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69화
서로의 속셈을 숨긴채 그렇게 나름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과연 그것으로 끝나는걸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일단 에밀리아 언니와 레온이 어느정도 친해졌다는데 의의를 두는게 좋을 것 같았다. 그것보다는 셀바르 후작이 어떻게 나올지가 문제였다. 기껏 제국의 마스터 나이트를 데리고 왔는데 황녀가 이런식으로 나오니 열불이 터지기 직전일게 분명했다.
“에밀리아 언니... 정말 이걸로 괜찮은걸까요?”
“응? 아아. 셀바르 후작 말이구나. 하지만 어쩌겠어? 어차피 더 이상 제국의 원조는 없는걸. 마스터 나이트 한명을 내려보낸것도 상당히 선심쓴거잖아? 공국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는거지 딱히 미아의 나라가 못나서 그런건 아냐. 혹시 기분 상했니?”
“아뇨. 어차피 사실이니까요. 두 마스터 나이트에 이리저리 치이는 신세일뿐이죠. 하아~ 어서 빨리 힘을 키워야 할텐데... 정말 쉽지 않네요.”
“그게 쉬웠다면 개나소나 마스터 나이트라고 유세를 떨었겠지. 안그러니 이런 융숭한 대접도 받지 않겠어? 아무튼 미아도 열심히 구나.”
어차피 쓸데없는 발버둥일 거라는 시선을 보내오는 에밀리아 언니였다. 어쩐지 점점 내 의향은 사라지고 에밀리아 언니의 제국과 레온의 왕국에 공국의 정세가 요동치는 것 같았다. 아니 이건 사실 그 자체였다. 정말... 이럴려고 한건 아닌데 왜 이렇게 되어버린건지 모르겠다.
“역시 숲속이 편했어요. 하아... 이럴 줄 알았으면 정말... 칼과 함께 깊은 숲속에 꽁꽁 숨어 있는건데...”
이제 정말 내 손을 떠난 공국의 정세에 두손두발 다 들어 버렸다. 그정도로 정치란 내게 너무 무겁고 귀찮은 일이었다. 후회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젠 너무 후회되어 버렸다.
“정치가 다 그렇지 뭐. 그래서 나야 이렇게 힘쓰는 일이나 하는거구. 호호호~”
“으휴~ 자랑이네요. 황녀가 되어가지고선...”
“으윽! 이게 뭐 어때서? 어차피 황녀란 물건이나 다름없다구!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하고... 그건 공녀인 너도 마찬가지잖아. 너야 운좋게 마음에 맞는 상대를 찾은거지... 대부분은 그렇지 않아.”
“그야 그렇죠. 아무튼 셀바르 후작에게 가보긴 해야겠어요. 또 어떤짓을 벌이고 있을지 무섭기까지 하네요.”
“역시 힘이 없으면 그런 생각부터 하는거구나. 그러니 미아도 얼른 마스터 나이트가 되어버리는거야!! 내가 잘 가르쳐주면 미아정도는 충분히 마스터 나이트까지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어.”
“그게 말처럼 쉽나요? 어느세월에 마스터 나이트가 되겠어요.”
“그..그거야 한 십년정도...?”
“으윽! 거봐요!!”
“에헤헷~ 농담이야. 미아라면 5년 아니 1년간 죽도록 노력하면 될거야.”
어쩐지 그나마 안심되는 말이었다. 하지만 1년도 너무 멀게 느껴졌다. 앞으로의 국내 정세도 불안한데 1년을 어떻게 기다린단 말인가? 차라리 제국이나 왕국 둘중 한곳에 공국을 넘기는게 더 속편할 듯 했다. 하지만 아바마마에게 그렇게 말해놓고는 그런짓은 할 수 없었다.
“으으~ 아무튼 곧 있을 국정회의때 셀바르 후작의 의향을 봐야겠어요.”
“그땐 나도 참석할 예정이니까 그러도록 해. 나야 뭐... 중립이야. 중립~ 미아를 방해하지도 그렇다고 셀바르 후작을 도울 생각도 없어.”
“그나마 다행이네요. 아무튼 그땐 레온도 공국의 명예귀족으로 만들어야 겠어요. 그래서 조금 운신이 자유롭지 않겠어요?”
“그렇게 까지? 근데 명예귀족이라고 해봤자 어차피 국정에 참여하지 못하잖아.”
“그..그거야 어떻게든 참여할 수 있도록...”
“그러면 더 문제 아냐? 미아에게 묻지도 않고 제 멋대로 해버릴지도 모르는데?”
정말 갈팡질팡 어찌해야할지 모를정도였다. 그렇다면 나보고 어쩌란건가? 이런것도 안된다 저런것도 안된다 하지 않는가!
“으으~ 모르겠어요. 그럼 어떻게?”
“그야... 미아 맘대로 해야지. 나야 중립이라고 했잖아. 미아가 레온에게 전권을 넘겨주면 또 다르겠지만... 그렇지 않는한 중립이야.”
“으윽~ 그럴거면 말을 하지 마세요!! 우우 고민거리만 더 떠안게 만들고... 정말 심술궂어요!”
“호호~ 조금 그랬나? 아무튼 미아는 그런것보다 검술 수련이나 열심히 해. 마스터 나이트가 가르쳐줄 때 열심히 해야지. 얼마나 좋은 기회인데? 남들은 돈을 바리바리 싸와도 이렇게 개인교습을 시켜주지 않는 다구?”
정말 그랬다. 그래서 에밀리아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정말 다른 건 몰라도 그런 부분에서는 진짜 친언니처럼 느껴졌다. 날 좋아해 주는 것도 잘 알 수 있었고, 걱정해 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앗! 레온 오늘은 왠일이예요?”
“아아. 마나안정화때문이지. 아직 아프지는 않고?”
“으응. 아직요. 그... 에밀리아 언니가 조금 만져줘서 그런지 괜찮은 것 같아요.”
레온의 등장에 살짝 놀랐지만... 날 걱정해줘서 그런지 기분은 좋았다.
“흥~ 베에~ 보라구 나도 할 수 있잖아? 역시 미아의 마나를 노리는거지?”
“그럴 리가... 그저 미아를 걱정해서 그런거지... 아무튼 안정화 됐다니 다행이군... 하지만 나에게 다시 보이는게 더 좋을거야. 설마 제국의 황녀를 믿는건 아니겠지?”
“으으... 저보고 어쩌라는 말이예요. 하아~ 두분 서로 친해진거 아니었어요?”
“그럴 리가. 저 황녀와는 친해질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훗~”
“응. 맞아. 나야 중립이라지만... 레온은 왕국측 인물이잖아? 나와는 또 달라.”
“그래서 미아. 설마 내게 확인 받는 것 싫은건가?”
“아..아니요. 화..확인 부탁해요... 우으.”
역시 거절하기 힘들었다. 결국 에밀리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레온의 손길을 받아들이고야 말았다. 그렇게 또다시 느껴지는 아랫배의 은은한 열기... 정말 묘한 기분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기분을 매일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하지만 조금 의심이 들어 약간 머뭇거렸다.
“흣~ 아아... 기분좋아요. 하윽~”
“후후. 마나가 안정화 되는 느낌이니 제대로 느끼길 바래.”
“아앙~ 네에... 그럴게요. 하으윽~”
“어휴~ 미아. 그런거 느낄 필요 없어! 그리고 레온 너도 작작하지 그래? 방금 한 마나 운용은 그런게 아닌 것 같은걸?”
“후후. 그럼 뭐라고 생각하는거지? 나야 이렇게 미아를 걱정해서 마나운용을 도와주는 것 뿐인걸?”
“으으! 아니라면 아닌거야!!”
아마도 에밀리아 또한 자신할 수 없어서 그렇게 화내는 것 같았다. 하긴... 남의 마나운용을 직접 받아봐야 어떤걸지 알 수 있지 않는가. 그렇다고 그런 마나운용을 받기엔 레온을 믿을 수 없고... 결국 의심만 하고 확신을 못하는 에밀리아 였다.
“아흑! 너..너무 강렬해요! 아앙~”
“후후. 이제 막바지라서 그렇게 느끼는거야. 에밀리아 황녀. 그렇게 얼굴을 붉히며 지켜보지 말고 자리를 조금 비켜주지 그래? 우린 연인끼리의 일을 조금... 보도록 할 예정인데.”
“으으! 너 진짜! 설마 미아를 어떻게 할 예정인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어쩌겠어? 후후. 우린 이미 결혼 약속을 한 연인사이라구. 부부나 다름없지. 큭큭. 그럼 비켜주길 바랄게.”
“흥~!”
결국 에밀리아는 버티다 못해 삐쳐서 돌아가버리고 말았다. 저렇게 놔둬도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레온에게서 전해지는 이 느낌을 버틸 수가 없었다.
“하으응... 좋아요.”
“후훗. 나도 좋아. 이렇게 미아가 무르익어 가니까 더 좋군.”
묘한 말을 하는 레온 이었다. 하긴... 몸 자체도 무르익긴 했다. 부쩍 자라서 그런지 젖가슴도 엉덩이도 풍만해지고 있지 않는가? 그에 비해 허리는 잘록하고... 남자들이 절로 군침을 흘리는 몸매가 되어가는 듯 했다.
“그럼... 조금 맛보도록 하지. 미아 괜찮겠어?”
“네에... 레온이라면... 좋아요.”
결국 몸을 허락해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점점 다가오는 레온. 그렇게 레온이 내 입술을 다시 훔쳤다. 그리고 흡입하듯 무언가를 빨아들였다. 그 기분이란 정말!! 마나가 요동치는 기분이었다. 아니 정말 마나가 요동치며 레온에게 전해지는 듯 했다.
“아아아~!!”
“츄릅~ 하아. 좋군... 제법 안정화 됐어. 이제 얼마 후면... 후후후.”
“아앙~ 하으윽~”
정말 너무도 느끼고 말았다.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 애타게 허우적거리며 레온을 붙잡아 갔다. 그러자 다시 한번 레온이 내입술을 가져갔다.
“흡~ 아아... 츄우~ 하아... 정말 좋았어요.”
“아아. 나도 역시 미아는 맛있어.”
레온의 그런 말에 부끄럽긴 했지만... 기분은 정말 좋았다. 좀 더 느꼈으면 좋겠지만... 레온이 더는 해주지 않아 결국 이걸로 끝인 것 같았다. 정말... 거기가 젖어들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하아... 너무 아쉬워... 쩝~”
정말 입맛이 다셔질 정도로 안타까웠다. 하지만 레온이 원치 않는걸 어쩌겠는가? 내가 대시 해도 더는 해주지 않는걸... 결국 아쉬운 마음을 접고 에밀리아 언니를 찾아 방으로 향했다. 레온과 애정행각을 하느라 에밀리아 언니에게 너무 소홀했던 것 같아 조금 달래주기 위해서였다.
“언니~ 에밀리아 언니~ 화 풀어요~”
“흥~ 미아는 그 발정난 녀석에게 가서 야한짓 잔뜩 해버려! 어차피 나같은 노처녀는 혼자 자위라도 해야지 뭐... 우우~”
“아이참~ 너무 그러지 마세요. 저도 그럴려고 한게 아니잖아요. 그... 묘한 충동 때문에...”
“그래서 말했잖아? 분명 뭔가 속셈이 있을거라구!!”
“네네. 그렇다고 해 줄테니까 화는 푸세요.”
“으으 몰라~! 흥~!”
결국 화를 풀어주지 못하고 전전긍긍 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내가 너무 레온에게 빠져있는걸까? 하지만 그 기분이 너무 좋아서 어쩔 수 없는걸... 이건 여자로써의 본능에 한한 문제라 더 어쩔 수 없었다.
“저번에 그... 짐승의 정액! 맛보게 해 드릴게요! 네!”
“응? 아! 그 피부미용에 좋은 정액!! 그렇다면 좋아. 나 화나지 않았어. 호호호~”
언제 삐쳤냐는 듯 화사하게 웃어보이는 에밀리아였다. 역시 여자를 낚으려면 피부미용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게 정답인 듯 했다. 칼에겐 조금 미안하지만... 그 정액을 상당히 짜내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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