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5화 〉75화 (75/132)



〈 75화 〉75화

분하고 화가나고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아무리  나라 공녀라지만... 권력도 힘도 부족했다. 아니 거의 없다싶이 했다.

“하아... 힘만... 아니 권력만 쥐고 있었어도...”

“그러니 말 했잖아. 미아가 마스터 나이트만 되도 저런 녀석따윈 아무 문제 없다고, 물론 저녀석이 질이 한참  남쁜 것 같지만... 그래도 대놓고 무시할 수는 없어.”

“에밀리아 언니는 괜찮으세요? 언니도 상당히 무시당하셨잖아요.”

“그야... 조금 울컥했지만... 그렇다고 타국의 마스터 나이트와는 싸울 수 없잖아? 그러다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큰일 아니겠어? 아무리 나라도 그런건 싫어.  때문에 전면전이라니... 정말 끔찍해! 그냥 내가 무시하고 참으면 되니까. 그리고 저정도는 도발도 아니야. 미아 네가 제국의 황녀가  봐야해. 그럼  마음을 알 수 있을거야.”

“역시 에밀리아 언니는 대단해요. 전... 그게 마음대로 안되던데... 역시 수행의 문제겠죠? 저도 마스터 나이트만 되면... 언니처럼 당당해 질  있겠죠?”

“응. 미아라면 충분히 가능해. 이제 제법 마나홀도 안정됐잖아? 차근차근 경지를 올리다보면 금세 마스터 나이트가 되어 있을거야.”

“저도 얼른 그러면 좋겠어요.”

“걱정마. 내가 그렇게 만들어 줄테니까.”

자신감을 나타내는 에밀리아 언니였다. 하긴... 언니또한 상당히 어린 나이에 마스터 나이트가 되었다고 했다. 그런걸 감안하면 나도 그다지 늦은 나이는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마스터 나이트인 에밀리아 언니의 도움만 있다면 분명 나 또한 마스터 나이트가 될  있을거라 생각됐다.

“그럼 이제 씻자. 검술수련하고 흘리는 땀은 개운하다니까~ 물론 냄새는 어쩔 수 없지만 말야.”

“네.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숲속에서였다면 이럴 때 바로 호숫가로 뛰어들어 몸을 씻을  있었을텐데... 정말 숲속에서 살때가 너무 그리워요.”

“그래? 그럼 나중에  일이 다 정리되면 나와같이 한동안 숲속에서 수련이라도 할까? 둘만의 수련을 말야~”

은근한 유혹이었다. 순간 그런 에밀리아 언니의 말에 혹할뻔 했지만... 가까스로 참아낼 수 있었다. 내겐 레온이 있지 않던가? 레온이 있는데 같은 여성인 에밀리아 언니와 함께 숲속 수행이라니... 그런건 그렇게 즐겁지 않을 것 같았다.

“나와 함께 하는게 즐겁지 않나봐? 역시 단둘이 하는 수행은... 레온과 하고 싶은거지?”

“으읏... 그..그렇지 않아요. 호호. 제..제가 언니를 놔두고 그럴리 없잖아요?”

“흐응~ 정말 그럴까? 그럼 약속이야? 어기면 알지?”

“으윽... 네에...”

그냥 인정해버릴걸... 이러다 정말 에밀리아 언니에게 코가 꿰일 것 같았다. 에밀리아 언니와 점점 친해지다 보니 할말 못할말 다해버린 것 같기도 했다. 어쩐지 약점을 잔뜩 잡힌 기분이었다. 설마 에밀리아 언니가 내 그런 약점들을 공략하지는 않겠지?

“으으... 그치만 불안해... 하아~ 역시 너무 친해진걸지도...”

이러다 에밀리아 언니와 갈라서게 되는 날이라도 오면 필시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아무리 나라도 친한 언니와 갈라서는데 감정이 없을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젠 정말 어느쪽에 붙을건지 확실히 해야할 것 같았다.

“응? 무슨 소리야? 혹시... 나랑 친해지는게 싫어? 역시 타국의 인물이라 그런걸까? 그럼 정말 실망인데...”

“으응~ 아니요~! 제가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제가 에밀리아 언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자 우리 어서 씻으러가요. 제가 등밀어 드릴게요.”

“정말? 그럼 그러자.”

그렇게 가까스로 에밀리아 언니의 주의를 돌릴  있었다. 역시 에밀리아 언니는 내게 목욕시중을 받는걸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민감한 주제에서 이리도 쉽게 주의를 돌리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아아~ 정말 좋다~ 역시 검술 훈련 후에 탕안에 들어가서 이렇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구는게 제일이야~”

“후아~ 저두요... 피곤이 싹~ 풀리는 것 같아요.”

에밀리아 언니와 발가벗은 몸으로 너른 탕안에 몸을 담갔다. 그러자 피곤과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가 싹 다 날아가는 듯 했다. 근처에 온천이라도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정말 안타까웠다. 나중에 에밀리아 언니와 어둠의 숲에 들어가 온천욕을 하면 좋을  같았다.

“그나저나 미아도 참 안됐어. 약혼자가 있는데 또 다른 남자에게 팔릴지도 모르다니...”

“으윽~ 안그래도 걱정인데... 하아~ 역시 레온으론 무리일까요? 내가 좀 더 힘이 있었다면...”

“그래도 걱정마. 내가 최대한 막아줄게. 아직은 중립을 지키고 있지만... 발카누스 제국이 야욕을 부리면 나도 나서야 하니까 말야.  그땐  공국이 둘로 쪼개질지도 모르겠어.”

“그건 싫은데... 역시 아르세이아 제국과 발카누스 제국이 반으로 나눠가지겠죠? 으으~ 이게 다 셀바르 후작때문이에요.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이곳저곳에 손을 벌리질 않나. 아바마마의 병도 분명 셀바르 후작이 관여한게 분명해요.”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분명 아바마마는 저렇게 아프지는 않았었다. 물론 노환이 조금 오긴 했지만 그래도 꾀나 양호한 상태였었다. 하지만  1년 사이에 급격이 몸이 안좋아   했다. 아마도 셀바르 후작이 시녀를 포섭해 아바마마에게 만성적인 독이라도 먹이고 있는걸지도 몰랐다.

“정말... 셀바르 후작을 물리칠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계속 이렇게 끌려가는것도 성미에 안맞는데...”

“으음... 그거야 미아가 셀바르 후작의 치부를 밝히면 되지. 분명 뒷구멍으론 안좋은 일을 잔뜩 벌이고 있을거야. 그것만 터트리면 아무리 실권을 잡은 셀바르 후작이라도 무사하긴 힘들걸?”

“그럴까요? 하지만 그런 것... 어떻게 밝히겠어요? 하아~ 무언가 낌세라도 있으면 좋은데...”

“으음... 정보길드에라도 알아보는게 어때? 분명 공국에도 정보길드의 지부가 들어서 있을텐데...”

“그래요? 그럼 알아보도록 할까요? 셀바르 후작이라면 분명 털면 꾀나 지저분한 일들이 많을거니 말이에요. 분명 이것저것 돈되는것들에 손을 뻗었겠죠. 안그러면 지금 계속 해대는 파티들을 설명할 길이 없어요.”

“그것도 그렇겠다. 정말... 제국에서도 이정도로 매일매일 파티를 하진 않거든. 물론 한번 하면 꾀나 성대하게 하긴 하지만... 공국인데도 그건 만만치 않더라구.”

“제국과 비견될정도의 파티라니... 역시 뭔가 있는 것 같아요. 공국의 자금사정이 그리 넉넉할 리가 없는데...”

이건 분명할 것 같았다. 정말 에밀리아 언니와 대화하면 무언가 얻어갈게 많은 것 같았다. 나도 저렇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역시 그런건 내겐 쉽지 않았다. 차라리 검이나 한번 더 휘두르는게 쉽지.

“그럼 이제 나갈까? ”

“네. 대화하느라 너무 오래 탕안에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밀어드릴테니 어서 나가요.”

“으응. 그러자.”

그렇게 매끈한 에밀리아 언니의 등을 또다시 밀게 되었다. 이제 몇 번 같이 목욕하다 보니 그런지 어느 정도 에밀리아 언니의 몸매에 적응된 것 같았다. 처음엔 약간 부끄러웠는데... 특히 에밀리아 언니의 장난을 받아 주는 게 고역이었다. 이젠 그걸 즐길 수 있게 된 정도였다.

“정말 탄력적인 피부예요.”

“그러는 미아는... 매번 보고 느끼는거지만... 이렇게 매끈하고 상처하나 없는 피부라니... 아아 정말 너무 부러워. 난 여기랑 이곳에 상처가 조금 있는데...”

“마스터 나이트시잖아요. 훈련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죠. 게다가 그런 에밀리아 언니의 몸매가 얼마나 매력적인걸요?”

“그래? 그치만 역시 부러운걸~ 아아~ 정말 가져가고 싶어.”

“꺅~ 갑자기 껴안으면 놀라잖아요~!”

날 와락 껴안으며 가져갈거라고 연신 중얼거리는 에밀리아 언니였다. 에밀리아 언니의 그런 투정에 조금 웃어보일  있었다. 에밀리아 언니도 그런 날 보며 같이 웃어주었다.

“그럼 이번엔 내가 등 밀어줄게~”

“네에. 그... 또 장난치시면 안 돼요!  가슴이랑 거기... 만지시면 미워할거예요!”

“칫~ 조금 만진다고 닳는것도 아니면서... 미아 너무해~ 그저 미아를 좋아해서 만지는 것 뿐인데~”

“으윽... 그..그래도 안돼요! 매번 좋아한다면서 만지니까... 느껴버리잖아요!!”

“흐응~ 미아는 내 손에도 느끼는거구나? 아아~ 역시 귀여워. 호호~”

여전히 제멋대로인 에밀리아 언니였다. 결국... 만지지 말라고 했지만 그래도 우격다짐으로 내 몸에 올라타 만지는 에밀리아 언니였다. 항복을 연신 외쳐도 소용없는 에밀리아 언니의 손길. 정말... 그것 때문에 너무도 느껴버리고 말았다.

“하읏~ 그만~!! 그만해주세요. 아앙~ 거긴...”

“호호~ 거기가 어딜까? 혹시 여기 말이니?”

“힉?! 너..넣으면~!! 하윽~! 빼..빼주세욧!!”

“쿡쿡 어차피 레온에게 줄거잖아. 조금 맛보는건... 안될까?”

“으으~ 그..그런 성향 아니라면서... 진짜 아닌거 맞아요?!”

어쩐지 밀리아와 성향이 비슷한  같았다. 하지만 밀리아가 여자들에 대해 진지하게 하는 반면 에밀리아 언니는 장난끼가 다분해 보였다. 아무래도 이번에도 내 반응을 보며 즐기는  했다.

“이익~! 에잇~”

“꺄흣~ 뭐..뭐야 갑자기~ 아하핫~ 호호홋~”

“흥~ 에밀리아 언니도 당해봐야 제 괴로움을 알죠! 이젠 저도 못참아요~ 에잇~”

“꺄르르~ 미안~ 아하핫. 미안해! 잘못했어. 그러니 간지럼은 그만~ 아흐읏~”

에밀리아 언니의 몸을 어쩌지 못해 그저 간지럼을 태울 수밖에 없었다.  이정도 선까지는 그래도 허용 가능한 듯 했다. 뭔가 조금 억울하기도 했지만... 황녀인 에밀리아 언니에게 대들 수는 없었다.

“아핫..하핫. 미안~ 후아~ 정말 재밌었어~”

“으으... 전 괴로웠다구요! 매번 이런식이면 곤란해요!”

“흐응~ 그래서 싫었어? 역시 나같은건 싫은거구나...”

“으윽... 제발 그러지 좀 마세요. 이젠 안속아요!”

매번 이런식이었다. 내가 삐칠 것 같으면 피해자인척 저렇게 날 곤란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에 매번 속아줘야 하는게 여간 곤욕이 아닐 수 없었다. 속아주는것도 한도가 있지. 이제 더는 속아주고 싶지 않았다.

“우우~ 내 미아는 이러지 않아! 매번 잘 속았으면서... 역시 너무 영악해져 버린 것 같아.”

“그거야 한두번 써먹어야 걸려드리죠. 매번 같은식이면 저라도 눈치챈다구요.”

“역시 패턴을 달리해야할까?”

“으윽! 그게 아니잖아요!! 하아~ 몰라요. 전 이제 나갈래요.”

“미아 같이가~!!”

그렇게 에밀리아 언니를 내버려둔  욕탕을 빠져나왔다. 에밀리아 언니가 용서를 빌며 뒤에 따라붙긴 했지만... 순순히 용서해주기엔 그동안 당한게 너무 많았다. 이번엔 그리 쉽게 용서해주지 않을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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