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화 〉(4화) 1.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제 4 화)
야간이라 주변이 어두워진 침대에 홀로 누운 유명은 조금 전에 돌아간 엄마 혜리와 여동생 유리의 모습을 떠올렸다.
‘진짜 그 두 여자랑 같이 살게 된단 말이지?’
몸은 피를 나눈 사이일지 모르지만 의식은 완전히 남남인지라 초절정미녀들과 함께 생활한다고 생각하니 엉큼한 상상만 떠오른다.
‘예쁜 여자들은 역시 냄새도 좋아….’
친모녀사이 아니랄까봐 똑같은 과일향기를 풍겼다. 그 그윽하고 달콤한 냄새가 코끝에서 다시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그러자 슬그머니 다른 여자가 떠올랐다.
‘마야씨는 꽃향기였지?’
첫 키스의 두근거리던 순간이 다시 생각나 가슴이 요동쳤다. 혜리와 유리도 더 없이 예쁘지만 직접 입술을 맞추었던 마야에 비하면 아직 그림의 떡인 존재들일 뿐이다.
숨결마저 매력적이었던 마야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떠오르자 유명은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다. 손이 자동으로 바지춤 속으로 들어갔다.
“어?!”
처음엔 남다른 묵직함에 사타구니에 뭔가 다른 게 들어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손에 만져지는 건 분명 자신의 성기였다.
‘어휴, 그새 까먹냐…. 정신 차려라, 아직 1일차다.’
유명은 자책하는 것으로 각오를 다졌다. 그의 생각대로 이제 1일차, 시간으로 반나절 조금 넘게 지났을 뿐이다.
유명은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는 기분으로 바지춤을내려 자신의 물건을 살폈다. 이세계로 떨어진 주인공은 보통 SSR급 무기나 능력을 갖고 시작하는 법이다.
“우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에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서양인처럼 더 이상 커지지 않고 단단해지기만 하더라도 남부끄럽지 않을 우람한 크기라 뿌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유명씨?”
“으아! 깜짝이야!!”
갑자기 여자목소리가 들려 유명은 기절하는 줄 알았다. 황급히 바지춤을 추스르고 보니목소리의 주인공이 마야였다. 그녀는 커튼을 살짝 열고서 얼굴만 쏙 들이밀고 있었다.
“놀라게 해서 죄송해요. 인기척을 내고 왔는데, 아무 반응이 없어서….”
꼭 자위하다 엄마한테 걸린 기분이다. 하지만 마야의 얼굴을 보니 다른 감정보다 성욕이 훅 피어올랐다. 첫 키스와 함께 하려던 행위가 뭐였는지 기억났기 때문이다.
“아… 네에…, 괜찮아요. 들어오세요.”
들어오고 나가는 게 별 의미가 없는 장소지만 그래도 커튼이 둘러쳐져진 독립된 공간이라 둘만 있는 기분이 들었다.
“거기… 문제라도 있어요?”
바지춤을 내려 살피던 행동을 봤나보다. 유명은 너무 창피해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런데 마야가 먼저 언급했다는 사실에 성욕이 창피함을 눌러버렸다.
“기억이 엉망진창이라 그런지 이 게… 꼭 남의 것 같이 느껴져서요. 너무 커서 깜짝 놀랐거든요.”
“크…크다구요…? 얼마나 크기에 그런 기분이 들었을…까요?”
섹스 직전까지 갔던 사이라 먹힐 거라는 막연한 기대에 한 말을 마야가 바로 받아주니 유명의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 이럴 때 사람은 무모해지기 마련이다.
전신타이즈 보다야얌전한 편이지만 레깅스처럼 몸에 착 달라붙는 청바지와 검은색 민소매탱크톱 위에 흰색 블라우스차림으로 더 두드러진 마야의 성적매력이 그 무모함을 부추겼다.
“좀 확인해주실래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유명이 직접 바지를 내리지 않고 일어나 무릎을 꿇고 앉는 것에 마야가 별 망설임 없이 앞으로살며시다가왔다.
“그럼……, 실례할게요….”
무모한 시도가 먹혀들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유명은 너무 기쁘고 흥분되어서 머리가 어질어질할 지경이었다.
‘마…맙소사, 이게… 이게 되다니?!’
유명의 환자복바지를 조심스럽게 벗기던 마야는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흘렸다.
“세…세상에……!!”
업소녀 앞에서조차 주눅 들어야했던 콤플렉스를 이런 식으로 날려버리게 될 줄이야. 키만 작은 게 아니라 성기까지 볼품없었던 본래의 몸을 떠올리며 유명은 속으로 환호를 질렀다.
이제 거칠 것이 없어졌다. 여기가 현실이 아니면 어떠랴, 첫눈에 반한 여자가 자신의 몸을 보고 감탄하는 이런 경험을 언제 어디서 해본단 말인가.
“어때요?”
“예? 그…글쎄요…. 이상하지 않은 거 같은데요? 마…만져볼까요?”
여자가 스스로 달려들다니, 잘생긴 남자의 삶은 이런 것인가 보다. 유명은 시치미 뚝 떼고서 대답한다.
“네, 제대로 느껴지는지 확인하게 여기저기 좀 만져봐 주세요.”
순진무구한 어린 숫처녀 꼬드겨서 나쁜 짓 시키는 기분 같아 소름이 돋을 정도로 흥분되었다. 덕분에 유명의 자지는 빠른 속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아아………!!!’
말 그대로 그냥 쌀 뻔했다. 긴장했는지 차가워진 손가락으로 살짝 만지는 그 조심스런 감촉에 온 몸에 전기가 찌르르르 흘렀다.
손가락의 주인과 첫 키스할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이 머릿속을 꽉 채웠다. 유명은 자신의 숨이 턱턱 막히는 게 느껴지자 이 짜릿한 순간을 조금 더 느끼고 싶어졌다.
“흡! 어…어때요…?”
“예? 그건… 제가 물어봐야 할…….”
맞는 지적이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먼저 들이대다 헛발질했다. 그러나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자신의 자지를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실수마저 재미있고 즐겁다.
“그…그렇죠? 어…, 마야씨가 만져주니 뭔가 확실해지는 거 같아요. 저기… 좀 더 여기저기 만져주실 수 없나요?”
“아…, 그럴까요…?”
마야가 분명 반가워하는 표정을 지었다고확신한 유명은 일부러 숨을 골랐다. 이제 최대한으로 발기한 상태라 자칫 긴장을 풀었다가는 사정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두…두 손으로…, 아…안 돼… 안 돼……!!’
참으려고 한 게 오히려 집중한 꼴이 되었다. 유명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마야의 손과 팔 그리고 가슴 위에까지 대량으로 사정해버렸다.
“꺄아악~~!!”
“허으윽…, 죄…죄송해요…. 참을 수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갑작스런 사정이라 세 번에 그쳤으나 정액양은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 유명은 너무 당황하고 난처한 나머지 그런 차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아…아뇨, 괜찮아요…….”
난감해하는 표정이 분명한데 어딘가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 유명은 자신이 잘못 봤나 싶었으나 이어진 마야의 행동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준다.
“저기… 이거… 먹어봐도 돼요?”
여자가 자신의 아기씨를 먹어보겠다는 걸 말릴남자가 세상에 있을까. 유명은 파바바박 소리가 날 정도로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성인물에서 보던 것처럼 기다렸다는 듯이 막 삼키지는 않았지만 마야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손에 묻은 것부터 조금씩 맛보기 시작했다.
“맛… 이상하죠?”
당연히 이상하다. 여자들이 정액을 먹어주는 것은 무조건 남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지 진짜 맛있어서가 아니다. 유명의 의식이 모태솔로일지언정 그 정도는 알고 있다.
“음… 글쎄요, 전 괜찮은데요?”
예상치 못한 대답과 함께 마야는 손에 묻은 걸 모두 핥아먹기 시작했다. 손에 묻은 걸 다 먹고 팔에 묻은 걸 닦아낼 때 표정은 이전과 달라져 있었다. 가슴께 셔츠에 묻은 걸 닦아낼 때는 뭔가 홀린 표정 같았다.
한참 정신없이 핥아먹던 마야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얼른 고개를 돌렸다. 금발벽안의 혼혈미녀가 귀까지 발갛게 물들이고 수줍어하는 모습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맛있게 드셨어요?”
일생동안 내뱉은 말 중 최악이다. 성욕이 뇌를 지배하면 이런 사단이 벌어진다. 그러나 땅을 치고 후회해봤자 이미 엎질러진 물, 자신의 정액을 먹어준 여자라고 쉽게 생각한 대가는 스스로 치러야한다.
“예…, 맛있어요…….”
지옥에 떨어진 줄 알았는데 천국이었다니, 유명은 하늘을 날아오른다는 느낌이 뭔지 이번에 제대로 경험했다. 유명의 자지는 다시 최대한으로 발기했고, 이제는 망설일 순간이 아니다.
“마야씨!”
“예? 읍!”
유명은 마야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조금 전 자신의 정액을 핥아먹은 입이라는 거부감 따위 아예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얼굴을 살짝 돌려 입술을 맞대는 ‘크로스 키스’로 시작해, 유명은 입을 살짝 벌려 곧바로 ‘햄버거 키스’로 마야의 도톰한 입술을 쪽쪽 빨았다.
마야가 적극적으로 입을 벌려 본격적인 ‘딥 키스’로 이어지려고 할 때, 유명은 한 손으로는 허리를 한 손으로는 젖가슴을 쓰다듬었다.
‘크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아 탱크톱셔츠 위에서도 젖가슴의 크기와 탄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유명의 거침없는 손길에 마야는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았다.
“흐으응……, 유명씨…….”
혀가 넘나들고 침이 오가는 사이 살짝 흘러나온 마야의 신음에 유명은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여기에 은은한 꽃향기까지 더해지자 더할 나위 없이 최고조로 흥분되었다.
“다…당장… 하고 싶어요…….”
더 멋지고 그윽한 표현이 있을진대, 이성이 거의 남아나지 않은 유명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마야 역시 다를 바 없는 상태였다.
“저…저두요…….”
둘은 서로의 옷을 서둘러 벗겼다. 익숙하지 않은 손길로 성급하게 덤벼드니 마음만 급해질 뿐 옷은 제대로 벗겨지지 않았다. 둘은 동시에 웃음이 터졌고 그 일치된 감정이 다시 격렬한 키스로 이어졌다.
키스를 하니 오히려 옷이 더 잘 벗겨졌다. 둘은 어느새 알몸이 되었고 첫 경험인 것을 떠올린 유명은 마야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혔다.
“처음은 많이 아프다던데…….”
유명의 다정한 말에 마야가 미소를 지었다. 이 순간 서로에 대한 끌림은 끝도 없이 치솟았다.
“괜찮아요…, 와주세요…. 절 진짜 여자로 만들어 주세요, 유명씨….”
애절한 마야의 목소리에 맑고 깊은 파란색 눈동자 속으로 빠져드는 착각이 들었다. 그게 걱정을 덜어줬는지 유명은 허리에 힘을 줬다.
질척 찌거걱
매끄럽고 축축한 느낌이 느껴지는 것 같더니 뜨겁고 강한 압박이 귀두를 확 감쌌다. 그리고 그 끝에 애처로운 저항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아… 드디어!’
정복감에서 비롯된 얄팍한 자부심일 뿐이겠지만 그게 유명의 감정을 폭발시켰다. 지금까지 했던 그 어떤 섹스에서 느껴보지 못한격정적인 흥분이다.
“하으으으으……, 아흐으으읏…! 아…아파요…, 유명씨… 너무 아파요오…….”
그 예쁘고 반듯한 얼굴을 찌푸리며 애원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참을 수가 없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마저 섹시한 마야를 다정하게 안아주며 유명이 속삭였다.
“조금만… 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
어느새 반말이다. 그래서 더 좋다. 마야 역시 같은 마음인지 고개를 살짝 끄덕여준다. 유명은 엉덩이에 힘을 꽉 주면서 허리를 더 밀어 넣었다.
“히그으으… 흐으으으읏…! 아하아아아……, 아후우우우우……….”
마야의 목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결코 신음이 아니다. 그러나 유명은 무시하려고 애쓰며 허리를 조금씩 움직였다. 충분히 젖은 상태인데도 너무 빡빡해서 제법 힘이 들었다.
“마야… 넌 이제 내 여자야……, 그치? 마야는 내 여자 맞지?”
“하윽…! 예…, 맞아요……. 히읏! 저…전… 아후우우우…, 유명씨 여자예요…! 아흐으윽!”
여전히 신음소리와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대로 멈출 수 없는 일, 유명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사랑해, 사랑해… 마야…….”
“저두요, 저두 유명씨 사랑해요…!”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사이로 이제 첫 섹스를 하면서 어떻게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 유명은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첫눈에 반했다는 사실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이런 격렬한 감정이 더 흥분되게 만들었고 그 흥분은 고스란히 쾌감으로 되돌아왔다. 첫 경험인 마야의 몸이 전해주는 강한 압박감이 그 쾌감을 한계까지 끌어 올렸다.
“쌀게…, 쌀게 마야…. 이대로 싸고 싶어!”
“와주세요! 이대로… 제 몸속에 와주세요…!”
온몸이 불에 타오르는 것 같은 극한의 쾌감이 몰려왔다. 첫 경험인 여자를 질내사정으로 각인시킨다는 정복감까지 더해진 더할 나위 없는 오르가즘에 유명은 환호를 지르고 싶었다.
“어?”
눈을 뜬 유명은 열화와 같은 숨소리와 은은한 꽃향기 그리고 뜨거운 체온 그 어느 것도 느낄 수 없었다. 오직 축축한 허무함만이 사타구니에서 퍼지고 있었다. 몽정을 한 것이다.
‘아… 시발… 꿈…….’
(다음 5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