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9화 〉99화 (99/132)



〈 99화 〉99화


공국을 뒤엎었지만... 셀바르 후작과 알베른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 끈질긴 녀석들이 아닐 수 없었다.

“으으~ 도대체 어디로 도망친거야?!!”

“미아. 어차피 금방 잡힐거야. 너무 화내지마.”

“으응. 하긴 도망쳐 봤자  손아귀 안이지. 그래. 좀 더 뒤져보면 분명 찾을  있을거야.”

공국의 성 안으로 들어와 분을 이기지 못해 소리치자 칼이 날 안정시켰다. 칼의 그런 차분한 목소리를 들으니 조금.., 마음이 안정되는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래도 공국에선 마물들의 손실이 얼마 되지 않아 다행이야. 역시 공국은... 별것 아니네. 그런데 난... 이런 공국을 위해서... 가츠를... 가츠를 잃어버렸어... 흑.”

너무도 화가 나고  자신이 싫어졌다. 겨우 이깟 마물들에 금세 무너질 공국을 위해서... 정말 내게 필요한 공국이었나 싶었다. 어서빨리 가츠를 보고싶었다. 가츠를 찾고 둘만의... 아니 칼까지 합쳐 셋이서 오순도순 살고 싶었다.

“칼... 넌 이렇게 잔인한 날... 버리지 않을거지?”

“그거야 당연하잖아? 미아의 어디가 어때서? 어차피 숲속에서나 여기서나 마찬가지야. 강한 수컷이 모든걸 가지는건 당연해. 그저 미아가 더 강했을 뿐이야. 물론 그 미아를 가진건 나지만. 하핫.”

“무..무슨 소리를... 우으... 내..내가 언제부터  것이었는데?! 칼이 내거잖아!!”

“후훗. 뭐 그렇게 생각해도 상관 없지. 어차피 이렇게~ 미아를 맛보는건 나 뿐이니까~”

“흡?! 으읍~ 으음....”

 격하게 껴안고 농밀한 키스를 퍼 붙는 칼이었다. 조금 당황했지만... 그런 칼의 키스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불안했던 마음을 가라안혀주는 그런 칼의 키스가 좋았다. 그렇게 오랜시간 칼과 키스를 나눴다. 피비린내 나는 궁성안. 하지만 우리 둘에게 그런건 상관 없었다.

“하아... 좋았어. 칼...”

“나도 그래. 미아. 이제 그만 셀바르 후작과 알베른을 찾아보자.”

“응! 그녀석들... 용서하지 않을거야. 아바마마를... 살해한 그 녀석들만은 절대 용서하지 않아!”

불안감이 해소되니 강렬한 복수심에 불타올랐다. 이제  셀바르 후작과 알베른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마물들을 궁성안에 풀지 않았던가? 분명 내게 좋은 소식을 알려 줄거라 생각했다.

“응? 아아. 비밀통로에 있다는거구나. 훗~ 셀바르 후작. 그리고 알베른... 너희들만  궁성에서 살아왔던건 아냐. 그런데 바보같이 비밀통로를 이용하다니. 좋아. 너희 둘은 밖으로 빠져나가서 비밀통로의 출구를 막아.”

“크오오~!! 쿠오~!!”

내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울부짖는 마물들이었다. 정말... 생긴건 흉측했지만... 그래도 내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였다. 내 유전정보가 들어간 마물들... 다만 그들은 가츠와 나 사이에서 낳은 아이라고 할 수 없어 문제였다. 그저 내 복수에 이용될 물건이나 다름없었다.

“정말 착하구나. 좋아. 그럼 나도 이제 가 보실까? 칼 어서가자.”

“그래. 미아. 그들의 공포에 떠는 모습 볼만할거야. 큭큭.”

칼도 그들이 싫은건 마찬가지인 듯 했다. 그렇게 궁성의 비밀통로로 향했다. 은밀한 곳에 숨겨진 비밀통로였지만... 나 또한 이나라의 공녀였다. 이런 비밀통로 몇 군데는 나도 알고 있었다. 기억상으론 어릴 때 비밀통로에서 숨바꼭질을 하기도 한 듯 했다.

“호호. 겨우 도망친게 여기까지야? 쿡쿡.”

“헛! 네..네년은!! 으으 설마 네년이 마물여왕이었나? 큭...”

알베른이었다. 셀바르 후작은 그저 부들부들 공포에 몸을 떨고 있을 뿐이었다. 하긴... 알베른과 같은 기사도 아니잖는가? 그저 정치에 일가견이 있는 비루한 남자였을 뿐이다. 그런 그들에게 농락당한 나. 그리고 그때 가츠를 잃었다.

“으으! 용서할  없어. 감히  가츠를!!! 후우... 이러면 안되지. 좋아... 알베른 그리고 셀바르 후작. 가츠는... 가츠는 어디있지?”

“응? 무슨소리야? 가츠라니? 설마 또 다른 남자에게 다리라도 벌려줬나? 큭큭. 하긴  피가 어디 가겠어? 성노예의 피를 이은 네년이 그러면 그렇지.”

“그게. 무..무슨소리지? 설마 내게서 도망치기위해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하는건 아니겠지?”

성노예라니... 설마 내 어머니가 그런 성노예 였다는건가? 물론 어머니가 엘프였다는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성노예 일리는 없지 않는가?

“모르는건가? 네 아비가 붙어먹은  성노예를? 그렇게 테어난 너를 공녀위에 앉히기까지... 큭~ 그러니 배신당하지. 아니 네 아비가 그리 배신한거지. 창녀나 다름없는 여자를 공녀에 앉히다니. 아무리 딸이어도 그렇지. 그러면 안되는 거였어.”

“그럴 리가 없어!! 내 어머니가 성노예 일리가... 그저 조금... 개방적일 뿐인데 무슨 헛소리를!!”

엘프가 성노예로 제일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내 어머니가 그럴 리가 없었다. 그저... 아바마마와 결혼해서 날 낳고 조신하게 살아왔을거라 생각했다. 엘프의 조금 문란한 생활이 문제이긴 했어도 인간 또한 마찬가지 아니던가? 일단 결혼만 하면 맘에 드는 성노예를 들이거나 상대와 바람을 피우지 않던가?

“흥~! 어차피 인간도 마찬가지잖아?”

“큭큭. 그래도 엘프보다야 낫지. 어쨌든 죽일거면 어서 죽여!! 더는 너같은 창녀와 말 섞고 싶지 않으니까. 아니면  내게 다리를 벌려줄 생각인가?  숲속에서처럼...”

“으윽! 그..그땐 네가 강제로!!! 게다가 다리 벌리지 않아!! 그..그저 칼과 가츠를 사랑하고 있을 뿐이야... 그것 뿐이야...”

“벌써 둘인가? 나중에 보면 셋 넷 그렇게 늘어날게 틀림없겠어. 큭큭.”

점점 내 신경을 건드리는 알베른 이었다. 역시 저녀석만은 처참하게 죽여버려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제대로 알고 있는것도 없는 것 같지 않는가? 녀석을 죽이고 나머지는 셀바르 후작에게 물어보는게 더 나을 것 같았다.

“도발따위... 이제 걸려들지 않아. 그래. 네가 그렇게 죽고싶다면 죽여줄게. 칼. 어때. 저녀석? 먹고싶지 않아?”

“별로. 저런 더러운 것 먹으면 배탈날거야. 그냥 마물들에게 수집시키는게 어때?”

“호호. 칼도 너따위는 먹고싶지 않다는데?”

“큭. 어서 죽여라!!”

“아..알베른 주..죽는다니! 그..그런건 너같은게 결정할게 아니야!! 자자. 공녀님. 조..조금 진정하시고. 제 이야기를 들으시죠.”

“왜? 가츠가 있는곳을 알기라도 하는거야?”

“그야 당연하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 왕국! 아르덴 왕국에 틀림없이 있을겁니다!!  레온자식의 성격 아시잖습니까!! 그 비열하고 저열한. 분명 공녀님을 자신에게 오게끔 하기 위해 인질로 잡고있을게 틀림없겠죠!”

“그래?  좋아. 아르덴왕국에 있다는거구나. 정말 다행이야. 제국에 있었다면... 필시 힘들었을거야. 시체가 부패하기 전에 가츠를 구하기 힘들었을거야.”

정말 다행이었다.

“흐흐흐 그럼 저희는 이제 피..필요 없는거겠죠. 그럼 이만 가도... 되겠는지요.”

“응. 이제 너흰 필요 없어. 가도 좋아. 아니. 영영 가버리도록 해. 호호호~”

“히익?! 서..설마!”

“아아. 그래. 내가 설마 너희들을 살려줄  같았어? 이제 가츠가 있는곳도 알았으니 너희들은 그대로 죽어버려. 마물의 밥이 되어 유전자 정보나 남기고 사라져버렷!!”

마물들에게 그렇게 명령했다. 칼도 먹지 않는다니 마물들에게 줄 수밖에...

“끄아악~! 네..네년~!! 크윽~~ ”

결국 그렇게 셀바르 후작과 알베른의 덧없는 생명을 서서히 사그라들고 말았다. 저리 쉽게 죽어버리는 인간들인데... 역시 조금 허무한  같았다. 하지만 그런 마음에 잠식될 수는 없었다. 일단 아바마마의 복수는 마치지 않았던가?

“그래. 복수는 했어. 이제... 가츠를 찾으러 가면 되는거야... 가츠. 기다려줘요. 제가 곧 갈테니까요.”

“미아... 역시 미아에겐 가츠가 있어야 하는건가...”

조금 우울한 기색의 칼이었다. 내가 너무 가츠만 생각한 듯 했다. 칼도 내겐 소중한 사랑인데...

“으응. 칼도 있어야지. 칼도 좋아. 가츠만큼... 그러니 그렇게 실망할 것 없어.”

“그래? 그럼... 여기서 당장... 우리 사랑을 확인해도 좋을까?”

“으읏~ 여기서...? 시체도 널려있는데...?  더 깨끗한 곳에... 그런 곳에서 하자.”

“싫은거야...? 어차피 저건 고기들일 뿐이잖아? 뭐 맛은 별로겠지만... 아무튼 우리에게 그따위건 상관없지 않아?”

칼에게나 그렇지 나에겐 조금 꺼려지는 일 이었다. 하지만... 칼의 그런 모습을 보며 거절할 수는 없었다. 거절하면 상처받을거라고 생각해서였다. 은근 섬세한 칼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칼과 다시 한번 사랑을 나누고 말았다.

“하악~ 좋아... 이런곳이지만... 아흑~ 칼의 사랑... 너무 좋아~!!”

“아아. 나도... 미카의 사랑이 느껴져~!! 흑~!!”

그날도 오지 않고 아이를 임신할 수도 없어 더는 꺼려지지 않는 칼과의 행위였다. 그리고 내가 칼을 더 사랑하기도 해서 이런 행위가 정말 좋았다. 칼이 있어 정말... 너무도 좋았다. 칼이 없었다면 분명... 내가 이렇게 마음을 다잡지도 못했을거라 생각됐다.

“이제... 아르덴 왕국으로 가자. 칼.”

“응. 그 레온자식을 처치해버리자!! 그녀석 처음부터 마음에 안들었어. 근데 감히 미아를 이용하려고 했단 말이지. 그녀석은 내가 처치할게. 미아는 절대 나서면 안돼!!”

“으응. 레온이 불쌍하네. 호호~ 칼  맘대로 해. 나도 레온은 보기 조금... 힘들 것 같아. 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남자였으니까.”

분노해도 모자르는 레온이었지만... 역시 한때의 사랑이 내 발목을 잡는 듯 했다. 도저히 내손으로 죽이는건 힘들 것 같았다. 게다가 가장 약했던 레온이 가츠에게 타격을 주기도 힘들었을거라 생각했다.

“으응. 미아는 나만 믿어. 녀석을 가장 잔인하게 해치워줄게. 그리고 그녀석의 마나를 미아에게 줄게.”

“호호. 그래주면 좋겠어. 안그래도 마물들에게 힘을 전해주느라 마나가 조금 부족해. 역시 이렇게 많은 마물들을 거느리는건 힘에 부치는 것 같아.”

조금 그랬다. 역시 마물들을 통솔하기엔 내 역량이 조금 부족했다. 물론 1세대 마물은 내 통제에 제대로 따르지만... 2세대 3세대가 지날수록 점점 내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아무튼 그래서 마나가 더욱 더 많이 필요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이제 아르덴 왕국을... 멸망시켜버리자. 이건 모두 레온의 탓이야.  탓이 아냐.”

“그래. 레온 그녀석이 미아를 이용하려고 해서 그렇게 되는거야. 절대 미아의 잘못이 아냐.”

조금 양심에 가책이 느껴졌지만... 칼의 그런 위로를 들으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어차피 내겐 칼과 가츠만이 소중할뿐 다른 사람들은 그저 타인일 뿐이었다. 게다가 내가 직접 죽이지도 않지 않는가? 그저 마물들에게 유전자 수집을 당할뿐... 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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