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화 (13/15)

수업이 끝난 오후 (2) 

수업이 끝난 오후 (2) - 사랑에 관한 철학 -

보충수업이 없는날 모처럼 맞는 진정한 방학이다.

방학기분을 실컷 만끽하면 오늘은 11시 까지 늦잠을 자다 일어 났다.

아버지는 이미 회사에 가셨고 그럭저럭 큰 집에는 나 하나뿐이다.

거실로 가서 능숙하게 오븐에 토스트를 구워 넣었다.

그리고 커피를 갈아 긇이기 시작했다.

커피가 끓여지며 얋은 헤이즐넛 향이 느껴질때 어제의 일을 돌이켜 보았다.

충격였다.

비디오 가게 아줌마와 그런짓을 벌이다니....

참, 어의가 없고 기가 막히는 일이 아닐수 없다.

쩝.. 생각해 보면 약간 짜릿하기도 했던 느낌이 있던건 사실이다.

띵---

소리에 맞춰 알맞게 데펴진 토스트 2개가 튀어나왔다.

커피향을 맞으며 토스트로 아침을 해결하고 있을때...

띵동~

띵동~띵동~

문을 열어 보니 청바지에 하얀색 쫄티를 입은 서영이가 있었다.

보기좋게 물이빠지고 들여진 청바지는 서영이의 타이트한 다리에 딱 맞게..

그리고 넉넉하게 붙어 있었고.. 힙라인을 뚜렷하고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하얀 쫄티 사이로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알맞은 크기의 가슴이 위로 치켜져

세워져 있었다.

예전에는 못느꼈는데... 서영이 저 기집애는 갈수록 몸이 변하는것 같다.

어렸을적 부터 같이 지내와서 몸을 부딪히거나 가까이 마주할때..

그냥 동성친구와 같이 편한함을 느꼈을 뿐인데...

요즘은 근처에만 와도 후각을 자극하는 향긋한 재취에...

절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어 진다... 쩝..

" 허..... 토스트와 커피라.... 

  참.. 몸 건강히 좋은 식사만 한다... "

나는 남아 있는 토스트를 씹으며 물었다.

" 우그적.. 우그적.. 무슨일이야? "

" 뭐... 그냥... 모처럼 쉬는 날이고 해서...

죽었나 살았나 확인하러 잠시 들려본거야... "

" 잠시들려본거야? 

  훔.. 무슨 약속있는가? "

한순간 서영이의 얼굴이 잔득 붉어 지며..

기대와 설레임이 가득찬 모습이 떠오른다.

" 이봐.. 왜 그래? "

" 응? 응.. 아.. 아니야.. "

" 훔.. 수상적하군... 

  무슨 남자랑 데이트 약속이라도 있는거야? "

" 어... 어머, 얘.. 데.. 데이트는 무.. 무슨.... "

" 흠.. 왜 이렇게 버벅 거리지? "

" 됐어!! 참.. 내가 주혜진과 붙치니깐 별 시키지 않는 생각을 다 하는군.. "

" 음... 도대체 뭘까??? "

" 됐네요.. 그럼 난 그만 가볼테니.. 즐거운 방학 보내셔 후훗.. "

서영이는 향긋한 향기를 흘리고 나갔다.

요즘들어 부쩍 혼자 멍하니 무언가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들떠있는것 같기도 하고... 도대체 무슨 일이지?

정말 남자 친구라도 생긴것일까?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왔다.

쩝.. 별로 그리 할일도 없고 정해져 있는 약속도 없고...

무작정 시내로 나왔다.

시내는 방학이라 그런지 이른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내 또래의 학생들도 곧곧이 눈에 뛴다.

이곳 저곳 정처 없이 돌아다니고 피씨방에가고...

정말 한가하고 할일없는 한가한 때 였다.

이제 슬슬 혼자 있는것도 지겨워질 무렵...

내 눈이 크게 뜨일만한 일이 발생했다.

주혜진... 주혜진이 였다.

베이지색 반바지에 노란색 후드티글 걸치고..

손에는 소중한 보물인 만냥 두툼한책 여러권을 품안에 소중히 껴 안은채..

서점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 어이.. 주혜진.. "

혜진이는 의외의 소리에 깜짝놀란듯 화들짝 놀라 걸음을 멈추고 뒤를 둘아보았다.

" 어? 류지호? "

" 응... 여긴 웬일이야? "

" 아.... 그냥.. 잠깐 참고서좀 살게 있어서.. "

" 그래? 마침 잘됐다. 나도 참고서좀 살께 있는데 골라줄래? "

아무생각없이 그냥 그녀의 곁에 좀더 있고 싶은 마음에...

재빨리 궁리해서 생각해 낸 말이다.

역시 내 생각대로 그녀는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 그래? 그럼 그냥 지나칠수 없지...

  근데 무슨 과목을 사려고? "

" 아.. 그.. 그냥.. 아무거나.. "

" 아무거나?? 흐음.. "

" 이러고 있지 말고 빨리 서점으로 가자.. "

나는 그녀의 말을 자르며 그녀와 함께 서점으로 갔다.

혜진이와 단둘이 이렇게 시내에서 책을 고르고 있다니..

꿈만 같은 일이다.  사람들이 눈이 자꾸 우리에게 쏠린다.

다 혜진이의 아름다움 때문이겠지...

혜진이는 사람들이 우리를 힐끔힐끔 쳐다보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열심히 

책을 고르기에 정신 없었다.

그리고 옆의 하이레벨 수학책을 짚어 들며 말했다.

" 어건 어때? 이거 문제가 괜찮게 나와 있던데.. "

그녀가 짚은 책은 상위 클레스 애들이 푸는 하이레벨이란 나 하고 매우 거리간

먼 수학책이다.  내가 이 책과 관련없다는걸 그녀는 모르는가?

생각외로 공부만 잘하지.. 매우 단순한것 같기도 하다.

어째든 울며 겨자먹기로.. 나는 상위 클레스 문제집만 샀다.

문제집을 고르고 나와.. 이제 그녀와 헤어져야 할때다..

웬지 이 상태에서 헤어지기엔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에게 잠깐만 더 시간을 내 달라고 할까?

아니야.. 그녀는 바쁠텐데.. 분명히 거절할꺼야..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이제 서점 밖에 나왔을때..

" 후후.. 그럼 집에가서 공부 열심히 하고...

  나는 저쪽 방향이니깐 이만 가볼께.. "

가만히 손목시계를 올려보니 시간은 3시 15분 전이다.

" 지호야.???  무슨 생각해?"

" 어? 저, 저기 혜진아.. 배고픈데.. 점심 안먹었으면...

  어디가서 뭐좀 먹고 갈래? "

" 응? "

" 아.. 저.. 저기 별뜻은 아니고... 그.. 그냥...

  채.. 책도 골라주고.. 고.. 고마워서... "

" 훔.... "

" 바.. 바쁘면... 그만두고... "

" 가자. "

엥?

" 뭐해? 가자구.. "

" 그.. 그래... "

" 내가 잘아는 괜찮은곳 있으니 그리로 가자. "

혜진이는 나의 팔을 붙잡고....

끌어 당겼다. 가까이 혜진이의 재취가 느껴진다.

상큼한 과일향기의 샴푸 냄세가 코를 자극한다.

" 여기야.... "

그녀와 안내한 곳은 시내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구운 오리 구이 요리가게 라는 작은 음식집이 였다.

그녀는 이곳에 자주오는지 능숙하게 음식을 주문하였고..

나는 그녀가 하는 데로 곧장 따라 했다.

" 음.. 오리 구이를 좋아하다니..  생각과는 다른데.. "

" 왜? 내가 오리구이를 좋아하는게 이상해? "

" 아니.. 그런건 아니고... 실은 나도 매우 좋아해서 의아스러워서 물어본 말이야? "

" 그래?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오리구이를 좋아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던데.. "

" 음.. 너 같이 예쁜 아이가 이런걸 좋아하는게 이상해서 그런가? "

예쁜아이란 말에 약간은 부끄러운듯 발그레 미소를 지은 그녀는 계속 말을 했다.

" 그.. 그런건 아니고.. 대부분.. 내가 조용히 있고.. 공부만 하고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날 볼땐 항상 약간의 색 안경을 끼고 바라 보더라고.. 

  어려서부터 넌 저것만 좋아하겠구나.. 넌 저런건 싫어하겠구나..

  이런말들만 들어와서.. 막상 저것이 좋은데... 이렇게 생각해도...

  밖으로 표출시키지 못할때가 많이 있었지.... "

" 훔... 뭐가 그리 문제지 그냥 싫으면 싫은거고.. 좋아하면 좋은거지..

  남들이 뭐라하건 신경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내 자신의 생각이 중요한거 니깐... "

" 그래.. 류지호은 항상 자기 뜻대로 행동하는것 같아서 가끔 보면...

  부러워.... "

" 하하.. 그런건 자유가 아니라... 철이 없는거지... "

" 후후... 아무튼 날 그냥 평범하게 바라봐 주는건 지호가 처음이야..... "

" 허... 그래? 헛헛.. 이거 영광인데.. "

" 푸훗.. "

어느새 이야기가 오갈때.. 맛있게 구워져 있는 오리구이가 상앞에 나왔다.

" 맛있겠다. "

혜진이와 나는 사이좋게 오리구이를 깨끗하게 비웠다.

" 지호야 오늘 정말 즐거웠어.. 

  고마워.. "

" 무슨... 나야말로 책 골라 주느라고 수고해주고.. 정말 고마운걸? "

" 그래.. 그럼 잘들어가.. "

" 너두 잘들어가.. "

시계를 보니 벌써 5시가 되가고 있다.

손에 가득짚여 있는 참고서를 보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

가만히 멍하니 서서 참고서를 들고...

오락실에 가서 한참 혼자 놀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환하던 오후도 어느새 컴컴한 저녁으로 바뀌었다.

집앞으로 오던중... 우리집 맞은편 골목에 웬 남자와 여자가 보였다.

남자는 여자를 깊이 껴안으려 하고 있고...

여자는 다소 거부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점점 가까워 질수록 윤곽이 확연해 지고..

이럴수가 서영이 였다.

나는 깜짝놀라 황급히 가로수 옆으로 몸을 숨겼다.

젠장 죄진일도 없는데 이게 무슨짓이야...

" 서영아.. 왜 그러는거야? "

" 선배.. 저.. 아직은.. "

선배? 가만히 남자의 얼굴을 보며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맞다. 한석태 선배군... 작년 우리학교 농구부 주장였지..

저 자식 소문난 바람둥이인데.. 서영이 저 기지배는 모르는 건가?

몇 년 전만에도 시내에서 여자끼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여러본 본거롤 기억하는데..

석태선배는 서영이를 끌어안고 힙 언저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쳇.. 제길.. 왜 이렇게 기분이 착찹하지...

" 가만히.. 있어봐.. "

석태 선배는 약간씩 거부하는 서영이의 팔을 우악스럽게 잡아 끌어안고..

하얀티 위로 솟아 오른 가슴을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 선배.. 그.. 그만... 전 이런거 싫어요.. "

" 날 좋아한다며?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다 이러는거야.. "

석태선배는 서영이의 말을 자르며 서영이의 붉은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 으음... "

그리고 입을 떼고 말하였다.

" 이 이상은 안할께.. 약속할께... 더는 못참겠어.. "

서영이는 한참고민하며 망설이는듯 하더니..

이내 가만히 눈을 감았다.

석태선배는 사악한 미소를 띠며 서영이의 입술을 뜨겁게 훔쳤다.

그리고 소리나게 쪽쪽 빨아댔다..

그리고 다른 손을 올려 청바시 속에 감춰진 서영이의 둥근 엉덩이를 요리조리

쓰다듬기 시작했다.

놀란 서영이가 선배를 밀쳐냈다.

" 서.. 선배.. 이 이상은 안하기로 약속했자나요. "

" 다 널 사랑하기 때문이야.. "

석태선배는 서영이를 힘으로 붙잡고 계속해서 힙언저리를 쓰다듬으며..

징그럽게 긴 혀를 내밀어 서영이의 귓볼과 얼굴을 핥기 시작했다.

으... 더는 못봐주겠군..

" 거참.. 싫다는데 더럽게 추잡스럽게 구네.. "

한참 거부하던 서영이와 손을 놀리던 석태선배는 갑작스러운 사람의 출연으로..

깜짝놀라 서로 떨어져 나갔다.

" 뭐야? "

한껏 인상을 쓰며 석태선배가 말했다.

" 석태 선배 안녕하슈? "

" 으음... 너는 망나니 류지호군... "

" 선배 그 많은 여자 냅두고 왜 싫다는 여자를 붙잡고 그러슈?

  내 더는 꼴사나와서 못봐주겠수... "

" 뭐, 뭐야 "

석태선배는 화가났는지 내 멱살을 쥐어 잡고 말했다.

" 이 자식이.. "

난 몇살을 잡힌 상태에서 그 상태로 앞머리를 냅다 석태 선배 안면에

꼴아 박았다.

퍽---

" 아... 이 자식이.. "

휘청거리던 석태 선배는 오른손 주먹으로 내 안면을 강타하려 들었다.

슬쩍 뒤로 피하며 곧장 복부를 왼주먹으로 후려치고...

오른쪽 주먹으로 그 추잡스러운 쌍판을 쳐갈겼다.

퍽.. 퍽 ..

" 꺄아... 서... 선배... 

  괘... 괜찮아요? "

석태선배는 걱정하며 부축하는 서영이의 손을 매몰차게 뿌리치며 말했다.

" 쳇.. 뭐야.. 이 자식이 니 기둥서방이라도 되는 거야?

  젠장.... 퉤.. "

석태선배는 피가 석인 침을 내 뱉으며 걱정하는 서영이를 뒤로 한채...

사라져 갔다.

" 미친놈... 서영아 괜찮냐? "

짝---

창졸지간에 왼쪽 뺨이 따가운 느낌과 아울어 벌겋게 달아올랐다.

" 니.. 니가.. 뭘 한다고.. 참견을... 해서.. 흑.. "

서영이는 매우 화가났는지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 앞으로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마!... "

서영이는 눈물을 흘리며 집쪽으로 사라졌다.

서영이가 저렇게 화난 모습은 살면서 처음본다.

어렸을적 내가 자주 괴롭힐때 가끔 울때가 많았지만..

저렇게 노 한모습은 처음이다..

내가 잘못한건가??

쩝...

혜진이와의 유쾌했던 하루가....

불쾌한 하루로 바뀌는 순간이였다.

*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휴.. 이제 대충 윤곽이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시작(?) 하겠습니다.

   그럼 지루해 하시지 말구요...

   다음 편부터는 꽤 잼있습니다..

- 문 어 다 리 ^_^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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