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화 〉96화
유적지 코페른으로 향하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마물들은 칼과 나를 인식해 공격하지 않았고. 가는길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표식처럼 있는 경직화 된 각종 다양한 생물체들 때문이었다.
“이제 도착이야. 곧... 힘을 얻을 수 있어.”
“미아. 나두 힘!”
“그래. 온김에 칼도 강화하자.”
다만 화폐가 없어 걱정이었지만... 일단 닥치면 어떻게된 될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 온게 헛수고이지 않던가? 안되면 유적지라도 파괴하며 화풀이를 해야겠지.
“그러니 제발... 내게 힘을 주길 바래.”
“미아. 괜찮아?”
“으응. 이제 괜찮아. 그러니 어서 들어가자.”
잠시 우두커니 서서 멍하게 있는걸 칼이 걱정해줬다. 역시 내겐 이제 칼 뿐이었다. 칼이라도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그렇게 칼을 강화해주기로 약속하고 유적지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들리는 시스템음.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코페른을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으응. 안녕. 정말 오랜만이야.”
“그렇군요. 그럼 고객님. 필요한 서비스가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필요한 거라면 많았다. 칼의 강화 그리고 내게 힘이 될 그 무언가. 물론 생각해 놓은건 있었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지가 문제였다.
“좋아. 혹시... 바깥에 마물... 아니 유전자 수집 생명체들을 내가 사용할 방법이 있을까?”
“본사는 대한제국의 심의규정에 의거해 유전자 수집 생명체들을 함부로 유출하지 않습니다. 다만 본 사의 사원이 될 경우 일부 허락 가능합니다.”
“정말? 하지만 일부로는 부족해... 좀 더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일부... 겨우 일부뿐이라니 그런 걸로는 공국도 뒤집어엎기 힘들었다. 그런데 왕국과 제국임에야... 절대 불가능했다. 좀 더 큰 힘이 필요 했다.
“그러시다면 본사 코페른의 중간관리직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고객님은 본사에 귀속되어야 합니다.”
“귀속...? 그것뿐이야. 혹시 다른 방법은 없을까?”
귀속이라니... 그건 절대 싫었다. 누군가에게 속하는건 가츠 빼곤 정말 싫었다. 게다가 귀속되면 가츠와 함께하기 힘들지 않는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좀더 내게 부담이 되지 않는 방법이...
“그러시다면 일정 기간 근무를 하는 계약관리직이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엔 본인 스스로 유전자 수집 생명체를 생산하셔야 합니다.”
“그래. 바로 그거야! 근데 마물들을... 내가 직접? 그건 어떤 방법이야?”
조금 꺼려졌지만 일단 들어는 봐야 했다. 그래야 선택의 폭이 넓지 않겠는가? 물론 선택은 두가지 중 하나였다. 코페른에 귀속되던가 계약관리직이 되던가. 다만 귀속은 싫었고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지는 계약관리직 뿐이었다.
“본사의 생체이식을 통해 해당 고객님의 정자를 특이변질시켜 유전자 생명체를 낳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으로 태어나는 생명체는 수집된 유전자에 따라 특이한 성향을 가지며 모체의 강인함을 함께 공유합니다. 특별한 에너지를 흡수 시키면 더욱더 뛰어난 생명체가 탄생됩니다.”
“딱 좋은 방법 같아. 하지만... 그럼 내게서 태어나는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 수입을 하기위해 그런 흉측한 모습이 되는거야?”
“그렇습니다. 유전자 수집은 실로 위험한일 그를 위해 유전자 수집생명체의 외향을 조정해 상대에게 공포를 불어 일으켜 좀 더 쉬운 유전자 수집을 돕도록 합니다. 고객님. 계약관리직에 입사 하시겠습니까?”
하지만 그러면... 후세가 걱정이었다. 가츠를 찾아도 나와 가츠의 아이는... 그런 흉측한 유전자 수집 생명체... 즉 마물이 될 뿐이었다. 그런건 싫었다. 나와 가츠의 사랑의 결정체가 그런 모습이 되는건 원치 않았다.
“정말 그 방법 뿐이야?”
“네 그렇습니다.”
단호한 시스템 음성. 그에 조금 울적해 졌다. 이로써 내 아이는 무조건 마물이 된다는 것이었다. 가츠를 되찾아도 더 이상 나와 가츠 사이에선 아이를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건 싫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럼... 혹시 내 난자를 하나 보관해 줄 수 없을까?”
“온전한 난자를 장기 보관하기 위해선 특별한 처방이 필요합니다. 그 비용을 대기 위해선 약 10년의 의무 계약을 하셔야 합니다. 하시겠습니까?”
“되는거야? 그럼 좋아!! 아아.. 나와 가츠의 아이... 가질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이로써 가츠와 나의 사랑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단 하나뿐인 희망이었지만... 그래도 가능한거와 불가능한 것은 천지차이였다.
“칼! 나... 아이를 가질 수 있대!! 가츠와 내 아이를~!!
“우으.. 미아 내 아이는?”
“으윽~ 그건... 모르겠어...”
칼의 아이까지 가질다면... 약 20년. 절대 불가능했다. 그 긴 시간을 이런 기업에 저당잡히는건 싫었다. 조금 이기적인 생각이겠지만... 10년도 내겐 길었다.
“10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유전자 정보를 상당량 가지고 와주시면 가능합니다. 일정량 이상을 가져오시면 최소 하루부터 최대 1년까지. 특별한 유전자를 가져오시면 10년에서 무기한. 언제나 코페른 기업의 모든 서비스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안그래도 내 복수행에 유전자 수집은 거의 일상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특정사항까지 끼어 있다니. 너무도 좋았다.
“좋아. 그럼 당장 조치를 취해줘. 계약관리직이 되겠어. 그리고 도우미로 칼을 등록할게 칼을 강화시켜줘.”
패널을 살펴보니 그런 사항이 보였다. 칼을 강화하는데 비용까지 들었다면 꾀나 힘들었을텐데...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 해당 연구실로 가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시스템의 안내에 따라 연구실로 향했다. 예전 칼을 펫으로 분양받은 그 연구실 이었다. 조금 긴장되고 아플까봐 걱정이었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나 다름없었다. 실로 간단한 처치. 그저 단순한 칩을 심어 사측의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패널을 받게 되었다. 이걸로 계약관리직이 될 수 있었다.
“좋아. 이제 복수 시작이야. 그런데 코페른... 이라고 해야하나?”
“네 말씀해주십시오.”
“그럼 코페른... 바깥에 마물을 내가 쓸 수 있을까? 역시... 안되겠지?”
“해당 유전자 수집생명체들은 일정구간을 벗어날시 빠르면 수시간 늦어도 하루안에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게 조작된 생명체이기 때문에 대한제국의 심의규정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것만 쓸 수 있다면 딱히 마물을 낳지 않아도 되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나 불가능 했다. 일정구간을 벗어나지 못하는 마물들... 결국 내가 낳은 종속마물들로만 복수행을 나서야 할 것 같았다.
“하아~ 역시 안되는 거구나. 그럼 내가 낳게 될 종속 마물은 어때?”
“계약관리직의 경우 사측의 이익을 대변해 일정 규칙 안에 파견을 나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대답은 가능하다. 가 되겠습니다.”
“정말 다행이다. 그저 관리직에만 앉게 되면 문제가 컸는데...”
잘 알아보고 계약을 해야했지만... 너무 급한 마음에 그런것도 물어보지 않은채 계약을 해버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내게 충분한 자유시간이 있을 듯 했다. 물론 파견을 빙자한 자유시간이었지만... 그걸로도 족했다.
“그럼 당장 유전자 정보를 주입해줘. 당장이라도 마물을 낳아야겠어.”
이제 하루빨리 마물을 수없이 낳아 공국에 처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물론 칼도 서둘러 강화해야 했고 말이다.
“아참 칼의 강화는?”
“현제 시행되고 있습니다. 도우미의 근력 민첩 그리고 지능지수까지 전체적인 상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사항을 보시겠습니까?”
“좋아. 진행 사항을 보여줘.”
그렇게 칼의 강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다행이 걱정될만큼 그로테스크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저 이런저런 약물을 주입하고 적당한 자극을 통해 조금씩 강화하는 단순 반복 작업일 뿐이었다. 저 작업만 끝나면 칼도 새로운 모습이 되어 나와 함께 복수를 하게 될 것이었다.
“좋아.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해?”
“유전자 주입을 받으시면 됩니다. 다만 일정 유전자를 주입 받으실 땐 해당 비용만큼 사측에 이득을 가져다 주셔야 합니다. 몇 번의 주입을 받으시겠습니까?”
“으윽... 이득을... 괜찮아. 어차피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게 될거야. 그 유전자를 수집하면 충분히 충당 가능할거야.”
어차피 추잡한 인간들이었다. 인간 한명에 유전정보 하나라고 치면 수백 수천을 주입받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어차피 그 배 이상은 더 살상해야할 것 같아서였다. 내 복수와 상관 없는 사람들에겐 조금 미안하기도 했지만... 이기적인 내 마음은 그들조차도 용서하지 않았다.
“최소 백... 아니 천이나 만정도면 좋겠는데... 가능할까?”
“불가능합니다. 최소 백 최대 천이상은 모체가 견딜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으으... 그걸로는 안돼!! 다른 방법은?”
겨우 천이라니... 그걸로 공국은 어떻게 한다고 쳐도 왕국이나 제국은? 힘들게 분명 했다. 좀더 많은 숫자가 필요했다. 딱히 강력하지 않아도 좋았다. 그저 숫자. 제국의 수많은 병사들을 상대할 숫자만 채우면 좋았다. 바깥의 마물들처럼 그다지 강하지 않고 수만 많으면 됐다.
“모체의 정보를 바탕으로 암컷 생명체만 생산하면 유전정보를 수집해 좀 더 많은 생명체로 불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면 세대가 지날수록 수명과 힘이 급격히 감퇴하게 됩니다. 1세대가 100퍼센트라면 2세대는 80퍼센트 3세대는 50퍼센트 4세대는 30퍼센트 5세대는 10퍼센트 정도로 급격히 쇠퇴하게 됩니다.. 시행하시겠습니까?”
“응 좋아. 그 정도라면 괜찮을 것 같아.”
그렇게 다시 연구실로 향해 각종 유전자 정보를 주입받기 시작했다. 이로써 마물들의 모체가 되었다. 수많은 마물들의 모체. 그들의 주인이 되었다. 복수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칼의 강화가 끝나고 1세대 마물들 천마리를 채우면... 그들을 데리고 공국을 습격할 예정이었다.
“이제 시작이야. 기대하도록 해. 에밀리아언니... 그리고 발자르 레온...!!”
물론 첫 시작은 그들이 아니라 공국의 셀바르 후작과 알베른 이었다. 그들만큼은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다. 그들로 인해 이 모든일이 시작 되지 않았던가? 아바마마를 죽인 그들을 우선 본보기로 삼을 예정이었다. 그렇게 순조롭게 마물들을 생산해 내기 시작했다. 하나 하나 생산해 낼 동안은 정말 죽을만큼 아프고 괴로웠지만... 복수를 꿈꾸며 그 고통을 참았다.
“아악~!! 흑... 아파... 그치만 참을 수 있어... 가츠를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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