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화 〉130화
칼의 허락 하에 엘프들을 상대하기 위해 테일런을 찾았다. 테일런은 내가 찾아올 거라 생각한 건지 벌써 그들끼리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옷을 모조리 벗은 채 어둠의 숲 외각에 벌써 자리를 만들어 두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제 오는 거야? 자 서둘러야지. 모두를 상대하기엔 밤은 짧다구.”
“으윽... 모두를?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은데... 테일런 너 한명만 상대하면... 안되겠지?”
“무슨 소리지? 아아. 혹시 나에게 반한건가? 뭐 그렇다면야... 하지만 이들은 널 놓아줄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나라도 말릴 수 없을 거야.”
“바..반하기는!! 그저... 칼에게 허락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근처에 칼이 있을 것 같은 기분이라서... 얼른 하고 칼과 밤을...”
아무리 허락을 받았다지만 역시 다른 남성과 하는 건 마음에 걸리는 일이었다. 게다가 오랜만에 만난 칼이지 않던가? 칼과 더 사랑을 나누고 싶은 마음 때문에 더 그랬다. 하지만 남성 엘프들의 성이 난 물건을 보니... 쉽게 벗어나긴 힘들 것 같았다.
“그런 거래였잖아? 아니면 거래를 어길 작정인가? 그렇다면 우린 여기서 돌아가도 상관 없는데...”
“으윽.. 그..그런 이야기가 아니잖아!! 좋아. 맘대로 해!!”
결국 테일런과 엘프들에게 몸을 내 줄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천천히 나신이 되어 엘프들에게 둘러 싸였다.
“으흣~ 하아... 빨리 끝내주면 좋겠어...”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빨리 끝내주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날 쉽사리 놓아줄까? 한명한명 상대하면서 보니 그런 희망은 절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 게다가 엘프들의 정력을 생각하면 과연 하루 안에 끝날지도 의문이 들었다.
“하으응~ 칼이... 흣~ 지켜볼지도 모르는데... 하악~!!”
칼이 지켜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조금 더 느껴버리고 말았다. 은은하게 달아오르는 몸. 그리고 자신들의 만족을 위해 불타오르는 남성 엘프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테일런까지... 아마도 테일런은 엘프들이 모조리 떨어져 나가면 끝에 날 상대할 작정인 듯 했다.
“모두... 읏~ 전부 함께 해줘... 아아... 어서 빨리 끝낼 수 있게...”
한꺼번에 상대한다는건 힘든 행위였지만... 칼에게 가기 위해선 그래야만 했다. 이렇게 엉망진창이 된 몸을 좋아해 줄지는 몰랐지만... 내가 엘프들을 상대한 다는걸 알고 있으니 딱히 싫어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후후훗. 보기 좋아. 역시 하이엘프야. 그 힘. 그리고 그 몸. 정말 대단해.”
그러고 보면 내 힘이 엘프들에게 조금씩 전해지는 것 같았다. 아마도 이 힘으로 인해 엘프들이 부흥할지도 모르겠다. 하긴 그렇지 않으면 하이엘프란게 여자일리 없지 않겠는가? 남성 엘프의 씨앗에 힘을 부여해서 그들이 순혈 엘프를 낳을 수 있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걸지도 모른다.
“이제.. 흣~ 마지막이야... 어서 와줘. 테일런...”
엘프들이 만족하고 난 이후 테일런을 원했다. 서둘러 끝낸 후 칼에게 돌아가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테일런은 행위보다 날 조금 더 괴롭히고 싶은 듯 애만 태운 채 자신의 욕정을 참아내고 있을 뿐이었다.
“으흣~ 어째서... 왜 와주지 않는거야?”
“그거야. 미아 네 힘을 좀 더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서지. 하이엘프의 힘은 애를 태울수록 더 강해지니까 말이야.”
그랬던가? 그래서 매번 날 애태우고 괴롭혀 댄건지도 모르겠다. 역시 진짜 엘프에게만 내려오는 이야기가 또 따로 있는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날 애태우던 테일런이 그제야 날 상대해주기 시작했다.
“하악~!! 아아... 너..너무 기분좋아.. 흑~”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며 애써 쾌감을 참아봤지만... 역시 그건 이런 몸으로 무리였다. 정말 너무도 큰 쾌감에 금세 절정에 올라버렸던 것이었다. 다른 엘프들과 테일런은 역시 달랐다. 인간의 노예로 장시간 살아와서일까? 정말 꼭 인간에게 당하는것처럼 느껴졌다.
“하아...으읏~ 이런 꼴로 칼에게... 갈수는 없잖아. 하아~”
칼에게 가기엔 역시 너무 지쳐버리고 말았다. 조금 쉬며 몸을 추스려야 할 것 같았다.
“역시 하이엘프만큼 날 만족시켜주는 상대는 없는 것 같아. 그래서 널 조금 용서한걸지도...”
“으윽... 또 그 이야기야?”
역시 아직 내게 묵은 감정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정말 꼭 인간처럼만 행동하는 테일런이었다. 얼마나장시간 인간에게 물들었던 걸까? 인간이라면 친인을 죽인 존재를 원수라고 생각할테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 했다.
“이젠... 용서해줘야겠지. 날 도와주고 나와 이렇게 사랑을 나누고 있으니까. 흐흐~”
“솔직히 테일런 널 믿지 못했어... 날 도와줄 필요도 없잖아? 그저 네 욕심대로 날 사용할 수도 있었는데... 엘프라서 약속은 지킨다는 그런 소리는 하지 말고 사실을 말해줘.”
“흐음... 역시 금방 눈치채는군. 하긴... 뭐 좋아. 말해주지. 사실... 나도 인간을 썩 좋아하지 않거든. 그래서 언젠가는 인간들을 공격해 그들을 몰아내고 노예로 부릴 생각이었어. 헌데 마침 마물여왕인 미아 네가 온 거지. 게다가 벌을 받고 나서 하이엘프가 되기까지... 정말 좋은 도구이지 않겠어? 그래서 내 목적에 합치되는 미아 네 일을 조금 도와주는 것 뿐이야. 어차피 해야할 일 좀 더 쉽게 하고 싶어서 말야.”
“역시... 근데 그렇게 인간이 싫어? 그럼 에밀리아 언니나 밀리아도?”
“인간 개개인보다 집단으로 뭉친 인간들이 싫은 것뿐이야. 날 노예로 부린 옛일을 아직 잊지 않았거든. 뭐 그런 이야기일 뿐이야. 별다른 이유도 아니지.”
애써 당당한척 하고 엘프들이 지도자로써 리더십을 발휘하는 가운데 그런 상처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인간들을 증오해마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습성을 배워버린 거겠지. 아무튼 그런거라면 나도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런 이야기를 진작 해줬다면 테일런과의 관계도 좀 더 나아졌을텐데... 뭐 이제 와서 어쩌겠는가? 테일런과 나는 그저 거래의 상대일 뿐인걸...
“뭐 그런거라면 나도 환영이야. 인간을 몰아내고 엘프들만의 세상을 만든다니... 그리고 인간을 노예로 삼는 건 정말 기쁠 것 같아.”
이 대륙의 주인이 엘프가 된다면 좀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면 나도 인간들에게 쓸데없이 시달림 당하지도 않을 것 아니던가? 그렇다면 가츠와 함께 평범한 가정을 이룰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역시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어. 그래서 말해준거지만... 하긴 가츠를 잃어버린 네 마음도 상처 투성이겠지. 뭐 같이 상처받은 처지에 서로 도우는게 좋지 않겠어? 하핫.”
자신의 상처를 내게 말해서 그런지 조금 기분이 풀린 듯 호탕하게 웃어보이는 테일런이었다. 그 모습에 순간 조금 가슴이 두근거렸다. 설마 또 이런 상황에서 상대에게 호감을 느낄 줄이야.
“나..난 그만 가볼게. 아무튼 근시일내에 발칸제국을 공격하도록 하자.”
“아아. 미아 넌 마물들이나 제대로 준비시켜 놓으면 되. 나머지는 우리들이 해낼 태니까.”
당황스러운 마음을 들킬세라 서둘러 테일런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으으~ 난 또 왜 저런 모습에 반하려고 하는건지... 하아~ 모르겠어.”
매번 이런 것 같았다. 상대의 새로운 모습에 끌려 그 상대를 사랑하기까지 얼마 걸리지도 않는 상황의 연속... 물론 칼이나 가츠는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상대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레온이나 테일런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런데도 호감이 가버리다니... 조금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칼에게... 가기전에 우선 씻어야겠네. 으으~ 너무 더러워져 버렸어.”
온 몸이 남성 엘프들의 손길에 온통 엉망이 되어 있었다. 칼도 내 이런꼴을 보고싶지는 않을게 분명해 서둘러 호숫가로 향했다. 온천으로 가면 더 좋을테지만... 이런 몸을 씻기엔 호숫가가 제격이었다.
“너무 당황해서 옷을 가지고 오지 못했어. 으휴~ 바보. 멍청이~!”
정말 바보 같은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아마도 그건 엘프마을에서 너무 오랜시간 벗고 생활해서 그랬던 것 같았다. 벗고 다니는데 너무 익숙해진 결과일지도...
“으흣~ 조금 차갑네. 역시 새벽이라 그런가?”
새벽녘이라 더 차가워진 호수였다. 그렇게 호수 안을 유영하며 몸을 씻기 시작했다. 정말 오랜만에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기분이었다. 그저 단순한 행위에 불구했지만... 어쩐지 마음이 상쾌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하아~ 이제 다 씻었으니 칼에게 가서...”
또다시 사랑을... 이런 나라도 사랑해주는 칼이지 않던가? 분명 그 따스한 품을 내줄게 분명했다. 그럼 다시 그 품에 안겨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면 됐다. 그렇게 밤을 지새우고 마물들을 이끌고 발칸 제국의 발자르를 상대하면 되었다.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일. 하지만 지금까지는 정말 너무도 어려웠다. 수많은 사건 사고, 이제 그 시간을 보답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번 만큼은 기필코 가츠를 되찾아 와야만 했다.
“이번엔 기필코 되찾을 거야. 다들 나를 도와주겠다고 했으니까. 분명 되찾을 수 있을거야.”
이제 더는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 어서 빨리 가츠를 부활시켜 사랑을 나누고 싶을 뿐이었다. 칼과 가츠 그리고 에밀리아 언니를 데리고 숲속으로 들어가 행복한 신혼살림을 꾸미고 싶었다. 물론 그 사이에 밀리아도 있겠지만... 어서 그런 행복을 느끼고 싶었다.
“좋아. 이제 말끔해 진 것 같아.”
생각을 정리하며 몸을 씻다보니 어느덧 깨끗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말... 너무도 매력적이게 변한 몸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예전 보다 상당히 커진 가슴이 압권이었다. 하이엘프라서 키도 조금 더 컸고 몸의 굴곡도 상당히 유려했다. 이런 몸이니 모두가 죽고 못사는 거겠지. 게다가 밤일은 또 얼마나 잘 하던가!
“어서 가츠랑 하고 싶다.~ 하아~”
가츠를 만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러지 못해 계속 욕구만 쌓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남자들과 밤을 지세우는 거겠지. 그래서 칼에게 더 매달리는 것이겠고. 물론 칼은 가츠가 해도 된다고 한 상대라서 상관없긴 했지만... 다른이들은 아니지 않는가? 어쩐지 조금 죄책감이 생기는 것 같기도 했다.
“으으~ 매번... 하지만 거래니까 어쩔 수 없잖아. 가츠도 분명 용서해줄거야. 아니 호탕하게 웃으며 미아도 즐겨야지~ 라고 해 주겠지. 아아. 어서빨리 가츠의 목소릴 듣고싶어... 가츠의 품에 안기고 싶어... 그리고 가츠와 사랑을 나누고 싶어...”
정말 너무도 간절했지만... 가츠는 곁에 없었다. 이렇게 가츠의 생각이 나는걸 보면 곧 가츠와 제회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칼에게 가야지. 언제까지 가츠 생각을 할 수도 없으니까...”
칼의 품이라면 이런 가슴 아픈 날 진정시켜주리라 믿었다. 비록 가츠의 대용이나 다름없긴 했지만... 칼이라면 그런 나조차도 사랑해줄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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