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6화) 2. 신세계
(제 6 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잘 정비된 거리와 보는 것만으로 즐거운 여자들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풍경이 차창 밖으로 계속 펼쳐졌다.
하지만 결코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고등학생시절이 기억나버린 유명은 가슴이 답답해져 그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16살이 중학교 5학년이고 5년제 과정이라면 12살에 입학하게 된다. 6-3-3의 학제인 현실의 기준으로 보면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셈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키가 작고 덩치도 고만고만했던 유명은 일진들과 선배들의 먹잇감이 되었다. 눈치껏 피해 다니는 건 한계가 있어서 장난을 빙자한 폭력과 삥까지 심심찮게 뜯겼다.
자의 반 타의 반 아싸가 되어 공부만 하면서 지냈고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혼자 즐길 수 있는 것들에서만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 삥을 뜯겨 돈이 없으면 그마저도 즐기지 못했다.
중학생 때까지는 운동을 좋아해서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고 놀았던 것을 보면 성격 탓은 아니었다. 순진하고 착해 빠져서 따돌림과 폭력 앞에 주눅이 들었던 것뿐이다. 세상에 왕따나 아싸의 인생을 타고나는 사람은 없다.
‘다시 그럴 순 없지….’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 가 보상 받는 상황은 아니지만 다시 주어진 기회인 것은 틀림없다. 외모만 바뀌었을 뿐이라 근거 없는 자신감일지 모르나 똑 같은 실수만 저지르지 않아도 성공은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유명은 옆에 앉아있는 여동생을 바라봤다. 세일러교복 위로 드러나는 몸매가 그 예쁜 얼굴만큼 매력적이다. 문득 학교에 다시 다니는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했던 자신이 우습게 여겨졌다.
‘이런 애랑 같이 다니는 학교라면….’
엉덩이 밑살이 살짝 보일 정도로 짧은 테니스치마 아래에서 니 삭스까지 쭉 뻗은 여동생의 맨 허벅지가 너무 탐스러워 눈을 뗄 수가 없다.
심호흡으로 차 안에 가득한 두 여자의 향긋한 살 냄새를 실컷 들이마시자 가슴은 어느새 새털처럼 가벼워졌다. 마치 그 기분을 북돋아주는 것처럼 차창 밖으로 멋진대학캠퍼스 같은 전경이 펼쳐졌다.
“와~ 멋지다~~!!”
유명의 감탄은 <동서울중학교>라는 교명이 새겨져있는 학교정문 앞에 차가 멈춰 설 때까지 이어졌다.
[목적지인 동서울중학교 앞에 도착했습니다. 하차하셔도 안전합니다. 문이 열립니다.]
자기가 앉은 쪽 차문만 자동으로 열리자, 유리는 엄마에게는 연인처럼 입을 맞추더니 오빠는 힐끗 째려보기만 하고 내렸다. 그때 뽀얗고 탐스런 엉덩이와 그 사이로 잔뜩 먹혀 들어간 새하얀 팬티를 유명은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다녀올게요~”
“그래, 저녁식사 시간 전에는 돌아와.”
혜리의 말에 유리는 손짓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학교 안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도저히 15살로 보이지 않은 여동생의 탄력 넘치는 육감적인 뒤태에 유명의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무슨 15살짜리가…….’
유명은 16살에 불과한 자신의 몸이 20대 모델보다 더 탄탄하고 멋있어진 것은 생각 못하고 여동생의 성적매력에만 혀를 내두르는 중이다.
[새로운 목적지를 정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이전 목적지인 우리 집으로 출발할까요?]
혜리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아들과 눈을 맞추더니 씽긋 웃었다. 엄마의 환한 미소에 유명은 여동생의 아찔한 뒤태를 바로 잊어버렸다.
“유명아, 우리 데이트 갈까?”
“데이트요? 어디루요?”
비록 엄마라고 할지라도 혜리 정도 되는미녀와의 데이트는 언제든 환영이다. 유명의 반문에 혜리는 발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디든, 가보고 싶은데 없어?”
“글쎄요, 제 기억이 이 모양이라….”
연애든 데이트든 해본 사람이 잘 아는 법이라 마땅히 떠오르는 곳이 없어 대충 둘러댄 것인데, 혜리는 이런 것마저 기억 못하는 아들이 너무 안쓰러워 가슴이 저려왔다.
“아…, 그래… 그렇지…….”
“아, 그…그럼… 폰! 폰 사러 갈까? 아닌가? 집에 가면 있나?”
예쁜 여자가 자신 때문에 실망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처음 본 유명이 당황한나머지 생각나는 대로 둘러댄 말에 다행히 혜리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그래, 그러자. 너 실종되면서 폰도 같이 없어졌어. 경찰에서 추적했는데 찾을 수 없다고 그러더라.”
“아, 그래? 그럼 새로 사주는 거야?”
누군가가 사주는 걸 받아본지 오래됐다. 그 누군가가 혜리라서 괜히 더 기분이 좋아진 유명이 활짝 웃자 혜리 역시 해맑게 웃으며 좋아했다.
“우리 아들 폰인데 당연히 엄마가 사줘야지! 새 목적지 정할게, 우리 동네 상점가로 가줘.”
[목적지가 새로 정해졌습니다. 도착예상시간은 5분입니다. 출발하겠습니다.]
두 모자를 태운 차는 다시 조용히 출발하여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
유명과 혜리가 도착한 동네 상점가는 거리 전체가 하나의 매장처럼 구성되어 있어 현실에서 보던 초대형 쇼핑몰 같았다. 곳곳에 휴식공간과 놀이시설까지 잘 마련되어 있어 그런지 평일인데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
빠르면 반나절 만에 문 앞까지 배송되는 세상에 살던 유명으로서는 미래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판매원과 직접 상담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런 게 오히려 신선하고 반갑게 여겨졌다.
“난 이 모델이 마음에 드는데?”
유명은 소녀처럼 작고 귀엽게 생긴 직원이 적극 추천해준휴대폰이 마음에 들었다. 유리가 차고 있던 스포츠 팔찌 같은 모델이 최신유행이었지만 그런 걸로는 몰래 뭔가를 할 수 없다.
“그래? 난 이쪽이 더 나은 거 같은데? 그건 투명하지 않고 너무 크잖아? 홀로그램이 있는데 굳이 그렇게 큰 화면이 필요해?”
역시 엄마들은 시대와 상관없이 실용적이거나 상대비교로 평가하는가보다. 직원이 재치 있게 끼어들어 혜리를 설득했다.
“남자 분들은 이런 걸 더 선호해요. 여자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걸할 때나 비밀스런 뭔가를 비밀스런 대상과 주고받기에 이렇게 보안성이 높은 모델이 좋거든요.”
평범한 엄마였다면 오히려 꺼려했을 이유일 텐데 혜리는 고개까지 끄덕이더니 바로 넘어가버렸다. 종이처럼 여러 번 접을 수 있으니 크기는 애초에 문제가 아니었다.
“그 생각을 못했네…. 미안해, 아들.”
“어머, 아들이라구요? 전 두 분이 연인인 줄 알았어요! 어머나, 너무 잘 어울리신다. 어쩜 아드님이 이렇게 멋지죠? 저 번호 찍어드려도 되나요?”
폰XX는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유명은 씨익 웃었다. 얼굴까지 붉히며 좋아하는 혜리의 미소를 보니 직원의 공략은 대성공이다.
그런데 실제로 두 모자의 모습은 연인으로 보였다. 16살 유명은 인상은 아주 앳되지만 키와 덩치가 성인과 별 차이 없고, 엄마인 혜리는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 정도로 젊어 보이기 때문이다.
물건을 사고 파는 방식이나 계산하는 방법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신 경찰인 마야에게 했던 것처럼 결제 때 꼭 지문을 찍고 음성으로 승인하는 절차가 뒤따랐다.
“고마워, 엄마.”
돈의 가치를 모르니 새로 갖게 된 휴대폰이 얼마나 비싼지 모른다. 그러나 한창 판매 중인 최상위모델을 선뜻 사주기란 쉬운 일이 아닐 텐데 혜리는 대견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제는 감사할 줄도 아네? 우리 아들 진짜 다 컸는걸.”
칭찬을 해주니 싫지는 않은데, 39살이 아닌 16살 진짜 유명에게 하는 칭찬이라 조금 어색했다. 그러나 이 청순하고 섹시한 여자를 웃게 만들 수 있다면 자신의 어색함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엄마가 아니라 애인이면 좋겠다.’
유명은 디지털기기라면 사족을 못 쓴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것이라면 브랜드에 상관없이 일단 만져봐야 직성이 풀린다. 흔히 말하는 얼리어답터였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카페에 앉아 새로 장만한 휴대폰을 꺼내는 순간 유명은 이 신기하기 짝이 없는 미래기술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후후, 그런 거 시큰둥해하더니 이제는 좋아하는 표정인데?”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이리저리 만져보는 아들이 신선하고 재미있어 혜리는 저절로 웃음이 났다. 어릴 때 모습이 엿보여 더 반가웠다. 그때 웨이트리스가 다가오더니 상냥하게 물었다.
“주문하시겠어요?”
웨이트리스가 가까이 다가오자 탁자 가운데에 자동으로 3D 홀로그램 메뉴판이 나타났다. 바리스타가 직접 만드는 것이냐 아니면 완제품이냐의 차이와 재료, 생산지표시 등 각 메뉴별로 관련정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 외에는 일반적인 메뉴판과 큰 차이 없었다.
“전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시럽 적당히 넣어서 주세요.”
유명은 처음 보는 이상한 메뉴 말고 딱 눈에 들어오는 걸 시켰다. 혜리도 같은 것을 주문하더니 탁자 위에 지문을 찍고 음성으로 승인했다.
“예,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갖다드릴게요.”
웨이트리스가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자, 유명은 그제야 지금 자리한 노천카페가 셀프서비스가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
‘알바 복장도 엄청나네….’
유명은 앞모습을 미처 못 본 것이 안타까웠다. 유리의 교복치마와 비슷하게 초미니 주름치마 아래로 엉덩이밑살이 슬쩍 보였기 때문이다.
골반 뒤쪽의 엉덩이 보조개까지 보일 정도로 치마자체가위아래로 엄청 짧았다. 위에는 민소매탱크톱만 입고 있으니 앞에서 제대로 봤다면 젖꼭지 굴곡도 보였을지 모른다.
“새 휴대폰 마음에 들어?”
혜리의 목소리에 유명은 빛의 속도로 고개를 돌렸다. 엄마 앞에서 다른 여자 엉덩이와 다리를 훔쳐보다 걸린 상황이라 일부러 휴대폰에 더 집중하는 척하며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응, 좋아. 근데 의외로 자동화가 안 되어 있네? 사람이 일일이 와서 주문 받고 갖다 주고 그러잖아?”
“난 뭐가 이상한지 잘 모르겠는데?”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꽤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이 계속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명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런 카페는 손님이 단말기로 주문하고 직접 가져가게 하면 바리스타 한두 명이서 운영할 수 있잖아? 직원을 고용하면 서비스나 만족도는 좋아지겠지만 인건비 때문에 가격은 비싸지는 거 아냐?”
“글쎄… 이런 가게들은 다 이럴 걸? 모든 분야가 다 자동화되는게 좋은 건 아니잖아?”
혜리의 반문에 유명은 바로대답하지 못했다. 이곳이 자신이 살던 세상의 연장선에 있는 미래라는 확신이 없으니 따지는 게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어… 나도 왜 이런 게 궁금한지 잘 모르겠는데…, 이런 상점가에 사람이 많은 것도 잘 이해가 안 되거든? 그냥 집에서 주문하고 시켜먹고 그러는 게 더 편하지 않아?”
의도를 이해하기 힘든 질문인데 불구하고 혜리는 아들을 위해 그 예쁜 미간을 살짝 찌푸리면서 조금 고민하더니 더 진지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음… 언제부터였는지 나도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데, 아주 예전부터 서비스업이나 공익사업 같은 데에는 사람을 고용하는 게 의무였을 거야. 그리구 이런 상점가에 나와서 직접 물건을 사고 그러는 게 더 재미있지 않아?”
지나친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부족은 현실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었기에 의무적으로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는 정책은 이해되는 면이 컸다. 그러나 이곳이 미래라면 으레 보여야하는 것이 있다.
“엄마, 로봇은 없어?”
“있어, 많아. 근데 우리 눈에는 안 보이는 분야나 장소에서 일해.”
“아니, 우리 인간이랑 똑같이 생긴 로봇 말이야. 유리도 나보고 안드로이드 아니냐고 했잖아?”
“아… 그거…….”
혜리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얼굴을 붉혔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다 큰 아들을 둔 여자가 부끄러워할 만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그게……, 섹스파트너를 대신할 가능성이 있는 안드로이드의 개발과 생산은 군사용을 제외하고 일체 금지되어 있어.”
“뭐? 이해가 안 되는데…, 안드로이드로 섹스파트너를 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그걸 왜 금지하는 거야? 모든 사람이 연인이나 파트너가 있는 게 아니잖아?”
평소 성매매와 포르노 그리고 리얼 돌에 대해 금지하고 터부시하던 사회분위기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유명으로서는 미래에서조차 그런 상황이라는 사실에 더 화가 난 것이다.
그런데 혜리는 아들의 반응이 이해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꼭 잡아주면서 조곤조곤 말했다.
“유명아, 아주오래전부터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여자아이가 더 많이 태어나. 그래서 남녀성비 차이가 굉장히 심해졌어. 너도 병원이랑 여기 오면서 주변에 여자들이 더 많은 거 봤지?”
“……??!!”
유명은 머리를 뭔가로 크게 얻어맞은 것처럼순간적으로 멍했다. 병원이야 간호사 때문에 원래 여성비율이 높은 분야라 그러려니 했는데, 지금까지 오면서 거리나 상점가 심지어 카페에 이르기까지 남자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렸다.
“주문하신 아이스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그때 걸을 때마다 새하얀 팬티가 슬쩍슬쩍 보이고 꽤 풍만한 젖가슴을 음란하게 출렁이는 웨이트리스가 커피를 쟁반에 올려서 가져왔다.
“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유명과 혜리 앞에 유리잔을 놓은 뒤 웨이트리스는 활짝 웃으며 다시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돌아갔다. 탐스런 엉덩이밑살에 유명의 시선이 저절로 돌아갔다.
‘우와……!!’
잠시 엉큼한 생각에 빠졌다가 퍼뜩 돌아온 유명은 의문이 하나 생겼다. 현실에 비해 과학기술이 얼마나 발달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여자아이가 많이 태어나는 걸 해결하지 못한단 말인가.
“여자아이가 더 많이 태어난다면 인공수정 같은 걸로 조절하면 되잖아? 왜 뜬금없이 안드로이드를 금지시키는 거야?”
“인공수정 역시 같은시기부터 불가능해졌대.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불가능하다는 게 지배적이래.”
혜리의 대답에 유명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여자아이가 많이 태어나면 남녀성비가 차이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럼 도대체 얼마나 차이가 나기에 섹스파트너로 사용될 것을 염려해 안드로이드를 금지시킨단 말인가.
“어? 어어??!”
새로 산 휴대폰으로 관련 내용을 검색하던 유명은 마시던 커피를 뿜을 뻔했다. 현재 전 세계 평균 남녀성비 차이가 무려 3:7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10명 중에 남자가 3명 여자가 7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성비차이도 놀랍지만, 그 다음 이어진 검색결과에 유명은 입이 떡 벌어졌다.
“왜 그래 유명아? 뭐 놀라운 기사라도 있어?”
“어…엄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을 제대로 못하는 아들의 모습에 또 이상한 증상이 나타났나싶어 혜리는 가슴이 철렁했다. 얼른 일어나 유명의 어깨를 감싸주면서 손을 꼭 잡고 달래듯이 말했다.
“괜찮아, 유명아. 엄마가 곁에 있어. 뭘 보고 그렇게 놀라는 거니? 응?”
혜리의 거대한 젖가슴이 팔꿈치에 꾸욱 눌러지자 유명은 가슴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그윽한 과일향기까지 콧속으로 훅 밀려드는 바람에 이성을 끈을 놓을 뻔했다.
“이…이거 진짜야?”
유명이 내민 휴대폰화면에 떠있는 정보를 확인한 혜리는 잠깐 숨을 고르더니 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수줍은 듯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으…응….”
유명의 휴대폰화면에는 ‘134년 전부터 허용된 근친상간의 효과로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여러 통계자료와 함께 올라와 있었다.
‘맙소사…….’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엄마라 여기려고 그렇게 애를 쓰고 여동생이라서 훔쳐보는 것조차 조심했는데, 그게 다 필요 없는 수고였다니.
한쪽 무릎을 꿇고서 자신의 어깨를 감싸 안고 있는 혜리의 숨결이 바로 코앞에서 느껴졌다. 유명은 숨결마저 섹시한 이 엄마라는 여자를 보고 극심한 성욕을 느꼈다.
(다음 7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