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4화 〉104화 (104/132)



〈 104화 〉104화

다른여자와 하지 않겠다던 칼은... 여전히 여자를 탐했다. 역시 그 버릇 어디가지 않는다고, 매일 그렇게 했다. 나와 사랑하는것도 저녁뿐이라 낮에는 항상 어디론가 사라지곤 했다. 그걸 추적해서 여자들을 모조리 몰살시키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역시 짐승은 짐승이야. 나랑 저녁에 실컷 하는데도 이러다니... 자 이번에도 부탁해. 모두 정리해줘.”

“쿠오오~ 크캬캭~”

“꺄악~~ 사..살려주세요! 흑흑... 저흰 그저... 몸을 파는 그런 계집들 뿐이라구요. 흑.”

“흥. 그러게 손님을 받으려면 잘 가려 받아야지. 이건 너희들 잘못이야!!”

이기심의 발로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저 흔한 인간들일 뿐이지 않던가? 조금쯤 사라져도 이세상엔 인간들은 차고 넘쳤다. 게다가 어차피 저런 직업여성들은 없어져도 순식간에 불어나곤 했다. 차라리 죽는게 저들로써는 마음편할게 분명했다. 이런 세상은... 없어져도 괜찮을 것 같았다.

“모조리 죽여버리는거야. 그래서 칼과 가츠...  이렇게 셋이서 이 세상을 지배하는거야. 그러면... 아무도 우릴 방해하지 않겠지?”

점점 음습하고 질척해지는 마음. 어쩐지 요즘 들어 이런 생각이 들곤 했다. 아마도 그건 가츠를 잃은 슬픔에 대한 보상을 원해 그런 듯 했다. 가츠를 되찾고 가츠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의 발로 그뿐 이었다.

“에휴~ 그치만 칼도 쉴 시간을 주지 않고 발정 난 듯이 돌아다니네. 으으~ 이러다 정말...  도시를 죄다 뒤짚어 엎을지도 모르겠어.”

어쩌다 보니 칼의 뒤만 졸졸 따라 인간을 죽이는 신세가  듯 했다. 그저 칼의 물건 단속에 나섰을 뿐이었는데... 이런 내가 정말 구차하고 싫을 정도였다. 이러면 내가 너무 칼에게 집착하는  같지 않는가?

“하아... 그치만 너무... 질투가 나는  어떡해? 인간 여자들이 용서 되지 않는걸...”

무자비한 질투심... 하지만 그걸 감내하기엔 내 신경줄이 너무 가늘디 가늘었다. 결국 이렇게 피칠갑을 한 마물들에게 칭찬하듯 쓰다듬어 줄 뿐이었다.  대신 뒤처리를 매번 해주지 않는가? 이런 고마운 존재가 또 없었다.

“그럼... 돌아가자. 이번에 돌아가면 칼을 좀... 혼내야 겠어.”

칼을 혼내주기로 다짐했다. 또다시 마음약해져서 이런꼴을 보는건 싫었다. 칼은... 내것이지 않던가?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하는데... 요즘 들어 칼이 점점 반항하는 듯 했다. 역시 머리가 좀 컸다고 그러는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은근히  무시하잖아. 지가 크면 얼마나 컸다고!!”

“물론 나보다 키는 컸다. 그것도 꾀나 큰 차이였다. 하지만 그걸 이야기 하는  아니었다. 경우가 다른 이야기였다. 점점 내게서 벗어나는듯한 칼. 그저 나또한 하나의 암컷으로 생각하는 칼에 대한 이야기였다.

“칼~!!”

“응? 미아잖아.  무슨일이야?”

“으으~ 너 또!! 여자들 후리고 다녔지?”

“하하... 눈치챘어? 하지만... 낮에는 미아가 해주지 않는걸? 이렇게 심심한데... 인간여자들이라도 상대해야지~”

“으윽~ 너 약속했잖아. 나..나랑만 하기로...”

“그거야 밤에 대한 약속이잖아? 낮엔 미아의 말에 따라주고 있지 않아?”

“그..그건 그렇지만... 우우 약속... 히잉~ 이게 아닌데...”

점점 칼의 말에 말려들어버렸다. 약속했는데도 이렇게 빠져나가다니... 어쩐지 내가 더 바보같다고 느끼게 되었다. 언제 이렇게 말빨이 세진건지 모르겠다. 역시 여자들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 그런거겠지? 역시 칼의 아랫도리를 단속 했어야 했다. 그러면 이렇게 나오지는 않았을텐데...

“아무튼 다시 약속해줘!! 다른 여자에게 눈돌리지 않겠다구!”

“그건 좀... 곤란한데... 으음~ 어쩐다? 그럼 역시 미아가 상대해 주는거겠지?”

“그..그건... 하지만 그러면 복수에 차질이... 안그래도 밤에 너무 해서 괴롭단 말야. 아침에 일어나기 얼마나 힘든데... 으으~ 이게 다   정력이 너무 뛰어나서야. 역시 나중에 코페른에 돌아가면... 확~ 거세를... 아니 이건 내가    같고... 그래. 약간만 줄이자 약간만...”

뭔가 스스로 타협을 해버리고 말았다.

“정말 너무한다니깐~ 겨우 조금 하는 것 가지고...”

“으으~ 아무튼 싫어!!”

뭔가 때쟁이가 된 듯 했다. 칼의 정신연령이 더 높아보이는 건 기분탓이라고 애써 자위했다. 하지만 진실로 그래보이는지 주변 인간들이 조금 웃어보여서 화가났다. 물론 화난다고 모두 쓸어버리면 내가 지낼 곳이 없어져서 문제가 많겠지만...

“으으~ 이게 다 칼때문이야!!”

“하아~ 미아 정말  왜그래? 역시 그날인가...?”

“윽... 아..아냐! 그날은... 이제 안오는걸...”

“아... 미안. 내가 너무 막말을 한  같네. 미아는... 그랬었지.”

조금 기분이 우울해졌다. 역시 칼은 내가 아이를 못 낳는다는  못내 아쉬운 듯 했다. 그래서 자신의 자손을 퍼트리기 위해 인간여자들을 상대하는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그런게 맞는 것 같았다. 아니라면... 날 좀 더 귀찮게 했을게 분명했다.

“우흑... 역시 내가 아이를 못낳으니 그런거지? 흑...”

“아..아냐. 미아 울지마. 정말... 내가 잘못했어. 다른 인간여자들은 그저 여흥일뿐이야. 내가 미아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흑~ 역시 끝까지 인간여자 안만난다는 소린 하지 않잖아!!!”

그렇게 버럭 소리를 지르자 찔끔 하는 칼 이었다. 역시 나 몰래 만나긴  작정이었나보다. 짐승을 믿는게 아니었는데... 하지만 이제와서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칼은 내게 속한 펫이지 않던가? 그런 칼을 버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낮에 더 성욕이 왕성해 지는걸? 미아가 낮에도 해준다면... 나야 인간여자와 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그런데 그러지 않을 거잖아? 그러니 어쩔 수 없어.”

“우으~ 좋아! 그럼 낮에는 한명! 그래 딱 한명만 가지고 노는거로 해!”

“한명은 너무하지 않아? 내 정력에 한명은 금세... 죽어버릴지도 모르는데? 설마 미아는 내가 여자들을 복상사 시키길 원해?”

“으윽.. 그..그럼 다섯... 더는 양보 못해.”

뭔가 말리는 것 같았지만... 이정도로 타협하기로 했다. 그러자 옳다구나 덥썩 내 타협안을 받아드는 칼이었다. 뭔가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와서 어쩔 수는 없었다.

“히잉... 또 이렇게 되어버렸어. 우우~  나빠!! 오늘은 혼자 자버렷~!!”

“윽~ 정말 그럴거야? 게다가 미아는 밤에 혼자  못자잖아? 미아가  괴롭지 않을까?”

“그..그건... 아..안자면 돼!! 검술 수련이나 하면 될거야! 흥~”

칼의 무심함에 조금 삐쳐버렸다. 그냥 와락~ 하고 안아주며 미안해. 미아. 라고 해주면 용서해줄 작정이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무드는 전혀 기대할  없는 칼이었다. 정말... 가츠가 보고싶었다. 가츠라면 이렇게 삐친 날 보듬어 안아주며 달콤한 말들을 속삭여 줬을거라 생각됐다.

“하아~ 정말 미아의 생각은 모르겠다니까. 뭐... 어쩔 수 없지. 그럼 오늘부터 다섯만 상대할게.”

“으으~ 맘대로 해버렷!!”

이번엔 정말 속이 상해버리고 말았다. 결국 인간 여자만 상대하러 가겠다는게 아니던가!! 나는 버려두고... 밤을 지새워 검술 수련이나 해야할 것 같았다. 그냥 차라리 이런 도시는 마물들에게 몰살하라고 시키고 차라리 숲속으로 이동하는게 더 나았을  같았다. 하지만 이제와서 그러는것도 꼴이 우수웠다.

“하아~ 정말... 칼 때문에 이게 뭐야. 우우~”

  날 사랑해주길 바랄뿐이었는데... 결국 독수공방이었다. 검술 수련도 그저 핑계였을 뿐이었다. 이제와서 검을 한번 더 휘두른다고 뭐가 바뀌겠는가?

“좋아.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흥! 두고 봐!!”

오기로라도 마을 따윈 들리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러면 칼도 인간 여자를 상대하지 못하겠지. 일단 오늘은 어쩔 수 없었지만 내일 당장에라도 이 마을을 떠날 작정을 했다. 이제 쉬는것도 질릴 참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아~ 좀 쓸쓸하네... 우웅~ 역시 곁에 남자가 있어야 잠이 오는 것 같아...”

마음 한켠이 허전했다. 역시 칼이 필요했다. 아니 가츠가 필요했다. 하지만 가츠는 없지 않는가? 가츠 대신 칼을 대용으로 삼을 뿐이었다. 그치만 이렇게 칼과 다투어 버리고 말았으니... 그것도 지난한 일이었다.

“내일은... 꼭 떠날거야. 이제 복수를 해야하잖아.  이상 쉬면 칼때문이라도 복수를 포기해버릴지도 모르겠어...”

칼과의 사이도 점점 좋아져 버리니 복수를 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간혹 들었다. 역시 몸이 가까워지면 마음도 가까워져 그러는 듯 했다. 반대로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가츠와 멀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애써 그런 생각을 지우며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가츠를 꼭... 살려야해. 그래서 칼과 함께 셋이서... 평생 살아가는거야. 인간들이 없는  세상에서...”

그러기 위해선 왕국과 두제국을 우선 없애버려야 했다. 물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잘만하면 될지도 몰랐다.

“안되면... 가츠만 찾는걸로 만족해야겠지... 물론 에밀리아 언니와 밀리아도 어떻게든 데리고 와야하고... 에밀리아 언니는 꼭 필요하니까. 가츠와 날 위해서도...”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나중을 위해 비밀로 할 생각이었다. 가장 중요한 일에 에밀리아 언니의 필요성을 생각해 버려서 였다. 하지만 그걸 내뱉고 나면 불행해질  같아서였다. 일단 에밀리아 언니를 확보 한 후 가츠를 찾고 코페른으로 돌아가서 말해도 할 작정이었다.

“다만 에밀리아 언니가 그걸 허락해줄지 모르겠어. 물론 허락해주지 않아도 강제로...  작정이었지만...”

칼에 대한 생각 그리고 가츠에 대한 생각 마지막으로 에밀리아 언니에 대한 생각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졌다. 역시 밤은 길고 할 일이 없으면 이런 생각만 나는 듯 했다. 그래서 매번 칼을 원했는데...

“하아~ 잠... 자고싶은데...”

오지 않는 잠. 눈을 감으면 가츠의 생각만 나서 문제였다. 결국 가츠를 되찾기 전까진 최대한 칼의 비위를 맞춰줘야 할 것 같았다. 이렇게 괴로울줄 알았으면서도... 난 왜 칼에게 그런 말을 해버린걸까? 역시 바보라서 그런걸까? 어쩐지 점점 밤의 주도권은 나에게서 멀어져 가는것만 같았다.

“이대로는 안되는데... 하아~ 그치만... 칼과 하고싶어... 더는 못참겠어...”

내 신경줄이 이렇게 얇았나 싶었다. 결국 칼을 찾아 밤길을 걷고 말았다. 어차피 칼도 날 원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인간 여자 다섯으로 칼이 얼마나 만족할지도 모르고... 결국 밤새 하는 상대로는 나만한 여자가 없을게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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