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화 〉(54화) 8. 준비
(제 54 화)
유명은 대답하라는 뜻으로 고갯짓을 했다. 리아가 난처한 표정으로 큰 소리로 외쳤다.
“나 여깄어, 왜?”
“아… 유명선배한테 가신 거 아녔네요?”
뭔가 아는 것 같은 느낌에 다급해진 리아가 다시 하나에게 물었다.
“넌 화장실까지 따라 오니? 급한 일 있어?”
“그게… 유명선배가 걱정돼서요.”
별다른 뜻이 없는 것 같은 하나의 대답에 셋은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말만 잘 하면 그냥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셋은 눈치를 주고받았다.
아이샤가 먼저변기 위로 조심스럽게 올라갔고 이어 유명이 벽을 집고 최대한 천천히 변기에 올라섰다. 그러자 리아가 조금 더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네가 왜 유명이를 걱정해? 관심 있니?”
“예? 어… 예에…….”
이런 상황이면 벌써 죽어버렸을 줄 알았던 유명의 자지가 여전히 리아의 코앞에 빳빳하게 대가리를 쳐들고 있었다. 그 자지가 엉덩이를 꾹꾹 찔러대자 등을 돌리고 있던 아이샤가 움찔거렸다.
“근데… 화장실에서 이런 이야기 해야겠어? 나중에 수련시간 끝나고 하면 안될까?”
적절한 대응에 유명과 아이샤가 리아에게 엄지를 들어보였다. 그런데 하나의 목소리가 뭔가 심상찮다.
“그건 그런데… 부장님은 수련시간 끝나면 유명선배랑 곧바로 집에 갈 거잖아요? 저 가슴이 너무 뛰어서 정신을 못 차리겠어요.”
“아…아니 그건… 알았어, 일단 나갈 테니까 도장에 가있어, 응?”
리아의 말에 유명과 아이샤가 다시 활짝 웃으면서 엄지를 올렸다. 그러다 유명의 자지가 아이샤의 엉덩이사이로 쑥 들어가 버렸다.
“……??!!”
세 명이 다시 굳어버렸다. 다행히 삽입은 안 됐는데 아이샤가 강하게 자극을 받았는지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다리를 파르르 떨었다.
“부장님이나 유명선배 얼굴 보면서 말 못하겠어요. 지금 이대로 제 이야기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하나의 말에 유명은 빨리 보내라고 다급하게 손짓을 했다. 이러다 소리도 못 내고 섹스를 하게 될 판이다. 리아가 일단 손을 뻗어 유명의 자지를 아이샤의 엉덩이에서 다시 빼냈다.
“아니 넌… 평소에 그렇게 시원시원하던 애가 갑자기 왜 이러니?”
천만다행이라면 하나가 가까이 다가오지 않고 멀찍이 화장실입구에서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리아가 유명의 자지를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문지르기 시작했다.
“벌은 나중에 얼마든지 받을게요. 저 지금은 꼭 부장님한테 고백해야겠어요.”
하나는 뒤끝이 없는 만큼 마음먹으면 해야 되는 성격이다. 리아는 어쩔 수 없다는 의미로 유명과 아이샤에게 어깨를 으쓱했다.
“휴… 알았어, 근데 고백은 유명에게 해야지 왜 나한테 하는 거야?”
“왜긴요… 부끄러워서 그러죠, 부장님은 같은 여자면서 어떻게 제 마음을 몰라주세요?”
“음… 몰라주는 게 아니라….”
말투는 전혀 부끄러운 것 같지 않다. 대화가 길어질 것 같은 분위기에 리아의 손이 더 급해졌다. 그러자 참다못한 아이샤까지 거들고 나섰다.
아이샤는 유명의 자지를 다시 자신의 엉덩이사이로 집어넣더니 보지가 아니라 항문 쪽으로 끼워 넣었다. 나름대로 엉덩이 살로 자극을 줄 의도였던 것 같은데 자신의 항문이 클리토리스만큼 민감한 성감대라는 걸 몰랐던 모양이다.
“??!!!!”
유명의 귀두가 엉덩이살집 사이로 들어가 항문에 닿자말자 움찔하더니 몸을 다시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강하게 반응하는 아이샤가 혹시 넘어지지 않을까 염려한유명이 얼른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그런데 그게 아이샤의 자제력을 무너뜨려버렸다.
츄와아아아아아악 쏴아아아아아아아
보지에서 뿜어져 나온 엄청난 양의 애액이 칸막이벽을 강타했다. 오르가슴에 다다른 아이샤는 손으로 입을 막고 미친 듯이 몸을 떨어댔고 유명과 리아는 다시 굳어버렸다.
“어? 무슨 소리예요?”
리아가 울상이 된 표정으로 마지못해 소리쳤다.
“무…무슨 소리긴… 너 때문에 참았던 오줌 싸는 소리잖아!!”
“아… 죄…죄송해요, 근데… 소리가 좀 이상하네요?”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좀 넘쳤어! 그래서 나보고 뭐 어쩌라고? 대신 고백해 달라는 거야?”
버럭 하는 리아의 목소리에 하나가 숨을 훅 들이마시는 것 같았다. 그 사이 리아가 유명의 자지를 아이샤의 엉덩이에서 뽑아냈다.
“예… 전 도저히 유명선배 얼굴 보면서 고백 못하겠어요. 저… 부장님은 말할 것도 없고 그 까만돼지보다 안 예쁘잖아요.”
‘까만돼지’는 당연히 흑인혼혈인 아이샤를 말하는 것이다. 미간이 모으고 입이 떡 벌어지는 걸 보니 화가 난 모양이다.
유명은 어쩔 수 없이 아이샤의 젖가슴을 움켜쥔 채로 억지로 고개를 돌려 키스를 퍼부었다. 그게 가라앉으려던 오르가슴을 다시 끌어올려버렸다.
쮸우우우우우욱 츄와아아아아아아
리아는 소리를 죽이려는 급한 마음에 아이샤의 보지를 손으로 막았는데 오히려 자신의 얼굴로 애액이 뿜어져버렸다.
“어푸… 너…넌 선생님한테 까만돼지가 뭐니? 아이샤언… 선생님이 얼마나 예쁘신 분인데.”
“예? 부장님 어디 안 좋으세요? 이상한 소리도 자꾸 나고…….”
리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잡고 있던 유명의 자지를 아이샤의 보지에 강제로 쑤셔 넣고는 빨딱 일어나 칸막이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너 자꾸 이럴 거야? 볼일 좀 편하게 보자!”
도복바지가 무릎 밑까지 내려간 거는 볼일 보는 여자라면 당연한 모습인데 도복상의까지 풀어 헤쳐서 젖가슴을 드러내고 있는 건 뭔가 이상하다.
“아! 하지만… 부장님 행동이 좀 이상하잖아요? 볼일 보는데 가슴은 왜….”
리아는 남자친구를 위해 후배 앞에서 창피를 무릅쓰기로 결심했다. 한숨을 크게 내쉬더니 도복을 추스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명이가 우리 도장 찾아준 게 너무 흥분돼서 자위하는 중이었어. 이제 내 행동이 이해가 되니?”
하나는 모든 상황이 이해된 듯 끄덕이더니 얼른 리아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부장님!”
이 소리에 맞춰 유명은 아이샤의 입을 틀어막고서 자지를 뿌리까지 박아 넣었다.
푸지지지지지지직 찌거거거거걱
보지 속에 애액이 얼마나 많이 남아있었는지 자지가 들어가는 만큼 그에 맞춰 질척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행히 이 소리는 듣지 못한 모양이다.
“나 곤란하게 만든 책임은 져야지? 가서 나하고 자유대련 좀 하자,우리 요즘뜸했지?”
“예? 부…부장님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부장님… 리아언니… 제발…….”
리아가 얼마나 무서우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유명과 아이샤는 한 몸이 된 상태로 서로 의아한 표정을 주고받았다.
“됐어 따라와, 그렇잖아도 자위 제대로 못 해서 몸이 근질근질하던 참이야.”
도복을 다 추스른 리아가 화장실을 나서며 말하자, 고백 부탁하러 왔다가 맞아죽게 생긴 하나는 간절한 목소리로 매달렸다.
“좀 전에 그 소리 애액 뿜은 거 아녔어요? 갔잖아요, 언니 아니 부장님! 갔는데 뭐가 근질근질해요? 부족하면 제가 해드릴게요. 저 잘해요, 부장님! 부장니이임!!”
리아가 하나를 억지로 데리고 가는지 애원하는 목소리와 함께 다리가 질질 끌리는 소리가 조금씩 멀어졌다. 유명과 아이샤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려고 서로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
유명과 아이샤가 돌아온 것은 하나가 분노에 찬 리아에게 초주검이 된지 꽤 시간이 지난 후였다. 종합격투기부원들은 자신들의 부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여자인지 오늘 새삼 깨달았다.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명과 아이샤는 운동하는 내내 야릇한 웃음과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분위기를 흩뜨려 놓았다. 그걸 가만히 두고 볼 리아가 아니다.
“유명! 앞으로!”
“네? 아… 네에….”
훈련을 멈춘 부원들은 유명이 주춤주춤 앞으로 나서는 걸 보면서 오늘따라 화가 많이 난 부장이 남자친구를 어떻게 다룰지 궁금했다. 특히 존경하는 부장의 남자친구에게 어울리지 않는 온갖 아양과 애교를 떨던 까만돼지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 때문에 더 기대됐다.
유명은 리아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걸 보고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아이샤와 화장실에서 한 섹스가 너무 짜릿했던 것이 독이 되어 돌아오는 모양새다.
“하나, 가서 보호구 가져와.”
“예 부장님!”
유명을 애타게 바라보던 하나는 리아의 명령에 즉각 대답하고 도구실로 뛰어갔다.
“부장님 뭐하려는 겁니까?”
유명의 목소리가 작긴 했으나 제대로 들렸을 텐데 리아는 하나가 보호구를 가져올 때까지 애써 무시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유명에게 입혀.”
하나는 별 대답 없이 가져온 보호구를 입히기 시작했다. 유명 역시 부장인 여자친구의 입장이 있으니 안 하겠다고 버틸 수 없어그냥 순순히 입었다.
보호구는 체육관 바닥에 깔린 특수매트와 비슷한 재질이라 얇고 가볍고 부드러워 움직이는데 불편함이 없었고 오픈핑거글러브는 크기에 비해 매우 가벼웠다.
격구선수들이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투명재질의 헤드기어까지 착용을 마치자 리아가 한 걸음 다가오더니 둘만 들리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명이 너 미워.”
“어? 왜….”
유명이 애원하면 마음이 약해질 게 뻔해 얼른 뒤로 물러난 리아는 부원들을 향해 외쳤다.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다! 다들 돌아가도좋아.”
“……….”
이미 훈련은 뒷전이었던 부원들은 지켜보라는 건지 가라는 건지 몰라 어리둥절해 했다. 이왕 훈련을 끝낼 거면 보호구 입히기 전이나 아예 부르지 말았으면 좋았을 것 아닌가.
자신을 노려보는 리아의 복잡한 눈빛을 보면서 유명은 한숨을 푹 쉬었다. 성욕을 다스리지 못한 자기 잘못이니 누굴 탓하겠는가.
“사정 안 봐줄 거니까 알아서 피하던지 맞던지 해. 대신 도망가면 앞으로 너 안 볼 거야.”
“………….”
표정과 말투는 진지한데 눈빛에서 장난기가 살짝 엿보였다. 유명은 그렇게 느꼈는데 옆에 서있는 하나나 다른 부원들은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고, 맨 뒤에서 지켜보는 아이샤는 큰일이 벌어질까 걱정되는지 사색이 된 얼굴을 두 손으로 붙잡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하나, 규칙 설명해주고 시작신호 해.”
“예에… 상대가 그래플링 경험이 없으므로 입식타격만 허용됩니다. 조르기와 메치기도 안 됩니다.”
아주 어릴 때 태권도장을 다녀본 게 전부인 유명으로서는 아무리 여자친구라도 상대하려니 살짝 겁이 났다. 게다가 부원들부터 시작해서 다른 여학생들이 리아를 어떻게 여기는지 모르는 바 아니라서 보호구가 얼마나 자신을 보호해줄지 걱정부터 앞섰다.
“자…잠깐 리아… 아니 부장님은 왜 헤드기어 안 쓰는 겁니까? 이러면제가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거잖아요?”
유명의 지적은 제법 설득력이 있었으나 도장이 있는 사람들 중 아이샤만 제외하고 아무도 그렇게 여기지 않는 듯 보였다. 하나가 가까이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걱정은 마시고… 제발 잘 피하기나 하세요. 등만 안 보이시면 제가 대충 넘어가드릴게요.”
가까이서 보니 하나가 상당한 미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땀에 전 도복이 바짝 달라붙은 몸매가 자기여자들 못지않게 예쁘고 풍만했고, 여기에 땀으로 더 진해진 풋풋한 향기까지 더해지니 성욕이 다시 꿈틀거렸다. 이런 상황에서 딴 여자에게 흑심을 품는 자신이 너무 한심해 유명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아….”
“준비… 시작!”
하나의 신호에 리아의 무차별 공격이 시작됐다. 준비동작이나 기합 없이 그냥 발차기만으로 남자친구를 자근자근 조지기 시작했다.
퍽 퍼벅 팡 팡팡 퍽투둑 딱 펑 퍽퍽
리아의 움직임이 얼마나 빠른지 유명은 막고 피하고 도망가기 바빠 아프다는 소리조차 지를 틈이 없었다. 그런데 그 정신없는 상황에서 땀에 절어 속이 다 비치는 도복바지 위로 거뭇한 음모와 그 아래 보지가 눈에 들어왔다.
“제발… 아무… 때나… 흥분…하지 좀… 마!!”
유명이 엉큼한 눈길로 자신을 훑어보고 있는 걸 알아차렸는지 리아는 공격하는 사이사이 원망을 섞어 나무랐다.
“아! 미… 미안! 헉! 아!”
그때 달라붙은 도복상의 위로 리아의 풍만한 젖가슴이 출렁이는 게 눈에 들어왔다. 바짝 성이 난 분홍색 젖꼭지와 젖꽃판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너… 또… 어딜… 보는… 거야?!”
엉큼한 시선을 다시 나무라는 리아의 공격은 처음부터 유명의 사정을 봐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시종일관 빠르고 강하고 정확했다.
“응……?!”
리아의 공격이 워낙 구석구석 예리하다보니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중인데 엉큼한 생각을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어?”
바로 곁에서 심판 역할을 하고 있는 하나를 비롯해 지켜보던 부원들까지 갑자기 빨라진 유명의 움직임에 눈이 커다래졌다.
“유명아?”
리아가 공격을 멈추고 놀란 표정으로 유명을 불렀다. 풀어헤쳐진 도복상의 사이로 드러난 여자친구의 땀으로 흠뻑 젖은 자태가 미치도록 섹시했다.
“으…응? 왜? 나 뭐 잘못했어?”
자신의 엉큼한 마음을 부원들이 알아차렸나싶어 유명은 얼른 주변을 둘러봤다. 그런데 여자들의 시선이 뭔가 이상했다.
“유명선배… 괜찮아요?”
리아가 별 말을 못하고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고만있어 마지못해 하나가 나서서 물었다. 유명은 뭘 물어보는지 몰라 대충 대답했다.
“어… 괜찮아… 계속할 수 있어.”
마지막 대답에 부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리아가 한걸음 다가오더니 하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명아… 내 공격 제대로 피해봐. 막지 말고 내 움직임을 유심히 보고 반응해, 할 수 있겠지?”
“어… 알았어.”
다시 뒤로 물러선 리아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유명을 향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제 분위기는 발정 난 남자친구를 혼내는 것에서 진짜 겨루는것으로 변했다.
“갈게, 잘 피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리아는 살짝옆으로 빠지더니 전광석화 같은 나래차기가 들어왔다.
“??!!”
도장에 있던 그 누구보다 놀란 사람이 유명 자신이다. 아주 가벼운 발걸음만으로 리아의 발차기를 간발의차로 피한 것이다.
(다음 55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