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1화 〉101화 (101/132)



〈 101화 〉101화

“드디어 마을이야. 이제 씻을 수 있겠지?”

사실 마을을  번 지나치긴 했다. 하지만 내 마음에 드는 여관이 없어서 몰살시키고 오는 길이었다. 그렇게 하나  아르덴왕국에 가까이 도착했다. 결국 마지막으로 온 이번 마을. 마을이라기 보단 도시였다.

“어휴~ 정말... 여자는 모르겠어. 저번 그 여관도 괜찮던 것 같던데... 뭐가 마음에 안든다고 몰살시켜버린거야?”

“우우~ 그치만... 욕실이 딸려있지 않았단 말야~!!”

단순히 그 이유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게 가장  이유였다. 사실 여관주인이 날 바라보는 눈빛이 짜증나서 멸망시켜버리고 말았다. 어쩐지 점점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마물여왕처럼 변해버리는 듯 했다.

“좋아. 이번 마을에선 사고치지 않을거야.”

“어련하겠어. 에휴~”

뭔가 칼이 날 너무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내가 뭐 어때서? 그저 조금... 신경질이 났을 뿐인데... 그래서 마물들에게 공격을 명했을 뿐이었다. 아니 딱히 그러지도 않았다. 내가 기분나쁜걸 어떻게 알았는지 마물들이 스스로 공격했던 것이었다. 내가 자고 있는 여관만 빼놓고... 그저 그뿐이었다.

“우우~ 내탓 아니라니깐!! 그 여관주인의 눈빛  못봐서 그래. 으으~  음흉하게 쳐다보는 그 눈빛이라니~! 칼 너도 분명 죽이고 싶었을거야.”

“하여튼 이제 이 마을부터 아르덴 왕국이니 조심하는게 좋겠어.”

“으응. 나도 그럴 생각이야.”

마을안으로 들어서며 그렇게 칼과 대화를 했다. 칼의 걱정도 걱정이었지만  또한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으으~ 마..마물 여왕!!”

“엣? 나... 벌써 여기까지 알려진걸까?”

“모조리 몰살시키진 못했잖아. 그 안에 숨어있거나 도망친 인간들이 있었겠지.”

“그럼... 이곳도 몰살 시켜야할까...?  씻고 싶었는데... 안타까워.”

“아..아니 조..좋은시간 보내십시오. 제발 저희 도시만은 멸망시키지 말아주세요! 흑흑.”

어쩐지 경비병이 불쌍하게 보였다. 하긴 자기도 죽고 싶은 마음은 없겠지. 그러니 이렇게 빌다시피 내게 매달리는 것인  했다. 뭐 내게 시비만 걸지 않으면 나도 딱이 이번 마을은 멸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끈적거리는 몸도 씻어야 했고, 나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했기 때문이다.

“좋아. 대신 날 귀찮게만 하지 말아줘. 그렇게 알리면 최대한 조용히 지나가줄게.”

“저..정말 감사합니다. 흑흑.. 아아~ 시리아 우리 살 수있어!! 죽지 안아도 돼!!”

“아아... 그랬구나. 너도 연인이 있나봐? 나도 그랬는데... 그치만... 이 왕국의 기사란 작자가 내 연인을 가져가 버렸어. 어떻게 생각해?”

“그..그건... 정말... 안타깝군요. 하지만 저희와는 상관 없는 이..일이잖습니까. 그러니 제발...”

“약속했잖아.”

뭐 연인도 있다니 이번 마을은 몰살시키지 않기로 했다. 사실 충분히 쉴만큼 쉬면 몰살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빌면 마음이 약해지지 않는가? 나도 가츠의 생각이 나버리고...

“미아는 정말... 마음이 약하다니까. 그저 상관없는 인간일 뿐인데... 쯧~”

“그치만... 연인이 있다잖아? 칼은 아무렇지도 않아?”

“내겐 미아만 있으면 상관 없어. 저런 인간의 연인따위 생각해 줄필요 없잖아? 어차피 미아가 어디 가는것도 아니고, 내가 지켜주면 죽을리도 없으니까”

역시 칼이었다. 인간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그저  생각뿐... 하지만 그게 싫지만은 않았다. 나도 칼만 있으면... 가츠와 칼만 있으면 됐으니 말이다. 뭐 칼이 그렇게 생각한다니...  마을도 몰살시키기로 했다.

“그치만... 내가 더 쌘걸?”

“으윽~ 정말 분위기 깨는 소리 할래? 하아~ 그래 미아가 더 쌔. 됐어?”

“호호. 삐쳤구나? 쿡쿡.”

칼이 내 말에 삐친  고개를  하고 돌렸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정말 꼭 끌어안아 주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다가가서 끌어안으려고 하자 휙~ 하고 피해버리는 칼이었다.

“우우~ 피하지 마아~ 내가 싫어?”

“하아~ 자. 안겨.”

“에헤헷~ 정말 좋다~ 역시 칼이 제일 좋아~”

칼이 한숨을 내쉬며 양팔을 벌리자 와락 안겨 얼굴을 부비 댔다. 그러자 내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주는 칼이었다. 그게 어찌나 기분 좋던지. 얼굴이 풀려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너무 대로변에서 애정행각을 벌였던 것 같았다. 다들 시선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역시 개방적인 이런 모습에 다들 적응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았다. 이런 행위는 다들 집에서만 해서 그러나보다.

“우웅~ 역시 인간들은 이런게 싫은가봐. 확~ 다 죽여버릴까?”

“자자. 삐치지 말구. 몇일만 참자. 응? 또 다른 마을에 들리기도 귀찮잖아.”

“으응. 칼이 그렇게 말하면 들어줘야지 어쩌겠어. 호호~”

“어휴~ 자기도 귀찮았으면서... 아무튼 서두르자. 이러다 여관 잡지 못하면 안돼잖아.”

“응~!”

칼의 팔에 팔짱을 끼고 여관이 몰려있는 곳으로 향했다. 다행이도 내 마음에 들만큼 큰 고급여관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것이었다. 크고 넓은 방. 그리고 대리석이 깔린 넓은 목욕탕!! 물론 대리석은 아니었다. 그저 작은 욕탕이었지만 따뜻한 물이 나온다는걸로 만족중이었다.

“우웅~ 역시 궁성에 있는 목욕탕이랑은 달라.”

그거야 당연했다. 궁성은 모든게 최상으로 지어졌으니까. 하지만 이런 고급 여관은 겨우 작은 욕실이 방에 딸려 있을 뿐이었다.  일반 여관은 이런것도 없는 공용의 작은 나무통이었지만...

“미아. 등밀어줄까?”

“읏?! 가..갑자기 들어오는게 어딨어!! 우우~ 차..창피하잖아!”

욕실의 탕속에서 반쯤 몸을 내밀고 있어 가슴이 죄다 보였는데 그걸 칼이 보며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정말 언제 들어온건지... 아무리 내가  강해도 칼의 그런 은신능력엔 미치지 못하는 듯 했다.

“뭘 부끄러워 하는건데? 숲속에선 같이 목욕도 하고 이젠 사랑도 나누는 사이잖아~”

“우으... 그치만 이건 이거고 그건 그거야!! 둘은 엄연히 달라~!!”

물론 사랑을 나누며 같이 씻는건  달랐다. 이런게 바로 여자의 마음이라고 해야할까? 어쩐지 상황에 따라 부끄러움의 정도가 다른 듯 했다. 하지만 그거야  마음 문제였고 칼은 또 달랐다. 내 의향에 상관없이 그저 날 어찌해 보고 싶어  뿐이었다.

“으읏~ 나가! 나가라구!!”

“읏차~ 그러지 말고, 내가 등 밀어준다니까.”

내가 던지는 목욕용품들을 피하며 점점 다가오는 칼이었다. 이럴때만 더 민첩해진 칼이었다. 전투때나 좀 그래볼 것이지. 그랬으면 마물도 얼마 잃지 않았을텐데...

“으으. 맘대로 해!!”

“후훗~ 역시 미아는 귀여워. 등도 이렇게 매끄럽고...”

“힉?! 아흣~ 그..그만~! 으으..”

느껴버리고 말았다. 내 등을 쓸어내리는 칼의 손길에... 이러다 또... 해버리는게 아닐까 싶었다. 조금 여유롭게 씻으며 따뜻한 물에 몸을 풀려고 했는데... 또다시 이렇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앙~ 흡~?! 그..그만... 그만해줘.. 나 씻어야 한단 말야.”

“정말... 그만해주길 원해?”

“으으~ 모..몰라~!!”

해달라고 하기엔 방금전  소리들이 걸렸다. 뭐 그냥 놔둬도 칼이 해줄 것 같아서 상관 없을 듯 했지만... 하지만 칼은 내 애를 태우듯 등을 쓰다듬을  그 이상을 해주지 않았다. 그에 속이 타는건 나였다.

“으흣~ 하아...”

“해줄까?”

“해..해줘! 나..날 사랑해줘.. 아흣~”

사랑을 갈구하고 말았다. 더는 참을 수 없어서였다. 매번 이렇게 되어버리곤 했다. 칼이 날 애태우고 난 그저 당하며 어서   해주길 바랄뿐이었다. 이런식으로 매번 당하다보니 칼이 해주길 은근히 바라기도 했다.

“하악~!! 아아~ 조..좋아~ 아흥~”

정말 좋았다. 칼의 사랑은 날 너무도 들뜨게 만들었다. 이때만큼은 사랑했던 가츠도 더 이상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할 뿐이었다.

“정말 미아는... 음란한  같아.”

“하으~그치만... 이건 흑~ 칼이 원해서... 그런거잖아~!”

“미아가 더 원하는 것 같은데?”

“우으.. 몰라.”

정말 날 너무도 창피하게 만드는 칼이었다. 이런식의 행위보단... 좀 더 화끈하게 해주길 원했지만... 칼은 날 더욱  애태우며 점점 열락의 기운에 빠뜨리곤 했다. 아마도 그건 내가 칼 자신에게 속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인  했다.

“칼 때문에 정말... 내 몸이 음란해져버린  같아.”

칼의 품에 안겨 같이 욕탕 속에서 그렇게 투정을 부렸다. 사랑을 나눈 직후라 조금 호흡이 거칠어져 있었지만... 그건 별 상관없었다. 그저 칼에게  더 투정을 부리며 사랑을 갈구할 뿐이었다.

“그거야 미아의 몸이 원래 음란해서 그런거지. 내 탓은 아냐.”

“우으... 말이라도 그렇지 않다고 해주면 안되?”

“하지만 그건 거짓말 이잖아. 미아는 설마 내가 거짓말 하길 바라는거야?”

“으윽... 그건 아니지만... 그래두... 좀 더 달콤한 말을 듣고싶어. 가츠는... 내게 그렇게 해줬단 말야~”

“나야 가츠와는 다르니까. 설마 내가 가츠처럼 해주길 바라는거야? 매일 매시간 사랑해주길 원하는거야?”

“그..그소리가 아니잖아~ 우우~ 칼은 매일 그것만 바랄뿐이지? 역시 내 몸이 목적일뿐인  같아. 내 몸에 욕정을 풀뿐 그런 말도 안해주려 하잖아...”

투정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칼은 그런 내말에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대충 무시하는 듯 했다. 그럴거면 고개도 끄덕이지 말아줬으면 했다. 뭔가  말을 귓등으로 흘려듣는 것 같지 않는가!!

“정말 그럴거야?  말 제대로 듣긴 해?”

“아아. 뭐 대충~ 하하.”

안듣고 있는게 틀림 없었다. 말을 얼버무리고 있지 않는가? 역시 내 말은 암컷의 흔한 투정으로 알아듣고 있는 듯 했다. 역시 뭔가 조금 조치를 취해야 할  같았다. 예를 든다면 사랑의 횟수를 줄이는 것 말이다. 어쩐지 좋은 방법일 듯 했다. 본능적인 칼에겐 정말 괴로운 일일 것 같았다.

“흥! 좋아. 그렇게 나온다 그거지? 그럼 이제부터 칼이랑 안해줄거야!!”

“윽? 그..그건... 근데 그럼 미아는 괜찮겠어? 나랑 하지 못하면... 잠  수 없잖아?”

“괘..괜찮아!! 내가 뭐~ 그짓을 해야 잠이 오는 줄 알아?”

사실 사랑을 나누지 않으면 여전히 잠을 자지 못했다. 하지만 칼의 버릇을 고치려면 괴로워도 참아 내야 했다. 그러면 칼도 내 말에 따르지 않겠는가? 내 괴로워 하는 모습에 칼도 괴로울거고 그러다보면  부탁에 마지못해 사랑을 속삭여줄지도 몰랐다. 최소한 그런 시늉을 해주긴 할  같았다.

“아무튼  봐줘~ 미아랑 하지 않으면 나도 이제 잠이 오지 않을 정도라구~”

“흥~ 됐네요~ 이제 안해줄거니 한번 얼마나 참나 보자.”

“정말 그럴려고? 뭐... 좋아. 과연 누가 먼저 항복하는지 내기라도 하자.”

조금 자신만만해 하는 칼이었다. 아마도 칼의 자존심을 건드려서 그런 듯 했다. 감히 자신의 암컷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나보다. 결국 그렇게 그날 목욕을 기점으로 서로 몸을건 내기를 해버리고 말았다. 내기의 상품은 서로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는것! 결국 그렇게 칼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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