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7화 〉107화 (107/132)



〈 107화 〉107화

 몰래 레온에게 가는 것도 꾀나 스릴 있는 행위였다. 게다가 레온과 함께 하면 할수록 점점 묘한 마음이 들었다. 역시 몸을 섞은 결과일까? 점점  마음을 알수가 없었다. 이러다 또다시 마음이 레온에게 기울어 버릴것만 같았다.

“레온...”

“후훗. 오늘은 더 일찍 왔네?”

“으으... 그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딱히 할 말도 없고, 창피해서였다. 기세등등하게 절대 사랑을 느끼지 않을거라고 했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일인지 모를 정도였다. 마음이 점차 기울어 이제 레온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도 거의 사라져 버렸다.

“하하. 부끄러워 하는 미아도 귀엽군. 좋아. 오늘은 어떤 체위를 원해?”

“레온 마음대로 해줘...”

그저 마나를 전해주는 것뿐인데 더는 참지  할 정도였다. 마음은 점점 두근거렸고 어서 빨리 레온이 해주기만을 바랬다. 그렇게 레온과 한차례 다시 사랑을 나눴다.

“하아~ 너무... 이런 것.. 으으. 모르겠어...”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레온은 그런 날 재밌다는 듯 바라볼 뿐. 이렇게 될줄 알았다는듯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마지막날까지 레온을 애타게 기다리며 마나를 전해줬다.

“정말 즐거웠어. 미아. 이제는 적인가?”

“읏... 그건... 모르겠어. 나도  마음을... 이렇게 될줄은 정말...”

“큭큭. 뭐 그런가? 아무튼 계약대로 가츠가 있는곳을 알려주지.”

“응? 직접 전해주는게 아니라...?”

“후훗 계약할 때 말했잖아. 있는곳을 알고 있다고...  내겐 없지만 크큭.”

“서..설마 날... 속인거야?”

“그럴 리가~ 그저 미아가 너무 다급한 나머지 제대로 계약내용을 상기하지 못한거지. 뭐 나야 미아의 마나를 가져가서 좋았어. 이정도라면 발자르 쯤이야 큭큭. 마나만 충분하면   고급기술도 가능하니까~”

“이익!! 레온 넌 진짜!! 흑... 됐어. 어차피 레온 넌 그런 남자였으니까... 어서 가츠가 있는곳이나 알려주고 꺼져버려!!”

화가났다. 바보같은 나 자신에게... 그리고 못내 레온에게 복수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말이다. 이래서 계약은 잘 알아보고 해야 했는데... 가츠에 대한 생각에 너무 다급한 나머지 레온이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못한 듯 했다.

“후훗. 뭐 계약은 계약이니까. 좋아. 가츠란 엘프 말이지. 아마 에밀리아 황녀가 데리고 있을거야.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아 그 엘프의 시체를 수습했으니까.”

“에밀리아 언니가...?”

뜻밖이었다. 그저 배신한건줄 알았는데... 가츠의 시체를 가지고 있기까지 했다니... 날 부르기 위해서일까? 설마 레온이 거짓말을 한건 아니겠지? 계약이 걸려있으니 그런건 아닐 듯 했다.

“으으... 정말 난 바보인가봐. 어차피 에밀리아 언니에게 까지 가야하는데... 마나의 반을...”

“크큭. 뭐 미아의 그런 모습도 제법 귀여웠어. 그럼 다음에 보도록 하지. 다만 살아 남는다면 말야.”

어쩐지 레온의 말이 내게 불안감을 줬다.  무슨 짓을 벌이려고...  마나의 반을 가져간거로 만족하지 못하는걸까? 내 순정을 짖밟은 걸로도 모자르는걸까? 정말 나쁜 남자의 전형인 레온이었다.

“이제... 가버려. 다음에 눈에 띄면... 죽여버릴지도 몰라...”

“이렇게 다시 밤에 죽여준다는건가? 하하핫~!”

“으으~”

창피했다. 레온에게 나는 그저 밤일 상대였을 뿐인가 보다. 그래서 더 굴욕적이고 치욕스러웠다. 이렇게 무시당하는데도 마음은 레온을 쫓고 있다니...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가츠의 부재로 인해 너무도 마음이 이리저리 휘청이는 것 같았다.

“하아... 정말 바보같아. 마나의 반이나.. 결국 다시 약해져버리다니... 이젠 마물들 뒤에 숨어있어야 하나?”

이젠 칼보다 약해진 듯 했다. 그만큼 마나의 반을 강탈당한건 내게  타격이었다.

“미아. 요즘 도대체...”

“칼... 흑흑. 나... 또 속아버렸어. 우아앙~”

칼이 보이자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같았다. 그렇게 칼의 품에 안겨 엉엉 울어버리고 말았다. 그만큼 레온에게 당한 상처는 심했다.

“미아 갑자기... 그러고보니 요즘 미아의 기세가 줄어들던데...”

“훌쩍... 흑흑 레온에게... 우으... 속아버렸어. 가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마나의 반과 가츠의 시체를 바꾸기로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 훌쩍... 가츠의 시체는 에밀리아 언니에게 있다고 했어.”

“아아. 그런가... 그럼 그동안 만나던 남자가... 그러고보니 레온의 냄새였어... 이제 기억나다니... 그러니까 말했잖아!!! 레온은 내가 상대하겠다고... 하아~ 정말... 이렇게 될줄 내가 알았어.”

“으윽.. 그치만... 너무 다급했는걸?”

칼의 얼굴을 보기 힘들었다. 칼의 말대로만 했다면 이렇게 약해지지도 않았을텐데... 이제 칼보다 약한 신세였다. 물론 명령권이 내게 있긴 했지만... 그렇게 칼을 강제하고 싶지는 않았다.

“뭐 일은 벌써 벌여졌으니... 어쩔 수 없잖아. 그럼 이제 에밀리아 에게 가는거지?”

“으응. 그래야 할 것 같아. 근데 조금 걱정돼... 레온이 돌아가면서 뭔가 경고를 했거든... 살아남길 바란다고...”

“자기도 남자라는건가? 쯧~ 그렇게까지 말했다면 조금 조심해야겠지. 미아도 이렇게나 약해져버렸으니 말야.”

이제 다시 칼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다. 내 실력이란 그저 마나의 양으로 승부를 내는 물량전이지 않았던가? 마나가 많았을땐 그걸로도 충분했지만... 역시 본 실력은 너무도 쳐졌다.

“그럼... 부탁해. 앞으로도...”

“아아. 맞겨줘. 이젠 미아 대신 내가 나설게... 인간여자들을 맛보며 꾀나 마나를 흡수했으니까.”

“칼도 나랑 마찬가지였나?”

“에휴~ 미아 네가 이렇게 만들어 놓고도 모르는거야? 설마 대충대충 강화만 하면 된다 그거였어?”

“에헤헤... 사실 그냥 아무거나 막... 눌러버렸거든...”

“윽! 그러다 잘못됐으면 어쩌려고?!”

“그치만... 어려웠는걸? 게다가 이렇게 멋지게 변했잖아? 그거면 되지 않아?”

뭔가 한심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칼이었다. 사실... 내가 생각해도 그건 너무한 짓이었다. 그래서 그에 대한 건 그다지 말하지 않았는데... 결국 칼에게 그 사실을 들켜버리고 말았다.

“어휴~ 미아에게 내가 뭐라고 하겠어.”

“에헤헷~ 설마 삐친건 아니지?”

“미아에게 뭔가 바라지 않으니까. 삐칠 것도 없잖아?”

“으윽~ 칼 너... 날 그렇게 생각했던거야? 우우~ 너무해!!”

기분이 조금 풀리는  같았다. 별다른 이야기도 아니었는데... 역시 칼의 품에 안겨서 그런 듯 했다. 역시 내겐 칼 뿐이었다. 레온따위... 이제 다시 보지도 않을 생각이었다.

“그럼... 들어갈까?”

“응! 오늘은... 칼의 품에서 잠들고 싶어...”

“그러자. 나도 미아와 자고 싶어. 이제 다른 인간여자들도 꾀나 질렸으니까.”

그렇게 화끈한 밤을 지냈다. 역시 내 칼이었다. 레온보다 더 좋은 칼의 품. 그런 품을 그간 버리고 있었다니... 정말 바보 같은 모습들 이었다.

“좋아. 이제 에밀리아 언니가 있는 아르세이아 제국으로... 응?  기세들은... 설마?!”

순간 불안감이 극대화 되었다. 갑자기 밀어닥치는 기운. 그건 군대였다. 그것도 엄청난 대군... 아마도 이게 레온이 말한 그 위험인 듯 했다.

“칼... 어쩌지? 으으 저정도 군대는... 상대하기 힘들 것 같아. 역시 도망쳐야 하나? 그치만 도망갈 구석도 없어...”

“최대한 마물들로 버텨봐야지. 안되면 미아를 태우고 도망치면 될거야. 내 속도 알잖아?”

“으응. 그럴게... 이제 칼의  잘들어야겠어.”

힘이 약해지니  마음도 약해졌다. 그렇게 다시 칼에게 의지하며 불안감을 감내했다. 그리고  군대가 있는곳으로 향했다. 일단 무슨일로 왔는지부터 파악해야 했다. 물론 날 잡기위해서일게 뻔했지만... 그래도 모르지 않는가? 뭔가 협상이라도 할 수 있을지...

“으윽... 발자르...”

“큭큭. 이거 이거 마물여왕인 공녀아니신가~ 흐흐.”

발자르의 군대였다. 아마도 제국도 마물들의 창궐이 신경 쓰였던 듯 했다. 하지만 이건 과해도 너무 과했다. 설마 내 마물들의 전력까지 파악해서 그런걸까? 그래서 이정도로 군대를 몰고 온건지도 몰랐다.

“으윽... 역시 날... 잡기 위해서 온건가?”

“그렇지. 마물여왕을 잡으면  마물들도 우리 제국의 것이 된다는 설이 떠돌아서 말이지. 사실이라면 대단한 전력 아니겠어?”

“윽...”

사실이긴 했다.  잡으면 분명 그렇게 될게 뻔했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순순히 잡혀줄 수는 없었다. 마물들을 모조리 소모하는 한이 있더라도 빠져나가야만 했다. 이제야 가츠가 있는 곳을 알게 됐는데 이런곳에서 발목이 잡히는 건 사양이었다.

“사실 이었군. 그럼 곱게 잡혀주면 좋겠는데... 역시 반항 하겠지? 아아~ 좋아. 반항 하는 여자야 말로 정복하는 맛이 있지! 크큭.”

“으으~ 너따위에게 내가 잡힐  같아?!”

절대 잡힐 수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전투는... 역시나 마물들의 약세로 이어졌다. 일단 강인하기는 마물들이 더 강인했지만.. 역시 숫자가 문제였다. 이런곳에서 너무 오래 시간을 끌지 않았다면 아르덴 왕국을 뒤엎고 마물들을 더 늘렸을건데... 레온 때문에 모든게 허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역시... 무리인가봐. 칼... 도망치자.”

“아아. 저녀석을 죽여버리고 싶지만... 힘들 것 같군. 저렇게 병사들에게 둘러쌓여있으니 어쩔 수 없지.”

결국 칼의 동의하에 서둘러 도시를 빠져나왔다. 다행이도 마물들이 제법 잘 버텨줘서 빠져나오는건 어렵지 않았다. 마물들이 없었더라면 분명 잡혔을게 틀림없었다.

“하아... 결국 마물들을 대부분 잃어버렸어. 이제... 어떻게 하지? 아르세이아 제국을 어떻게...”

“그래도 1세대 마물은 제법 남아있잖아? 일단 숫자라도 조금 채워놓자. 5세대 마물이라도 일반 병사들만큼은 강하니까. 숫자만 채우면 제국을 상대로 시간정도는 끌 수 있을거야. 그동안 가츠의 시체를 되찾아오면 되잖아?”

“으응. 그럴게. 역시 칼이야. 정말 똑똑해진  같아.”

“정말... 요즘은 미아답지 않은걸? 역시 힘이 떨어져서 그런건가?”

“으응... 조금 그런 것 같아. 힘이 강했을땐 자신감도 넘쳤는데... 역시 힘이 없으니 소심해지는  같아...”

칼의 말대로였다. 힘... 그게 문제였다. 가츠가 준 소중한 힘을 레온에게 홀라당 빼앗겨버리다니... 여전히 그게 마음에 걸렸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