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화 〉73화
“밀리아 그렇게 좋아?”
“그럼요~ 호호 이것도 좋고, 이건 야시시하구~ 정말 예쁜게 많아요!! 자자 공녀님도 그렇게 꽁꽁 싸매고 있지 마시구 어서 이거랑 이것 입어보세요!!”
“엣?! 나..난 됐어!! 으으. 창피하게 어떻게 여기서 벗어?”
“황녀님은 벌써 입어보고 계신걸요?”
“으윽.. 에..에밀리아 언니...”
나만 부끄러워 하는듯했다. 결국 밀리아의 강요에 어쩔 수 없이 모조리 벗고 하나 둘 속옷을 입어보기 시작했다. 손바닥만한 속옷부터 뚤리지 말아야할곳에 구멍이 뚤린 야한 속옷까지 정말 너무도 다양한 속옷들이 많았다.
“정말 잘 어울려요~ 역시 우리 공녀님이라니깐 호호~”
“츄릅~ 밀리아. 미아 좋아. 에밀리아두 좋아. 히히~”
“어휴~ 칼도 역시 남자는 남자네.”
다들 칼을 신경 쓰지 않고 있는 듯 했다. 칼은 그렇게 한쪽에 앉아 우리들의 속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열심히 구경하고 있었다. 아랫도리가 불룩한걸 보니... 상당히 욕구 충만한 듯 했다. 짐승답게 수컷의 본능을 여실히 드러내는 칼이었다.
“자 이것도 갈아입어 보세요~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릴까 몰라~ 역시 가슴이 커서 그런 것 같아요! 아아 나도 공녀님처럼 가슴이 컸으면...”
“으으~ 밀리아도 평균은 되잖아? 어차피 커봤자 불편하기만 해. 특히 검술할 때 얼마나 불편한데. 안그래요? 에밀리아 언니?”
“뭐... 그래도 미아같이 큰게 좋긴 해.”
“으윽~ 난 좀 작았으면 좋겠는데... 하아~”
“우우~ 이 여자의 적!! 공녀님이 그러면 안돼죠!! 가슴작아서 고달픈게 얼마나 많다구요!! 특히 남자들을 유혹할 때 가슴이 크면 얼마나 좋은걸요!”
“어차피 밀리아는 시녀들이랑만 사귀잖아?”
“그..그래두 큰게 좋아요!!”
뭐 납득이 가긴 했다. 여성의 상징중 가장 큰 상징의 하나는 가슴 아니던가! 그것도 풍만하고 아름다운 젖가슴 말이다. 그런걸 생각해보면 나름 매력이 철철 넘치는 모습이었다. 이런 내 모습 때문에 레온이 좋아해주는걸까? 그렇다면 큰게 더 좋을지도...
“역시 그렇겠지? 밀리아?”
“엣? 또 혼자 무슨상상을...”
“아...으응 그게... 레온도 큰 젖가슴을 좋아할까 하고...”
“당연하죠. 레온님도 남자잖아요? 남자치고 가슴작은 여자 좋아하는걸 본적이 없어요. 레온님도 분명 공녀님의 큰 젖가슴에 사랑을 느낀걸거예요!”
아니...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내 모든 모습을 사랑해주는거 아닐까? 가슴이 이유중 하나는 될지 몰라도 전부는 아닐거라 생각했다.
“흥~ 또 나만 놔두고 둘이 이야기 하는거야? 우우~ 이래뵈도 마스터 나이트면서 황녀라구! 흥~”
“어머~ 황녀님도 예쁜 속옷을 고르셨네요. 호호~ 자자 기분 풀고 이것도 입어보세요. 황녀님에겐 이런 활동적이고 편한 속옷이 어울릴거예요.”
“응? 이거? 편하긴 할 것 같아. 게다가 걸걸치지도 않겠네. 미아. 너도 이거 입도록해. 나랑 검술 수련할 때 편한 복장이 좋을테니 말야.”
“우으... 그것도 야한 것 같은데... 네에... 그렇게 할게요.”
강압이나 다름없었지만... 검술수련 선생님이 아니던가! 뭘 시키던 닥치고 하라면 해야 했다. 그래야 제대로 잘 가르쳐줄게 분명했다.
“그럼 이제 드레스 코너로 가요. 오늘은 뽕을 뽑아...흡~! 호호홋”
“그래. 밀리아 네 맘대로 하렴. 하아~ 정말 여자들 쇼핑은 피곤한 것 같아.”
“그러는 미아도 여자면서. 하긴~ 미아는 활동적이니까. 숲속에서 생활하기도 했고, 역시 이런옷은 불편한거지? 그럼 좋아! 내가 아주 활동적이고 간소한 복장으로 추천해줄게! 미아도 분명 좋아할거야!”
어쩐지 의욕에 불타오르는 에밀리아 언니였다. 솔직히 이젠 어느정도 적응되서 상관 없었는데... 하지만 의욕적인 에밀리아 언니를 말릴수도 없었다. 어차피 말려봤자 강제로 할 것 아니던가? 에밀리아 언니는 그만큼의 권력과 힘을 모조리 가지고 있었다. 솔직히 저런 당당한 부분도 멋지고 닮고 싶었다. 과연 에밀리아 언니를 닮아갈 수 있을까?
“하아~ 먼저 힘부터 길러야 겠지. 권력이야 공국만 가질 수 있으면 어느정도는...”
물론 에밀리아 언니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나 다름없는 권력이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단 나았다. 이런 것도 없는 평민의 삶보단 당연히 낫지 않는가? 게다가 이제와서 숲속으로 돌아가기도 요원하고...
“그럼 어서 가요. 분명 공녀님과 황녀님에게 어울리는 드레스와 활동복이 있을거예요~!”
“디자이너 쟝의 작품이라면 모두 만족이야. 분명 미아에게 어울리는 옷 잔뜩 있을게 틀림없어. 자 어서 가서 입어보자.”
“하아~ 네에. 둘을 제가 어떻게 말리겠어요. 으으~”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아니 속옷을 열개가 넘게 갈아입는 그때부터 이미 피곤해졌다. 어서빨리 둘을 만족시키고 궁으로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둘의 쇼핑은 이제 시작인 것 같았다.
“으으 괜히 쇼핑을... 내 무덤을 내가 판걸지도...”
“자 어서와~!”
에밀리아 언니에게 이끌려 흐느적거리며 질질 끌려 드레스 샵으로 향했다. 이제 더는 못버틸 것 같았지만... 그래도 에밀리아 언니의 기분을 맞춰주려면 어쩔 수 없었다.
“와~ 역시 대단해! 디자이너 쟝의 작품실 다워. 이건 신상같은데? 오호! 이건 미아에게 딱 어울리겠어!!”
“으윽! 제발 봐줘요. 저도 평범한 드레스를 입고싶다구요!!”
물론 활동복이 편했지만... 드레스를 입어야 하는때가 더 많았다. 궁성에서 생활하기위해선 필수였다. 결국 밀리아와 에밀리아 언니의 극성맞은 갈아입힘에 당해 더 기운이 빠져버리고 말았다.
“아아 개운해~ 역시 인형놀이..헙. 호호호~ 아무튼 미아를 갈아 입히는 건 즐거웠어.”
“차라리 직접 입으시면... 하아~ 이제 더는 안돼겠어요.”
여성들의 쇼핑을 물로 본 결과였다. 마스터 나이트인 에밀리아 언니에겐 당연히 패배였지만... 그래도 설마 시녀인 밀리아 마저 날 이겨버릴 줄은 몰랐다. 궁성에 숨은 마스터 나이트는 밀리아 였을지도 모르겠다.
“저는 이것들로 할게요. 공녀님건 이거랑 저것 그리고 이것들로 하죠. 괜찮죠?”
“밀리아가 알아서 챙겨줘. 어차피 모조리 야한 것들 뿐이잖아? 으으~ 날 얼마나 벗겨놓을 셈인거야?”
“그거야. 공녀님의 몸매엔 그게 제일 잘 어울리는걸요~ 매력적인 가슴을 부곽시켜야 하잖아요?”
“가슴이 반쯤 드러나는 건 아무리 나라도 창피하다구!!”
“호호~ 그렇게나 음란한 짓을 해놓고도 이런 건 창피한거야?”
“우으. 그..그거야 레온의 앞이었잖아요. 사랑하는 남자 앞이니까 그랬죠!!”
변명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레온 앞에서는 그다지 창피하지 않았다. 되려 날 어서 안아줬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그런 내 마음도 모르면서... 왜 저렇게 날 놀려대기만 하는걸까? 역시 노처녀의 심술인걸까?
“미아 너! 방금 내 흉봤지? 마스터 나이트의 기감을 너무 물로 보는거 아냐?”
“읏~ 그..그거야. 에밀리아 언니가 너무 놀리니까 나도 모르게...”
정말 눈치는 빠른 에밀리아 언니였다. 역시 마스터 나이트 답다면 다웠다. 나도 어서빨리 마스터 나이트가 되면 저런 눈치를 얻을 수 있을까? 제발 그랬으면 이렇게 귀찮은 일도 없었을텐데... 눈치껏 잘 빠져나갔을거라 생각돼는 상황이었다.
“그럼 이제 돌아가자. 아아~ 정말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아. 미아는 어때?”
“으으~ 저는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것 같아요...”
쇼핑에 절대 적응할 수 없었다. 아니 적응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밀리아나 에밀리아 언니의 표정은 달랐다. 역시 둘은 아무리 그래도 천상 여자인 듯 했다. 마스터 나이트인 에밀리아 언니마저 쇼핑을 저리도 좋아하다니...
“역시 아직은 남자라는 생각이 남아 있는 걸까...?”
그래도 이젠 레온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기도 한데... 남자라니... 아무래도 기본적인 성격은 그래도 남긴 하는 듯 했다. 몸 주인의 성격과 내 본 성격이 적당히 섞여 있는 것 같았다.
“후아~ 힘들었다~ 아아 역시 내 방이 제일이야~”
“호호~ 그렇게 힘들었어요? 전 이 속옷과 드레스를 개시할 날이 기대되서 그런지 하나도 힘들지 않았는데~”
“응. 나도~ 미아는 내일 검술 훈련할 때 꼭 그거 입고와!”
“으으... 꼭 입어야 해요? 너무... 달라붙을 것 같은데... 속옷을 받쳐입으면 티날 것 같은 재질이잖아요!!”
“그럼 속옷 안입으면 되잖아? 혹시 부끄러운거야? 어차피 우리 둘뿐인데?”
그렇게 말한다면 입어야 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 뭐 어차피 둘뿐이라면 부끄러울 것도 없었다. 물론 그때 레온이 난입한다면 조금... 부끄럽겠지만 어차피 부부가 될 사이에 이정도 모습은 보여줘도 상관 없었다.
“그럼 그렇게 하는걸로 하고, 난 이만 돌아갈게~ 아아~ 미아의 예쁜 모습 잘 감상했어~ 다음에도 또 부탁해~”
“히익?! 또..또요? 으으~”
정말 또다시 둘과 쇼핑이라니... 절대 싫었다. 하지만 내게 무슨힘이 있겠는가? 하라면 해야지... 마스터 나이트에게 반항하기엔 내 실력이 너무 미천했다. 권력으로 찍어누르기에도 내가 찍힐정도로 차이가 심했고... 이러다 영원히 에밀리아 언니에게 농락당하는게 아닐까 걱정이었다.
“호호~ 황녀님이 공녀님을 정말 좋아하나 봐요~ 이왕 이렇게 된거 황녀님을 확~ 사로잡아버리는게 어때요? 그러면 든든한 뒷배가 생기는건데...”
“으윽. 내취향은 밀리아처럼 그쪽이 아니거든!! 남자가 더 좋다구!!”
“더 말이죠? 호호.”
“그런말이 아니잖아?! 어휴~ 내가 널 어떻게 말리겠어. 맘대로 생각해버려!!”
아무리 해도 밀리아의 말빨을 도저히 이겨낼 수 없었다. 역시 시녀로써 다져진 말빨이 어디가진 않는 것 같았다. 저런 말빨로 같은 시녀들을 후렸겠지. 그러니 안넘어오고 배겨? 아마도 분명 왕성의 모든 시녀가 밀리아의 마수에 걸려들어 있을거라 생각됐다. 그정도의 색기와 욕정이 넘치는 밀리아였으니 말이다.
“그럼 전 이 드레스들을 옷장에 넣어두고 올게요~ 랄라~”
“정말... 그렇게 즐거운걸까? 어차피 어쩌다 한번 입을까 말까한 드레스일뿐인데... 뭐 셀바르 후작때문인지 파티가 많이 있긴 했지만... 정말 셀바르 후작은 공국의 제정을 파탄내기라도 하려는걸까? 무슨 파티를 한달내내 하는건지... 하아~ 정말 걱정이야.”
그만큼 파티가 많았다. 아마도 그건 발카누스 제국에서 온 마스터 나이트인 발자르라는 남자를 위해서 일거라 생각됐다. 지금도 분명 파티를 열고 귀족여성들을 후리고 있겠지. 발자르라는 남자라면 그러고도 남았다. 아니 셀바르 후작 알베른 그리고 발자르 그렇게 끼리끼리 놀게 분명했다. 거의 같은 성향의 남자들 아니던가?
“쯧~ 남자 들이란... 레온은... 그러지 않겠지?”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날 사랑해주고 있는 레온이 다른 여자에게 웃음을 파고 있다는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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