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화 〉121화
엘프들은 자신들의 욕구를 내 몸에 한껏 풀어내고 있었다. 마치 죄인을 대하듯... 힘들어 하는 내 모습을 더 즐기는 듯 했다. 그렇게 그들의 욕구가 해소될 때까지 수시간을 그들의 노리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악..학... 흐윽... 가츠... 칼...”
“순정이란건가? 크큭. 역시 이런건 인간일뿐이야. 헌데 엘프로 대하라니... 쯧~”
“너..너희들... 이러고도 흑... 무사할줄 아는거야?!”
“아직도 기세는 여전하군. 또 상대해줄까?”
“으으~”
결국 더 이상 반항은 부질없는 것 같았다. 또다시 이렇게 당하는건 사절이었다. 차라리 순순히 그들의 말에 따르는게 신상에 더 좋을 듯 했기 때문이다. 이런식으로 당하는건 가츠와 칼을 생각해서라도 최대한 피하는게 좋았다. 비록 몸은 그들의 행위에 동조하더라도 마음은 달랐기 때문이었다.
“이제야 좀 고분고분 해졌군. 그럼 어서 가지.”
“오..옷은..?!”
“어차피 인간은 짐승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 추잡한 짓거리들을 생각하면 그런 과분한 대접은 해주고 싶지 않군. 어차피 가다가 또 널 상대할 작정이니 옷따위 쓸데없지 않아?”
“으윽... 그..그런...!”
결국 옷조차 제대로 입지 못하고 다시 그들에게 이끌려 엘프마을로 향했다. 설마 날 마음대로 사용해도 좋다고 엘츠장로가 허용했던걸까? 죄를 지었으니 좋은 대우따위 할 필요 없다고 한 것일까? 하지만 그럴리가 없었다. 엘츠 장로는 날... 좋게 대해줬지 않던가? 각종 비약을 주고 물론 그 모든게 엘프들의 종족번식을 위해서라지만... 그래도 이렇게 날 사용하게 만들리는 없었다. 역시 저 엘프들의 독단이 틀림 없었다.
“으읏... 힘들어... 조금만... 쉬게 해줘...”
“쯧~ 이래서 인간들이란... 좋아. 조금 쉬며 또 욕구를 풀도록 하지.”
“힉?! 또...? 제발... 이제 지쳤어. 흑흑... 용서해줘. 내 잘못이 뭔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괴롭히는건 아니잖아!! 판결은 엘츠 장로가 하는 것 아니었어?”
“흐흐~ 어차피 이렇게 너에게 욕구를 해소하는건 엘츠 장로도 알지 못하는 우리들의 독단이지. 그래도 엘프의 피가 섞였으니 내 아이를 낳게 하는 것도 좋겠군. 운이좋다면 순종엘프가 태어날지도 모르니 말이지.”
자신의 아이까지 낳게 할 작정이었던가? 하지만 그건 문제없었다. 더는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 저들이 얼마나 날 능욕하든 상관 안심이었다. 결국 쉴때마다 시달리며 엘프마을에 간신히 도착하게 되었다. 다행이 엘프마을에 도착하자 그들이 옷을 건네줬다. 물론 내가 입던 옷이 아닌 엘프 전통 의상을 말이다.
“이렇게 입으니 그래도 한결 낫군. 엘프들과 별 차이가 없어. 이래서 엘프로 인정하는건가? 게다가 그동안 시달림에도 꾀나 잘 적응하는걸 보면 엘프라고 생각해도 상관 없겠더군.”
그나마 리더로 보이는 엘프가 날 어느정도 인정한 것 같았다. 다만 그 인정해준 방향성이 조금 잘못된 듯 했지만... 힘이 없는 나로써는 더 이상 대들 수도 없었다.
“그럼 엘츠장로에게 가도록 하지.”
“너... 용서하지 않을거야! 흑...”
그간 당해왔던 서러움이 폭발하는 듯 했다.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이 왈칵 쏟아 졌다. 하지만 마냥 울고 있을 수만도 없었다. 최대한 내 결백을 주장해 어서빨리 칼에게 되돌아 가야 했다. 가츠를 찾아오기 위해서도... 그리고 그로 인해 펼쳐질 내 행복을 위해서도 말이다.
“이제 다 울었나? 죄인이 죄인답지 않군. 넌 그저 우리를 위해 당해주면 되는거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속죄가 되는거지.”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는거야?!! 무언가 잘못을 했다면 말해주면 되잖아!! 그래야 억울하지나 않지!”
“역시 아직 그 기세는 줄지 않았군. 후훗. 인간들의 꺾이지 않는 신념이란건가? 아직도 자기 잘못을 생각하지 못하는 멍청함은 인간 다워. 게다가 인간 암컷답게 이기적이기까지...”
“으으~ 어서 안내나 해줘!”
결국 더 이상 그 엘프와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다. 그저 자기만 알면서 날 비하하며 희롱할 뿐이었다. 마치 당연히 나도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전혀 내 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딱히 엘프에게 폐를 끼친적이 없지 않는가? 물론 가츠를 찾기 제국들을 상해하는 중이긴 했지만 말이다.
“설마 그것 때문에...? 뭔가 박해를 받고 있는걸까?”
나로 인해 전체 엘프들에게 피해가 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인정은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전혀 알 수 없었다. 내 죄가 무엇인지... 내 잘못이 무엇인지... 그런 생각을 하며 엘츠 장로의 집에 들어섰다.
“흐음. 드디어 왔군.”
“오랜만 이군요. 엘츠 장로님.”
“그래. 다만 이렇게 좋지 않은 일로 다시 보게 될줄은 몰랐어. 미아 네가 그런 짓을 저지를 줄이야...”
도대체 무슨일일까? 내가 저지른 죄라는게 무엇인지 이제야 알 수 있는 듯 했다. 그동안 너무 답답하고 억울했는데 이제 답답함은 풀릴 것 같았다. 억울함도 풀렸으면 했지만... 일단 엘츠장로의 말을 들어봐야 했다.
“도대체 왜... 제가 잡혀와야만 했나요. 저에게 죄가 있다는데 그 죄는 또 무엇이고요?”
“죄라.. 아주 큰 죄지. 동속 살해죄. 미아 네가 저지른 죄악이란다. 설마 미아 네가 그런 짓을 저지를 줄은 몰랐지. 비록 가츠가 죽었다지만... 그래도 자중할 줄 알았는데...”
“동족 살해요? 그럴리가요! 제가 언제 그런 짓을 저질렀다고 그러는건가요!!”
“생각나지 않는건가? 좋아. 하나 하나 이야기 해주지. 우선 처음... 가츠와 엘프마을을 벗어난 후... 마물들을 숲속으로 이동시켰지?”
“네. 근데 그게 왜...?”
“그때 숲속에 있던 동족들이 몇몇 살해당했다더군. 이건 확인을 했지. 확인결과 마물에게 살해당한건 확실했고...”
“그..그건..!”
확실히 그런적이 있었다. 가츠를 잃고 분노에 휩싸여 마물들을 무작정 이끌고 공국으로 향했었다. 그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니... 내 부주의의 결과인 듯 했다.
“그리고 또. 공국을 공격하며 모든 인간... 그리고 엘프 수인들 할것없이 모조리 죽였더군. 게다가 도시를 들리면서 또다시 파괴행각을... 결국 그간 죽어나간 동족만 해소 기십은 넘지. 어때? 이래도 할말이 있나?”
“그..그건... 으으... 제가 한일이...”
변명을 하려고 해봤지만... 나 때문에 벌어진 일임엔 확실했다. 마물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그런일이 일어난 듯 했다. 특히 도시에 들리며 모조리 수집해버리라고 명령하기까지 했다. 도시에도 분명 노예처지인 엘프나 수인들이 많았을텐데... 그걸 간과해버린 듯 했다.
“그치만 그건...”
“어허! 이래도 발뺌 하는건가? 정말 안돼겠군. 그저 단순한 형벌로 끝내려 했지만... 역시 동족들을 죽인건 중죄야. 가츠를 잃은 슬픔은 알겠지만... 그래도 그래서는 안되지 않나?”
“으으... 제발... 그럼 가츠부터 찾고!! 그러면 어떤 벌이든 달게 받을게요!! 가츠가...!!”
“그렇게 하려 했다면 가츠를 되찾은 이후에나 불렀겠지. 하지만 그동안에도 인간들의 도시를 공격할 작정이지 않았나? 모르고 한 일이라도 그건 중죄임에 틀림없단다. 그러니 죄에 대한 벌을 집행 하겠다. 나를 너무 원망하지 말길 바란다. 널 엘프일족으로 받아들인 내 책임상 이건 어쩔 수 없단다...”
“으흑... 가츠가... 그리고 칼이... 안돼!!”
도망치고 싶었다. 어떤 벌을 받게 될지 몰라도... 꾀나 시간을 끌게 분명했다. 그러면 안됐다. 발자르가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무작정 시간만 끌다가는 필시 패배하게 될거라 생각됐다. 칼도 날 기다리며 공격을 주저할테니 말이다. 마물들에게 제대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존재도 나 하나뿐이라 더 그랬다.
“그럼 판결을 내리겠다. 동족을 살해한 엘프에게 내리는 판결이지. 뭐 미아는 혼혈이지만... 그래서 죄가 더욱 무겁단다. 그러니 어떤 판결이 나더라도 이의를 달지 말도록.”
강압적인 엘츠장로의 말이었다. 하지만 듣지 않을 수도 없었다. 결국 엘츠장로의 판결이 내려졌다. 그 판결은... 날 절망케 했다.
“동족을 살해한 엘프족의 미아는 듣거라. 네 죄는 다른이에게 갚지 못하는 중죄임이 틀림없다. 그러니 환영의 숲에서 진정한 엘프로 제탄생할때까지 10년간 유배형을 명한다. 그간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확실히 하도록!”
“10년... 안돼요!! 가츠를... 흑... 가츠를 찾아야 하는데...10년이나 지나면...”
너무 오랜 기간이었다. 게다가 환영의 숲은 또 어디란 말인가? 하지만 내 이의를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그렇게 또다시 그 리더로 보이는 엘프에게 끌려 바깥으로 향했다. 항변을 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했다. 도망치는것도 힘들었다. 결국 감옥이나 다름없는 나무집에 감시를 당하며 처벌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안돼... 이럴 수는 없어.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건 사고였잖아!! 난 알지도 못했는데... 흑흑.”
“사고...? 사고라... 그래 사고이긴 하지. 다만 네가 마물들을 이끌고 도시를 공격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 그때 내 여동생도... 죽어버렸지. 인간에게 잡혀가버려서 이제 막 찾아 나서려고 했는데... 하필 그때 네가 마물들로 공국을 공격하는 바람에...”
“그..그건...!”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리더 엘프였다. 그에 그 엘프의 얼굴을 쳐다보기 힘들었다. 나 때문에 여동생을 잃었다니... 그래서 날 그렇게 괴롭혔던걸까? 자신의 슬픔을 알아 달라는 발버둥이었나?
“후훗 더 이상 변명할 것 없어. 어차피 넌 죄를 짓고 벌을 받아야 하는 처지니 말이지. 그 이전에 모두의 한풀이 상대가 되어 줘야겠지만... 하지만 너도 안됐군. 아직 인간처럼 생각하는데... 환영의 숲은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군...”
처음으로 날 안쓰럽게 바라봐주는 리더 엘프였다. 환영의 숲이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저러는걸까? 무언가 무시무시한 몬스터라도 있는걸까? 아니면 특별한 환경이라 인간인 나로써는 버티지 못하는걸까? 정말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 나는 이만 가보도록 하지. 피해자 들을 모아와야 하니까. 흐흐. 기대해줘도 좋아. 너에게 피해를 당한 남성 엘프들을 모두 위로해 줘야 할테니 너도 조금 마음의 준비를 하는게 좋을거야.”
“시..싫어~!!”
정말 싫었다. 모두에게 그런짓을 당하는건... 게다가 내게 피해를 입은 엘프들이라지 않던가? 분명 날 상대하며 화를 풀 작정일게 분명한데... 그러면 행위가 꾀나 거칠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거친 행위를 당하고 벌까지 받으면 도망치기 힘들게 분명했다. 그렇게 시작된 피해자 군상들의 행렬... 정말 수없이 많은 행렬이었다. 한명이 내게 욕구를 풀면 곧바로 다음 남성엘프가 다시 날 괴롭혔다. 정말 너무도... 심한 행위들 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들에게 뭐라 할 수도 없었다. 내게 피해를 입은 남자 엘프들에게 뭐라고 해줄것인가? 그저 묵묵히 참아내고 이겨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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