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7화 〉97화 (97/132)



〈 97화 〉97화

마물을 천마리나 낳는건 역시 무리였다. 하지만 겨우 해낼 수 있었다. 가츠를 생각하며 참고 또 참아 어떻게든 가능했다. 물론 직접 그 큰 마물을 낳은건 아니었다. 그저 유전자를 주입받아 알처럼 딱딱해진 난자를 낳았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도 힘들었어... 이제 1000마리째... 겨우 다 낳았어. 하지만 이제 난... 여성으로써의 기능은... 더 이상 하지 못하겠지. 흑...”

가츠와의 아이를 가지고 싶었는데... 결국 그러지 못할 것 같았다. 반평생 해야 할 월경도 이제 끝이었다. 아마도 발정기조차 찾아오지 않을게 분명했다. 그런건 싫었지만... 이제 그건 포기해야만 했다. 가츠를 되찾기 위해서... 내 모든 즐거움을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물론 사랑을 나누는 행위 그 자체는 즐길 수 있었지만... 단지 그것뿐... 결실을  수 없다는게 가장 뼈아픈 점이었다.

“그래도... 상관 없어. 가츠만 다시 되찾아 올 수 있다면...”

가츠... 가츠만 내 곁에 있다면 상관 없었다. 그렇게 마물을 모조리 낳고 칼의 강화를 기다렸다. 벌써 일주일째 칼의 강화는 끝날 줄을 몰랐다. 아마도 꾀나 강력한 도우미가 탄생할 것 같았다.

“응? 이제 나오는걸까?”

가츠의 강화가 끝난 듯 했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궁금했다. 어서 빨리 칼을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칼이 연구실에서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작았다.

“응? 칼... 모습이... 변하지 않았잖아?”

“응? 변했는걸. 자 보라구 이렇게~ 어때? 하핫.”

“윽~ 조금... 성격도 변했어...  칼은 이러지 않았는데... 우우~”

“하하. 이제 날 제대로 상대해주는거지? 이렇게 커졌으니... 밤일도   수 있을거야.”

정말... 엄청난 변화였다. 아이였던 칼은 이제 없었다. 물론 다시 아이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그런 변화는 칼의 성격 개변에 전혀 맞지 않는 변화였다.

“으으~ 칼이 징그러워 졌어. 이런걸 원한건... 아닌데...”

칼은 칼 다웠으면 좋았을텐데... 내가 너무 무리해서 강화를 시킨  했다. 그로 인해 이렇게 어른스러운 칼로 변해버린 듯 했다. 무언가 기쁘기도 했지만 슬프기도 했다. 예전 칼은 귀여웠는데...

“뭘 그리 실망하는거야? 미아의 바람이었잖아? 이런  모습이... 싫은거야?”

“으응. 아..아니... 그저 적응되지 않아서...”

아마도 곧 적응할  했다. 이런 칼이지만... 그래도  칼이었다. 뭐든지 날 위해 주는 그런 칼임에는 틀림없었다.

“칼... 거기도 꾀나.. 으읏~ 가츠와 비슷해졌어...!”

“후후. 어때? 역시 좋은거지? 미아는 그런거 즐겼잖아?”

“으으... 나..난... 그저 가츠 대신 칼 너와... 한  뿐이야. 그저 그뿐이야... 별로 즐기진 않았어!!”

비겁한 변명이라고 해야할  같았다. 솔직히 즐기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도 조금 두근거렸다. 칼의 이런 멋진 모습을 보게 되다니!! 너무도 멋졌다. 징그럽던것도 너무 갭이 심해서 그랬나보다. 다시 보니 정말 가츠와 비슷한 쾌남아였다.

“흣~ 뭐..뭐하는 짓이야?!”

“후후. 그야 미아가 하고싶은 것 같으니까. 어때...? 역시 한번 하는건?”

“으으~ 칼이 너무 능글맞아 졌어...”

순간 그래 하자! 라고 해버릴 뻔 했다. 순진했던 내 칼은 어디로 가고 이런 바람둥이 같은 칼로 변해버린걸까? 정말 씁쓸 미묘한 기분이었다. 다만 칼은  그런 거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여 그저 자신의 욕심을 채워갈 뿐이었다.

“흡?! 으읍~! 푸핫~ 칼! 무..무슨짓이야?!”

“가츠와 할때는... 거절하지 않았으면서... 역시 나와는... 그런게 싫어?”

“으윽... 그건... 가츠는 내가 사랑하는 남자고 칼 너는...”

“아니란거야?  이렇게 변화시킨건 미아잖아...”

그게 아닌데... 하지만 칼의 말대로 이기도 했다. 칼의 변화는 모조리 내탓이었다. 그래서 칼을 더 이상 거절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나도... 여자로써의 상실감에 더 하고싶기도 했다. 칼이라면 상대로 부족함도 없었다.

“칼... 미안... 역시 모두 내탓이야. 그치만 나도...”

“알아. 어쩔 수 없다는걸... 그러니 부탁이야. 날 더 이상 밀어내지 말아줘.”

“으응. 그럴게... 어차피 가츠도 허락해줬으니까. 우리 둘의 사이를...”

더늘 칼을 밀어 낼 수 없었다. 제대로 말을 못할때는 그저 우겨서 어찌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성인인간의 지능만큼 발달해 말까지 제대로  하는 칼을 더는 밀어낼 수 없었다. 그저... 칼의 말대로  뿐이었다.

“그럼... 해도 괜찮지?”

“으응... 해줘... 나 더는... 여성으로써의 기능을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면 날... 사랑해줘.”

“미아가 그렇게 되어버린 몸이 되어버렸다고 해서 내가 싫어할 리가 없잖아? 나도 다 듣고 있었잖아. 나보다 미아가 더 아프면서...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정말... 많이 변했구나 칼... 이제 꼬박꼬박 말도 잘하고.. 호호.”

“으윽~ 그땐... 어렸잖아!! 으으~”

조금 놀리자 아직까지는 어린 티가 남아서 약간 뿔을 내는 칼이었다. 그제야 내 칼이라고 생각되는 반응을 보였다.

“정말... 내 칼이 맞아... 좋아 이제  더 이상 거절하지 않을게...  사랑해줘...”

“으응. 미아를 만족시켜줄게...”

그렇게 칼과 열락에 겨운 밤을 다시 보내게 되었다. 이번엔 정말... 나도 칼도 모두 만족했다. 그정도로 칼의 정력은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어린칼의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정도였다. 이제 칼의 이런 모습도 어색하지 않았다.

“하윽~ 정말 좋아... 역시 내 칼이 틀림없어.”

“나도 미아가 좋아! 언제까지나... 지켜줄게... 더는 미아가 슬퍼하지 않도록... 가츠도 되찾아줄테니... 더는 슬퍼하지 말아줘.”

“응. 이제... 가츠를 찾기 전까지 슬퍼하지 않을게. 칼이 도와주면 분명 가츠를 찾게 될테니까. 그래줄거지 칼?”

“응. 그럴게...”

조금 씁쓸한 모습의 칼이었지만... 그래도 내 부탁을 들어주는 칼이었다. 아마도 그런 씁쓸함은 가츠에 대한 질투심의 발로인 듯 했다.

“이제 복수해야 할 때야.”

“그래. 나도 그들을 용서하지 않아. 그러니 함께 복수하자. 그리고  오우거 녀석도 잡아버리자!!”

“으윽... 그건  힘들지 않을까? 괸히 마물만 소비해버릴 것 같은데...”

“무슨 소리야!! 우릴 그렇게 만든 오우거를 내버려 둘참이야?! 미아 가 그렇게 겁쟁이였다니!!! 다시 봐야겠어!”

“윽~! 알았어!! 대신... 최대한 조심하자. 그리고 마물 소비가 늘어나면... 후퇴 하는거야!”

“응. 좋아! 그정도라면 하핫!”

어쩐지 자만심이 대단해진 칼이었다. 강화의 부작용일까? 아니면 그저 자신감의 발로일까? 성인의 모습이  이후로 내 말을 잘 듣지 않는 것 같았다. 반항심이 강해진 칼이었다.

“으으.. 내가 주인인데... 역시 내가 암컷이라 무시하는건가?”

어쩐지 그런 것 같았다. 칼에게 나는 그저 보호하고 지켜줘야 할 그런 암컷일 뿐인  했다. 매번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했다. 나도 이제 꾀나 강해졌는데... 마스터 나이트가 되었는데... 칼은 여전했다.

“칼 너!! 우으...  너무 무시하는거 아냐?!”

조금 화가 나서 칼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찔끔 하는 칼. 아마도 그런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된  했다.

“미안. 내가 너무했지? 자자 화 풀어~ 화내면 주름살이 늘어버릴걸?”

“우으! 정말 그럴거야? 너 명령해버린다?”

“으윽! 제발 그것만은... 미아 넌 모르지  하기 싫은걸 해야되는 기분...”

어쩐지 칼의 기색이 우울해졌다. 역시 명령은 싫은 것 같았다. 그러면 진작에 말을 잘 들어줬으면 좋지 않는가?!

“흐응~ 그래? 그럼 명령하기 전에  잘 들어야지 않겠어? 뭐... 이번은 나도 하고 싶은 일이었으니 봐줄게. 대신 다음번엔 안봐줘!!”

“으응. 칫...”

“뭐라구?”

“하핫 아냐. 아무것도... 궁시렁.궁시렁...”

역시 어린 칼이  나은 듯 했다. 이렇게 건방떠는 칼이라니!! 정말 생각도 못했다. 역시 성인이  부작용인 듯 했다. 물론 수인인 칼의 모습은 여전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렸을적이 더 귀엽고 내 말에  따라줬었다.

“좋아. 그럼 준비하고 출발하자. 이 마물들은 내 뒤를 따를테니 말야.”

“으응.”

내가 되려 앞장을 서자 칼이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뭐 이제와서 그러는건 어쩌자는 건지... 자기가 먼저 오우거를 잡자고 했으면서!! 정말... 이런걸 누가 보면 내가 우긴 줄 알지 않겠는가? 정말 성인이 되어 더 못돼진 칼이었다.

“흥~ 어서 거대화해서 따라오기나 해!!”

“쩝...”

결국 내 신경질을 내는 반응에 재빨리 거대화한 짐승으로 변해 날 따라오는 칼이었다. 이렇게 거대화한 칼을 보니... 정말 감회가 남달랐다. 예전에도 컸지만... 이번 강화 이후엔 정말 너무도 거대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칼... 정말 커졌네. 멋진 털갈기야.”

“크릉~!”

내 칭찬에 더욱  자신감에 찬 늠름한 모습을 보이는 칼이었다. 그렇게 점차 오우거가 있는 동굴로 향했다. 이번엔 분명 오우거를 잡아 낼  있을 것 같았다. 물론 피해는 분명 있을터였다. 다만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게 목적이었다. 공국을 뒤엎기 전의 전초전이나 다름없었다. 오우거 조차 상대하지 못하면 공국을 뒤엎는것도 당연하게 불가능했다.

“좋아. 거의 도착했어.  준비해!”

“크릉~ 커헝~!”

준비는 이미 다 되있다고 외치는 칼 이었다. 정말 자신감 하나는 오우거 못지않았다. 다만 저런 자신감에 맞는 실력이 되는지 궁금할 뿐이었다. 아무래도 먼저 칼의 실력을 확인해야 할 것 같았다.

“좋아. 그럼 칼 네가 먼저 오우거를 상대해줘. 지켜보다가 위험하면 나설테니까.”

“크릉! 컹컹!!”

나까지 나설 필요가 없다고 하는 칼. 과연 칼의 말대로 될지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저렇게 자신감에  있으니 두고보는것도 좋을  같았다. 솔직히 둘의 전투가 궁금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어차피 위험하면 마물들을 모조리 투입해서 칼을 구하면 됐다. 조금 치사하고 비겁한 행위였지만... 어차피 몬스터인 오우거 아니던가? 상관 없었다.

“크허엉~”

칼의 도발에 오우거가 짜증나는 듯 포효를 지르며 동굴 밖으로 나왔다. 정말... 그 모습은 언제봐도 위압감 넘쳤다. 과연 칼이 오우거의 상대가 될지 모르겠다. 그렇게 시작된 전투는 나름 괜찮았다. 물론 칼의 약세는 어쩔  없었다.

“쯧~ 자신감 넘칠때부터 알아 봤어야 했는데... 역시 힘들겠어. 자 모두 오우거를 공격해!!”

“쿠오오~!! 우캬캬~!!”

 명령에 당장 마물에게 달려드는 마물들이었다. 그런 마물들에 순식간에 밀려나는 오우거 다만 오우거 또한 쉽사리 당해주진 않았다. 역시 숲의 주인 다웠다. 게다가 마물들을 잡아먹던 솜씨 또한 여전했다. 순식간에 몇 마리 마물이 오우거의 입속으로 사라졌다.

“으윽! 벌써! 안돼! 이렇게 쉽게 마물들을 잃어버리면!!”

“크릉... 낑낑..”

내가 화를 내자 기운 없어하는 칼. 그러게 나서지나 말지... 아무튼 겨우 칼의 반항심을 죽인  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이런걸 바란건 아니었지만 정말 좋은 기회였다. 일석이조라고 해야할까? 오우거도 잡고 칼의 반항도 누르고, 조금 치사하긴 했지만 썩 나쁜 방법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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