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화 〉119화
밀리아로 인해 일어난 위기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어딜가나 사건 사고를 터트려주는 밀리아. 어쩐지 밀리아의 곁에 있으면 나 또한 위기에 처할것만 같았다.
“히익?! 공녀님 아우으 이..이것좀 떼어내 주세요~ 버..벌레~!!”
“으윽! 또 뭔데? 아까 소변보러 간다더니 여기서 뭐하는거야?”
“그..그치만 벌레... 제 거기에 힉?! 움직여요!! 우읏~”
아마도 자신의 그곳에 벌레가 붙은 듯 했다. 하긴... 숲속에서 볼일을 볼땐 이걸 조심해야 했다. 각종 곤충들과 독충들... 잘못하면 소중한 부위에 상처가 생길 수도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주변정리를 하고 볼일을 봐야만 했다.
“가만히 좀 있어! 겨우 벌레가지고 웬 호들갑이야?”
“으흑~ 그치만. 저 벌레 무섭단 말이에요~! 어서 떼어내 주세요!!”
이럴거면 정말... 도시에 남아있어 줬으면 좋았을 텐데... 밀리아 때문에 정말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자 이제 됐지?”
“흑~ 너무 무서웠어요! 그럼 좀... 기다려주세요. 저... 아직 볼일을...”
“으휴~ 아직도?”
“흐읏~ 아아아...”
몸을 부르르 떨며 일을 보는 밀리아였다. 그런 밀리아의 곁에서 망을 봐주는 나. 어쩐지 입장이 반대로 된 거 아닐까? 이러다 정말... 내가 밀리아를 모시고 살아야 할 것만 같았다.
“자 이제 가요~ 아아 시원해라~ 호호호.”
“이제 살만 한가봐? 아까는 울 것 같더니~”
“으윽~ 그건... 벌레 때문이었잖아요. 아무튼 어서 가요~ 자 빨리요~”
자신이 불리하면 금세 주의를 돌리는 밀리아였다. 그렇게 밀리아를 데리고 다시 마차로 돌아왔다. 이렇게 사건만 일으키는데 정말... 이대로 데리고 가도 되는걸까?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놓고 갈 수도 없었다.
“밀리아. 이젠 조심 좀 해줘. 여긴 궁성도 아니고 도시도 아니라구. 언제 어디서 몬스터가 나올지 몰라. 저렇게... 하아~...”
몬스터였다. 분명 마물들이 앞길을 트고 있어야 했는데... 그 사이를 용케 빠져나온 듯 했다. 하긴 마물들이 내 말을 그렇게 제대로 듣는건 아니니까. 혹여라도 빠져나올 가능성은 있었다.
“그럼 누가 해치울까? 오랜만에 에밀리아 언니가 솜씨좀 부려줘. 이제 곧 전쟁이니까 실전 경험도 있어야하지 않겠어?”
“응? 나...? 좋아! 미아에게 내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겠어!”
당차게 말하며 자신의 검을 빼고 몬스터에게 향하는 에밀리아 언니였다. 어차피 저정도는 일행의 누구라도 상대 가능했다. 물론 밀리아는 전투원이 아니니 빼야겠지만...
“과연 첫 실전이나 다름없는데 잘 할까?”
“글세~ 뭐 마스터 나이트니까 쉽게 해치우지 괜찮지 않겠어?”
“하긴 마스터 나이트가 저정도도 못 물리치면 기사 때려 치워야지. 아. 이제 싸운다. 호오~ 역시 대단해.”
칼과 그렇게 대화를 했다. 하긴 에밀리아 언니는 마스터 나이트이지 않던가? 저정도는 충분히 상대가능했다. 그렇게 에밀리아 언니는 긴장도 거의 하지 않고 전투를 잘 이끌어 나갔다. 자신의 솜씨를 모두 보이고 싶은지 조심스레 상대를 하고 있었다.
“꺄아~ 에밀리아 황녀님 파이팅~ 어서 죽여버려요~!!”
“밀리아... 하아~ 네 응원을 받으면 될일도 안될 것 같아.”
“으윽~ 어..어째서요~ 우우~ 제가 뭘 했다고 그러시는 거예요~ 히잉~”
그거야 자기 자신이 더 잘 알지 않을까? 매번 사고란 사고는 혼자 다치고 있지 않는가? 수중 몬스터에게 발가벗겨진 채 잡힌 적도 있고 방금 전엔 거기에 벌레나 붙이며 울먹거리기까지... 정말 부끄럽지도 않은 걸까?
“우우~ 저두 알고 있다구요. 전투도 못하고... 장거리이동도 지채됬고.. 우우~ 그래도 공녀님과 함께 가고싶어서 그런건데...”
내가 뚫어져라 쳐다보자 그제야 사실대로 말하는 밀리아였다. 처음부터 저렇게 말했다면 용서해주겠지만... 역시 그간 너무 뻔뻔해서 용서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뭔가 혼내지도 못했지만... 그저 마음속에 간직해 놓고 나중을 기약했다. 분명 언젠가는 밀리아를 괴롭힐 수 있을거라 생각됐다.
“미아. 다 해치웠어. 어때 내솜씨가?”
“읏~ 저..정말 잘하던걸? 역시 에밀리아 언니야!”
“흐응~ 거짓말쟁이! 사실 저랑 이야기 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잖아요.”
“쉿~ 으으 그걸 말하면 어떻게 해?!”
“그런...! 미아... 미아가 그럴줄은...”
내 거짓말에 충격받은 모습을 보이는 에밀리아 언니였다. 그게 그렇게 충격이었나? 하긴 자신의 첫 실전이지 않았던가? 조금 관심을 기울여줬어야 했는데... 이게 다 밀리아 때문이었다.
“밀리아 너 나중에 두고봐! 에밀리아 언니. 미안... 이게 다 밀리아 때문인거 알고 있지?”
“하아~ 뭐... 밀리아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지. 대신 다음 전투는 꼭 봐줘야해!”
“으응. 알았어. 그럼 어서 다시 출발하자. 밀리아 때문에 너무 시간을 지체하고 있잖아.”
“윽~ 제가 뭘요~! 그저 조금... 힘들어서 자주 쉰 것 뿐인걸요?”
“그게 문제야. 그게!! 밀리아만 좀 빨리 따라와 줬으면 이렇게 늦을 리가 없잖아?”
조금 너무 강하게 나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밀리아를 조금 혼내긴 해야했다. 안그러면 그저 자기 멋대로 이곳저곳 들쑤시고 다니니 어쩔 수 없었다. 그만큼 밀리아의 주의력은 전혀. 단 한톨도 존재하지 않았다. 한번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미아 너무 그러지마.”
“네! 황녀님 말대로에요! 제가 뭘 어쨌다구요!”
“어차피 울면서 우릴 곤란하게 하잖아. 그러니 그냥 놔두자.”
“으윽~!! 황녀님 마저... 히잉~”
“그것봐. 호호~ 에밀리아 언니마저 그러잖아. 네 잘못이 얼마나 큰건줄 알겠지. 이제?”
“히잉~”
결국 급 말수가 적어지는 밀리아였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다시 발칸제국을 향해 마차를 이동시켰다. 이러다 정말 언제 전쟁을 벌이고 가츠를 되찾게 될지 모를정도로 시간이 지체되고 있었다.
“좋아. 이제 거의 도착한 것 같아. 이쯤에서 야영을 하자.”
“네에~ 준비할게요. 공녀님~”
그 누구보다 더 좋아하며 야영준비를 하는 밀리아였다.
“이제 곧이야. 에밀리아 언니. 정말 괜찮은거지?”
“으응. 나도 발자르는 싫어. 그러니 미아를 도와서 가츠를 되찾아 줄거야.”
“정말 다행이야. 그럼 좀 쉬자. 오늘은 쉬고 내일즘에 도시를 하나 하나 점령하는거야. 그렇게 가다보면 발자르도 나오겠지.”
“정말...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는거야? 도시 사람들은 아무 잘못도 없잖아.”
“그거야 인간인게 잘못이지. 게다가 발칸제국 사람들인 것이 더 잘못이야. 어차피 그들도 언젠가는 날 방해할 병사들이 될 인간들이잖아? 그러니 미리미리 해치워 두는게 좋을 것 같아.”
“하아... 난 모르겠어. 발자르라면 상대할 수 있지만... 죄도 없는 사람들까지 상대하기는 싫어.”
역시 마음약한 에밀리아 언니였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이미 늦었다. 어차피 이젠 돌아갈 수도 없었다. 앞으로 전진해야만 했다. 가츠를 되찾기 위해서도 그리고 나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도... 마물 여왕이라는 호칭을 벗어나지 못하는한 결국 전진밖에 답이 없었다.
“나도 그러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언제든 내 뒤를 노릴 수 있잖아? 그러니 미리 해치우는 수밖에 없는거야. 그러니 에밀리아 언니도 이해해줘. 내가 어쩔 수 없다는걸 말야.”
“으응. 미아가 그렇게 까지 말한다면... 나도 힘낼게... 미아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어.”
이번엔 진심이라고 생각됐다. 벌써 두 번째 날 배신했지만... 마지막은 배신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지 않으면 필시... 에밀리아 언니에게 못되게 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제발 마지막까지 내 곁에 에밀리아 언니가 남아줬으면 했다. 그래야만 했다. 나와 가츠를 위해서도...
“그럼 난... 칼에게 가볼게. 요즘 너무... 해주지 않아서 말도 잘 안걸어주잖아. 조금 삐친걸지도 모르겠어.”
“흐응~ 하긴... 우리들 때문에 조금 그랬지? 역시 미아는 칼과 함께 사랑을...”
맞는말도 너무 직설적으로 하면 조금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런 에밀리아 언니를 애써 무시하며 칼에게 가야만 했다. 어쩐지 뒷통수가 뜨뜻하게 달아올랐지만... 그래도 어쩔 것인가? 이제 곧 전쟁인데, 칼은 정말 소중한 전력이며 내 사랑이었다. 오늘은 조금... 상대해주긴 해야할 것 같았다.
“칼~”
“미아. 어쩐 일이야? 여자들끼리 시시콜콜한 잡답이나 나누더니. 내게 관심이 사라진거 아니었어?”
“으윽~ 그럴 리가 없잖아~ 그저... 눈치가 보여서 조금... 하지 못했던 것 뿐이야. 오늘은... 밤새 사랑을 나누려고 온건데... 칼은 그런게 싫어?”
“정말? 하하~ 그러면 나야 좋지! 좋아. 오늘은 화끈하게 밤을 지세우자고! 에밀리아와 밀리아가 보든 말든 화끈하게 해줄게~ 흐흐.”
“이 짐승~ 정말 칼은 너무 본능이 앞서... 에밀리아 언니나 밀리아가 보면 부끄럽지 않을까? 그러니 안보이는곳에서... 해줘.”
“걱정마! 마물들로 바리케이트를 치면 되잖아? 안그래?”
“으윽? 마..마물들 사이에서 하자구? 그런 뜨거운 숨결 안에서...?”
정말 칼은 나와 하기만 하면 좋다는 것 같았다. 결국 칼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일행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멀리 떨어질 수 없지 않던가? 특히 밀리아가 사고치지 않게 잘 감시해야만 했다.
“좋잖아? 모두가 지켜보는 사이에서 흐흐~”
“이익! 또 날 놀리는거지?!”
“하하. 뭐 어때~ 자자 어서 가서 하자구.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마물들을 둘러놓고 하면 에밀리아나 밀리아도 눈치채지 못할거야.”
그렇게 칼에게 이끌려 마지못해. 마물들 사이에서 사랑을 나누게 되었다. 그 느낌은 정말... 내 쾌감을 극대화 시켰다. 아무리 내가 낳은 마물들이라지만... 그래도 부끄럽지 않는가? 이런 시선들을 받으며 하게 되다니...
“아아~ 흑~”
“후훗~ 미아 너무 느껴대는거 아냐? 역시 이 시선들을 즐기는거지?”
“아흣~ 칼도 그렇잖아~ 흑~ 칼이 더 느끼는 것 같은걸? 아으~ 이제... 해줘...”
칼의 애무와 마물들의 시선을 잔뜩 느끼는 바람에 내 몸이 금세 달아오른 듯 했다. 그건 칼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칼과 정말 너무도 화끈한 밤을 보냈다.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 이렇게... 어쩐지 양볼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이런 행위까지 해버리다니... 어쩐지 점점 칼의 행위에 길들여지는 것 같았다.
“으흣~ 하아... 정말 좋았어... 역시 칼 뿐이야. 날 만족시켜주는 남자는...”
“정말? 가츠는 생각나지 않는거야?”
“그거야 당연하잖아. 가츠를 생각하는건... 나에겐 가츠와 칼 뿐이야. 이건 정말이야.”
“역시 가츠까지 포함인가... 으음... 역시 좀더...”
뭔가 중얼거리는 듯 한 칼 하지만 날 와락 껴안아주는 칼의 행동에 그런 생각도 저 멀리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그날 칼과 몇 번이나 하며 수없이 절정에 올라 버렸다. 역시 한번쯤은 이런 플레이도 좋은 듯 했다. 다음엔 좀 더 다양한 플레이를 해보고 싶을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