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49화) 7. 도약
(제 49 화)
6명의 미녀와 함께 한 식탁에서 웃고 떠들면서 식사하는 기분은 어떨까, 그 여자들이 자신을 중심으로 이어진 인연이고 심지어 모두 자기여자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푸짐하게 차려진 맛있는 음식과 먹는 모습마저 예쁜 여자들과 함께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하는 식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즐겁다.
‘아… 행복하다.’
유명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이 넘치는 행복이 자신의 썰렁한 농담에 까무러치듯이 웃어주는 자기여자들 덕분이란 건 고민할필요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자신의 눈치를 살피며 유혹의 미소를 던지는 린과의 야릇한 신경전마저 재미있게 여겨졌고 여기에 아이샤까지 함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일 만나서 사과해야지….’
불안감이 들었던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쉽게 휘둘린다고 함부로 대했던 행동이 자기여자들을 보자 죄책감으로 발현된 것이었다. 홀로그램으로 재차 확인했다시피 아이샤는 자기여자들에 못지않은 매력의 소유자였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옆에 앉은 마야가 입에 음식을 넣어주며 다정하게 물었다. 이렇게 사랑스런 여자들을 어떻게 함부로 대한단 말인가.
“그냥….”
“유명이 너… 많이 먹는다고 그러려는 거지?”
다른 쪽 옆에 앉은 리아가 먹던 걸 멈추고 눈을 흘겼다. 이런 여자들을 괴롭힐 때 어떤 쾌감을 느낄 수 있을지 궁금하지만 아직 그런 자극까지 필요하지 않다.
앙금을 말끔하게 털어낸 유명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맞은편에 앉아있는 세아를 보고 장난스레 말했다.
“아냐~ 여기서 적게 먹는 작은엄마가 이상한 거잖아?”
“너희들이 돼지인 거지!”
먹던 걸 멈추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세아를 보고 옆에 앉은 혜리가 새침하게 말했다.
“누가 돼지우리에 있으래?”
“혜리 너!”
“와하하하하하하~~”
다들 즐겁게 웃었다. 유명은 너무 크게 웃느라 입속에 있던 음식까지 튀어나왔다.
“악 더러워! 다 튀었잖아!”
얼마 튀지 않았는데 그걸 놓치지 않고 유리가 걸고넘어졌다. 누군가 자신을 이렇게 신경 써주고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살아갈 이유가 된다.
“유리 너 오빠한테 자꾸 까불면 혼난다고 했지? 오늘 잠자기 싫어?”
“메롱~ 어차피 오늘은 마야언니랑 린언니하고 잘 거잖아?”
유리의 말에 린이 먹던 음식을 뿜었다.
“푸룹 아니… 나도 자유의지라는 게 있는데….”
린의 항변에 모두의 시선이 유명에게 쏠렸다. 여자 앞에만 서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던 그 모태솔로이자 아싸인남자는 이제 없다.
“자유의지는 꺾어야 제 맛이지!”
“꺄하하하하하~~~”
유명의 엉큼한 대응에 얼굴이 새빨개진 린은 단짝인 마야의 품으로 얼른 숨어버렸다. 그 귀여운반응에 식탁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렇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즐거운 저녁식사는 유명만이 아니라 다른 식구들 역시 처음이거나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모두들 이 행복이 오랫동안 이어지길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
“하… 정말 오랜만에 배 터지도록 먹었다~”
린이 욕실 천장의 은은한 조명을 바라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욕조에 둥둥 떠 있는 단짝의 젖가슴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던 마야가 장난스레 말했다.
“새삼스럽게 뭐라는 거니? 너 매일 배 터지도록 먹잖아?”
“이게 홈그라운드라고 막 덤비네? 사격은 밀리지만 격투는 내가 더 잘하거든? 발가벗은 김에 함 해볼래?”
린이 벌떡 일어나자 마야는 얼른 유명의 품에 안기더니 아양을 떨었다.
“유명아 쟤 좀 내쫓으면 안 돼? 나 정말 무서워….”
“푸흐흐흐흐~”
유명이 바보 같이 웃으면서 엉큼한 눈길로 바라보자 린은 물속으로 얼른 들어갔다.
“마야 너 진짜… 나중에 두고 봐!”
얼굴이 새빨개진 린은 진짜 화가 난 것처럼 마야를 노려봤다. 두 미녀가 알몸으로 다투는 모습은 돈을 주고 구경하기 힘든 광경이 아닐까.
“린순경님 평소에도 이렇게 지내요?”
“그게 비슷하긴 해요… 근데 언제까지 린순경님이라고 부를 거예요?”
“린순경님도 나한테 계속 높임말 쓰잖아요?”
“……….”
린이 쑥스러운지 코까지 물속으로 담그고 얼굴을 붉히자 마야가 슬쩍 거들었다.
“린 쟤가 은근히예의발라서 그래. 나더러 만날 촌년이라 싸가지 없다고 그런다?”
“야!”
다시 일어나려던 린은 젖가슴이 유명의 팔에 닿는 바람에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알몸으로 한 욕조에 들어와 놓고 이렇게 부끄러워하다니, 유명은 팔을 뻗어 두 여자를 슬그머니 끌어안았다.
“아~ 우리나라 최고미녀경찰을 양쪽에 끼고 목욕할 수 있는 남자는 나밖에 없겠지?”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말인데 그게 여자의 마음을 흔든다. 마야는 린의 손을 이끌어 유명의 넓은 가슴 위에 얹고 말했다.
“우리가 최고미녀인진 모르겠지만 미녀경찰인 건 맞지?”
마야의 말에 린이 수줍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유명씨가 최고미녀라면 그런 거 아냐?”
“바로 그거지! 하하하~”
유명이 자신의 젖은 머리 위에 키스해주자 린은 용기를 내서 말했다.
“유명씨 그 키스… 머리가 아니라 입술에 해주면 안 될까?”
“린이 하면 되잖… 읍!”
린이 기다렸다는 듯 키스를 해왔다. 겉은 차갑고 속은 따뜻한 느낌이 싱그럽게 다가왔다. 혀를 쓸 엄두를 못내는걸 보면 키스 역시 처음이 분명했다.
“린, 유명이 침 나한테 전해줘….”
마야의 요구에 린보다 유명이 더 놀랐다. 역시 누나들이라 그런지 같은 쓰리썸인데 시작부터 다르다.
“마야….”
뽀뽀에 가까운 키스여서 전해줄 침이 없을 텐데 린은 유명의 입에서 떨어지자 곧바로 마야와 키스했다. 오히려 여자끼리 키스가 더 깊고 진했다.
두 미녀가 진하게 키스하는 모습을 코앞에서 보게 될 줄 몰랐던 유명은 큰 성적자극을 받았다. 한 명은 연인이고 다른 한 명은 자신과 첫 경험을 하게 될 대상이라 더 자극적이었다.
“유리랑 리아는 전에 자주 어울렸다던데 둘은 어때?”
다 알면서 묻는 것일 테니 대답하기가 부끄럽다. 린이 눈길을 피하는 걸 보고 마야가 입속에 가득한 침을 키스로 넘겨주면서 대답했다.
“우리도 자주 어울렸어. 저번에 알몸으로 화장실청소하는 벌 받은 거 휴게실에서 자위하다 걸려서 그런 거잖아.”
“크크 맞아 그랬었지? 그럼 오늘 다 같이 어울려도 괜찮은 거야? 린?”
린은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지 고개를 못 들고 조용히 말했다.
“나…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
“그 처음을 여기 마야랑 함께 해도 괜찮겠냐는 거야.”
유명이 재차 묻자 마야가 린의 어깨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내가 비켜줄까?”
“……….”
린이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첫 경험을 유명과 둘이서 맞이하고 싶은데 혼자서 그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빨리 결정 안 하면 다 불러올 거야.”
유명이 으름장을 놓자 당황한 린은 단짝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냈다. 마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단호하게 말했다.
“왜 날 봐? 너 이 정도 결정 못하는 여자 아니잖아?”
마야의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표정이 달라진 린이 유명을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
“나 유명이랑 둘이서만 있고 싶어.”
“좋아, 아프다고 난리쳐도 모른 척 할 거다?”
마야가 벌떡 일어나며 하는 말에 린의 얼굴이 사색이 됐다.
*****
“어? 너 왜 벌써 나와?”
마야가 수건으로 머리를 꾹꾹 누르며 욕실에서 나오는 걸 보고 세아가 의아해했다.
“린이 유명이랑 둘이서만 있고 싶다고 해서 먼저 나왔어.”
“그럼 처음부터 혼자 들어가지 넌 왜 데리고 들어간 거래?”
세아가 알몸으로 속이 다 비치는 이브닝가운차림만 걸치고 있는 이유를 알아본 마야는 위로의 키스를 해준 뒤 알몸인 그대로 거실로 가 소파에 앉았다. 유리가 하품을 쩌억 하더니 옆에 앉은 마야의 허벅지에 머리를 대고 누웠다.
“흐아아암~~ 마야언니 오늘부터 우리랑 같이 사는 거야?”
“아니, 매일 올 수는 있는데 공식적으로는 학교에 있는 직원기숙사에서 지내야해.”
리아 역시 하품을 하더니 똑같이 마야의 허벅지에 머리를 대더니 유리를 끌어안았다.
“하아암~ 이제 다 같이 지내는 줄 알았는데.”
“얘들이… 올라가서 자야지!”
혜리가 두 딸의 엉덩이를 팡팡 치면서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키나 몸매는 알몸인 마야와 다를 바 없이 성숙한데 눈을 비비고 투정부리는 모습은 영락없이 소녀들이다.
“내일 아침에 봐~”
“안녕 잘 자~”
유리와 리아는 마야와 세아에게 키스한 뒤 터덜터덜 2층으로 올라갔다. 반쯤 잠에 취한 딸들이 혹시 넘어질까 걱정되는지 혜리가 뒤를 따라갔다.
“마야, 좀 있다 욕실에 들어가면 나 쫓아내지 않겠지?”
딸들이 2층으로 올라가자 세아가 얼른 마야 곁에 착 붙어 앉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렇게 솔직한 아줌마는 처음이라 마야는 저절로 웃음이 터졌다.
“풉! 엄마 진짜 너무 솔직한 거 아냐? 푸흐흐흐흐~~”
“얘는! 여기서 나만 독수공방하게 생겼는데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리게 생겼어?”
말을 해놓고 보니 오늘 딸들에게 했던 농담이 퍼뜩 떠올랐다. 자신이야말로 진짜 발정 난 여자가 아닌가. 세아의 표정이 굳어지는 걸 보고 마야가 놀라 물었다.
“어? 갑자기 왜 심각해? 내가 웃어서 그래? 미안 난 그냥….”
“아…아니 너 때문이 아니라… 내가 저지른 잘못을 진심으로 깨달았을 때 나타나는 반성의 표정이니까 걱정하지마.”
“풉! 푸하하하하하~~”
마야는 옆으로 넘어지며 웃음을 터뜨렸다. 풍성하고 뽀얀 엉덩이 사이로 드러난 도톰하고 깨끗한 보지를 보고 세아가 씽긋 웃었다.
“후후 딸 낳고 혼자되면 이렇게 돼, 마야 넌 안 그럴 거 같지?”
“아하하하~ 유명이 아기 임신하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그런 말이 통하겠어? 와하하하하~~”
그때 2층에서 내려오던 혜리가 얼른 뛰어오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다급하게 물었다.
“마야가 유명이 아기 임신했다고? 벌써? 그게 가능한 일이야? 병원에 가봤어?”
“………….”
웃으며 뒤로 넘어가던 마야까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혜리는 자신이 잘못 들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 난 그저… 엄마로서 기쁜 소식이라….”
“기쁜 게 아니고 선수 뺏겨서 화 난 거였잖아?”
“얘는 날 뭐로 보고!”
예리한 지적에 당황한 혜리가 세아를 가벼게 툭 밀쳤다.
“꺄악!”
세아는 마야의 엉덩이에 머리를 부딪치고 거실바닥에 나뒹굴었다. 이렇게 맥없이 날아갈 줄 몰랐던 혜리가 깜짝 놀라 부축하려는데 욕실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꺄아아아아아!!! 사…살려줘어어!!! 나 죽어어!! 아…아파!! 너…너무 아파아!! 마야아아!!!!”
린의 비명소리에 잠깐 멈칫한 마야, 혜리, 세아는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린! 어디 가?! 도망가면 어떡해?? 리이인!!”
유명의 목소리가 들리자 세 여자는 눈길을 주고받았다. 다음에 이어질 장면은 린이 알몸으로 사타구니에 피를 줄줄 흘리며 뛰어 나오는 것이 분명했다.
“엄마야아아아~~!!”
철퍼덕!
예상치 못한 소리에 마야, 혜리, 세아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둘러 욕실로 뛰어갔다.
“리이이이인!!!”
(다음 50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