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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4화 〉114화 (114/132)



〈 114화 〉114화


시간은 흘러 에밀리아 언니의 초조함까지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게 뭔가 말할것처럼 하다가도 이내 어깨가 축 쳐지며 아니라고 되돌아가는 에밀리아 언니였다. 역시 뭔가 일을 벌인게 틀림 없어보였다.

“역시 준비해 놓길 잘 한것같아. 그치 칼?”

“아아. 에밀리아의 상태를 보니 정말 그래. 이번엔 칭찬해줘야 겠는걸? 하하.”

“으윽~ 머리 쓰다듬지맛! 가뜩이나 밀리아 때문에 귀찮은데... 또 머리하러가야 한다구~!”

이제 제일 무서운  밀리아였다. 그 시달림을 생각하면... 차라리 안보는게  나을 지경이었다.

“하하. 역시 밀리아야. 나도 밀리아에겐 못당하겠더라구~ 하여튼... 그때 목욕은 으읏~”

아직도 그 목욕때가 생각나는 듯 몸서리 치는 칼이었다. 정말... 얼마나 시달린건지. 아직도 이런단 말인가? 아마도 칼의 천적은 밀리아임에 확실했다.

“일단 에밀리아 언니와 대화를 해 봐야겠어.”

“그래. 확인은  봐야겠지. 정말 배신했는지 아닌지...”

“배신해도 이제 상관없어. 어차피 필요한건 그 몸뚱아리 뿐이니까. 나도 마찬가지로 대해주면 되는거잖아?”

이제  이상 에밀리아 언니의 배신에 마음상해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정말로 믿지는 않았으니까. 그저 한번 더 기회를 줬을 뿐이었다. 이번이 마지막 이었다. 사실대로 고백해 준다면... 그래도 용서해줄 마음은 있었다.

“미아 무슨일이야?”

“무슨일이긴. 에밀리아 언니가 내게 뭔가 할말이 있을 것 같은데... 요즘 내게 뭔가 말하려다 말고 자주 그랬잖아?”

“그..그건... 하아... 사실...”

주춤거리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에밀리아 언니였다. 정말... 너무도 답답했다. 차라리 배신한거라면 그렇다고 해주면 좋을 정도였다. 그에 에밀리아 언니를 더 다그쳐 물었다.

“할말이 있으면 어서 말해. 정말 에밀리아 언니 답지않게  그러는건데?”

“으응. 알았어... 사실... 미아 네가 도시를 습격하도록 놔둘 수 없었어. 그래서... 군대를 불렀거든... 마물들을 해치워버리라고... 그걸 말하고 싶었어. 하지만... 이건 배신이잖아? 그치만 이건... 미아를 위해서야. 이제 더는 제국을 압박하지 말아줘. 가츠는 내가 최선을 다해 찾아줄테니까.”

“역시... 그럴 줄 알았어. 그치만 어쩌지? 이미 벌써 마물들에게 손을 써놨는데... 첫날 벌써 도시 몇을 습격하라고 지시해 놨어. 에밀리아 언니가 그렇게 나올  같았거든.”

“그..그런!! 으으... 그럼 내가 한 짓은...”

“호호호. 그렇지. 모두 헛수고야. 정말...  에밀리아 언니에게 기회를 줬는데... 언니는 또 날 배신할 작정이었구나... 역시 인간은 믿으면 안되는거였어. 매번 모두가 날 배신했어. 역시 인간들은 모조리 죽어버려야해. 하지만 걱정하지마. 에밀리아 언니만은 살려둘테니까.”

“어..어째서? 두 번째 배신인데...”

“그야. 그 몸을 곱게 사용해야 해서지. 뭐 이이상은 알 필요 없어. 몸 간수나 잘해 놓길 바랄게.”

“미아...!!”

날 애타게 부르는 에밀리아 언니였다. 결국 이렇게  상황이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아니길 바랬다. 에밀리아 언니가 날 배신하지 않길 바랬다. 하지만 이미 배신했다니... 알고는 있었지만... 조금 가슴이 아렸다. 아마도 역시  에밀리아 언니를 믿고 싶었나보다.

“칼. 준비해줘. 전쟁이야.”

“아아. 나도 느껴져. 벌써 진지를 구성한 것 같아. 하지만 알까? 앞뒤로 포위된건 우리가 아니란걸...”

“저들이 알 리가 없지. 마물들을 배치한걸 에밀리아 언니에게 말해주진 않았으니까.”

최대한 준비하길 정말 잘 한  같았다. 이제 곧 전쟁이었다. 마물들과 인간들의 목숨을 건 전쟁. 가츠를 찾기위해서... 물론 저들은 아르세이아 제국의 병사들 일테지만... 어차피 내 적이긴 마찬가지였다.

“이 전쟁을 이기고 곧바로 진격해서 발칸제국 병사를... 발자르를 처치해버리자. 그때는 에밀리아 언니도  도울 수밖에 없을거야.”

“하긴... 자기 국가가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 미아를 분명 도우겠지. 자기 국가에 대한 애착이 대단한 것 같으니까 말야.”

“그러니 칼이 최대한 에밀리아 언니를 도와주도록 해. 그몸은... 상처하나 없어야 하니까. 정말 소중한 몸이야. 알았지.”

“역시... 에밀리아를 사용할 목적이야?”

“응.  이런 몸이니까...”

가츠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날 위해서도 에밀리아 언니가 꼭 필요 했다.

“그럼 나도 사용해도 될까? 저몸 탐나는데...”

“으윽~ 나 말고 다른 여자랑  할셈이야?”

“그치만... 나도 뭔가 이득이 있어야지. 미아는 역시 내가 다른 여자랑 하는건 싫어?”

“당연하잖아!! 칼은... 내것인걸... 우으~”

조금 창피했지만 당당히 선포했다. 칼도 그런 내마음을 느낀 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사랑스럽다는 듯이...

“하하. 정말~ 너무 질투심이 심한거 아냐?”

“지..질투라니!! 그런거 아냐!! 좋아. 맘대로 해버려!! 에밀리아 언니가 원한다면 멋대로 해!!”

이건 역시 추잡한 질투였다. 이러면 안 되는데... 역시 인간적인 부분이 남아있어서 그런  같았다. 엘프였다면 흔쾌히 허락해주며 마음껏 개방적인 생활을 하도록 했을테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도 인간이긴 한 것 같았다.

“하아~ 싫은데... 우우~”

“호호. 우리 공녀님 왜 또 삐치신걸까~”

“으윽~ 아..아무것도 아냐!! 밀리아는 상관할거 없잖아? 그저 칼과 사소한 일로 다툰  뿐이거든...”

“흐응~ 역시 공녀님은 칼에게 너무 빠지신 것 같아요. 어차피 수인이잖아요. 그러니 조금 야생을 뛰놀도록 해야죠. 욕망도 분출하도록...”

“역시 그런걸까? 짐승이니까...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거겠지? 하아... 그치만 너무 마음에 쓰이는걸?”

“자자. 그러지 말고 우리 쇼핑이나 가요. 가서 마음껏 스트레스를 풀어요~”

“으윽! 난 그게 더 스트레스인데...? 게다가 내일 당장 전쟁이 일어날지도 몰라. 이럴 시간 없어!”

“우우~ 전쟁이야 남자인 칼에게 하라고 하면 되잖아요. 공녀님은 좀 더 조신해질 필요가 있어요!!”

무조건 우겨대는 밀리아 때문에 정말 뭘 하기도 힘들었다. 그렇게 날 멋대로 하고 싶은걸까? 역시 내 몸을 원해서...? 어쩐지 밀리아의 속셈을 알것만 같았다. 특히 날 자신의 취향으로 꾸미는게 제일 싫었다. 매번 야하게만 입히지 않던가? 이러면 남자들이 너무 쫒아와서 문제이기도 했다. 물론 그런 남자들은 단칼에 목을 잘라버렸지만...

“하읏~ 그렇게 쳐다보시면 아아~”

“느끼지맛!! 내가  했다고 느끼는거야!!”

“그치만... 저 요즘 너무 욕구불만이라서요. 히잉~ 이곳 여자들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요. 우우~ 역시 제 취양에 맞는 건 역시 공녀님이나 황녀님 뿐이에요! 아아 그 매끈하고 매력적인 나신... 츄릅~ 하악..하악~”

“으윽 저리갓!! 다..다가오지 말아줘.”

정말 두려운 밀리아였다. 날 보며 하악대는 모습이라니!! 얼마나 굶주렸으면 저러는걸까? 정말 몸 성히 오늘을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만큼 밀리아의 그런 모습은 내게 공포심을 조장했다.

“읍?~ 호호호.. 제가 잠깐 정신줄을... 놓아버린 것 같네요. 자자 어서 쇼핑가요.”

“으응. 그럴게. 그러니 제발 침흘리며 정신줄 놓지 말아줘.”

결국 또다시 밀리아에게 역인 듯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밀리아가 정신줄까지 놓으면... 정말 밀리아에게 당해버릴지도 몰라서였다. 물론 힘이야 내가 더 쌔긴 하지만... 저런 밀리아를 어떻게 말리겠는가? 때리면 억 하고 죽어버릴지도 모르고... 아직 힘조절은 서툰 몸이라 더 그랬다. 마나가 급격히 줄어 마나컨트롤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었다.

“자 어서요~! 우선 저기로 가봐요. 호호호~”

“윽~ 알았어. 천천히 가~! 팔은 좀 놓고~!!”

밀리아에게 이끌려 하염없이 돌아다니게 되었다. 정말... 여자들은 쇼핑을 왜이리 좋아하는줄 모르겠다. 특히 밀리아는 더욱더 문제였다. 아직 개시도 못한 물품들이 한가득 아니던가? 그런데도  뭔가를 사다니... 결국 헛된 낭비들 뿐이었다.

“으으~ 차라리 에밀리아 언니에게 가자고 해. 나보다는 잘 즐기잖아?”

“우웅~ 그치만 아까 벌써 이야기 해봤는걸요? 하지만 불안한 모습이라... 결국 거절당했어요.”

“으음. 역시... 신경쓰고 있는거겠지? 하아... 조금 너무했나?”

하긴... 자신에게 말하지도 않고 마물들에게 도시를 습격하게 시켰으니... 조금 불안하고 신경질이 날만도 했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었다. 또다시 배신당해 구차하게 쫒겨다니긴 싫었다.

“어차피 신경써 줘도 날 싫어하게 될테니까... 제국의 병사들을 모조리 죽여서 유전자 수집을 하면 분명 날 싫어할거야.”

“아앗! 저거 귀여워요. 아아~ 어쩌죠? 살까요? 아아~ 그치만 저기 저것도...”

어느세 밀리아는 구경 삼매경에 빠진 듯 했다. 내말은 귓등으로 흘리고 잘 하는 짓이었다. 정말... 매번 저러는 밀리아를 도통 말릴 수 없어 문제였다.

“하아~ 그럼 그렇지...”

하는 수 없이 밀리아의 뒤를 따랐다. 밀리아와 함께 있으면 정말 다급함도 그리고 위급함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내일 당장 전쟁이 날것같은데도 이러니... 제일 신간 편한건 밀리아   했다. 하긴... 어차피 밀리아는 전투에 나설  있지도 않으니까 그런  했다. 자신의 일이 아니니까...

“밀리아 그렇게 많이 사서 어쩌려구!!”

“그치만~ 에헤헷~ 역시 안될까요? 네에~”

“으으.~ 맘대로 해버려!!”

그냥 내버려 두는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았다. 전쟁을 생각하는것도 피곤한데 밀리아까지 간수하기엔 내 정신줄이 너무도 얇고 가늘었다. 어차피 말리지도 못하는거 차라리 마음이라도 편하게 그냥 내버려 두는게 좋을 것 같았다.

“자 이것좀 봐요~ 공녀님에게 딱 어울릴 것 같아요~ 아아 역시~!!”

“으윽. 나는 됐어. 밀리아 원하는거나 많이 사도록 해.”

“우우~ 좀 어울려주면 뭐 어때서 그래요!! 자 그러지 말고 이걸로 당장 갈아입으세요!”

“윽~ 여..여기서?”

여긴 대로변 이었는데... 게다가 왜 하필 시장에 온건지... 차라리 조금 고급 용품점으로 가면 더 편했을텐데... 역시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지는 못할 듯 했다. 조금 혐오감이 들기도 했다.

“흐응~ 역시 그건 음란한 공녀님이라도 무리일까요?”

“음란하지 않아!! 으으 밀리아 넌 날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에에? 그야 칼과 함께 밤새 으쌰으쌰~ 사랑을 나누는 음란한 공녀님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으윽... 사실이긴 하지만... 그렇게 음란하진 않다구...”

사실이라 변명을 하기도 뭐했다. 밀리아는 정말... 나를 너무도 잘 알고 있어 문제였다. 이러니 내가 힘을  쓰지. 결국 시장에 비치된 간이 탈의실에서 옷을 바꿔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렇게  번이나 옷을 갈아입혀지며 치욕을 당했다. 제발 누군가가 와서 밀리아를 말려줬으면 좋을 것 같았다. 이제 더는 밀리아에게 시달리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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