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5화 〉105화 (105/132)



〈 105화 〉105화


칼을 찾아 나섰지만 칼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이번엔 내가 찾아올까봐 기운을 죽이고 일을 치르고 있는 듯 했다.

“으으~ 칼. 두고봐!! 가만두지 않을거야!!”

다만 그것도 찾아야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아무튼 열심히 칼을 찾아 해맬때였다. 순간 강력한 기운이 이쪽으로 향하는걸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신경을 은근히 거스르며 날 유인하듯 주변을 슬슬 도는듯했다.

“이번엔... 꾀나 강해보이네? 누구지?”

이정도로 강한 기운이라면 마스터 나이트중 한명이 분명했다. 조금 심장이 두근거리고 두려운 마음이 생기긴 했지만 나도 꾀나 강인해지지 않았던가? 마스터 나이트급은 충분히 됐다. 아니 되려 실력 처지는 마스터 나이트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을 정도였다.

“좋아. 마침 스트레스도 쌓였는데. 꾀나 맛있는 녀석일 것 같아.”

칼에게 향하던 집착이 갈 곳을 잃고  유인하는 기운에게로 향했다. 정말 이 기운이라면 꾀나  능력을 진일보 시킬정도의 기운이었다. 결국 그 기운에 유혹당해 발길을 옮기고 말았다.

“후훗. 오랜만이야. 미아. 정말 네가 마물 여왕이었을 줄은...”

“레온...”

레온이었다. 그것도 한층 강해진 모습의 레온... 그간 어떤 일이 있었던걸까? 설마 나에게 한것처럼 공을 들여 마나를 흡수한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이번에도 꾀나 조심성이 없네? 흐흐.”

“으윽... 그..그건... 레온 너정도는 충분히 상대 가능해서야!!”

“과연... 힘이 생기면 자만하는 그 버릇은 여전해. 그래서 매번 위기에 처하곤 했지.”

“그 위기를 조장한것도 너잖아!!”

나도 이기적인 사람이긴 했지만... 레온은 더 이기적이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연인도 그 무엇도 상관없이 치사한 짓을 벌이곤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학을 땔 정도로 레온이 싫었다. 다만 아직도 레온에 대한 애틋한 감정때문인지 이렇게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마물들에게 레온의 유전자를 수집하게 했을 것이었다.

“하핫. 그렇게 열내지 마. 아아~ 무서워라. 큭큭.”

“그래서 날 부른 이유가 뭐야? 마물의 밥이라도 되고 싶어서 온거야? 아니면 그 잘난 물건을 내게 주기 위해서?”

“커험. 이야기는 들었지. 마물 여왕이 남자의 물건에 사족을 못쓴다고... 벌써 한놈 해치웠다며?”

물론 순식간에 해치우긴 했다.   물건을 싹둑 잘라 한입에 꿀꺽 해버리긴 했었다. 꾀나 별미이긴 했지만... 그다지 내게 도움은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레온의 물건이라면 내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후훗~ 벌써 그런것까지 소문이 가버렸나?”

“뭐 나쁜 소문이란 빨리 퍼지기 마련이니까. 미아가 마물들에게 다리를 벌려줬다는 소문도 있던데... 사실은 아니겠지? 아아. 칼이란 수인 녀석에게 벌려준다는 소문은 확실해 보이더군.”

“으윽... 그..그건... 사실이야. 그래서 뭐?! 내가 누구랑 자던 말던 레온 네가 무슨 상관인데?!”

내 신경을 슬슬 긁어내는 레온의  이었다. 사실과 거짓이 혼합되어 내 신경을 더 자극했다. 물론 레온이  모든 소문을 믿을거라 생각지 않았다. 거를건 거르고 들을건 듣는 남자였으니까... 머리도 꾀나 뛰어나지 않던가? 날 함점에 매번 빠뜨릴 정도면... 정말 저만한 남자도 드물긴 했다.

“후훗. 상관 없긴 하지... 하지만 그래도 한때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잖아? 결혼까지 약속한...”

“그..그거야 한때... 였어. 이제 레온 네가 어떤 인간인줄은 너도 그리고 나도 알고 있잖아? 그런짓을 내게 한 주제에 너무 당당한  아냐?”

“미안하군. 일이 제대로 돌아 갔다면 분명  아래 깔려 신음하고 있었을텐데... 크큭.”

“으윽... 역시 레온 넌... 나쁜남자야.”

그래서 더 끌렸던 걸지도 모르겠다. 너무 착하기만 한 남자보다는 역시 자신감에 차있고 강인한 나쁜 남자가 더 매력적이었다. 지금도 순간 가슴이 두근 거렸다. 그정도로 레온은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날 부른 이유가 뭐냐구!!”

“그거야. 미아 네가 더 잘 알지 않아? 아니 미아가 마물들을 몰고 온 이유부터 말해야 하지 않을까? 대충 예상가는게 있긴 하지만... 역시 미아에게 직접 듣고 싶어.”

“그거야 당연하잖아!! 내... 나의 가츠를 찾기 위해서... 비록 목숨을 잃었다지만... 그래도 찾아야해...!”

“역시 그건가? 그럼 내가 있는 왕국으로 발길을 돌린 이유도...?”

“셀바르 후작에게 들었어. 레온이 내 가츠를 데리고 갔다고...”

거짓인지 진실인지는  수 없었지만... 단 한가닥의 희망이었다. 가츠가 레온에게 없다면 발자르나 에밀리아 언니에게 있겠지. 셋중 하나는 분명 가츠를 데리고 있을게 틀림없었다.

“과연... 뭐 맞아. 그 엘프의 시체는 내가 데리고 있지. 미아  위해 보존 마법도 걸어놔서 부패는 염려할 필요 없어.”

“저..정말? 아아... 다행이다. 이제  숨 돌릴 수 있겠어...”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가츠에게 보존 마법이 걸려 있다니... 정말 다행이었다.  썩어들어가는 가츠를 본다면... 필시 마음이 무너져 내렸을게 분명하니 말이다.

“그럼 이제 말해줘.  부른 이유가 뭐야. 가츠를 내게 돌려주기 위해서는 아닐거 아냐?”

“미아는 날... 너무 미워하는 것 같은데? 역시 내가 조금... 미아를 괴롭혀서 그런가? 하지만 그것도 사랑이야.  위해 마나를 건네줄 여자를 위한 사랑... 미아도 꾀나 즐겁지 않았어?”

“닥쳐!! 내..내가 얼마나 두려웠는데...!! 알지도 못하면서 헛소리 그만해!!”

극렬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뿐... 레온을 어쩌지는 못했다. 당장 상대하기도 조금 벅찼고, 가츠가 레온에게 있지 않던가? 일단 가츠부터 찾은 후에 레온을 어떻게 하더라도 할 작정이었다.

“아아. 그러지. 그렇게 화가 나 있었을 줄이야... 뭐 좋아. 가츠를 돌려줄게. 다만... 역시 그냥 주는건 내게 너무 손해겠지?”

“가..가츠를 돌려 주는거야...? 정말? 어째서...?”

“후후. 그야 내가 미아를 아직까지 사랑하니까... 그걸로 이유가 부족할까?”

“읏?! 가..갑자기 그런 말해도... 요..용서해주지 않아...”

순간 조금 심장이 아려왔다. 역시 이런건 내게 너무 가혹했다. 사랑했던 남자가 다시 하는 고백. 조금 기쁘긴 했지만... 날 또다시 이용해 먹으려고 그러는게 확실해 믿을  없었다.

“흐응~ 이렇게 심장이 두근대는대도?”

“흑?! 저..저리가!! 으으~”

내게 다가와  심장부근을 어루만지는 레온이었다. 정말... 손쓸도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나쁜 남자임에 틀림 없었는데... 날 이용할 목직이 틀림없는데도... 이렇게 무방비해져 버리고 말았다.

“역시... 아직 날 사랑하고 있구나.”

“아..아냐 이건... 으으. 그..그래서 원하는게 뭐야?”

“아아. 별것 아냐. 일단  주문서를 받아.”

“응? 이건...”

“자기강제주문서. 통칭 신의계약서지.  계약서에 마나를 주입하고 신에게 맹새하고 계약을 준수하겠다는 레어틱한 주문서의 일종이야. 물론 계약을 어기면 꾀나 곤란에 처하게 되지.”

“그래서 이걸 내게 준 이유가 뭐야?”

“그거야... 계약을 위해서야. 미아가 내게 가지고 있는 마나의 반을 넘겨준다면 나는 미아에게 가츠를 찾아준다는 계약.”

“이 계약만 하면...  마나의 반을 넘기면... 가츠를 내게 넘겨주는거야?”

“아아. 그래. 넘겨줄게... 그러니 어서 계약해주길 바래.”

마나의 반이라 타격이 크겠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가츠를 넘겨받을 수만 있다면.. 그깟 마나정도야 모조리 넘겨줘도 좋았다.

“좋아. 계약 하겠어. 이런거라면 날 속일 수 없겠지.”

“좋은 선택이야. 후훗. 그럼 어서 마나를 주입하길 바랄게.”

레온의 말에 주문서에 다급히 마나를 주입했다. 레온 또한 그 주문서에 마나를 주입하고 자신이 행할 일을 신에게 고했다.  또한 마찬가지. 하지만 뭘까? 이 찝찝한 기분은... 뭔가 또 속은 듯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기분탓이려니 했다.

“좋아. 이제 어떻게 하면되는거지?”

“후훗. 별거 아냐. 그저 미아가 내게 마나의 반을 넘기면 되는거지. 대략 일주일에서 한달정도 걸릴 듯 하군. 역시 방대한 마나야. 흐흐.”

기분나쁜 이유는 이거였을까? 일주일에서 한달이라니... 당장 내일이라도 아르덴 왕국을 향해 진격할 작정이었는데... 이로써 모두 틀려먹은  같았다. 하지만 가츠만 찾을 수 있다면 상관 없었다. 왕국을 뒤엎는것도 발자르에게 복수하는것도...

“아아. 가츠... 곧 당신을   있어요... 흑...”

“순정이구만. 크큭. 과연 그 순정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흥~! 레온 따위는 평생 알지 못하겠지. 이런 내 사랑을 말야.”

그저 여자를 이용해 먹을 목적으로 사귀는 레온은 절대 알 수 없는 감정임에 틀림 없었다. 그렇게 레온과의 약속으로 그날을 지나 보냈다. 마나를 넘겨주는건 다음날부터 하기로 하고 약속 장소를 정했다. 물론 칼이 모르는 곳. 그리고 내가 오기 편한곳으로 정하는건 필 수 였다. 위험할 수도 있으니 주변에 마물들까지 대동할 작정이었다. 마나의 반을 잃으면 나에게도 꾀나  타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치만... 조금 두근거려. 으으~ 왜이러지...?”

사랑했던 레온을 다시 만나서 그러는걸까? 아니면 칼에 대한 죄책감의 발로 인걸까? 어쩌면 둘 다 일지도 몰랐다. 뭔가 불길한 기분이 드는건 역시 레온을 만나서 그런  했다. 내가 사랑했던... 날 사랑해줬던 레온... 다만 그 사랑이 거짓이었다는게 너무도 가슴 아팠다.

“후우~ 이러지 말자. 레온은 그저 계약상대일 뿐이야. 마나만 넘겨주면... 어차피 헤어져야 해. 가츠를 넘겨 받으면... 복수해야할 상대일 뿐인데...”

왜 이렇게 갈팡질팡하는지 모르겠다. 역시 옛 연인은 잊기 힘든  같았다. 칼과 가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추억은 여전히  괴롭혀댔다. 그렇게 괴로움을 앉고 여관으로 돌아와 방에 누웠다.

“으으... 역시 잠이 오지 않아... 칼... 도대체 어디있는거야? 나... 외롭단 말야. 흑...”

레온을 만나서 더 외로움이 심해진 것 같았다. 눈을 감으면 가츠가 생각나고 눈을 뜨면 레온에 대한 계약건이 생각났다. 일주일에서 한달간 레온을 봐야 하다니... 조금 걱정이긴 했다. 혹여라도 내 마음이 변해버릴까봐. 레온에 대한 복수를 포기해 버릴까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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