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2화 〉(91화) 12. 선물 (92/130)



〈 92화 〉(91화) 12. 선물

(제 91 화)



“너희 둘, 내가 불러 세운 이유를 알겠어?”

유명의 목소리에 56명의 소녀들이 가슴을 졸였다. 굵고 나직한 음성 어딘가에서 거부하기 힘든 권위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잠시 머뭇거린 리아와 보미는 서로 눈길을 주고받은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


“몰라요.”

“모르겠습니다.”


이유를 모르니 더 불안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온화한 표정처럼 유명이 화를 내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모르기때문에 너희 둘 다 벌 받아야 해, 앉아.”


“……….”

리아는 팀장으로 경연에서 패배했으니 당연하지만 보미는 왜 벌을 받아야하는 것일까, 나비를 비롯한 몇몇 소녀들은 이 대목에서 막연하게나마 이유를  것 같았다.

“너희들이 여기  자리에  있는지 아는 사람?”


“………….”


아무 대답이 없자 유명이 한 소녀를 지목하고 이름을 불렀다.  소녀는 딱 하루 동안 데이트와 섹스를 했을 뿐인데 자기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속으로 놀랐다.


“보미 팀이지만 경연엔 못 나갔지?”

“예에…….”


“너 여기 있는 이유가 뭐야?”

“저기…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요….”

“반만 맞는 대답이야, 앉아.”


소녀는 울상이 되더니 손으로 입을 가리고 얼른 자리에앉았다. 유명은 일부러 한 소녀를 지목했다.


“나비, 너  여기 있는 거야?”

“주인님의 아이돌이 되기 위해섭니다.”

“정답이야, 앉아.”


소녀들의 표정이 일제히 바뀌었다. 막연한 의문이 풀려서 그런 것이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가슴이 더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 모두들 잠깐 잊고 있었던 중요한 사실을 유명이 일깨웠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오직  위해 오늘 여기서 공연을 한 거야, 만약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거나 앞으로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저기 저쪽 문으로 나가면 돼.”


“………….”


예상대로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유명은 56명의 소녀들이 자기 말 한 마디에 휘둘리는 걸 보고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짜릿함을 느꼈다.

“벌 받지 말고 지금 관두면 지금까지 받은 하트하고 오늘 공연비까지  큰돈 챙길 수 있는데, 아무도 없어?”

리아와 다투던 그 소녀마저 일어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이런 문제는 계약서 쓸 때 이미 충분히 했었고, 눈앞의 남자에게 모든 걸 바치겠다는 각오가 되어있는 상태라 56명 모두 고민이 아니라 반성의 순간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때 리아가 손을 들고 일어나더니 외쳤다.


“제가팀원을 대표해 벌을받겠습니다!”


그러자 보미가 손을 들고 일어나더니 결연한 표정으로 큰소리로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모두를 대표해 벌을 받겠습니다! 저 때문에 많은 동료들이 희생했고  피해를 봤어요, 모든 게 제 책임입니다.”

유명은 속으로 살짝 당황했다. 어떤 벌을 주는 게 좋을지 생각하고 있는데 이렇게 나올 줄 몰랐던 것이다. 두 소녀가 남다른 책임감이 있다는  미처 고려하지 못한 실수인데, 마치 기다렸던 반응이라는 듯이 받아넘긴다.

“둘  칭찬받을 만한 자세다. 그렇기 때문에 너희 모두 벌을 받아야해, 내가 바라는 게 뭔지 알겠어?”

생각나는 대로 둘러댄억지인데 소녀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그런데 사라가 슬그머니 손을 드는 것이 아닌가.

“저희들이… 주인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경쟁심 때문에 두 사람의 다툼을 말리지 않아서… 아닌가요?”


“그렇지! 바로 그거야!”


유명의 목소리가 너무 컸는지 소녀들이 깜짝 놀라 들썩했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더니 이게 이렇게 얻어걸릴 줄이야, 나중에 몸이 으스러지도록 사라를 안아주리라 마음먹었다.


전용버스를 타고 합숙소로 돌아가는 후보들의 마음은 어떤 벌을 받게 될지 몰라 착잡했다.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성취감 같은 건 이미 잊은 지 오래라 분위기가 무척 무거웠다.

“어떤 벌인지 왜 말씀  해주셨지?”


옆에 앉은 사라가 속삭이자 리아가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오늘 무대 위에 서있던 유명은 평소의 남자친구 같지 않아 무척 낯설어  속을 짐작하기 힘들었다.

“나라고 알겠어? 이유는 말씀해주셨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지….”


언제부터인가 다른 후보들을 물론이고 리아와 사라까지 유명을존대하고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1살이라도 많은 후보들은 이름을 불렀는데 이제는 모두 호칭이 주인님이다.


“우리 팀은 모두 탈락대상이라 따로 벌이 없다고 하셨잖아?”

“그치만 리아는 벌 받잖아?”


“무슨 벌인지 몰라도 탈락보다는 나아….”


“하긴….”

리아 주변에 모인 후보들이 동시에 한숨을 쉬었다. 경연에서 진 거야 다시 도전하면되지만 탈락하면 모든 게 허사가 되니 그 어떤 것보다 가혹한 벌인 셈이다. 하지만 모두가 아이돌이 될 수 없는  현실이라 결국 그날 저녁 8명의 소녀가 짐을 싸야만 했다.


*****

다음 날 아침 합숙소에 내 걸린 ‘주인님의 선물’이란 이름의 첫 번째 벌은 경연 때 의상을 입고 1주일 간 생활하라는 것이었다.

제복이긴 하지만 조금 불편한 정도에 불과한 리아의 팀원들은 경연에서 승리를 가져다 준 테일 플러그를 들고 망연자실하는 보미의 팀원들을 생각해 표정관리를 해야 했다.

젖꼭지랑 클리토리스를 패드로 가릴  있었기 망정이지 아니면 꼼짝없이 알몸이나 다름없는 차림으로 지낼 뻔했다. 그나마 트레이너부터 합숙소 관리인들이 모두 여성이라 감수할 엄두가 났다.

하지만 걸을 때마다 성감대를 자극하는 테일 플러그만큼은 참기 힘들었다. 특히 항문이 민감한 후보들은 연습 중에 애액을 줄줄 흘리기 일쑤였고, 춤추다 가버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틈만 나면 자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이 고스란히 실시간으로 방송되자 회원들의 반응이그 어느 때보다 열광적이었다. 사업의 기획의도에 부합하고 가학성애와 피학성애가 교차되는 상황이 인기를 얻은 것이다.


공연의상차림으로 힘든 하루를 보낸 48명의 후보들은 다음 날 게시된 ‘주인님의 선물’ 두 번째 벌에 대한 내용을 보고 다시 경악했다.

보미의 팀원이었던 38명과 리아는 숙소나 연습실을 제외한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 반드시 개목걸이를 하고 매단 줄을 리아의 팀원 9명의 손에 맡겨야한다는 것이었다.

경악했던 것에 비해 처음엔 네 발로 기어 다니라고 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웃어넘길 정도로 다들 선선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연습실 한 곳에서 하루 종일 있는 게 아닐뿐더러 중간에 화장실도 가야하고 식사시간이나 휴식시간 때마다 목에 줄을 매달고 제복차림의 동료를 찾게 되자 만만찮은 벌이라는 걸 알게 됐다.


결국제복차림의  소녀가 젖가슴과 사타구니를 드러낸 고양이소녀 여럿을 데리고 다니는 음란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심심찮게 벌어졌고, 으슥한 곳에서 집단자위가 벌어지는  덤이었다.

특히 터질 듯한 초미니스커트 군복차림의 사라에게 이끌려 리아와 보미가 함께 꼬리를 흔드는 광경이 벌어질 때마다 회원들의 하트가 폭발적으로 쏟아졌다.


나비는 어떻게 구해왔는지 채찍까지 들고서 연기재능을 살려 마치 여왕처럼 거만한 표정과 걸음걸이로 고양이소녀들을 몰고 다녔다. 덕분에 사라를 제치고 인기 1위에 등극했다.


다시 다음 날 게시된 세 번째벌은 주인님이 지목한 16명이 제복소녀가 되고 기존 제복소녀들은 고양이소녀가 되라는 것이었다.

하루아침에 신세가 역전되자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제복소녀가 된 리아가 여전히 고양이소녀인 보미를무릎 꿇려 엎드리게 해놓고 의자대용으로 쓰는 장면이 연출되는가하면, 고양이소녀가 된 사라는 익숙하지 못한 테일 플러그의 자극을 견디다 못해 춤추다 말고 전면거울에다 애액을 뿜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과감해지고 음란해지는 후보들의 행동에 회원 수와 매출이 급증하자 회사는 축제분위기가 됐고, 이 모든  누군가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에 모두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시 16명이 교체되는 벌에 이어 우려하던 네 발로 기어 다니는 벌이 내려졌고 마지막 날에는 나비를 제외한 47명이 고양이소녀가 되어 누군가에게 끌려 다니는 벌을 받았다.


“히야아아앙!! 주…주인님… 거…긴… 하으으으응… 흐이야아아앙!!!”

테일 플러그가 쑥 뽑혀나가자마자 훨씬 굵고 단단한 자지가 뿌리까지 쑤시고 들어오는 바람에 고양이소녀는 ‘야옹’ 외에 금지된 인간의 신음을 내지르고 말았다.

“이게 어디서!!”


쨔악!

“끼야아아앙! 응야아아아아앙…….”


여지없이 처벌이 내려지자 고양이소녀는 오르가슴에 치달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어색한 신음을 억지로 흘렸다.


찌걱 푸슈숙 뿌지직 치걱 퓨찌직 찌거걱


자지가 완전히 뽑혔다 활짝 벌어진 항문을 다시 단번에 뿌리까지 쑤시고 들어가자 음탕한 소리와 함께  아래 보지에서 애액이 쭉쭉 뿜어져 나왔다. 그 애액을 다른 고양이소녀가 입을 벌리고 받아 마시고 있었다.

“이 고양이는 엉덩이가 커서 그런지 똥구멍이 아주 끝내주네!”

“제가 그럴 거라고 했잖아요, 주인님. 여기 이 고양이도 맛보세요, 성질은 고약하지만 몸은 아주 야들야들하답니다~”

나비의 연기력은 진짜 발군이었다. 목소리부터 표정까지 완벽해 진짜 상황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하하 그래? 그럼 어디 맛을 볼까?”


나비가 채찍으로 툭툭 몰아준 엉덩이는 보미였다. 숫처녀는 아니지만 연습생 생활이 4년차나 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섹스자체가 유명이 처음이었고 항문섹스는 해본 적이 없어 표정이 금방 울어버릴 것 같았다.

“히야아악!”


손길은 비교적 상냥했으나 오늘  번이나 가게 만들었던 테일 플러그가 쑥 뽑혀나가자 단발 신음이 본능적으로 터져 나왔다. 유명은 금방 오므라드는 보미의 수줍은 항문을 보고 군침을 삼켰다.

“이거 진짜 먹음직스러운 걸?”


가슴을 흔드는 엉큼한 칭찬과 함께 허리를 꾸욱 누르면서 뒤로 올라타는 주인님을 어깨너머로 보던 보미는 곧 쏟아질 엄청난 자극을 견디기 위해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그게 실수였다.


뿌지지지직 찌거거거걱 치걱 푸지직

“아후으으으으으응……….”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야한다는 규칙은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몸을 단번 꿰뚫어버리는 엄청난 자극에 숨이 턱 막혀 신음마저 겨우 나왔다. 보미는 눈을 뜨고 싶었으나 이어진 격렬한 박음질에 휘둘리기 시작한 몸은 이미 자기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꼬리가 뽑히고 항문이 범해지는 광경을 다른 고양이소녀들이 멀리서 훔쳐보고 있었고, 이 모습을 다시 회원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고양이소녀들을 범하는 광경은 얼굴이 가려지고 목소리까지 변조된 제한된 형태로 편집되어 나중에 유료로 판매되기 때문에 실시간 화면은멀리서 살짝 스쳐지나갈 뿐이다.


그러나  순간은 단순히 관음증과 같은 이상성욕만 자극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떤 콘텐츠가 인기를 얻을지 가늠하는 의미가 있었다. 만약 인기가 없다면 사업의 방향을 수정해야하기 때문이다.


고양이장사꾼 역할을 한 나비를 마지막으로 48명 모두 최소 1번 이상씩 범해졌고 인기상위권  명은 항문에 이어 질내사정까지 당한 뒤 실시간 영상이 끝났다.



*****

“반응이 어때?”

주말을 집에서 보내고 월요일에 출근한 유명은 회의실에 들어서자 저번 주에 있었던 이벤트의 반응부터 물었다. 루시가 엄지를척 올려주면서 활짝 웃었다.

“대박 터졌어!”


“진짜? 어느 정돈데?”


관련 내용을 화면에 올린 루시는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영상별 조회 수를 가리켰다.


“예상대로 네가 애들 괴롭히는 영상이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아, 상대적으로 여자애들끼리 자위하는 영상은 형편없고.”

“하하 내가 그럴 거라고 했잖아!”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결과가 나오니 기획한 사람 입장에서 안 기쁠 수 없다. 포르노배우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다 여자친구 팔아먹는 것만 같은 기분이 아직 적응이  되지만, 사업이란 측면에서 단시간에 이만큼 성과를 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법적으로나 계약으로 신분과 사생활이 철저히 보장되고 각자 심사숙고한 끝에 시작된 일인데다 윤리적 저항이 사실상 없는 세상이라 유명의 걱정과 망설임은 하루라도 빨리 떨쳐낼 수록좋을 개인적 고민일 뿐이었다.


“그럼 이번 주부터 경연으로  명씩 탈락하는 건가요?”


유명의 질문에 루시는 8명씩 구성된 6개 팀을 화면에 띄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리그전형식으로 맞붙는 거야. 팀은 매주 새롭게 구성이 될 거고.”

“음…….”

유명은 리아와 사라 그리고 나비와 보미가 각각 다른 팀인 걸 확인하고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승리한 팀에게 진짜 선물을주리란 결심에서 비롯된것이다.

(다음 92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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