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화 〉(43화) 7. 도약
(제 43 화)
“순경 마야입니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지구대장실로 불려간 마야는 긴장된 표정으로 경례했다. 젖가슴과 엉덩이를 출렁이고 차렷 자세를 취하는 부하를 지구대장은 날카로운 눈길로 훑었다.
“음… 여전히 끝내주는 몸매야, 아주 마음에 들어~”
내용처럼 격의 없는 말투였으나 마야는 여전히 긴장을 풀지 못하고 대답했다.
“칭찬 감사합니다, 대장님!”
“아아 편하게 쉬어.”
자리에서 일어나 환하게 웃어주는 지구대장의 다정한 명령에 마야는 긴장을 풀고 열중쉬어 자세로 바꿨다.
“절 부르신 이유는…….”
마야의 질문이 끊긴 이유는 가까이 다가온 지구대장이 자신의 엉덩이를 대뜸 주무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음… 확실히 처녀 때와 느낌이 다른데? 좀 더 말랑말랑해진 건가? 응?”
“……….”
모르는 사실을 물어보니 대답할 수 없다. 팔려나가기 전에 품질검사를 받는 동물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살짝 의구심이 생겼다. 하지만 지구대장은 상관이기 이전에 자신과 린을 누구보다 아끼고 예뻐해 주는 언니나엄마 같은 존재라 불쾌하진 않았다.
“가슴도 예전보다 더 가벼워지고 커진 거 맞지? 응?”
“그…그런 거 같아요….”
단짝인 린이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어 솔직하게 대답했으나 이런 걸 왜 묻는지 궁금했다. 지구대장이 다시 엉덩이를 쓰다듬더니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여자는 사랑을 해야 예뻐진다는 말은 진리야, 그치?”
평소 외모에 자신이 있는 편이라 지구대장의 말이 별로 와 닿지 않았다. 그렇다고 칭찬에 무덤덤할 수 없어 마야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런…가요?”
“응. 마야 너 원래 예뻤지만 연인이 생기더니 요즘은 통합우주군들만 사용한다는 그 개인 안드로이드처럼 성적매력이 아주 흘러넘쳐.”
비유가 좀 거슬리지만 상관이 해주는 칭찬이니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 마야는 활짝웃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대장님.”
“그래그래, 연인이 전에 납치됐다가 발견된 그 중학생 맞지?”
이제야 자신을 부른 이유가 나오는 모양이다. 마야는 신중하게 대답했다.
“예, 맞습니다. 제가 담당경관이었어요.”
“그런데 중학생 연인을 위해 굳이 전출신청까지 한 이유는 뭐야?”
지구대장은 동생이나 딸처럼 예뻐하는 부하를 알몸으로 화장실청소를 시킬 정도로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이지만 일에 관한한 확실한 여자다. 그런 상관이 부하의 사적인 결정을 이렇게 따지는 건 뭔가 중요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마야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제 자신보다 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 아직 며칠 안 됐잖아? 그런데 너 자신보다 더 사랑한단 말인가?”
“예, 대장님!”
마야의 망설임 없는 대답과 단호한 표정을 확인한 지구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런 각오라면 일을 맡겨도 되겠군. 마야순경?”
“예, 대장님!”
지구대장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더니 책상에 놓인 태블릿을 조작해 서류 한 장을 홀로그램으로 띄웠다.
“자네와린순경을 내일부로 동서울중학교 보안담당으로 전출한다는 명령서다.”
“예?”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마야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총 3년의 의무복무기간 중 1년은 무조건 경찰서 영내에서 단체기숙사생활을 해야 하는데 아직 한 달 가까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왜? 가기 싫어?”
지구대장은 평소처럼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씽긋 웃었다. 마야는 뭐라 할지 몰라 얼버무렸다.
“아…아뇨… 가고 싶어요, 근데….”
“근데 뭐? 사랑하는 그이 곁에가게 돼서 기쁘지만 단짝인 린순경은 왜 함께 전출시키는지 궁금하다는 건가?”
“어…….”
궁금한 점을 정확하게 짚어버리니 오히려 당황된다. 뭔가 말려드는 기분이 들었으나 그렇다고 따져 물을 단계는 아닌 것 같아 마야는 상관의 눈치만 살폈다.
당연한 반응이라고 여기는지 지구대장은 몇 장의 자료를 벽면의 대형 스크린에 따로 띄운 뒤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까지 서울 내에서 발생한 납치 및 실종사건 중에 자네 그이와 같은 경우는 처음이야. 그런데 몇몇 사건과 유사한 점이 발견 됐어.”
“혹시 범인이 세 명이라는 사실 말인가요?”
마야의 지적에 지구대장은 대견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거야, 하지만 그 외에 다른 단서가 없어. 프로파일러뿐만 아니라 인공지능도 찾아내지 못했지.”
“그럼… 저와 린순경이 유명씨 주위에 있으면서 사건을 수사하라는 명령인가요?”
지구대장은 화면을 끄고 다시 마야에게 다가오더니 넌지시 물었다.
“순경에게 수사를 맡기는 경우가 있나?”
“예? 아… 그…그러네요….”
수사관이 되려면 순경이 된지 1년이 지나 상관의 추천을 받아 승진시험을 통과한 후 담당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단짝인 린이 가려는 길이라 마야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자네와 린순경은 그저 동서울중학교 가서 보안요원으로 경비나 잘 서면 돼.”
“예에…….”
실망하는 마야의 귀여운 반응에 지구대장은 다시 엉덩이를 쓰다듬더니 넌지시 말했다.
“뭐… 경비 서다 우연히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을 나한테 보고하는 것 정도야 문제 될 게 있겠어? 그치?”
“……??!!”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마야는 허리를 곧추세웠다. 덕분에 터질 듯이 풍만한 젖가슴과 엉덩이가 음란하게 출렁였다. 지구대장은 그 탐스러운 살덩이를 손가락으로꾹 누르면서 다시 말했다.
“그러다 아주 우연히 사건을 해결하게 되면 내가 추천장을 잘 써주게 될지 모르고 말이야…. 어때? 저 전출명령서를 지금 승인할까하는데 린순경이 거부하면 어쩌지?”
“아뇨, 절대 그럴 리 없어요! 제가 린순경을 반드시 설득하겠습니다! 맡겨주세요, 대장님!”
팡! 팡!
지구대장은 마야의 양쪽 엉덩이를 아주 찰지게 때려준 후 기분 좋게 웃었다.
“하하하 그래야지! 당장 가서짐 싸!”
“사랑해요~ 대장뉨~~!!”
마야는 머리 하나는 작은 지구대장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들어 올려 키스를 퍼부었다.
“어머! 얘! 얘! 어흡!”
지구대장실을 나온 마야는 이 기쁜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할지 몰라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린이 기다리고 있는 구내식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하늘로 날아갈 것처럼 가벼웠다.
*****
사전에 고지된 고정 메뉴를 제공하는 급식이지만 특식만큼 맛있었다. 거기에 먹고 싶은 대로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뷔페식이라 부담 없는 게 장점이었다.
은하까지 함께 즐겁게 점심식사를 마친 친구들은 모두 다 같이 공원에 자리 잡았다. 유명은 어제처럼 쓰리썸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곧 운동하러 가야할 유리와 리아를 생각해 일부러 참았다.
유명은 여동생의 허벅지에 머리를 기댄 뒤 여자친구의 허벅지에 다리를 올리고 누워서 배를 두들겼다.
“어~ 배부르다~~”
바구스는 유명과 반대로 은하의 허벅지에 머리를 기대고 바니아의 허벅지에 다리를 올리고 누워서 배를 두들겼다.
“어~ 배부르다~~”
꼭 닮은 둘의 행동에 다들 즐겁게 웃었다. 가을하늘 아래 친구들끼리 즐기는 여유는 각별한 맛이 있었다. 그때 뭔가 생각이 난 바니아가 천진난만한 미소로 말했다.
“우리 오빠, 어저께 은하언니네 집에서 자고왔어요!”
“와아아~~”
친구들이 성원과 박수를 보내자 바구스와 은하의 얼굴이 홍당무가 됐다. 유명이 친구를 툭 차면서 물었다.
“어이 친구, 소감 좀 말해봐?”
“무…무슨 그런 사생활을 궁금해 하고 그래? 그치 은하야?”
그런데 은하의 표정이 뭔가 미묘했다. 리아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다그쳤다.
“어서 말해봐 은하야, 어땠어? 응?”
“아파서죽는 줄알았어, 그딴 걸 왜 그렇게 하고 싶어 했는지 몰라!”
한껏 얼굴을 찌푸린 은하의 솔직한 고백에 누구보다 크게 웃은 건 유리였다. 똑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꺄아하하하하하하~~~!!!”
말과 달리 고통을 준 대상이 싫지 않은지 은하는 남자친구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고 있었다. 바구스 역시 여자친구의 아랫배에 얼굴을 부비면서 엉덩이를 다독였다.
“첫 경험이 그렇게 아픈데 다음부터는 어떻게 괜찮아지는 거죠?”
바니아의 귀여운 질문에 모두들 뭐라 대답해줘야 할지 잠깐 망설였다. 겨우 웃음을 가라앉힌 유리가 후배를 위해 나섰다.
“좀 참고 견디면 차차 적응 돼, 나 같은 경우엔 그랬어.”
“그래? 너 며칠 안 됐잖아?”
은하의 지적에 유리는 살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첫 경험 한 날이 겨우 이틀 전이다. 리아와 유명까지 놀라는 표정이었다.
“오늘이 화요일이니까… 진짜 며칠 안 됐네?”
유명은 다른 이유로 놀라는 중이다. 목요일 밤만 혼자 병원에서 보낸 후 지금까지 매일 밤마다 다른 여자와 보냈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 명씩이었네…, 그럼 오늘은…?’
가장 먼저 떠오른 여자는 당연히 세아다. 일부러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면 어젯밤 혜리와 함께 했을지 모른다. 두 엄마와 함께 섹스하는망상을 하려는데 은하가 리아에게 물었다.
“리아 너도 유명이랑 몇 년 만에 다시 섹스한 거잖아, 어땠어? 오르가슴 느꼈어?”
“응? 아… 그…글쎄….”
삽입 당하자마자 느껴버렸다는 걸 리아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유리 역시 첫 경험을 한 다음날 바로 이 자리에서 오르가슴을 느꼈다는 사실에 얼굴이 화끈거려 말이 안 나왔다.
“두 사람 표정 보니까 처음만 아프고 다음엔 괜찮은가본데? 박스, 우리 오늘도 해볼까?”
은하가 자신의 아랫배에 얼굴을 부비고있는 남자친구의 얼굴을 두 손으로 돌려서 묻자 바구스가 쑥스러워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나야 뭐… 조…좋지?”
“좋아, 오늘은 내가 너희 집으로 갈게. 참 우리엄마 소개시켜줘? 가슴이랑 엉덩이가 나보다 커서 더섹시한데….”
바구스가 아니라 유명의 숨이 턱 막혔다. 남자친구와 섹스하러 가면서 엄마를 데리고 가겠다니, 그런데 이어진 대화가 더 가관이다.
“너희 엄마 간호사라며? 너처럼 2차 성징 안 했지?”
“그래서 만나보지도 않고 싫다는 거야? 나하고 똑 같이 생겼는데 더 섹시하다니까? 우리엄마 좀 구재해줘, 얼마나 굶주렸는지 만날 나 못 살게 군단 말야.”
“글쎄… 나 아직 우리엄마랑 여기 바니하고도 안 했는데….”
“나하고 매일 밤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고 싶지 않아? 응?”
연인끼리 나눌 수 있을만한 대화 같지만 그 사이에 엄마가 끼어있는 게 우습다. 심각하게 고민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유명은 여동생과 여자친구를 번갈아 바라봤다.
유리와 리아가 사랑이 가득한 눈길로 자신에게 웃어주는 모습에 뭔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둘과 함께 마야와 혜리까지 자기여자가 무려 넷이나 되고, 한 명 한 명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여자들이다.
‘그래… 욕심 부릴 필요 없어.’
유명은 여동생과 여자친구의 향긋한 살 냄새를 한껏 들이키면서 따뜻한 정오의 햇살을 만끽했다.
(다음 44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