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6화 〉126화 (126/132)



〈 126화 〉126화

오랜 기다림은 내게 초조함을 주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도 칼과 에밀리아 언니에 대한 소식이 들어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곳과 떨어진 장소에 은신해 있어서 찾지 못하는걸지도 모르겠다.

“으으~ 어째서 아직도 소식을 가져오지 않는거야?”

초조했지만... 그래도 힘이 있다는 생각에 버텨낼 수 었다. 예전 같았으면 버티지 못하고 금세 찾아 나섰을지도 몰랐지만... 그럴 때 마다 위기를 겪지 않았던가?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조심스러워 지고 말았다.

“그건 그렇고... 요즘 엘프들이... 조금 이상한  같아.”

엘프 마을에 무언가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하이엘프인 날 향한 소문인 것 같았지만... 그런  신경 쓰기엔 칼이 더 걱정되곤 했다. 에밀리아 언니도 무사했으면 좋겠고, 밀리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멀리서 리더 엘프가 오는게 보였다. 아직도 이름을 교환하지 못한 상태. 하긴 그럴 수밖에... 그들과 내 상황이 조금 요상하지 않던가? 한번씩은 그들과 몸을 섞어서 그런지 그들이 더  어색해 하곤 했다.

“그래. 칼의 소식은?”

“그들이라면... 별다른 문제가 없더군. 그것보다 더 문제가 있어. 너에대한 소문... 들었겠지?”

“갑자기 무슨...?”

소문이 나와 관계있다는건 알았지만  소문에 대해 귀담아 들은적은 없어 내용을 알지 못했다. 그저 하루하루 초조함을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내게 그 리더 엘프가 말했다.

“분명 너는 하이엘프가 틀림없지. 그런 힘이 느껴지는걸 보면 말야. 하지만... 요 며칠 지켜본 결과 정말 하이엘프가 많나 소문이 무성해지더군...”

“어째서...?”

그러고보니 이 리더 엘프도 날 대하는 모습이 조금 달라져 있었다. 공경을 해주던 말투도 평대로 바뀌고, 태도 또한 약간 무시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걸까? 하이엘프로써 해야할 일을 버려둔게 문제일까? 어쩐지 그런 것 같았다.

“전설을 좀 더 살펴봤지. 그랬더니 이런 문구가 있더군. 하이엘프는 멈추지 않은 욕구로 엘프들의 씨앗을 받는다 라고 되 있더군. 하지만 미아 너는 그러지 않았지. 아직 그 누구와도 관계를 가지지 않았어.”

“윽. 그..그건... 칼이 걱정되어서. 그리고 그 이야기는 가츠를 되찾고  이후에 하기로...”

하지만 그런 변명이 통할 리가 없었다. 멈추지 않는 욕구. 그게 문제였다. 그구절에 맞는 하이엘프라면 벌써 여러 남자들을 섭렵해야 했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아니 칼과 가츠만을 생각하느라 그러지 않은것이었다.

“훗~ 변명인가? 역시 그저 힘 하나만 가지고 있나? 진정한 하이엘프 같지는 않군. 그렇지 않는거라면 지금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거겠지?”

“그..그럼!! 당연하지!! 내..내가 못할 이유가 어디있겠어?!”

어쩐지 리더 엘프의 속셈에 말려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정당성을 위해서라도 그들을 이용해 먹기 위해서라도 하긴 해야 할 것 같았다. 딱히 하고 싶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해야만 할 것 같았다.

“좋아. 그럼 지금 당장 나와 먼저 하지. 그러면 소문도 잠잠해 질거야.”

“으응. 조..좋아.”

당장이라도 날 향해 달려들 듯 한 리더 엘프였다. 정말 그런 소문이 돌긴 하는걸까? 물론 소문이 도는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그리 심하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급 한건 나였다. 당장 내가 먼저 그들을 유혹해서라도 내게 홀리게 만들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의 도움을 받기 힘들  했다.

“후훗. 그럼 바깥으로 나가지.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해야  확실해지지 않겠어? 내 씨앗을 미아 네게 주면 다들 이해해줄거야.”

“모..모두의 앞에서...?”

“싫은가?”

“아니! 다..당연히 해야지! 나도 원하고 있었어!”

조금 당황해서 그렇게 소리지르고 말았다. 어차피 환영의 숲에서도 잔뜩 하지 않았던가? 별달리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었다. 다만 상대가 칼이나 가츠가 아니라서 문제이긴 했다. 칼과 가츠와 하겠다고 다짐한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쉽게 그 다짐이 무너질줄은 몰랐다.

“으으... 너..너무 많아.”

“상관없잖아? 어차피 다들 궁금해서 보고 싶어 하는 것 뿐이야. 물론 다들 너와 하는걸 바라마지 않겠지만... 오늘은 나만 상대하면 될거야.”

“그..그렇다면 다행이야.”

결국 모든 엘프들 앞에서 사랑을 나누어야만 했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건 의무였다.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그런 의무였다. 정말... 하이엘프가 된게 잘한 선택일까? 꼭 이들을  목적을 위해 사용해야만 하는걸까? 내 힘만으로도 상관 없을 것 같기도 했지만... 마스터 나이트인 발자르를 상대함에 있어서 한치의 방심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 됐다. 마스터 나이트의 정신력은 다른 일반 병사들에 비해 뛰어나지 않던가? 내 유혹의 힘을 버틸지도 몰랐다. 그래서 내겐 이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흑~ 아아... 이렇게 금방...”

“훗~ 감도가 좋군. 아아. 역시 대단해. 하이엘프란 이런 느낌이군.”

“아읏~”

얼마 애무 받지 않았는데 벌써 느끼고 있었다. 역시 몸이 바뀌어서 그런지 엘프들 보다 더 민감해진 것 같았다. 그게 아니라면 이 리더 엘프의 애무가 특별히 날 더 기분좋게  주는걸지도... 하지만 벌써 여러차례나 이 리더엘프의 애무를 받아본 바 그런건 아닐거라 생각됐다.

“흑~ 너..너무 아흣~ 천천히좀... 아응~”

강렬한 쾌감이 뇌리를 강타했다. 아마도 이건 그간 참아왔던 욕정이 터져 나와 그런 듯 했다. 하긴... 칼과 가츠와 하려고 아껴두지 않았던가? 그래서 더 그런 듯 했다. 욕구는 그때그때 풀어 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게 날 더 불타오르게 만든  같았다.

“역시 대단해! 전보다 더 매력적이군. 한번 맛보면 다시는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아. 이러다 모든 엘프를 다 미아 네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흣~!!”

내가 그렇게 대단한 몸이 되어버린 걸까? 어쩐지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하긴 하이엘프의 몸이지 않던가? 일반 엘프들보다 더 뛰어난 점이 분명 있으리라 생각됐다. 그 뛰어난 부분이 비록 밤일 부분일 것 같았지만... 그래도 상관 없었다. 이 리더 엘프마저 무릎꿇릴 정도면 칼과 가츠를 좀 더 기분 좋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윽~ 아아. 어서 내 안에... 흣~”

“으흑~ 정말! 크흣~ 대단하군! 아아~ 이런 너를 이제야 알게 됐다니... 좀 더 빨리 소문을 낼걸 그랬어. 큭~!”

역시... 내 그런 소문을 낼건  리더 엘프인 듯 했다. 그걸 이토록 쉽게 발설한걸 보면 그저 나와 하는게 목적이었던 걸지도... 하이 엘프의 처음을 가진 자. 얼마나 대단한 위치에 설 수 있지 않겠는가? 아마도 그걸 노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읏~ 역시 네가... 어느정도 눈치채고 있었지만... 정말 네가 소문을 낸거였구나.”

“흣~ 어차피 상관 없지 않아? 벌써 나와 이렇게 관계를 가지고 있으니 말야. 이제 모두가 날  더 우러러 보겠지. 하이엘프와 처음을 그리고  아이를 생산한 존재로 말야.”

내게 첫 아이를 생산하게 하려고 그런 것 같았다. 하지만 이를 어쩔까? 어차피  더는 아이를 생산하지 못하는 몸이었다. 결국 이 리더 엘프의 희망도 그저 헛된 꿈에 불과할 뿐이었다. 뭐 나로써는 잘된 일인걸지도... 이렇게 의무를 행했으니 이제 권리도 행사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읏~ 아아... 이제  의무는... 끝난거지?”

“훗~ 어디 그럴까? 한번정도로 끝낼 리가 없잖아? 다른 이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야지. 하이엘프가 내 것이란 걸 말야. 내말을 듣는 하이엘프라는걸 말이지. 흐흐.”

“넌... 꼭 인간 같아. 인간처럼 행동하고... 으으. 어째서?”

“그야... 인간의 노예였으니까. 어릴적 잡혀가 인간에게 물든 결과지. 하지만 상관 없지 않아? 이런 이상하게 답답한 엘프들을 이끌어 가는것도 매력적이니 말이지. 큭큭. 그럼 준비하도록 해. 다시 한번 더 해야할 것 같으니 말야. 그리고 매일매일... 날 상대하며 내가 지정하는 남성 엘프와 관계를 가지도록 해. 그렇지 않으면 네가 그저 하이엘프의 힘만 가진 인간 여자일 뿐이라고 소문을  수도 있으니 말야.”

“으윽... 그런...!”

결국 내 목적을 위해서라도  리더 엘프를 따라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목적만 이루면 엘프들은 필요 없지 않던가? 이 리더 엘프가 그들을 이끌던 말던 상관 없는 일이었다.

“하지 않을 셈인가?”

“할 수밖에 없잖아! 대신... 내가 가츠를 되찾는걸 도와주면 좋겠어. 넌 이 엘프들의 지도자가 되고 난 가츠를 찾고... 어때?”

“뭐 좋아. 하이엘프인 네가 계속 곁에 있는것도 좋겠지만... 역시 내 입장상 불안할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지. 널 좀 더 이용해 내 입지를 쌓은 이후엔 너도 더 이상은 필요 없으니까 말야. 흐흐 그때까지 잘 부탁하지.”

“나도... 잘 부탁해.”

그렇게 리더 엘프와 작당을 하게 되었다. 서로 필요한 만큼만 도움을 주기로 말이다. 역시 전설은 그저 전설일 뿐인 듯 했다. 아닐지도 모른다는 단순한 소문에도 이렇다면 나도 딱히 의무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저 리더 엘프와 마찬가지로 이들을 이용하면 될뿐... 그뿐 이었다. 어차피 전설대로 이들에게 부흥을 가져다 주는게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도 알 수 없지 않던가?

“그래. 내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어. 인간에게 물든 저런 엘프가 더 필요할지도 몰라.”

분명  리더 엘프로 인해 엘프의 부흥이 올  같았다. 일반 엘프에 비해 좀  진취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면 그렇게 분명했다. 인간도 마찬가지지 않던가? 남들을 탄압하고 남의 것을 빼앗고 전쟁을 벌이며 부흥의 발판을 마련해. 이렇게 대륙의 전역을 장악하지 않았던가? 물론  때문에 그것도 거의 무산될 위기에 처하긴 했지만...

“어차피 이제 더 이상 나와 상관 없는 일이야. 저녀석이 더 잘 해내겠지. 분명...”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어쩐지 조금 홀가분해 진 것 같았다. 역시 그런 굴레는 내게 맞지 않아서 인  했다. 남들의 위에 서는건 좋지만... 그걸 빌미로 의무감에 휩싸이고 싶지는 않았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