으로 번역해본다.

“어디 보자…… 당신이 선택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십시오. 이것은 당신을 이 세계의 신으로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의 일부분입니다. 모든 것은 당신의 생각대로, 그 모습을 바꾸게 됩니다…… 라고? 도대체 무슨 말이야?”

그 문장의 맨 끝은 “바탕 화면의 아이콘을 클릭해 주십시오.” 라고 적혀 있다. 바탕 화면을 보니, 새로운 아이콘이 생겨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것인가…….”

마사시는 아이콘에 마우스 커서를 가져가 클릭했다.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마치 롤 플레잉 게임, 혹은 내비게이션 프로그램과 같은 지도 화면이 표시되었다.

“게임인가?”

하지만 자세히 보니 표시되어 있는 지도가 특이했다. 어딘가 본 적이 있는 거리가 지도상에 있는 것이다.

“?? 이건 우리 집 근처의 지도잖아!?”

어째서 자신의 집 근처의 지도가 화면에 표시되는지는 몰랐지만, 그러한 것보다도 마사시는 이 소프트웨어를 조작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마우스를 클릭할수록 지도가 확대되었다. 포인트를 지정해서 확대하니 드디어 마사시의 집이 비쳤다. 집을 계속 클릭하니, 그 다음으로는 집의 겨냥도가 화면 가득 표시되었다.

“호오~ 신기한데……. 근데 어디에서 이런 데이터를 구한 거지?”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마사시의 호기심은 행동을 계속할 것을 명령하고 있었다. 마사시에게 이 프로그램은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예감이 든 것이다.

마사시가 자신의 방을 클릭하면, 마치 카메라로 이 방을 비추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방 안의 모습이 화면에 실시간으로 비추어진다.

“?? 이럴 수가?!”

당연히 놀란 마사시는 등 뒤의 천장, 모니터 상의 모습을 통하여 카메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위치를 바라보지만, 역시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역시, 보통 물건이 아니야, 이 프로그램…….”

무심코 말한 마사시지만, 그쯤에서 조작을 그만두는 일 따위 하지 않는다. 이 기묘한 상황이, 더욱 마사시를 자극하고 있었다.

과연 무엇이 일어나는 걸까?

마사시는 불안과 기대감이 반반씩 섞인 마음으로, 화면의 중앙에 보이는 자기 자신을 클릭했다.

“오오?”

그러자 또 다시 화면이 바뀌어, 마사시의 신체의 모습이 3D CG로 표시되었다.

“와, 대단해!”

그것은 마치 마사시의 정밀 등신대 피겨를 보는 것처럼, 혹은 거울 앞에 자신이 서 있는 것처럼 마사시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 이걸, 조작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마사시가 화면을 클릭하자, 화면상에 보이는 마사시의 옷이 사라지고 완전히 발가벗은 모습이 되었다.

“에?”

엉겁결에 자신의 신체를 확인하는 마사시. 그러나 그가 실제로 입고 있는 옷은 사라지지 않았다.

“뭐야~, 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조금 실망인걸. 영락없이 화면상에서 일어난 것이 모두 현실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럼 도대체 이것은 무엇을 위한 프로그램인거지?”

다소 실망하며 마사시는 소프트를 적당히 조작해 보았다.

마사시가 화면에 표시된 자신의 나체에서 가슴 부분을 클릭하니, “변경합니까?” 라는 메시지 박스가 화면상에 떠올랐다.

“응? 이 소프트웨어는 일본어로 표시되는 건가.”

마사시는 YES를 클릭했다.

그러자 화면위로 다양한 폴더들이 등장했다. 거기에는 대흉근이 잘 발달한 남성의 가슴 모습이 있는 폴더, 부드럽게 부풀어 오른 여성의 유방의 모습이 있는 폴더, 그 외에도 남녀의 성기의 모습이 있는 폴더, 그 외 신체 각 부분의 모습이 있는 폴더 등 화면상에 다양한 신체 각 부분의 모습이 담긴 폴더들이 표시되었다.

맨 위에 있는 남성의 가슴 모양 마크의 폴더를 열어보니, 마치 보디빌더의 가슴 같아 보이는 것부터 젖꼭지에 털이 자란 궁상맞은 모습의 가슴까지 여러 가지 남성의 가슴 모습이 화면에 표시되었다.

“흐음, 근육을 붙이는 것도 좋지만, 이러면 별로 재미가 없지. 어차피 바꿀 거면…….”

마사시는 다음으로 여성의 유방 폴더를 선택했다. 이쪽에도 역시 다양한 모습들이 있어, 절벽으로 불릴 만한 가슴부터 모델들이 무색할 정도의 거유의 모습까지 다양한 유방의 모습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각각의 가슴 밑에 사람의 이름이 쓰여 있다. 그 중에는 연예계에서도 유명한 여성 연예인의 이름도 있었다.

“? 이건…… 악취미군. 확실히 TV로 보는 것과 비슷한 형태를 한 것 같긴 하지만…….”

마사시는 그 옆에 있던 아름다운 모습의 유방에 눈을 돌렸다.

“우와! 이 이름은 오오쿠스 아야카(大楠綾香)잖아!”

오오쿠스 아야카는 근처에 살고 있는 이웃집의 외동딸로, 자신보다 3살이 어리기 때문에 아직 중학생일 터이다.

“그러고 보니 아야카, 최근 가슴이 많이 커지고 있는 것 같던데…… 혹시, 이것 정말로 아야카의 가슴!?”

중학생으로서는 큰 크기인 그 유방을 호기심으로 선택해 본다.

“좋아, 이것을 나의 가슴에 겹치면…….”

그러자, 화면상의 마사시의 가슴이 모핑(역주 : metamorphing의 약자로, 모습이 서서히 변하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말함. 아마 메타몰포제라는 단어, 익숙한 분들이 많겠지요?) 과정을 거치며 서서히 변화되어 가고, 이윽고 화면상의 마사시의 가슴에 두 개의 유방이 봉긋 솟아올랐다.

“하하……. 이건 좀 불쾌한 걸……?”

그 때, 마사시는 자신의 신체에 기묘한 위화감이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사시는 겁내면서 시선을 자신의 가슴으로 향했다.

“뭐, 뭐야 이건!!”

마사시는 놀란 나머지 크게 소리를 질렀다. 셔츠 밑에 있는 마사시의 가슴, 그것이 분명히 볼록 솟아올라 있었다. 마치 화면에 비추어진 모습처럼, 마사시의 가슴에 여성의 유방이 달려 있었던 것이다.

“거, 거짓말이겠지 이건……??”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마사시는 셔츠 위로부터 자신의 가슴을 만져 보았다.

“우웃…….”

조금 세게 주물렀는지 살짝 아파왔다. 그러나 그 감각은 이 유방이 틀림없이 자신의 몸에 달려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거, 거짓말……. 나에게 유방이 달리다니, 게다가 이건 아야카의??”

마사시는 겁내면서 셔츠를 걷어 올려보았다. 출렁 하고 떨어지는 노골적인 유방의 모습이 마사시의 뇌리를 자극했다. 유두는 깨끗한 핑크빛이었다.

“아아…….”

유방이 흔들리는 감각에 무심코 소리가 나온다.

“이것이 아야카의 가슴...”

마사시는 마치 현혹된 것처럼 자신의 유방을 만졌다. 상냥하게 잡아 가볍게 어루만져 본다.

“아, 이것, 좋아, 부드럽고…….”

손바닥에 전해지는 감각과, 그와 동시에 유방으로 느끼는 감각이, 마사시를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붕 뜨게 만들고 있었다.

“설, 설마,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바로 그 때.

“어이, 마사시.”

갑자기 방문이 열리고 마사키의 형인 토시키(俊樹)가 얼굴을 비추었다.

“헉…….”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서 되돌아보는 순간, 마사시는 가슴이 흔들리는 감촉에 당황하여 허겁지겁 그 모습을 숨겼다. 그러나 이미 타이밍은 늦어 토시키에게 그 모습을 정면으로 들키고 말았다.

“아, 저, 형……. 이, 이건…….”

필사적으로 변명하려는 마사시에게, 토시키는 놀랍게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뭐야, 너, 또 가슴 가지고 장난질이냐. 그런 거 바보 같아 보인다고.”

“어?”

마사시는 놀랐다. 왠지 모르게 형은 이 사태를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지 않는 것 같다.

“저, 저기, 형?”

“뭐야.”

“뭔가 이상한 거 없어?”

“그러니까 뭐가?”

마사시는 엉겁결에 언성을 높였다.

“하지만 내 가슴에 여성의 유방이 붙어 있잖아! 남자인 나한테……!”

그러나 토시키는 오히려 어이없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하아? 새삼스레 무슨 말 하는 거냐, 너. 예전부터 네 가슴은 그랬잖아? 아무도 신경 안 써, 그런 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에?”

“바보처럼 굴지 말고, 공부나 해.”

그렇게 말을 남기고 토시키는 방을 나갔다.

“도, 도대체 이건……?”

마사시는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향했다.

“나에게 여성의 유방이 생긴 것, 형은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 이것도 이 프로그램의 힘인가……. 가만. 원래의 내 모습…… 내 원래의 가슴으로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마사시는 다시 남성의 가슴 모습 폴더를 열었다.

화면 가득 남성의 가슴 모습이 나타난다. 아래를 보니 여러 페이지가 있는 것 같지만, 무려 페이지 수는 천만 단위였다.

“우왁, 이렇게 많이 있으면, 내 이름을 찾을 수 없잖아…….”

마사시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으면, 화면 한 구석에서 갑자기 조금 찌그러진 모양의 펭귄 캐릭터가 나타나, 도움 모드가 실행되었다.

“?? 나이스! 이걸로 검색하면…….”

도움 모드를 사용해 검색 시스템을 불러온 마사시는, 솜씨 좋게 이름과 주소에서 자신을 지정했다. 그러자 화면상에 자신의 원래 가슴 모습이 나온다.

“헤에~ 이거 꽤나 여러 가지 할 수 있구나. 조오~아. 일단은 이것부터 되돌리고, 여러 가지 시도해 볼까…….”

다시 처음과 같은 조작을 하면, 마사시의 가슴은 원래대로 돌아갔다.

“이것이, 이 프로그램의 힘이라면…….”

마사시는 자신 이외의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해 보기로 했다.

마우스를 클릭하여, 다음으로 형 토시키의 방을 비춘다. 토시키는 자신의 방에서 남성용 트렁크 팬티만 입은 채로 잡지를 읽고 있었다. 마사시는 토시키를 클릭했다. 그러자 마사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토시키의 3D 신체도가 표시되었다. 마사시는 마우스를 움직여 형의 가슴을 클릭한다. 조금 전과 같은 선택 화면에서 검색 모드를 활성화시켰다. 키보드를 사용하여 ‘이름 : 아키야마 아케미(秋山明美), 취미 : 리듬 체조, 주소 : XXX...' 와 같이 입력한다.

아키야마 아케미는, 학교의 리듬 체조 부의 미녀 부장이다. 외모가 보이시하여, 약간 짧은 머리카락과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학교에서도 인기가 상당한 미소녀였다.

마사시는 형의 가슴도 아키야마 선배의 유방으로 바꾸어 보았다. 게다가 한 술 더 떠, 마우스를 하반신에 가져가, 남자의 심볼을 아키야마 선배의 여성기와 바꿔 놓는다.

그러자, 화면에 새로운 메시지 박스가 표시되었다.

“신체적 특징을 이성으로 변환할 경우, 일괄 치환이 편리합니다. 일괄 치환을 실행합니까?”

마사시는 YES를 클릭했다.

그러자, 삽시간에 토시키의 신체가 여성의 그것으로 바뀌어 간다. 변화가 완전히 끝난 이후, 화면에 비추어진 방 안의 토시키는 완전히 아키야마 선배가 되어 있었다.

마사시는 그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방을 나가서 토시키의 방을 향했다. 

“형, 들어간다~”

평소와 같이 말을 하고 방 안으로 들어간다.

“응? 무슨 일이야?”

방 안에는, 상반신은 알몸인 채 트렁크 팬티 하나만 입고 침대에 엎드려서 잡지를 보고 있던 그 자세 그대로, 토시키였던 여자 아이가 얼굴을 들었다.

-- 해냈다!

마사시는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토시키는 완전히 아키야마 선배로 변해 있었다. 게다가, 토시키는 전혀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아, 형……. 그 모습은?” 주저하면서 물어 보았다.

“응? 내 모습이 뭐가 어때서?”(역주 : 여성의 모습이 된 토시키는 말투는 그대로 남자 말투를 쓰고 있어서 ‘나’를 말할 때 俺(おれ)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가슴 부분이 좀 이상하지 않아?”

“너, 갑자기 무슨 말 하는 거야. 내가 여자의 몸을 하고 있는 게 어쨌다는 거야, 새삼스럽게. 이상한 소리 하면 화낸다!”

“아, 아냐…… 저기 형, 어제 가르쳐 준 프로 레슬링 기법 한 번 더 가르쳐주지 않을래?”

“아, 뭐야, 정말로. 평소엔 싫어했으면서.”

“뭐 어때, 가끔씩은.”

“도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러는 거야. 뭐, 나도 심심하던 참이고 상관은 없지만.”

그렇게 말하며 토시키는 일어나 마사시의 옆에 섰다.

“그럼 간다, 내 주특기! 우랴아압!!”

그렇게 고함을 지르며 토시키는 마사시의 신체에 수족을 얽혀 들어갔다.

“으윽…….”

-- 우와, 머리에 아키야마 선배의 부드러운 가슴이 닿아서 기분 좋다~

“아!”

아키야마 선배의 신체가 된 토시키가 마사시의 몸을 휘감을 때마다, 마사시는 쾌락에 휩싸여 자신도 모르게 발기하고 만다.

“이것이 나의 주특기, 슬리퍼 홀드(역주 : Sleeper hold. (프로 레슬링에서) 상대방의 등 뒤에서 한쪽 팔로 상대방의 턱을 감고, 다른 팔로 목을 조르는 기술.)다!”

등 뒤에서 동시에 양 손으로 턱을 붙잡고 목을 졸라대는 기법. 어제까지의 형이었다면 마사시는 이미 고통으로 기절할 정도겠지만, 지금은 여자의 힘. 아무리 졸라대도 그다지 괴롭지 않다.

“우왁!”

몸을 비꼬며 벗어나려는 마사시에게 토시키가 끌어당겨져 두 사람은 침대 위에 동시에 엎어졌다.

“아, 으윽…….”

발버둥치는 마사시의 손이 토시키의 다리 사이에 닿았다.

“아!”

그곳에는 틀림없는 여성의 성기의 형태가 팬티 위로 그 자국을 나타내고 있었다.

“꺄악!”

토시키가 예쁘장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마사시가 엉겁결에 그곳의 갈라진 틈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은 것이다.

“꺄악, 바, 바보얏! 급소 공격은 반칙이잖아!”

토시키가 마사시의 손을 떼어내며 말했다.

“그럼 형, 이번에는 내 차례야!”

마사시는 아키야마 선배의 몸을 엎어뜨리고 그 등 위에 올라앉았다.

“나의 필살기, 카멜 클러치(역주 : Camel clutch. 역시 프로레슬링 기술로, 엎어진 상대방의 등 뒤로 올라앉아 상대의 양 팔을 자신의 무릎 위로 당기고, 팔꿈치로 그를 누르며 두 손으로는 상대방의 목을 조이는 기술.)를 받아라!”

마사시는 그렇게 소리치며, 자신의 양손을 토시키의 팔 아래로 끼워넣고, 부드럽게 부풀어 오른 토시키의 두 가슴을 움켜쥐었다.

“우와, 우와앗, 야, 어, 어딜 쥐는 거야! 카멜 클러치는 목이잖아?! 아?! 바보…… 주무르지 마!”

“호오, 이것은 이것대로 또 괜찮은데?”

마사시는 그렇게 말하며 점점 격렬하게 주물러댄다.

“너, 너무 세잖아…… 이 변태!”

토시키가 힘을 내어 밀어 젖히자, 마사시도 가슴의 감촉을 즐기는 것에 집중한 탓인지 견디지 못하고 쉽게 쓰러졌다.

“후후후. 형세 역전이네! 받아라, 무릎 십자 꺾기!”

“우와앗!”

토시키가 마사시의 왼쪽 다리를 잡아 굳히기 자세에 들어가자, 이번에는 마사시의 다리가 토시키의 가슴골에 파묻힌다. 그 위에 아키야마 선배의 예쁜 엉덩이가 마사시의 눈앞에 자리잡고 있었다.

-- 오홋, 럭키♪

“웬일이야, 마사시. 오늘은 평소와는 다르게 꽤나 버티잖아? 원래대로라면 벌써 항복했어야 정상일 텐데 말이지.”

-- 그렇게 말해도, 이 정도 힘으로야……. 도리어, 즐거운 정도다……맞아! 모처럼 귀여운 엉덩이가 눈앞에 있으니, 한 번 장난을 쳐 볼까나…….

호리호리하게 잘 빠진 허리. 그러나 그 아래에 있는 엉덩이는 포동포동하게 살이 붙어 있어, 트렁크 팬티가 늘어나 있었다. 마사시는 그 트렁크 팬티 밑에 재빠르게 손을 댄 것이다.

“앗! 이 녀석, 어딜 손대는 거야! 급소는 반칙이라고 말했을 텐데!”

그러한 토시키의 말에도 상관하지 않고, 마사시는 손가락을 팬티 안으로 집어넣었다. 습기가 있는 연한 부분에 손가락이 닿자, 질컥 하면서 손끝이 아키야마 선배의 슬릿(slit)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꺄악! 이, 이 바보 자식아! 그 곳에 손가락을 넣었겠다! 너, 이상한 취미 있는 거 아냐!?”

새빨간 얼굴로 화내는 아키야마 선배의 얼굴. 실제로는 토시키지만, 마사키는 진짜로 여자 아이에게 꾸중을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엉겁결에 사과한다.

“아!, 미, 미안…….”

당황하여 습기를 띤 갈라진 금으로부터 손가락을 뺐다. 토시키가 진심으로 화를 내는 것 같아서, 아키야마는 허겁지겁 방으로 되돌아왔다.

“휴우……아키야마 선배의 몸, 부드럽구나……”

한 숨 돌리고 난 후, 조금 전까지 아키야마 선배의 소중한 부분에 들어 있었던 손가락을 코에 가져다 대었다. 킁킁 하고 냄새를 맡아 보니 조금 코를 자극하는 느낌이다.

“킁킁, 이것이 아키야마 선배의 냄새인가. 헤헤헤……”

그리고 마사시는, 또 다시 컴퓨터로 관심을 돌려 새로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흐음, 신체가 여성의 것으로 바뀐다고 해도, 본인의 마음도 주변의 인식도 그대로 남자인 채라니. 그것을 바꾸는 파라미터는 없는 건가? 이대로라면 야한 짓 하는 것도 고생이라고.”

마사시는 도움 기능을 사용하여 조사해보기로 했다. 곧 화면 오른쪽에 하트 마크가 나타났다.

“이것을 눌러보면 좋을 것 같은데.”

버튼을 누르자, 화면에 메시지 박스가 표시되었다.

“‘정신’ 과 ‘입장’ 을 변경합니까?”

“버튼이 없잖아……. 혹시 음성으로 대답하는 건가?”

A 《『YES』라고 대답한다》 B 《『NO』라고 대답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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