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7화 〉(46화) 7. 도약 (47/130)



〈 47화 〉(46화) 7. 도약

(제 46 화)

2층에 있는 아들과 딸의 방을 청소하고 내려오던 혜리는 현관에 서있는 마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머, 마야씨?!”


“안녕하셨어요?”

활짝 웃으며 인사하는 마야의 얼굴이 오늘따라 더 밝고 예뻐 보였다. 반갑게 맞이하려는데 뒤에 누군가 긴장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현관으로 들어서는 게 보였다.


“누구…?”

“여긴  친구이자 단짝동료인 린이에요. 린 인사드려, 유명씨 어머님 혜리씨야.”

소개를 받자 린은 예의바르게 90도로 인사했다. 마야와 달리 동양계 느낌이 많이 나서그런지 더 친근하게 여겨졌다.

“안녕하세요, 린이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단짝동료라면 혹시 마야씨랑 같이 우리 유명이 발견하신 순경님?”


“예 맞아요, 그때 같이 있었어요.”

혜리는 린의 손을 덥석 잡고 활짝 웃었다. 사랑하는 아들을 무사히 돌봐준 것만으로 감사인사를 했어야  상대라 더 반가웠다.

“어머나~ 잘 오셨어요, 어서 들어와요 어서~”

마야는 자기 집처럼 익숙한 동작으로 친구 린을 거실로 이끌었고 혜리는 얼른 주방으로 가서다과를 준비해 가져왔다.

“와…  혼자  땐 이런 거 안 주더니.”

린은 살짝 놀랐다. 마야가 이정도로 격의 없이 지내는  몰랐기 때문이다. 혜리 반응에 린은 또 놀란다.

“네가 손님이니?”

“헤헤헤~”

혜리에게 안기듯이 기대고 응석을 부리는 친구의 모습에 린은 다시 놀랐다. 평소에는 자신이 마야에게 응석을 부리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마야 너 완전 이 집 식구처럼 군다? 설마 2층에  방도 있는 거 아냐?”


“유명이 방이 내방이잖아? 나 유명이 애인이야, 몰랐어?”


“하하하하~”


마야의 귀여운 대응에 다들 즐겁게 웃었다. 혜리가 린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인사가 늦었어요. 마야는우리아들을 채가서 미워 죽겠지만 린순경님은 따로 인사드려야 했는데 미안해요.”

“어…….”


아들을 진지하게 만나고 싶어 왔다고 말하려던 린은 혜리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이럴  친구가 도와줘야하는 법이다. 마야가 과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언제는 나더러 집으로 들어오라더니 유명이 채가서 밉다구? 얘도 유명이 여자 되고 싶어서 따라 온 건데?”


“어머머그래?”

어젯밤 뜨거웠던 시간이 없었다면 질투가 났을지 모를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들의 여자가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혜리는 기쁘고 행복했다.


“마야 말대로… 저도 유명씨를…….”


미모와 몸매가 마야만큼 훌륭한 여자라면 엄마로서 거부할 이유가 없다. 혜리는 린의 말을 끊고 두 손을 꼭 쥐고서 딸에게 하듯이 말했다.

“유명이 놓고 둘이 싸우면  돼, 알았지?”


“예? 아… 예에….”

당황하는 린의 반응에 다시 즐겁게 웃었다. 좋은 분위기에서 민소매셔츠와 핫팬츠인 린의옷차림을 놓고 한참 수다를 떨다 혜리가 마야에게 물었다.


“근데 지금 근무시간 아냐? 오늘 쉬는 날이었어?”

“우리 둘이 유명이 다니는 동서울중학교 보안요원으로 발령받았어.”

“진짜? 와~와~ 너무 잘됐다!!”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는 혜리의 모습에 지금까지와 다른 생활을 하게 된다는 실감이 제대로 들었다. 린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자주 놀러 와도 되죠?”

“자주 놀러 오다니 왜?”


혜리가 갑자기 굳어진 표정으로 되묻자 린은 가슴이 철렁했다.

“예? 저…저기….”


마야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뒤로 넘어가는 걸 보고 장난이었음을 알아차렸다. 혜리가 친엄마와 같은 다정한 미소로 허벅지를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아직 유명이 마음을 모르니까 한 식구라고는 안 할게. 대신 여긴 마야 집이니까 린도 자기 집이라고 편하게 생각해 알았지?”


이렇게까지 환영받을 줄 몰랐던 린은 눈물이  것만 같았다. 그런데 옆에서 생글거리고 여봐란 듯이 건방 떠는 마야 때문에 장난기가 돌았다.

“엄마, 마야 쟤 쫓아내고 내가 딸 하면 안 돼?”

*****




삐이이익!!


“오늘은 여기까지! 모두 수고했어~~!!”


수석코치의 외침에 격구팀선수들은 한숨을 돌리고 활짝 웃었다.

“코치님, 고맙습니다!”
“다들 수고했어~”
“모두 사랑해요~!”
“고맙습니다!!”
“모두들 고생했어~~”

선후배  것 없이 친근하게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이인상적이었다. 몇몇 친한 선수들끼리 키스와 애무까지 진하게 주고받는 것을 보면서 유명은 다시 한 번 격구를 할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수고했어, 유명아~”

다정한 미소와 함께 음료수통을 내미는 아이샤를보고 유명은 속으로 놀랐다. 여자들 살 냄새와 출렁출렁한 살덩이 속을 뛰어다니는데 정신이 팔려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던 것이다.


“아, 고맙습니다.”


“해보니까 어때? 할만 해?”


음료수통을 단번에 비운 유명은씨익 웃었다.  환한 미소에 아이샤는 심장이  흔들렸다.

“할만 했어요, 구기종목이 확실히 재밌네요.”


“그치? 재밌다니까!”


유리가 팔짱을 끼더니 젖가슴을 사정없이 비비며 오빠에게 매달렸다. 유명은 아이샤를 자극할 심산으로 여동생의 엉덩이를 터지도록 움켜쥐고 키스를 퍼부었다.


“우리 유리 멋져! 완전 반했어~!”

“진짜? 헤헤 나 잘하지?”


이렇게 응석 부릴 때는 영락없는 15살 소녀다. 혜리 다음가는 성적매력 덩어리 아이샤가 옆에 있어 그런지 오늘따라 더 소녀처럼 보였다.

“잘하는 정도가 아니던데? 프로팀 지명 받은 뒤 오빠 모른 척 하면 안 된다?”


“우히히히~~”

그렇게 받고싶던 오빠의 칭찬에 유리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남매가 열정적인 키스를 주고받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아이샤는  이상 본심을 숨기는 게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는 좋고 싫은  숨김없이 말하는 16살 남자다. 자신의 입장이나 감정을 이해해주는 상대를 원했으면 애초에 이 어린 남자를 좋아하면 안 되는 거였다.

“유명아  우리체육관 가서 씻을 거지?”


이런 것까지 챙기는 이유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이 흑인혼혈미녀를 어떻게  생각을 품으면 안 된다. 다행히 지금의 유명은 바로 알아들었다.

“아 제 교복이 거기 있죠? 유리야 난 체육관 가서 옷 챙겨 입고 갈게.”


“그래? 그럼 어제처럼 엄마연구실로 올 거야?”

“그래 거기서 보자.”


벅찬 기쁨에 빠져있느라 아이샤의 의도를 눈치 채지 못한 유리는 오빠가 엉덩이를 팡팡 쳐주자 천진난만하게 활짝 웃었다.

*****


4교시가 끝나고 시간이 좀 지난 때문인지 실내체육관 1층 로비에 학생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고 샤워와 탈의를 하는 준비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종합격투기부와 같이 실내체육관에 위치한 운동동아리들은 대부분 2층 이상에 자리하고 있어 1층은 일반체육시간 외에 사용하는 학생이 거의 없는 것이다. 덕분에 샤워실을 유명 혼자 독차지하고 있었다.


“어~ 시원하다아~~”


이 세계에 와서 섹스를 제외하면 이정도로 몸을 사용한 적이 없어 유달리 시원했다. 유명은 매끈한  위로 툭툭 튀어나온 자신의 근육을 만족스럽게 쓰다듬었다.


차박


뒤에서 축축한 발자국소리가 들렸다. 다른 학생일 수 있으나 이 시각에 샤워실을 이용할 사람이 누구겠는가, 유명은 일부러 못 들은 척 콧노래를 불렀다.

“그거 무슨 노래야?”

“어? 아이샤…선생님?!”


움찔 놀라며 돌아보는 유명의 연기가  그럴싸했다. 아이샤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지 미소와 함께 조심스럽게 한 걸음 다가왔다.

“나 이러는 거 부담 돼?”

부담  리 없다. 더구나 아이샤의 알몸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촉촉해진 갈색의 피부는 매끈한 것을 넘어 거의 반짝거리고 있었다.


“다 같이 쓰는 샤워실인데 부담될 리가요. 근데 저랑 샤워 같이 하려고 들어오신  아니죠?”

“글쎄…….”

큰 마음먹고 들어왔는데 이렇게 훅 들어오면 이쪽이 더 당황된다. 아이샤는 유명의 마음을 사로잡을  있을지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다.


“아이샤선생님 그렇게 안 봤는데 보기보다 솔직하지 못하시네요?”


“……….”


거품을  행군 유명의 몸은 저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로 눈이 부셨다. 체육교사라는 직업상 체력, 체격, 체형과 같이 몸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운 편인데 유명의 몸은 자신의 취향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나이에 걸맞은 적당한 근육에 군살 하나 없는 완벽한 남자의 몸을 눈앞에 두고 성욕을 느끼지 않을 여자는 없다. 아이샤는 자신의 감정 이상으로 상대를 원하고 있음을 인정할수밖에 없었다.


“계속 그렇게 쳐다보고만 있을 건가요?”


유명의 의미심장한 말에 아이샤는 결심을 굳혔다. 제자 앞에 알몸을 들이댔으면 최소한 솔직하게 고백은 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 아닌가.

“미안… 내가 좀 바보같이 행동했지?”


그러더니 선뜻 다가왔다. 발걸음이나 표정에 이제 망설임이 없었다. 그게 폭발적으로 풍만한 몸매와 어울려 유명의 성욕을 자극했다.


“왜 망설이신 건데요?”

역시 상대를 봐주는 법이 없다. 진짜 16살인지 의심될 정도로 여자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여지없이 자극한다. 아이샤는 이 남자에게 벗어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느꼈다.


“거절 당할까봐…, 나 흑인혼혈이라 취향을 많이 타잖아?”


유명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예전에 살던 세상과 달리 마음 가는대로 직설적으로말하면 다 통하니 어찌 아니 기쁠까. 이어진 감상 역시 생각 그대로 털어놓았다.

“흑인혼혈이라 더 섹시한데요?”


샤워물줄기가 갈색의 몸을 적시자  유혹적으로 보였다. 특히 도톰한 붉은 입술과  사이로 살짝 엿보이는 새하얀 앞니가 작고 갸름한 얼굴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아이샤가 다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면서 물었다.

“나 받아 줄 수 있어?”


“받아준다는 게 무슨 의미인데요? 섹스만 하는 사이를 말하는 건가요?”

이런 반응이 나올 줄 몰랐다면 거짓말이다. 사실  정도 관계만으로 만족할 생각이었는데 왜 이렇게 실망이 되는 걸까, 아이샤는 자신이 욕심을 부리는 중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섹스만 하는 사이라도 상관없어, 대신  함부로 대하지만 말아줘.”

“함부로 대한다는 건 또 무슨 의미인데요? 저 진짜 몰라서 물어보는 거예요.”


알몸으로 샤워물줄기를 맞으면서  대화는 아닐지 모르나 상대가 한참 어린 제자이니 대답해줄 의무가 있었다.

“상대의 취향을 무시한 변태적 행위를 강요한다거나… 공개적으로 날 소유물처럼 취급한다던지… 일부러 상처 주는 행동을 일삼는… 등의 행동들 말이야.”

별다른 게 있을 줄 알았는데 충분히 예상했던 이유들이다. 어차피 아이샤 정도의 여자를 그런 식으로 막 대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유명은 일부러 화가 난 것처럼 따졌다.

“제가 자기여자를 그런 식으로 대할 쓰레기로 보이세요?”


“……….”


16살치고 지나치게 복잡한 눈빛이 마음에 걸리지만 아이샤는 유명의 말을 진심이라고 믿고 싶었다.

“전 지금 당장 섹스하고 싶어요. 그래서 서로 마음에 들면 더 깊게 사귈 생각 있어요. 선생님은 어쩌고 싶으신데요?”


먹고 맛없으면 버리겠다는 의미가 있는 말인데 상대는 그런 결과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이샤가 한결 편해진표정으로 씽긋 웃었다.

“내가 여자가 아니라 교사로서 널 바라봤나봐 사과할게. 나도 너랑 섹스하고 싶어, 넌 보고 있는 것만으로 흥분돼….”


“진작 그렇게 말씀하셨어야죠. 보세요, 바로 반응이 오잖아요?”

둘의 시선이 동시에 아래로 쏠렸다. 거대한 그 녀석은 언제 그렇게 힘을 냈는지 최대한으로 발기해있었다. 아이샤는 탄성과 함께 유명의 목에 팔을 두르고 키스를 퍼부었다.




(다음 47화에 계속)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