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화 〉(51화) 8. 준비
(제 51 화)
8. 준비
“유명아~”
세아는 주변에 다른 교사와 학생들이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명을 보자 폴짝 뛰어가 안겼다. 유명 역시 세아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들어올렸다.
“엄마~~”
둘은 식당건물 앞에서 오랜만에 만난 연인처럼 뜨거운 키스를 주고받았다. 둘 다 주변의 시선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
“오늘 점심시간은 진짜 나하고만보낼 거야?”
한껏 기대에 부푼 세아는 여전히 유명의 목에 매달린 채 눈동자를 반짝였다. 유명은 말랑말랑한 세아의 엉덩이를 떡 주무르듯 만지면서 씽긋 웃었다.
“그렇다니까~ 유리랑 리아 다 버리고 왔어.”
“신난다~~”
세아는 진짜 소녀처럼 발을 구르고 좋아했다. 그때 한 여교사가 쓰윽 나타나더니 둘을 번갈아 흘겨봤다.
“세아선생님 전에 저한테 뭐라고 하셨죠?”
“아… 쟤가 뭐라고 했는데요?”
세아가 시치미를 떼자 동료교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따지듯이 다시 물었다.
“아들이라더니 지금 둘의 행동은 누가 보더라도 연인사이잖아요?”
“우리 연인사이 맞는데요?”
유명의 말에 동료교사는 물론 세아까지 놀란 표정으로 쳐다봤다. 아주 잠깐 침묵이 지난 뒤 동료교사는 어색한 미소만 남기고 슬그머니 식당으로 들어가 버렸다.
“얜 그런 말을 불쑥 하면 어떻게 하니? 준비해둔 대답 있었단 말야….”
세아가 유명의 손을 잡고 식당으로 들어가며 지나가는 식으로 가볍게 나무랐다. 유명은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이잖아?”
천진난만하게 웃는 걸 보고 있으려니 걱정하는 자신이 오히려 바보 같다는생각이 들었다. 세아는 유명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사실이야 후후후~”
교직원식당인줄 알았는데 친구들과 이용하는 식당과 장소만 다를 뿐 규모와 구조는 물론이고 식단까지 똑 같았다. 특식코너로 안내하는 세아에게 물었다.
“우리들 식당이랑 똑 같네?”
“응. 여기가 제2식당이잖아, 너희들이 주로 가는 곳은 제1식당이고. 교내식당은 아무데나 가까운 곳에 가서 먹으면 돼.”
친구들 따라 다니느라 신경안 썼던 사실이다. 교직원들은 당연히 더 좋은 시설에서 더 비싼 식사를 할 거라는 지레짐작이었다. 제2식당이 본관이나 교수동건물과 가까운 곳에 있어 이용자 대부분이 교직원들이라는 게 유일한 차이였다.
둘은 음식을 받아들고 창가에 자리 잡았다. 세아가 오가는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느라 둘만의 대화는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나 이뤄졌다.
“우리 엄마 인기 많은데?”
“여자한테 인기 많으면 뭐하니? 게다가 교사들끼리는 점심시간 아니면 만나기 쉽지 않아서 밥 먹을때정신이 좀 없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아는 또 다른 여교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결국 식사가 끝나고 식당을나오고 나서야 둘만의 시간이 주어졌다.
“어디가야 방해를 안 받을까?”
유명이 말한 방해가 지금 멀리 손을 흔들고 지나가는 동료교사들을 말하는 게 아님을 세아는 잘 알고 있었다.
“그냥 내 연구실로 갈까? 거기 전망도 좋고….”
세아는 연구실에서 옷을 입은 채 섹스하고 싶다는 자신만의 망상을 차마 털어놓지 못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눈치 챘는지 유명이 먼저 손을 꼭 잡고 앞서가기 시작했다.
“나도 거기서 하고 싶었어.”
유명의 말에 세아는 순식간에 달아올라버렸다. 키를 맞추려고 킬 힐을 신어서 그런 것이지만 가슴이 너무 뛰어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
입구에 서있던 보안요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은 세아가 교수동건물에 들어서자 유명에게 물었다.
“참 마야랑 린은 학교에 언제 배치된대?”
“관할 지구대에 가서 신고하고 업무배정부터 먼저 받아야 한다던데?”
유명의 대답을 들으며 세아가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서려는데 건물 어딘가에서 안내방송이 나왔다.
[공습경보를 발령합니다. 공습경보를 발령합니다. 교내에 계신 모든 시민들께서는 가까운 대피소로 신속히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이 경보는 실제상황이 아닌 비정기 훈련입니다. 공습경보를 발령합니다. 공습경보를….]
이어 같은 내용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세아가 휴대폰을 꺼내는 걸 보고 유명은 바지주머니에서 자신의 폰을 꺼냈다. 경보방송과 똑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화면에 반짝였다. 세아는 유명의 손을 잡고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반대쪽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갑작스런 상황인데 현역군생활을 거쳐 지역예비군훈련까지 마친 유명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세아 역시 익숙한 일인지 대피소로 예상되는 곳으로 묵묵히 걸어갔다.
“유명이 너 기억 잃었다더니 어떻게 당황하지 않니?”
계단을 이용해 지하로 향하던 세아가 유명을 슬쩍 보더니 살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전에 바구스가 해준 말도 있고 엄마가 곁에 있는데 걱정할 게 없잖아?”
머리 하나는 더 큰 아들이 자신을 믿고 의지한다는 게 이렇게 감동을 줄줄 몰랐다. 세아는 잠깐 멈춰서더니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 위에서 다급하게 내려오는 발소리들 때문에 키스는 그리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지하 2층까지 내려가자 한쪽 벽 전체에 미닫이문들이 쭉 늘어서있었다.
“여기가 대피소야?”
유명이 왜 이런 의문을 가지는지 잘 알고 있는 세아는 방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짧게 대답했다.
“타보면 알아.”
가까이 다가가자 미닫이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내부는 2~3명이 겨우 들어갈 넓이의 엘리베이터로 보였다. 둘이 안으로 들어서자 문이 자동으로 닫히더니 입구 쪽 화면에 두 사람의 사진과간단한 신상명세가 표시됐다.
[교수 세아, 5학년 유명의 이동큐브 탑승이 확인되었습니다. 대피소로 이동합니다.]
짧은 안내방송과 함께 아주 미세한흔들림이 있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이동큐브’가 뭔지 모를 텐데 이 모든 낯선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유명의 모습이 세아는 신기했다.
“너 진짜 나 믿고 이렇게 침착한 거야?”
오히려 세아가 더 긴장한 표정이다 유명은 한 없이 부드럽고 작은 손을 꼭 쥐고 씽긋 웃었다.
“당연하지. 기억이랑 상식이 엉망 된 내가 이런 상황에서 엄마가 없다면 어떻게 멀쩡할 수 있겠어? 게다가 실제상황이 아니라며?”
다른 누구도 아닌 세아가 옆에 있어 의지가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유명의 속마음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있었다.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문이 열리면 소독 절차가 이어집니다.]
안내방송이 끝나고문이 열리자 또 다른 큐브가 나타났다. 세아를 따라 들어서자 다시 안내방송이 나왔다.
[소독을 실시합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눈을 감으셔도 됩니다.]
푸슈우우우우우우 슈화아아아아아아악
하얀연기가 순식간에 큐브 안을 채우더니 잠시 후 다시 순식간에 사라졌다.
[소독이 완료되었습니다. 세아님과 유명님께서는 대피소로 들어가셔서 생존물자 현황부터 파악하시길 권고합니다.]
문이 열리자 널찍한호텔방이 나타났다. 대피소라기에 지하창고 같은 시설일 거라고 기대한 유명의 짐작이 바로 무너졌다. 창문이 없는 걸 보면 지하에 위치한 것 같았다. 대신 한쪽 벽전체가 디스플레이로 멋진 자연풍경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그 벽을마주보고 있는 침대는 두 사람이 마음껏 뒹굴 수 있는 넉넉한 사이즈였고 소파는 없지만 티 테이블과 편안한 의자가 두 개 놓여있었는데 바닥전체에 청회색 카펫이 깔려있어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침대 주변을 더 살펴보려던 유명의 손을 이끌어 안쪽의 별실로 향하면서 세아가 당부했다.
“유명아 너도 다음에 해야 할 경우가 있을 테니까 엄마가 하는 거 잘 봐둬.”
“어 알았어.”
별실은 유명이 기대했던 대피소처럼 벽 사방에 각종물품들이 꽉 들어차있었고 용도를 짐작하기 힘든 기계들이 보였다. 세아가 입구 옆에 있는 태블릿을 뽑아들더니 왼쪽부터 살피기 시작했다.
일일이 셀 필요 없이 태블릿을 앞에다 갖다 대는 것만으로 품목과 수량이 자동으로 확인되었다. 그 많은 양의 생존물자를 파악하는데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생존물자 현황이 모두 확인되었습니다. 훈련시간이 앞으로 1시간 30분 남았습니다. 세아님과 유명님께서는 훈련이 종료될 때까지 대피소에서 대기할 의무가 있습니다.]
안내방송이 끝나자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 아이콘이 홀로그램으로 나타났다. 세아는 손을 휘저어 홀로그램을 꺼버렸다.
“자 다 끝났다. 여긴통화가 안 되니까 거기 침대에 있는 태블릿으로 친구들도 대피 잘 했는지 확인해봐.”
세아의 권유에 유명은 얼른 침대에 몸을 던졌다. 베개 쪽에 있는 무드 등 옆에 태블릿이 있었다. GUI가 워낙 직관적이고 간편해 다른 대피소에 있는 사람을 검색하는 건 쉬웠다.
“리아는 유리랑 같이 대피했네. 이거 누르면 연결된다는데?”
유명은 세아가 대답하기 전에 연결을 눌렀다. 그러자 벽면 디스플레이에 팝업창이 켜지더니 반대쪽의승인을 기다린다는 메시지가 깜빡였다.
“오빠! 엄마!”
“유명아! 엄마~”
화면에 유리와 리아의 모습이 나타나더니 나란히 서서 활짝 웃었다. 세아도 유명 옆에 앉아서 손을 흔들었다.
“둘이 잘 들어갔네? 별일 없지?”
“엄마는 우리가 무슨 애야? 큐브에 타기만 하면 되는 일이잖아.”
유리의 새침한 반응을 보고 있으니 안심이 됐다. 유명은 이 상황이 너무 재미있고 신기했다.
“와~ 우리 훈련 끝날 때까지 꼼짝없이 갇혀있는 거야?”
“바보야! 오빠는 엄마랑 같이 있어서 좋겠지만 우린 여자들끼리 있어야 하잖아!”
유리의 지적에 옆에서 대놓고 실망스런 표정을 짓는 리아의 반응이 귀엽고 재미있어 웃음이 터졌다. 세아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아~ 이 대피소 고장 났나? 왜이렇게 덥지?”
세아는 딸 들이 보는 앞에서 단추를 끌러 셔츠를 벗어버렸다. 브래지어를 안 하고 있으니 맨 젖가슴이 바로 드러났다.
“꺄악! 엄마 미워!”
유리가 아니라 리아가 얼굴을 감싸 쥐고 침대로 엎어졌다. 그 과장된 반응에 유리가 어쩔 줄 몰라 했다.
“아, 힐 신고 뛰어 왔더니 발이 너무 아프다. 유명아 좀 주물러줄래?”
팔을 뒤로 뻗어 침대에 기댄 세아는 유명에게 한쪽 발을 내밀었다. 치마가 워낙 초미니라 팬티스타킹차림의 엉덩이와 사타구니가 그대로 드러났다.
“아 진짜! 도저히 못 봐주겠네. 좋은 시간 되세요, 이상한 아줌마~”
장난의 대상이 되기 싫은지 유리는 오빠에게 손 키스를 날린 뒤 화면을 꺼버렸다. 장난을 받아주려고 발을 매만지던 유명은 아쉬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재미있어 지려는데 꺼버리네.”
“풋! 아쉬워?”
세아는 다른 쪽 발로유명의 가슴을 쓰다듬으면서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웃었다. 손을 사타구니 쪽으로쓰윽 옮기던 유명이 엉큼한 미소로 물었다.
“근데 대피소에서 이래도 돼?”
“이래도가 뭔데? 장난? 아니면… 섹스?”
‘발정’이란 단어가 퍼뜩 떠올랐으나 세아는 애써 무시한 뒤 가슴을 쓰다듬던 발을 조금씩 밑으로 내렸다.
“당연히 섹스지, 해도 괜찮은 거야?”
“섹스가 시민의 의무인거 몰라? 언제 어느 곳에서든 시민은 섹스에 충실해야 해.”
이런 공공장소를 사적인 용도로 이용해도 되는지 물은 것에 대한 대답으로 적절한가를 떠나서 세아의 요염한 미소와 도발적인 행동은 유명의 의문과 걱정을 가볍게 무력화시켰다.
“근데… 엄마가 일부러 공습경보 울린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왤까?”
무릎과 그 뒤의 오금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유명의 사타구니를 두 발로 문지르면서 세아가 대답했다.
“맞아. 내가 정부에다 압력 넣어서 이 상황을 만든 거야, 엄마 능력 좋지?”
“다른 능력도 좋은지 궁금한데?”
유명은 교복상의를 벗어던졌다. 매끈하고 탄탄한 맨 가슴이 드러나자 세아가 탄성을 흘렸다.
“하아… 멋져…!”
세아는 교복하의 위로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한 유명의 자지를 엄지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자극해나갔다.
“후으음… 발로 문지르는 거 색다른 자극이다. 금방 발기되는데?”
유명의 솔직한 감상에 세아는 말려 올라간 치마를 끌러 벗어던지더니 가까이 다가왔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발로 보내줄게. 지금은 나 미칠 거 같아….”
“지금 보내주면 안 될까? 발로 문지르는 거 기분 좋단 말야.”
자신을 애타게 하려는 걸 알지만 세아는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큐브를 타기 전부터 치솟던 흥분이 이젠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러있었다.
“미안… 나… 발정 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너한테 박히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아….”
세아는 매달리듯 안기더니 뜨거운 숨을 연거푸 토했다. 유명의 손은 이미 팬티스타킹 속에 들어가 엉덩이를 터뜨려버릴 듯이 주물러대고 있었다.
“발정이란 말… 지금 엄마한테 너무 잘 어울리는 거 알아?”
딸들을 놀리려고 했던 말이 이렇게 되돌아 올 줄 세아라고 예상을 했을까, 유명의 말을 인정하는게 거부하는 것보다 몇 백배는 더 흥분된다.
“으응… 나… 발정 난 이상한 아줌마야….”
“그래서 더 좋아….”
학교 지하 깊숙한 어느 곳에 있는 대피소에서 유명과 세아는 뜨거운 키스를 시작으로 서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다음 52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