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9화 〉(68화) 10. 비밀 (69/130)



〈 69화 〉(68화) 10. 비밀

(제 68 화)

주변에 한정되었던 여자에 대한 관심이 종합격투기부원들을 통해 확대되면서 유명은 이 세상 여자들의 의식이 어떤지 보다 자세하게 알고 싶어졌다.


혹시 자신에게만 한정된 현상인가 싶어 검색을 통해 확인하는 걸 잊지 않았고, 아래의 내용이 그걸 정리한 것이다.

첫째, 성에 대해 개방적이고 무척 관대하다.


낮은 출산율과 성비불균형 문제가 인류생존에 위협을 주는 수준에 이르게 되자 성행위를 포함한 성문화 전반에 대한 인식이 극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특히 여성들의 변화가 두드러졌는데 극심한 성비불균형 때문에 남녀관계의 주도권을 남성이 쥐게 된 현실에 적응하기 위한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의식의 변화가 결국 한 남자가 여러 여자와 동시에 사귀거나 섹스 이상의 관계를 원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수준까지 이르게  것이다.


7세가 되어 소학교에 입학하면 체계적이고 직설적인 성교육을 받게 되는데 중학교에 들어가는 12세 전후가 되면 일반적으로 성에 관해 열린 사고가 자리 잡게 된다.


이와 더불어 미디어와 각종 대중매체에서 폭력적이고 잔혹한 표현 등은 등급이 존재하지만 성적표현은 어떠한 제한이 없어 사실상 개방적인 것이 아니라 일상적이라고 봐야한다.


그러나 개방적인 것과 문란한 것은 엄연히 다르고 모든 여성이 성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문화권별 차이 역시 아직까지 존재한다.



둘째, 남자에게 무조건 복종하지 않는다.


성비불균형인 사회라 소수인 남성의 주도권을 인정해주고 선택을 존중해주는 것일 뿐 그게 노예근성이나 복종심으로까지 확대되지 않았다.

이게 보편적인 인식이고 상식인데 근래에 들어 남자에게 종속되고 지배받길 원하는 여자들이 늘고 있는 것과 동시에 그런 극단적인 주장이 조금씩표면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법과 제도적으로 철저히 보호받고 사회적으로 관대한 편이라 아직까지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 않으나 확산되고 있는 현상인 것은 틀림없다.

이와는 반대로 성적인 관계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남자들을 비판하는 분위기는 널리 퍼져있어서 자신에게 복종하는 여자라고 함부로 하면 법적인 처벌 외에 지역사회에서 배척당할 수 있으니 잘못된 인식과 주장에 현혹되면 안 된다.

셋째, 자주적이고 적극적이며 긍정적이다.

성적으로 강하게 얽매여있는 여자라고해서 남자에게 일방적으로 기대거나 자신의 문제를 떠넘기는 법이 없다. 자신의 생활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알아서 잘 해내간다.

남성들이 다소 무모하고 즉흥적인 면이 있고 사회가 그걸 용인해주는 것에 반해 여성들은 사려 깊고 계획적이며 헌신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회가 이런 면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 적응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삶은 상대적으로 힘겨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법이나 제도적으로 남성이라고 우대하거나 여성이라고 차별하는 경우는 없으며 모든분야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 2차 성징 여부와 관계없이 신체적으로 남녀의 차이가 없어졌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남녀가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예외적으로 통합우주군은 남성을 우대하는  가지 정책과 제도가 있는데 이 또한 사회적 합의에 의해 법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성별에 따른 차별과 혜택은 출산연금뿐이다. 그마저도 많은 아이를 낳거나 낳게 한 경우만 해당되므로 남녀모두 차별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


“어머나~ 다들 같이 왔네? 어서 들어와~”

수지는 직접 현관문을 열어 반갑게 손님을 맞이했다. 그녀는 파티 주최자답게 멋지고 화려한 베이지색 드레스차림이었다.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유명이 대표로 예의바르게 고개를 숙였다. 드레스코드가 정장이었기 때문에 그와 여동생 유리, 여자친구 리아는 교복을 입고 왔다.

“꺄아~ 수지야~”

소녀들처럼 손을 잡고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하는 혜리는 폭발적인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통합우주군 정복차림이다.


“나도 아는  좀 해주지?”

다들 2차 성징한 남녀라 상대적으로 키가 작아보여서 그렇지 오피스 룩의 초미니스커트정장의 세아 역시 다른 여자들 못지않게 섹시했다.

“저희도 왔어요!!”


마야와 린은 일부러 속이 비치는 타이즈경찰복을 입고 왔다. 통합우주군 정복과 비슷한 경찰정복 보다 자신들의 매력을 더 드러낼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근무할 때는 속에 검정색 니플패치와 끈 팬티를 입는데 오늘은 파티용인 만큼 아예 알몸으로 온 덕분에 의도한 대로 단연 눈길을 끌었다.

수지의 안내를 받아 집안으로 들어선 유명의 식구들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이샤의 보라색드레스차림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서 오세요~”

머리까지 예쁘게 틀어 올린 아이샤의 자태는 눈이 부셨다.  보던 스포츠브라와 레깅스차림과 전혀 다른 모습이라 더 예쁘고 우아해 보였다.

특히 언뜻 드러나 보이는 갈색의 알몸이 보라색 시스루드레스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드레스 옆이 허리까지 트여있어 걸을 때 드러나는 탐스런 엉덩이와 매끈한 다리가 유명의 눈길을 끌었다.

“너무 예쁜데?”


포옹과 키스에 이은 유명의 칭찬에 아이샤는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하이힐까지 신어서 둘의 눈높이가 똑같았다.

“자기한테 잘 보이려고 신경  썼는데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드는 정도가 아니라 당장 안아들고 방으로 가고 싶을 지경이야~”

유명과 아이샤가 다정하게 속삭이는모습을 보면서 유리와 리아는 평범하게 교복을 입고 온 걸 진심으로 후회했다.


“칫 저 바보오빠 좋아하는 거 좀 봐. 이럴  알았으면 엄마한테 졸라서 우리도 드레스입고 오는 건데….”


유리가 뾰로통한 표정으로 투덜대자 유리는 치마를 한 번 접어 올리며 말했다.

“어쩌겠어, 우리가 아직 중학생이라 그런 걸. 너도 격구유니폼 입고 오지 그랬어?”


원래 짧은 교복치마를 더 올려버리니 엉덩이밑살이 드러났다. 리아의 모습을 보고유리가 얼른 치마를 접어 올리면서 아쉬워했다.

“아, 그럴걸!”

“우리… 물이라도 뒤집어쓸까?”

교복상의는 젖가슴과 젖꼭지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로 타이트하지만 세일러복 형태라 속이 비치질 않는다.


“언니, 물은 너무했어. 차라리 팬티를 벗지 그래?”

“아! 그거 좋은 생각이다!”


하자고하면 진짜 물을 뒤집어쓸 기세라 말리려고 한 말인데 리아는 대뜸 팬티를 벗어버리더니 치마를 또 한  더 접었다.

이러니 위로는 골반 뼈가 드러나고 아래로는 거뭇한 음모가 살짝 드러났다. 여기에 상의까지 끌어올려 젖가슴 밑에 질끈 동여매버리자 배꼽과 골반의 절반이 드러난 차림이 됐다.  아래 탄력 넘치는 시원한 맨다리는 덤이었다.


“얘들아, 뭐하니?”


혜리가 부르는 소리에  여중생은 얼른 거실 너머의 테라스로 향했다. 유리는 가면서 리아를 따라할지 말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유명의 식구만 초대한 조촐한 파티라더니 테라스와 정원에 붉은 카펫이 깔려있었고 음식과 음료까지  거창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게다가 리아가 보자마자 멈칫했을 정도로 끔찍하게 야한 차림의 메이드들이 쟁반을 들고 곳곳에서 서빙하고 있었다.

메이드들은 코르셋에 가터벨트는 기본이고 맨 젖가슴에다 젖꼭지에 방울까지 매달고 있었다. 목에 커다란 고리가 달린 가죽목걸이를 걸고 있는 것은 물론 여러 겹의 초미니 프릴치마 속은 팬티를 안 입은 것처럼 보였다.

“에효… 이래선 발가벗지 않는 이상 소용없겠다….”


리아는 탄식과 함께 다시 팬티를 입고 교복을 단정하게 고쳐 입었다. 유리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치마를 끌어 내렸다.

만찬을 겸한 파티라 모두들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메이드들이 젖꼭지에 달린 방울을 딸랑거리며 애피타이저를내어오자 파티 주최자인 수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들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제가 초대하기는 했지만 오늘은 우리 유명이와 가족을 위한 파티예요. 다들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짝짝짝짝짝짝


박수로 시작된 저녁식사는 접대를 맡은 메이드들의 옷차림이 음란해서 그렇지 아주 훌륭했다. 대부분의 요리는 주방에서 가져왔고  가지는 바로 곁에서 즉석으로 만들어 제공되었다.

격식을 차린 만찬이었으나 한 가족처럼 친근한 사이라 다들 웃고 떠들면서 편하게 먹고 마셨다. 대화는 주로 혜리의 예비군훈련과 마야, 린의 훈련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참, 5학년들은 다음 주에 직업체험 있지? 유명이랑 리아는 어디 신청했어?”

한껏 미모를 뽐내고 있던 아이샤의 교사다운 질문에 유명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봤고 리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당황했다.

“아… 맞다…!”


“신청 안 했어? 둘 다?”

아이샤가 놀라서 되묻자 같은 교사인 세아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신청시기가 유명이 납치된 직후라 까맣게 잊고 있었을 거야.”

“아… 그럼 어떻게 되죠? 직업체험은 필수로 이수해야 되잖아요?”


아이샤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하자 세아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혜리를 바라보고 씽긋 웃었다.

“미신청자들은 무조건 통합우주군 기초군사훈련소로 가야해.”

“기초군사훈련소라면 엄마가 예비군으로 복무하는 곳이잖아?”

유명의 지적에 모두의 시선이 쏠리자 혜리가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 맞아. 다음 주에 신병들 들어와. 너희 둘도함께 들어오겠네.”

“어머머 되게 재미있는 상황이다. 혜리가 그럼 코치로 둘이 훈련시키는 거야?”


수지가 박수까지치며 재미있어했다.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아들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혜리가 대답했다.


“코치가 아니라 조교나 교관이라고 부르는데 난 우주장비활용 담당교관이라 직업체험기간 동안엔 둘이랑 안 만나.”


혜리가 걱정할 정도로 유명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파티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유일한 남자의 심각한 반응을 여자들이 무시할 리 없다.


“자기야  그래?”


옆에 앉은 마야가 탱글탱글한 젖가슴을 꾸욱 문지르고 다정하게 묻자 유명이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응? 아… 그…그냥….”


군대라면 지긋지긋해서 그런 거라고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유명이 이런 마음일지 꿈에도 모를 세아는 아들이 걱정하는 줄 알고 말했다.


“군사훈련소라니까 걱정되나본데 유명이나 리아 정도 운동능력이면 수월하게 받을 수 있어.”

“세아 말이 맞아. 직업체험이라고 봐주고 그러는 게 없기는 한데 첫 주차는 대부분 기초체력훈련이라 힘들지 않을 거야.”

혜리의 추가설명에 여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작 군대라는 조직 자체에 반감을 갖고 있는 유명은 그런 사정이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빠는  그렇게 걱정해? 1주일동안 리아언니랑 같은 침대 쓰면서 놀다가 오는 거 아냐?”

“……….”

유리의 지적에 유명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선임들의 괴롭힘과경직되고 억압된 분위기라는 고정관념에 빠져있느라 이 세계는 남녀가 화장실이나 샤워장까지 같이 사용하는 성비불균형사회라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훈련이 힘들어봤자 매일 운동하는 우리가감당 못할 수준이겠어?”


자신을 향해 빵긋 웃어주는 초절정미녀 여고생의 위로에 유명은 갑자기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미녀들과 함께하는 병영생활이야말로 한국남자라면 누구나 하던 망상이 아닌가.

“엄마, 진짜 리아랑 같은 침대 쓰는 거야? 훈련소라서 뭐 다르거나 이상한  없어?”

기대와 달리 남녀가 따로 생활하거나 접촉이 제한되면 여자친구와 함께 입소하는 게 아무 의미 없어진다. 아들의 우려를 혜리가 바로 해소해준다.


“같은 침대를 쓰는 거나 마찬가지야, 첫 주는 일부러  방에 다섯 명씩 합숙을 시키거든. 그리고 남자들은 원하는 룸메이트를 고를 수 있게 해줘.”


하마터면 자리에서 일어나 만세를 부를 뻔했다. 이제 군필여고생이  여자친구로 충분한데 원하는 여자를 셋이나 더 골라  방에서 지낼 수 있다니, 이런 환경이라면 아무리 어렵고 힘든 군대생활이라도 다시 할 만 하다. 아니 자진해서 하고 싶을 지경이다.

식탁에 앉은 미녀들을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타이트한 군복으로 차례차례 갈아입힌  함께 뒹구는 망상을 하려는데 여동생이 방해했다.

“뭐야, 아무리 군대라지만 그런 건 차별 아닌가? 여자들입장은 고려하지 않는 거야?”

15살 여중생으로서 가질만한 당연한 의문에 예비역 하사이자 친엄마인 혜리가 딸을 위해 자상하게 설명해준다.

“차별 맞아, 남녀차별이 유일하게 허용되는 곳이 통합우주군이거든. 그런데 외계문명을 적으로 상대해야하는 현실에서 남성의 지원과 헌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어.”

“유리야, 여자들이 그 차별을 노리고 지원하는 거라면 이해할 수 있겠어?”


마야가 덧붙인 말을 리아와 유리를 제외한 다른 여자들은 이해하는지 슬쩍 미소를 지었다. 린이 단짝동료를 거들었다

“나도 그렇고 마야도 경찰되기 전에 통합우주군에 지원할까 심각하게 고민했었어.”

“왜 그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경찰이  나은  같은데? 오빠를 만날 수 있었던 건 경찰이기 때문이잖아?”


유리의 반문에 마야가 유명의 팔에 다시 젖가슴을 마구 비비더니 활짝 웃었다.


“우리가 유명의 여자친구가  건 운명이라서 그런 거고 여자들 임신확률이 가장 높은 분야가 어디일 거 같아?”

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다시 쏠리자 혜리가 난처해하며 변명했다.


“나…난 오빠 따라 입대한 거라니깐!”



(다음 69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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