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74화
그렇게 다음날 다시 에밀리아 언니에게 검술 수업을 받기위해 훈련장으로 향했다. 훈련장엔 역시나 일찍 일어나 자신의 수련을 하고 있는 에밀리아 언니가 보였다. 원래는 레온이 날 가르치기 위해 일찍 나와 있어야 했지만... 에밀리아 언니가 날 가르치는 동안엔 잘 나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내 마나홀을 안정시킬때는 정말 꼬박꼬박 나오긴 했다.
“하아~ 레온을 보고싶었는데... 쩝~”
“미아~ 내가 골라준 옷 입고 나왔네? 호호~ 정말 잘어울려~”
“윽~ 부끄러워요. 그렇게 노골적으로 쳐다보지 말아주세요. 에밀리아 언니.”
“어차피 같은 여자잖아. 호호~ 어때? 역시 디자이너 쟝의 작품이라 그런지 참 편하고 좋지? 나도 이렇게~ 안쪽에 바쳐 입고 나왔어.”
“에엣? 아..안쪽에... 으으~ 전 그냥 이거 하나만 입고 나왔는데 히잉~ 안쪽에 바쳐입는 옷이었으면 말 해 주셨어야죠!! 우우~ 너무해요! 절 놀리려고 말해주지 않은거죠?!”
“그럴 리가. 나도 설마 미아가 그냥 그옷 한 벌만 입고 나올줄은 몰랐지~ 쿡쿡.”
알고 있었던게 틀림없었다. 방금도 날 보며 쿡쿡대지 않았던가!! 이건 분명 날 놀리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창피함에 움츠러드는 날 보며 재미를 느끼는 거겠지. 역시 황녀라 그런지 조금 제멋대로인 듯 했다. 매번 느껴왔지만... 여전히 자기 마음에 드는데로 날 농락하곤 했다.
“몰라요!! 검술 수련이나 해요. 어차피 둘뿐이니까 더는 창피할 것도 없거든요! 흥~”
“쿡쿡. 그래? 그럼 미아가 창피해 하게 레온이라도 부를까?”
“흣?! 그..그런~! 제발 그러지 말아주세요. 이런 음란한 모습... 더는 레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저번에도 얼마나 창피했다구요.”
“그랬어? 쿡쿡. 뭐 알았어. 일단 검술 수업부터 진행하자. 미아도 제법 열심히 수련한 것 같으니... 조금 고급검술을 알려주도록 할까?”
“와아~ 정말요!! 그럼 어서 가르쳐주세요!! 저 화려한 고급검술 좋아해요!!”
에밀리아 언니의 말에 화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고급 검술이라니!! 드디어 나도 화려한 기술을 배울 기회가 온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된 에밀리아 언니의 검술 기교. 하지만 기대했던거와 달리 그다지 화려함은 없었다. 너무 기대심이 컸던걸까?
“후읍~ 어때?”
“우우~ 화려하지 않아요. 너무 밋밋하잖아요! 좀 더 화려한 기술로...”
“그거야 마나를 쓰지 않아서 그렇지. 자 그럼 다시 보도록해. 이번엔 마나를 이용한 모습을 보여주도록 할게.”
마나를 이용하면 뭔가 달라지는걸까? 그렇게 에밀리아 언니가 다시 마나를 이용해 검술을 펼치는게 보였다.
“와아~ 대단해요!! 그저 단순히 마나를 사용했을뿐인데... 아아. 반해버릴 것 같아요! 저도 어서 해보고싶어요! 에밀리아 언니 어서 가르쳐주세요!!”
“휴우~ 제법 힘든걸~ 역시 보여주기 위해 조금 무리했나?”
“마스터 나이트면서 너무 꾀병이 심한거 아니에요.”
“그럴 리가~ 마나를 이용한 검술이 얼마나 힘든데~ 역시 요즘 훈련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 것 같아. 마나로드가 뻑뻑해진걸지도...”
마나로드라... 아마도 검술의 기교를 위해 마나가 흐르는 길을 미리 닦아놓는 것인 듯 했다. 하긴 그래야 실전에서도 써먹지 안그러면 그저 대련용 검술일 뿐이겠지. 그래서 실력이 좀 더 높음에도 레온과 막상막하의 승부를 벌이지 않았던가.
“역시 실전을 겪어보는게 좋겠죠?”
“으응. 그럴 것 같아. 나도 설마 레온과의 승부가 무승부를 이룰지는 몰랐어. 하아~ 역시 실전을 경험해보는거와 그렇지 않은건 차이가 심한 것 같아. 거의 두단계정도는 위의 실력차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언짢은 표정의 에밀리아 언니였다. 그런 에밀리아 언니의 검술시범이 완전히 끝났을 때였다. 누군가 에밀리아 언니와 둘이서 사용하는 훈련장에 난입했던 것이었다. 그누군가는 발카누스 제국의 마스터 나이트인 발자르였다.
짝짝짝~
“후후. 정말 대단한 검술 시연이었어. 역시 아르세이아 제국의 꽃다운 가녀린 검술 시연이군. 큭큭.”
“발카누스 제국의 마스터 나이트는 무례한걸? 그 가녀린 꽃의 검을 몸에 받아들이고 싶기라도 한걸까?”
“큭큭. 설마~ 단순한 구경꾼을 너무 몰아붙이는거 아닌가~ 그저 지나가다가 아름다운 공녀의 모습이 보이길래. 그저 눈요기를 하고 있었지. 특히 움직일때마다 조이는 그곳이 일품이야. 큭큭큭.”
“힉?! 어..어딜 보는거예요! 우으...”
창피했다. 레온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내 그곳을 여실히 드러냈다는게... 하지만 딱히 몸을 가릴 그 무언가는 없었다. 그저 에밀리아 언니뒤로 몸을 숨길 수밖에...하지만 그걸로는 내 몸매를 낱낱이 훑어보는 발자르의 시선을 거두게 할 수 없었다.
“흐흐. 내게 보여주기 위해 그렇게 입은게 아닌가? 보기엔 속옷도 안입은 것 같던데...”
“그..그럴 리가 없잖아요!! 으으 정말 무례하군요! 당장 여기서 나가주세요!”
“쯧~ 너무 가시가 거칠지 않나. 흐음. 하긴 그렇게 어여쁜 모습인데... 거칠어도 맛있겠지. 어차피 곧 내 아래에 깔려 흐느껴 울게 될거 아닌가? 조금 본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흐흐흐.”
“그렇다고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게다가 제겐 약혼자인 레온이 있다구요! 누가 당신같은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했나요?”
정말 너무도 무례한 남자였다. 하긴... 그러니 셀바르 후작의 요청을 받아든 거겠지. 그렇지 않으면 공국에 뭐 볼게 있다고 오겠는가?
“자자. 난 그저 구경꾼일 뿐이니 어서 검술 수련이나 보여주지 그래? 아니면 나에게 보이지 못할 비기라도 수련하는건가? 큭큭.”
“미아. 그렇게 숨을 것 없어! 어차피 저런남자일뿐이잖아? 우린 우리대로 수련을 해야지. 그래야 저런 남자도 한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거야.”
“으으. 그치만... 저렇게 뚫어져라 보는걸요?”
정말 오싹한 시선이었다. 그래서 더 참기 어려운 것 같았다. 저건 어둠의 숲에 사는 오우거와 마찬가지인 시선이 틀림없었다. 그저 자신에게 봉사하길 바라는 그런 욕정에 찬 시선... 그래서 더 불쾌했다.
“미아 넌. 전투중에도 창피하다고 누군가의 뒤에 숨을작정이야?”
“윽... 그건 아니지만요. 네... 알았어요.”
결국 에밀리아 언니의 말에 납득해버리고 숨기던 몸을 발자르에게 드러내고 말았다. 그러자 꿀꺽 하고 군침을 삼키는 발자르였다. 정말 참아내기 힘든 시선과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
“자 그럼 방금 내가 했던 동작을 따라하도록해. 그렇게 우선 동작을 익히고 그 다음엔 마나를 움직여보도록 하자.”
“네. 이렇게 하면 되는거죠?”
“응. 잘하는걸?”
“오오~ 그래. 거기서 그렇게~ 아아~ 안타깝군 거의 다 보였는데... 쩝~”
“이익!”
“미아 신경 쓸 거 없다니깐! 그냥 없는셈 치고 수련에 집중해.”
에밀리아 언니의 당부만 없었다면 정말... 칼부림을 냈을지도 모를 정도의 시선이었다. 다만 그렇게 해도 이겨낼 수 없을테지만... 아니 더 위기에 봉착할게 틀림없었다. 날 제압하고 자신에게 덤빈 값어치를 톡톡히 치르게 하겠지. 아마도 그런 속셈을 위해 저런게 날 도발하는거라고 생각됐다.
“후아~ 이제 진정됐어요. 그럼 더 연습할게요.”
“응. 잘 하고 있어. 그대로만 하면 금방 마스터 나이트가 될 수 있을거야.”
“큭큭. 어디의? 아아 공국의 마스터 나이트 말이지? 이름만 마스터 나이트면 다인가? 실력이 안받쳐주는데? 큭큭큭.”
“으으... 안돼. 참는거야!”
정말 가지가지 내 속을 뒤집어 엎는 발자르였다. 역겨운 시선도 그렇고 더러운 입도 마찬가지였다. 알베른 녀석이 오지 않는 대신 마스터 나이트인 발자르가 날 약 올리는 듯 했다. 나도 마스터 나이트가 되면... 저런 남자들을 단숨에 해치울 수 있을텐데... 정말 하루라도 빨리 마스터 나이트가 되어야할 것 같았다.
“하악..하악.. 이제 좀... 쉬었다해요.”
“으응. 그러자. 정말 수고했어. 오늘은 집중도 안되고 그러는 것 같으니 이만 하는게 좋을 것 같아. 다음엔 제대로 방비를 하고 둘만의 시간을 가지자.”
“네~! 역시 에밀리아 언니밖에 없어요~”
“호호~ 별것도 아닌걸 가지고, 뭐 나도 미아가 날 좋아해주니 정말 기분 좋네. 다음엔 좀 더 고급기술을 알려줄게~”
“정말이죠? 와아~ 정말 고마워요!!”
“큭큭. 사이가 정말 좋은걸? 아아. 그렇게 노려볼 것 없어. 그냥 그렇다는거니까. 곧 내것이 될 예정인데 왜 그리 날을 세우나 모르겠군. 아아~ 그 왕국의 마스터 나이트인 레온이란 녀석때문인가? 큭큭. 꼴에 마스터 나이트란 말이지. 어차피 내겐 별것도 아닌데 말야.”
“이익! 레..레온을 무시하지 말아요! 당신따윈 레온에게 상대도 돼지 않을거예요!! 흥~!!”
물론 현실은 그 반대였다. 결국 가장 강한건 발카누스 제국의 마스터 나이트인 발자르였다. 그리고 에밀리아 언니와 레온이 비슷한 실력이었다. 나 또한 제법 실력이 늘고 있었지만... 역시 마스터 나이트들 사이에 끼기엔 꾀나 처지는 실력이었다.
“그렇다면 내기라도 할까? 레온에게 이곳에 내가 있으니 찾아와 대결을 하자고 말야. 그렇게 날 찾아와 대결을 신청하면 엘레미아 공녀 네가 이긴거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긴걸로 후후후... 당연히 내기 상품은 공녀의 몸. 어때?”
“으윽~ 그..그런 내기... 하..하지 않아요!!”
이겨도 문제 져도 문제인 내기였다. 에밀리아 언니와 레온의 내기와 같은 그런 내기였던 것이다. 게다가 과연 국정회의때 그런 모습을 보인 레온이 이 자리에 나타날지도 의문. 결국 내기를 하면 내 패배가 확정되어 있었다.
“역시 내가 이길거라는걸 잘 알고 있군. 레온이란 녀석은 딱 그정도 뿐인 남자야. 그러니 내 것이 되는게 더 좋을거야. 흐흐흐.”
발자르의 말대로 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레온에게 좀 더 신경이 쓰였다. 날 사랑하고 날 소중히 해주는 레온. 실력이야 조금 쳐질지 몰라도 성품 면에선 발자르 보다 나았다. 그런데 어찌 발자르의 것이 될것인가! 분명 내 몸을 원하는것뿐일텐데... 그런 남자에게 인생을 저당잡히긴 싫었다.
“아니라구요... 흑.”
어쩐지 눈물이 났다. 날 압박해 대는 발자르의 기세때문인 것 같았다. 그런 우리들의 대화를 더 이상 듣기 싫었는지 에밀리아 언니는 벌써 저만치 가고 있었다. 나 또한 더는 이곳에서 시간낭비를 하고 싶지 않아 서둘러 에밀리아 언니를 따라잡았다.
“에밀리아 언니! 너무해요! 날 내버려두고 가버리다니!!”
“그거야 네가 쓸데없이 저 남자를 상대하니까 그런거지. 나처럼 그냥 무시해버려. 그럼 속상할 것도 없잖아?”
“그..그렇지만 레온을 언급하며 깍아내리잖아요!!”
그래서 더 이렇게 화를 내는걸지도 몰랐다. 그게 아니였다면 딱히 무시해도 상관 없었다. 물론 무시하면 발자르가 어찌 나올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에밀리아 언니가 있었으니 그렇게 막나가지는 않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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