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8화 〉(127화) 16. 아이돌
(제 127 화)
“우와…! 어…엄청 야하다아……!!”
유명의 감탄에 12명의 연습생들은 아무 대꾸 없이 조용히 숨만 골랐다. 초대형 TV로 재생되는 프로필영상 속 자신들의 모습이 놀랍도록 음란했기 때문이다.
“아… 어쩜 좋아…….”
리아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유명의 품을 파고 들었다. 얼굴에 뿌려지는 정액을 환희에 찬 미소로 받아내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장면을 어떻게… 이렇게 멋있게 만들 수 있는 거지…?”
보미의 평가는 다른 연습생들의 생각과 다를 바 없었다. 수준 높은 카메라연출과 그에 걸맞게 사용된 색감과 조명, 그리고 세련된 편집이 어우러진 영상은 각각의 성적매력을 최대한으로 끄집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미언니한테 저런 매력이 있는 줄 처음 알았어….”
사라의 감탄에 동료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춤추는 동작과 삽입 당하는 장면이 교차편집으로 펼쳐지는 영상 속 보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섹시했다.
“너희들 이런 매력을 도대체 어디다 숨겨놓고 있었던 거야? 평소엔 왜 안 내놓는 건데? 아껴서누구 주려고 그래? 응?”
“꺄하하하하~~”
영상이 모두 끝난 뒤 유명이 옆구리를 찌르고 달려들자 연습생들은 얼른 도망가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주인님, 우리들 전부 동시에 데뷔하는 거 맞아요? 회사에서는 8명만 데뷔시킬 거라고 했잖아요?”
나비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자 도망가던 연습생들이 순간 멈칫했다. 사라를 뒤에서 안아 셔츠 밑으로 손을 집어넣던 유명이 씽긋 웃었다.
“전부 다 데뷔할 거 아니면 저 영상은 왜 다같이 찍은 건데? 기존회원들 상대로 곧 프로모션 시작할 거야.”
“아응… 회원들에게만 프로모션 하는 건가요?”
젖가슴을 있는 힘껏 주물러지는 중에 사라가 어렵사리 물었다. 셔츠 위로 뚫고 나올 것처럼 발기한 젖꼭지를 주인님이 손가락으로 괴롭히는 모습이 연습생들의 시선을 끌었다.
“너희들 주 활동무대는 온라인이야, 회원전용 걸그룹이라는 거 알고 있잖아? 일반 오프라인은 그냥 보여주기 위한 거라 유닛으로 활동할 수도 있어.”
동작 빠른 한 연습생이 얼른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유명의바지춤을 내리고 자지를 꺼내 물었다. 그러자 다른 연습생이 함께 무릎을 꿇고 가세했다.
“그럼 계속 이런 영상으로 활동하겠네요?”
리아가 셔츠를 벗어 맨 젖가슴을 드러내면서 묻자 보미와 나비까지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당분간은 그렇다고 봐야지, 시장의 반응을 봐서 다른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야. 하우우… 그래… 그렇게 하니까 좋아…….”
두 연습생이 불알 한쪽씩을 빨아 당기자 유명의 자지가 벌떡 대가리를 쳐들면서 움찔 거렸다. 그 광경에 연습생들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흘러나왔다.
“하아… 너무 멋져요, 주인님…….”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셔츠를 벗어던진 연습생들이 몰려들어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진하고 격렬한 키스로 살짝 가버렸던 보미가 자신의 팬티에 손을 집어넣으면서 걱정스레 물었다.
“저기… 성접대 제안이 들어오면 어떡해요…?”
“진짜 그런 제안이 들어와, 언니?”
리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하자 팬티를 벗어던지던 다른 연습생이 대답했다.
“별 제안이 다 들어온대, 특히 알려지면 곤란한 유명 인사들이 회사를 통해 몰래 거액을 제시한다고 들었어.”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경우도 많대, 다른 회사에 있는 내 친구는 아직 연습생인데 스포츠카 받는 조건으로 1주일 동안 여행 갔었어. 웃긴 건 상대가 여자였대.”
“하하하하하~~”
꽤 심각한 이야긴데 연습생들은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겼다. 유명의 속사정을 잘 알고 있는 리아만이 웃지 않았다.
“그런 제안이 들어왔는지 회사에 확인해볼게, 혹시 관심 있는 사람 있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말투였으나 연습생들은 유명의 기분을 바로 알아차렸다. 노예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주인의 기분을 알아보는 것이다. 보미가 얼른 상황을 수습하려 나섰다.
“죄송해요… 주인님, 전 그냥 그런 일이 있을 때 저희들이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알아두고 싶어서…….”
“아아 그럴 줄 알았어. 그래서 확실히 하려고 물어보는 거야, 그런 제안에 응하고 싶거나 싶었던 사람?”
알몸이거나 옷을 벗던 중이었던 연습생들은 웃음기가 사라진 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다. 펠라티오를 하던 애들까지 무릎 꿇은 채 숨죽이고 있었다.
“저희들이 그런 제안에 응할 리가 없잖아요? 혹시 있으면 주인님께 일일이 말씀 드려야할지 아니면 저희들 선에서 잘라버려도 되는지 궁금해서 그래요….”
역시 이런 어색한 분위기를 환기시킬 존재로 리아만한 동료가 없다. 회사에 건의할 일이 있을 때도 망설임 없이 나서주는 실질적인 리더라 연습생들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래, 알았어. 좋은 분위기에 이런 이야기 꺼내서 썰렁하게 만든 보미는 나중에 따로 혼내줄 거니까 다들 뭐라고 하지 마.”
“예에~~”
주인님의 목소리가한결 다정해지자 연습생들의 표정과 대답까지 바로 풀어졌다. 진정한 노예다운 모습에 짜릿함을 느낀 유명은 다시 펠라티오가 시작되자 일부러 보미를 끌어당겨 키스와 애무를 퍼부었다.
“아, 그리고…우리 걸그룹 성격상 그런 제안이 더 많이 들어올 수도 있어. 너희들 개인정보는 철저히 보호하고 있지만 어떻게 알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구.”
“히야아악…! 그…그럼 어떡해요…? 주인님한테 바로 보고할까요?”
여전히 뒤로 껴안긴 사라는 유명의 손이 사타구니로 들어오자 신음과 함께 몸을 파르르 떨면서도 궁금한 걸 물었다.
“그런 일을 나한테 이야기하는 거 힘들 거야, 그치?”
“……….”
연습생들은 자신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주인님에게 말없이 다정한 미소만 지었다.
“그냥 리아에게 말해서 회사로 전달해, 그럼 나도 자연히 알게 되니까.”
“예에에~~!!”
힘찬 대답과 함께 12명의 연습생들은 주인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남은 옷을 전부 벗어던졌다.
*****
“그런 제안이 벌써 수십 건이나 왔었어.”
오랜만에 둘이서만 회의하던 중 털어놓은 루시의 대답에 유명은 적잖이 놀랐다.
“뭐? 근데 왜 나한테 이야기 안 했어?”
“그런 거 알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
“나 졸업도 했고 좀 있으면 17살이야, 이제 성인이라구. 남의 일도 아닌데 말해줬어야지….”
유명의 항의에 루시는 한숨을 쉬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유명이 네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대단한 남자라는 거 내가 왜 모르겠니? 사실은 업계종사자로서 부끄러워 말을 못 꺼냈던 거니까, 화 내지 마….”
“아니 뭐… 화 안 났어…….”
이렇게 선뜻 굽히고 들어오면 화가 바로 수그러진다. 유명이 선선히 받아주자 루시의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
“난 이런 풍토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래서 수지회장님이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바로 받아들였던 거야. 이전 회사에서는 이런 게 공식적인 수익모델 중 하나였거든.”
“뭐어?? 그…그래도 괜찮아? 불법 아냐?”
“불법 아냐, 연예인이든 프로선수든 성별에 관계없이 후원 받는 거 아무 문제 안 돼. 그 대가가 뭐든지 말이야.”
조금 격앙된 말투와 달리 루시의 표정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다. 격투기선수가 추가수입을 위해 섹스를 조건으로 시합까지 하는 세상인데 문제라고 여기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우리 애들도 관심이 없다고 하긴 했는데, 만약 내가 없었으면 그런 제안을 받아들였을지 모르겠네?”
“그랬을 거야, 그런 걸로 한 몫 잡으려고 연예인 하려는 애들도 있을 정도니까.”
“수입에 상관없이 아이돌 되는 것 자체가 목표라고 했잖아? 그래서 수많은 소녀들이 이 바닥에 뛰어 든다고….”
유명은 말을 하면서 이미 답을 예상하고 있었다.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생각은 달라지는 법이다.
“안 그런 애들 많아, 나중에 변하는 애들도 많고, 그냥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마지못해 응하는 애들도 있고….”
“……….”
그럴 법한 일이라 수긍이 갔다. 유명 자신도 예전에 비해 많이 변하지 않았는가, 이런 문제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루시가 씽긋 웃으며 물었다.
“어떻게 할래? 넌 이런 제안 받아들이기 싫지?”
“당연하지, 내 여자들을 왜 밖으로 내돌려? 돈 못 벌면 임신시켜서 데리고 살면 되니까, 그런 제안 들어오면 어디에 누가 어떤 조건을 내걸었는지만 알려줘.”
유명의 대답에 루시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받지도 않을 거면서 그건 알아서 뭐하게?”
“재밌잖아? 아…이런 놈이 내 여자 누구를 좋아하는구나, 얘가 이 정도 가치가 있구나, 알면 재미있지 않을까?”
“그래? 그럼… 우리 회원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모 정당의 대표가 리아를 개인적으로 후원하고 싶다고 제안을 해왔어.”
“리…리아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놀라는 유명의 반응이 예상대로였는지 루시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 거봐, 기분 별로지? 하하하~”
“내…내가 기분 나빠할 건 어떻게 알았는데?”
“내가 널 모르니? 너처럼 자기여자에 대한 소유욕과 애정이 강한 남자가 세상에 어딨다구? 하하하하~~”
칭찬인 거 같은데 무시를 당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화를 낼 이유와 타이밍을 놓친 유명은 슬그머니 자리에 앉아 투덜댔다.
“정당대표나 되는 놈이 16살짜리 소녀에게 무슨 후원을 한다는 거야? 발정 난 영감 같으니….”
유명의 속사정을 몰랐다면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루시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았다.
“푸훗, 진정해…. 이 정도는 유력 정치인다운 굉장히 점잖고 좋은 제안이야. 더 심한 것도 있어.”
“어…어떤 건데?”
“듣고 싶어?”
“리아나 사라에게 들어온 거 말고, 아 보미랑 나비 것도 빼…!”
“그럼 음… 아… 얘한테 들어온 건데….”
루시는 태블릿으로 한 연습생을 프로필을 올렸다.
“얘는 사라 다음으로 몸매가 풍만한 앤데…, 어떤 제안이야?”
“사실 이 제안은 너한테 들어온 건데, 얘를 자기 노예로 넘기면 이 금액을 주겠다고 했어.”
태블릿에 표시된 금액은 엄청난 거금이었다. 그러나 돈보다 여자를 더 좋아하는 유명에겐 별 감흥이 없었다.
“이런 금액으로 내 여자를 데려가겠다고? 미친 새끼, 학교 다니면서 여자애들이랑 연애도 못해본 놈일 거야.”
“꺄하하하하하~~~~”
루시는 참았던 웃음을 터뜨려버렸다. 기대하지 않았거나 그 이상의 반응이었는지 발까지 굴러가며 좋아했다.
“흐흐 뭘 그렇게 웃어? 다른 거 없어? 우리 애들 다 예쁘고 섹시해서 별 희한한 게 들어왔을 거 같은데?”
“아하하하~ 눈물이 다 났어…, 아휴… 하하하~ 재미있는 건 대부분 콘텐츠제안들이야, 별의 별 게 다 있어. 이건 너도 꼭 봐야하는 거니까 나중에 시간 내서 따로 살펴봐.”
어떤 콘텐츠일지 너무 궁금했다. 이 세상의 변태들은 자신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그게 무엇보다 궁금했다.
“그럼… 실제 적용 가능한 제안들만 추려줘. 조금 전 후원문제처럼 내 상식이 아직 완전하지 않으니까.”
“그래, 그게 좋겠네. 근데 몸에 상처를 내거나 골절이 날 정도의 폭력이 아니면 대부분 문제없어. 특히 영상제작만을 위한 행위는 그 이상까지 허용되거든.”
“그 이상…? 어떤 것까지 되는데…?”
“음…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서로 동의한 상황이라면 생명에 지장만 없으면 돼.”
“……….”
그때 주디가 고폭탄 공격에 팔다리가 날아갔던 트라우마가 엄습했다. 유명의 표정이 갑자기 창백해지는 걸 보고 루시가 깜짝 놀랐다.
“얘, 유명아! 너 왜 그래? 유명아……?!”
“괘…괜찮아…, 잠깐…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어…, 이제 괜찮아…….”
워낙 충격적인 경험이라 말로 언급하는 것조차 싫었다. 그런 끔찍한 콘텐츠까지 허용되는 사회가 이렇게 멀쩡한 게 신기하지만 트라우마의 영향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 수 있어 받아들이는 방법 외엔 다른 수가 없었다.
“아무튼… 유명이 네 취향이 맞으면 어떤 콘텐츠라도 상관없어. 네가 억지를 부린 덕분에 멤버가 12명이나 되니까 오히려 다양하게 소화시킬 수 있을 거 같아.”
“것도 그러네…, 섹스할 때보면 좋아하는 게 다 다르거든.”
“아… 그래? 섹스취향이야 다 비슷비슷하지 않나?”
말투나 표정이 성경험이 많지 않은 게 분명했다. 미녀들 하고만 지내는 유명의 기준엔 못 미치지만 루시도 외모가 못한 편이 아니다. 그러나 고액연봉을 받는 사업 총책임자가 일과 성생활까지 활발하기란 성별을 떠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안 비슷해, 12인 12색이야. 내가 합숙소만 가면 파김치가 될 정도로 정신을 못 차리는 이유가 뭔데?”
“그 정도야? 유명이 너 굉장하다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하긴 12명을 상대하려면…. 가…가만… 합숙소가면 걔네들 한꺼번에 상대하니??”
“당연하지, 이틀밖에 없는데 한 명씩 언제 다 상대해?”
“맙소사……!!”
루시는 영화나 만화에서나 보던 슈퍼맨을 눈앞에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음 128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