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84화
“아아~ 또...? 하으~ 이제 그만 놔줘요. 저 더는... 이제 발정기도 아니란 말이에요!”
“후후. 정말 사랑스러워. 역시 미아가 내 아이를 낳아주면 좋겠어. 역시 안될까?”
“으음... 생각해볼게요. 대신... 다른 여성들을 정리하면요!!”
점점 가츠에게 빠져들었다. 하긴... 이렇게 멋진 남성에게 빠져들지 않는게 더 이상할지도... 게다가 레온과 달리 내게 풍부한 마나를 주지 않던가. 정말 더 없이 소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너무 좋아요. 제겐 레온 도 있고 칼도 있는데... 역시 몸이 멀어지니 점점... 이렇게 되어버린 것 같아요. 이건 다 가츠탓이에요.”
“후후. 그래. 내탓이라고 해도 좋아. 미아가 옆에 있으면 모두 상관 없는 일일 뿐이야.”
“정말~ 어쩜 그리 달콤한 말을 잘하는거예요? 역시 바람둥이라서...?”
“뭐... 그럴까? 다른 여성들을 상대하다보니 차츰 늘게 되더라구.”
역시 대놓고 당당한 가츠였다. 그래서 더 좋아지는 것 같았다. 역시 남자라면 자신감있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강인한 능력까지 있으면 금상첨화였다. 가츠는 그 모든걸 가지고 있었다. 흠이라면 역시... 권력의 부재랄까? 하지만 그것도 나와 함께 공국으로 가면... 해결될 문제였다. 과연 가츠가 날 따를지가 문제였지만...
“우으.. 역시 여자들... 정리하지 않겠다는거죠?”
“하핫. 들켰나? 주의를 돌리려고 했는데... 역시 미아에겐 안되겠어. 하지만 난 엘프잖아? 다른 모든 여성들에게 아이를 임신시킬 권리가 있다구. 특히 엘프 여성들은 모조리 임신시키지 않으면 안돼. 그만큼 엘프들이 멸종에 가까워져 버렸지. 인간들에게 잡힌 어린 엘프들만 구해낼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런가요? 그렇다면... 저와 함께 저희 공국으로... 제가... 가츠의 고민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 가주세요.”
내겐 절실한 문제였다. 가츠라면... 발자르의 상대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츠와 함께 교미를 해서 마나는 충분히 많이 모였지만... 검술실력은 천천히 상승세를 띄고 있어서 였다. 서둘러봤자 조바심만 날뿐 마스터 나이트는 되지 못했다.
“하아... 제가 마스터 나이트만 됬어도...”
“공국이라... 썩 내키지는 않는군. 역시 숲속생활이 편해. 게다가 공국에 간다치면... 이렇게 미아와 매일 하지도 못하잖아?”
“으윽... 그건 그렇겠네요. 주위 시선들도 있고... 아니면 그냥 확~ 가츠와 결혼한다고 선포해버리죠 뭐. 호호~”
“그렇다면야... 조금 생각해보도록하지.”
“정말이죠? 와아~ 너무 좋아요!!”
정말 기뻤다. 내 뜻에 따라줄 의향이 있다니... 가츠로써는 쉬운 결정은 아닐테지만... 이대로 설득을 꾸준히 하면 나와 함께 공국으로 가 줄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그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이 공국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몰랐다. 셀바르 후작도 알베른도 그리고 발자르도 문제가 아니었다. 다만 에밀리아 언니는... 조금 문제일지도 몰랐다. 너무 친해져서 선뜻 에밀리아 언니를 쳐내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아~ 말로 설득 되면 좋을텐데... 아니면 가츠를 이용해서 에밀리아 언니를 사로잡아서... 좋을 것 같아. 에밀리아 언니라면 분명 가츠를 좋아할거야. 나도 에밀리아 언니정도면 가츠를 공유해도 좋으니까.”
어쩐지 가츠의 생각을 무시한 것 같았지만... 썩 괜찮은 생각 같았다. 내 말을 잘 들어주는 가츠니까 분명 그정도 부탁쯤을 들어줄게 틀림없었다. 아니면 그저 사로잡는 제국에 압박을 주는 수밖에... 물론 거의 불가능한 일이긴 했다. 제국이 그정도로 압박받을 리가 없지 않는가? 차라리 에밀리아 언니를 쳐낼지언정... 아니면 전쟁을 일으켜 공국을 뒤짚어 엎을지도 몰랐다.
“뭐 그렇게 될리는 없겠지. 발카누스 제국도 끼어있으니까...”
그래도 전쟁이라면 두 제국의 각축전이 될지도 몰랐다. 거의 가능성 없는 일이었지만...
“이런저런 위험도 상정해야겠지... 매번 설마 일어날까 하는 일만 일어나고 있잖아?”
어쩐지 운이 너무 없는 것 같기도 했다. 그나마 위기를 겨우겨우 모면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젠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역시 영혼이 바뀌어서 이 세상이 날 받아들이지 못하는걸까? 그럴꺼라면 차라리 나같은걸 이 몸에 안착시키지 말았어야 했다. 설마 그런 황당한 이야기는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하늘을 저주해야겠지... 안그래도 이제 성격도... 그리고 모든게 변해버렸으니까. 남자였던... 나는 더 이상 없으니까.”
남자와 이렇게 교미까지 하고 있지 않는가? 그런걸 역겹게 생각하지 않고 즐길 정도면 더 이상 남자인 나는 생각할 필요 더 없을 것 같았다. 어차피 이 몸을 벗어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이런 꿀꿀한 생각을 할필요는 없는데... 가츠... 좀 더 날 사랑해주세요.”
“아아. 그러지. 후훗~”
그렇다 다시 폭풍과도 같은 사랑은 나눴다. 가츠의 정력이 어찌나 좋던지 정말 해도해도 계속 하게 될 정도였다. 나 또한 엘프의 피를 이어서인지 가츠의 상대로 손색이 없었다.
“하읏~ 아아. 정말 좋았어요. 오늘은 이만해요.”
“그래. 내일을 위해서라도 그만 해야지.. 후훗.”
가츠도 제법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역시 내가 먼저 원해서 좀 더 만족하는 듯 했다.
“그럼... 잘 생각해서 결정해주세요. 전 가츠와 함께 하고싶어요.”
“아아. 그럴게. 미아와 함께라면... 어디서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가츠를 다시한번 설득했다. 그러다 문득 칼에게 관심이 쏠렸다. 매일 가츠와 하느라 칼을 너무 신경써주지 못해서였다. 분명 아직 제대로 마나를 주지 못해서 힘들어할텐데... 내가 너무했던걸지도 모르겠다.
“으음... 그치만... 역시 칼과 하는건 조금 내키지 않아.”
한남자를 바라보기 시작하면 매번 이랬다. 칼에게 애정을 느낄땐 오우거와 하는게 내키지 않았고, 레온에게 사랑을 느낄땐 칼을 신경쓰지 못했다. 다시 이젠 가츠에게 사랑을 느끼니 칼을 또다시 외면하고야 말았다.
“으으.. 어쩌지. 아! 꼭 내가 마나를 전해줄 필욘 없잖아. 그래 다른 수인족을 소개시켜주는거야. 분명 칼정도라면 다들 좋아할게 틀림없어!”
상당히 이기적인 생각이었지만... 칼도 이런 내 마음을 알면 이해해줄 거라 생각했다. 내 마음이 칼에게서 떠나지 않았던가? 떠나 마음을 되돌리지 않는 한 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다음날 칼을 위해 수인족을 마련해주기로 하고 가츠의 품에 안겨 잠이 들어버렸다.
“칼... 미안. 요즘 너무 신경써주지 못했지?”
“끼잉~ 끙~”
“알아. 그래서 이렇게 왔잖아. 그리고 오늘... 특별한 수인을 소개시켜줄게. 칼에게 마나를 전해 줄 특별한 수인이야. 칼도 분명 마음에 들거야.”
“크릉..!”
“으음... 싫다고? 하지만... 계속 그렇게 있을 수는 없잖아? 싫어도 할 수 없어. 설마... 내가 명령하길 원하는건 아니겠지? 나도 그런건 싫으니 제발 내 말을 들어줘...”
“크릉... 끼잉..”
정말 안타까웠다. 칼이 여전히 고집을 피워서... 결국 하는 수 없이 칼에게 명령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고 싶지 않았지만 칼이 내 말을 제대로 듣지 않으면 할 수 없었다. 칼이 괴로워 하는걸 보고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미안... 칼 명령이야. 저 수인을 따라가서 시키는데로 하고 와.”
“크릉..컹!!”
결국 내 명령에 대답하며 조금 슬픈눈으로 날 한번 쳐다보더니 수인여성에게 안겨 내 품을 떠났다.
“하아... 잘한 짓이겠지? 이젠 칼도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을거야. 어차피 나같은거는 잊는게 좋지 않을까? 수인족이 더 칼에게 잘 어울릴테니 말야.”
이기적인 인간의 표상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마음도 떠나고 내겐 이제 가츠가 있었다. 가츠라면 내 일도 도와줄게 분명했고, 내게 힘을 전해줄게 틀림없었다. 지금도 마나를 마구마구 전해주고 있지 않는가? 정말 매일매일 해서 그런지 자궁가득 마나의 힘이 느껴졌다.
“그치만 너무 가득이잖아? 역시 이틀에 한번 하는게 좋을 것 같아. 매일 하는건 내가 조금 버거운 것 같아...”
부끄럽지만 그랬다. 그래서 에밀리아 언니와 가츠를 공유할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가츠라면 여성 한둘정도야 뭐... 더 추가된다고 해도 상관 없었다. 여지껏 그렇게 수많은 여성들을 상대해 왔다지 않는가. 분명 이곳을 나가면 여성들이 그리워 힘들어 할테니 말이다.
“으응. 가츠를 힘들게 할 수는 없어. 공국에 같이 가면 옷까지 갖춰입어야 해서 불편할건데... 여자들까지 없다면 잔뜩 실망할거야. 나 혼자 상대하는건 내가 힘들잖아? 그러니 에밀리아 언니를... 그리고 밀리아도 괜찮을거야. 어차피 내 전속시녀니까 같이 하면... 더 좋겠지.”
날 좋아해 주는 둘이라면 틀림없이 그래 줄거라 믿었다. 가츠는 두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으음.. 시간도 꽤 지났는데... 칼은 잘 즐기고 있겠지? 하아... 역시 명령은 너무한걸까?”
나중에 돌아와서 내게 투정을 부릴 칼을 어떻게 대해 줘야할지 고민이었다. 분명 크게 화를 낼텐데... 역시 가츠에게 가 있다가 화가 풀리면 돌아오는게 좋을까?
“으으~ 그러면 더 화낼거야. 그냥 한번 교미해줄걸... 뭐 이젠 지난일이잖아? 더 생각할 필요도 없겠지... 그 수인족이 분명 잘 해줄테니까. 그리고 그러다보면 그 수인족이랑 눈이 맞을지도 모르잖아? 그럼 다행일텐데...”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나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도 칼은 돌아올 생각을 안했다. 이건 내게 삐쳐서 그러거나 아니면 정말 수인족 여성이 마음에 들어서이거나 둘중 하나가 분명했다. 전자가 더 확률이 높아서 문제였지만...
“하아~ 찾으러 가봐야겠네. 차라리 후자였으면 좋을텐데...”
그렇게 칼을 찾아나섰다. 역시나 칼은 그 수인족과 같이 있지 않았다. 삐쳐서 숲속의 어딘가에 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런칼이 조금 걱정됐다. 아무리 마나를 전해줬다고 해도 고작 한번... 그걸로 몸이 나아졌을거라곤 생각할 수 없었다.
“몇번 더 해야할건데... 어딜간거야. 으으~ 잡히면 가만안둬!”
조금 화가 났다. 그저 약간 명령을 해서 따르게 한 것 뿐인데... 이렇게 삐쳐서 집을 나가버리다니!! 그간 너무 방만한 교육을 행한 듯 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밀리아 대신 힘들더라도 내가 교육시켰어야 했는데... 뭐 이제와서 그래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 이젠 머리도 컸다고 날 무시할게 뻔했다.
“찾으면 혼내줄거야... 근데 어딜간거니.. 우으. 있으면 좀 나와줘!!”
소리쳐 찾아나섰지만... 역시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숲속을 무던히도 돌아다녔다. 점점 몸도 그리고 마음도 지쳐갔다. 설마 날 버려두고 가버린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생겼다. 절대 칼이 그럴 리가 없었지만... 그래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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