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66화
“미아 어때? 나에게 검술을 배우지 않을래? 역시 남자보단 같은 여자에게 배우는게 좋을거야.”
“정말요? 안그래도 정체된 검술 때문에 속상했는데... 그치만...”
그런 대화중 레온이 다가와 말했다.
“호오? 이게 누구신가. 제국의 마스터 나이트 중. 말석!을 차지하고 있는 에밀리아 황녀 아니신가. 후훗~”
“호오? 그러는 그쪽은... 겨우 왕국에서 힘깨나 쓴다고 유세떠는 이름도 모르는 남자 아닌가요? 호호호~”
“큭~! 하하. 이거 한방 먹었는걸? 뭐... 신경전은 여기까지만 하고... 그래 제국의 황녀가 공국까지 행차한 이유가 뭐지?”
“그거야. 우리 미아 에게 검술을 가르쳐주기 위해서죠. 호호호~”
언제부터 우리 미아가 된 걸까? 어쩐지 두 마스터 나이트 사이에 끼어 난처한 상황이 된 듯 했다. 특히 레온의 시선이 거슬렸다. 내게는 그저 다정한 모습만 보여줬는데... 역시 같은 마스터 나이트라서 그런걸까? 조금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레온이었다. 아무래도 그간 내가 레온을 잘 몰랐었나보다.
“검술이라... 그거라면 내가 가르쳐주고 있는데...?”
“그거야 남자만의 검술이잖아요. 우리 미아가 배우기엔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죠. 그나저나 황녀에게 너무 말을 막하는 것 같은데요.”
“훗~ 어차피 제국의 황녀일뿐 내나라의 왕녀도 아니잖는가? 설마 마스터 나이트가 아닌 그저 황녀로만 대해주길 원하는건가? 제국의 황녀는 그런 성격이 아닌거로 알고 있는데?”
“호오? 저에 대해서 잘 알고 있군요. 뭐 좋아요. 어차피 타 왕국의 마스터 나이트니까요.”
“그렇다면 조금 존중해줬으면 하는데. 미아는 내거다. 내가 잘 가르쳐 줄수 있어.”
어쩐지 점점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레온이었다. 설마 질투라도 하고 있는걸까? 어쩐지 절대 날 빼앗기지 않겠다는 모습이 선했다. 정말 새로운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레온을 보게 되다니. 어쩐지 레온이 더 친밀하게 느껴졌다. 이건 역시 눈에 콩깍지가 씌인 결과이려나?
“이제 다를걸? 미아는 내게 검술을 배운다고 했어. 아. 말 놔둬 되지? 어차피 같은 마스터 나이트로 대해준다고 했으니까. 황녀로써의 자세는 접도록 할게.”
“마음대로.. 후후. 황녀의 성격이 이런걸 국민들이 알고 있나모르겠군. 아무튼 그건 사절이야. 미아는 내가 가르칠거다.”
“그런짓까지 하면서 가르치는 이유는... 역시 레온 너의 그 보잘 것 없는 마나때문인거지? 호호. 내가 설마 그걸 모를줄 알았어? 감이 내 미아의 마나를 강탈할려고? 그렇게는 안돼.”
“레..레온... 사실인가요? 설마 내... 마나를 강탈하려고 그런... 그렇다면 그간 해왔던 마나홀 안정화 과정은...?”
“그럴리가! 저 여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거다. 내가 사랑스러운 미아를 그렇게 쓰고 버릴 리가 없지 않나?”
조금 당황하는듯한 레온이었다. 설마... 그게 진짜라는걸까? 아니길 바랬다. 아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조금 충격을 받을지도 몰랐다. 아니... 지금도 충격이었다.
“흐응~ 당황하는 것 좀 봐. 호호호”
“으득! 역시 나와 미아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수작이겠지? 후후. 하지만 어쩌나. 미아는 벌써 나와 이런사이인걸~”
“흡?! 츄릅~ 아으~”
“어머~ 왕국의 마스터 나이트는 화끈한걸? 하지만 그게 뭐? 겨우 키스가지고 유세 떠는거야?”
“푸핫~ 으음... 레..레온 갑자기 이러는건...”
“왜? 싫었나?”
“아..아뇨... 우으.. 그치만 에밀리아 언니 앞인걸요.”
조금 부끄러웠다. 하지만 레온의 키스는 좋았다. 물론 아직 레온에 대해 의심이 가긴 했지만... 그거야 에밀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제국의 황녀와 왕국의 기사 레온. 어차피 둘 모두 타국의 인물이었다. 레온을 의심한다면 에밀리아 또한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치만 미아에게 레온 너의 검술은 맞지 않아. 미아도 그걸 알고 있고, 그렇지 않아 미아?”
“으윽... 그..그건...”
“사실인가? 미아. 사실대로 말해도 좋아. 설마 내가 그것가지고 미아 널 미워하겠어?”
“하아... 사실이에요. 요즘 검술이 좀처럼 발전이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제가 검술을 못하는거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에밀리아 언니의 말을 듣고보니 남자의 검술이 제게 맞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으음... 그렇군.”
“이래도 직접 가르칠거야? 나처럼 여성 마스터 나이트도 있는데? 미아는 내가 가르치도록 할게. 그러니 레온은 그저 지켜보면서 미아와 연애나 하는게 어때? 내가 설마 미아를 홀리려고 그러는거겠어? 그저 미아를 위해서 그러는 것 뿐이야.”
“후... 좋아. 미아가 원한다면 어쩔 수 없지. 검술 부분에 대한건 에밀리아 황녀 너에게 맞기도록 하지. 다만 마나홀 안정화는 내가 할거다. 이건 절대 양보할 수 없어.”
“흐응~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뭐 좋아. 대신 나도 참관 하겠어.”
어쩐지 점점 둘 사이에 불타는 격전이 예견됐다. 이건 마스터 나이트로써의 자존심들일까? 검술은 몰라도 마나컨트롤은 너보다 위다. 이런거로 자존심을 챙기려는 것 같았다. 그저 성향 때문에 그런 것 뿐인데... 역시 레온도 남자는 남자였다. 쓸데없는곳에서 자존심을 챙기는걸 보면 말이다.
“하아... 제 의향은... 상관 없는건가요. 두분...?”
“그래서 싫다는거야? 감히 마스터 나이트의 가르침이?”
“아..아뇨~ 그럴리가요! 저야 에밀리아 언니가 검술을 가르쳐 주신다는데... 좋죠. 다만 레온이 조금 신경쓰여서... 아무튼 적대국가의 마스터 나이트 이시잖아요. 공국의 사정도 있고... 하아~ 여러 가지 걸리는게 많아서...”
“흥~ 그따위걸 신경쓰고 있었어? 어차피 제국이 간섭한 이상 공국도 바람앞의 등불 신세일뿐이야. 설마 아르덴 왕국에 귀속될 예정인건 아니지? 저 레온과 부부가 되면 분명 아르덴 왕국에 귀속되고 말거야. 레온도 그럴 속셈인게 틀림없고.”
정말 그런걸까? 어쩐지 에밀리아의 말도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에밀리아의 말에도 불구하고 여유만만한 레온의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에밀리아의 말이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게다가 개입은 제국이 더 심하지 않는가?
“으으.. 너무 복잡해요. 하아~ 역시 정치는 힘든거군요.”
“뭐 그렇지. 그러니 정치같은 귀찮고 힘든일은 늙은이들에게 맞기고 우린 적당히 검술수련이나 하면서 힘이나 키우는거야. 그래야 자신의 권리도 찾을 수 있는거잖아? 설마 미아는 그저 남자 잘만나서 집안일이나 할 샘은 아니지?”
“뭐... 그렇죠. 저도 힘은 필요해요. 당당해지기 위해서도... 그리고 자유를 위해서도... 이..이건 레온이 싫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저 나 자신에게 당당해지기 위해서일 뿐이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하핫. 나야 뭐 그렇게 당당한 미아의 모습도 좋으니까. 물론 내 아이를 낳아주길 원하기도 하고...”
“핫?! 아..아이라니... 그건 너무 일러요. 우으... 아직 결혼도 전인데 벌써 아이를...”
“이제 아주 본격적인걸? 내 앞이라는걸 잊고있는거 아냐?”
“부..부끄러워요. 우으...”
“역시 미아는 귀여워. 후후. 좋아. 오늘은 이만 하기로 하지. 이제 파티를 즐기도록 할까? 그쪽은 어쩔거지? 파티를 별로 즐기는 성격은 아닌 것 같은데...”
빨리 가버리라는 무언의 압박인 듯 했다. 하지만 에밀리아는 여유로웠다. 게다가 내 팔을 와락 껴안아 절대 가지 않겠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아마도 그건 나와 있는게 즐거워서 그런 듯 했다.
“둘 모두... 이제 그만 해주세요. 중간에 껴있는 저도 좀 생각해주세요.”
“아. 미안하군. 미아가 있었지 참...”
“베에~ 왕국의 마스터 나이트는 바보래요. 호호호~”
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레온이 마나를 끌어올려 기세를 발산해서 그런 듯 했다. 그러고보니 에밀리아는 내게 피해가 갈까봐 그런 기세를 뿜어내지 않는 것 같았다. 이젠 정말... 누구 말이 옳고 그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빠지고야 말았다. 날 소중히 대해주는 레온은 기세를 끌어올리고 그저 적대국가의 황녀인 에밀리아는 날 신경쓰고 있다니... 정말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나와 미아는 춤을 출 예정인데... 이제 그만 놔주지 그래?”
“엣? 추..춤이요? 으으 저 아직도 춤은 잘 못추는데...”
갑작스런 레온의 말에 조금 주춤했다. 그걸 눈치챈 에밀리아가 레온에게 코웃음을 치며 공세로 돌아섰다.
“흥~ 잘 추지도 못하는 미아를 강제로 춤추게 할 작정이야? 정말 못된 남자네. 레온은?”
“그럴 리가? 미아.. 정말 나와 춤추기 싫은건가?”
“아..아뇨! 그럴리가요. 저... 춤추는 것 좋아요. 레온이 상대라면...”
결국 그렇게 말 할 수밖에 없었다. 분위기상 레온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 레온이 싫어할거 같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레온에게 마음이 가 있는 나였다. 의심이 가더라도 확신이 없는한 사이가 틀어지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날 도와 날 공왕으로 올려줄 레온이지 않는가?
“으윽... 칫~ 맘대로 해버려! 흥 난 저기 강아지처럼 귀여운 녀석이랑 놀거야!!”
“엣? 칼 말인가요?”
“저 아이 칼이라는 이름이야? 흐응~ 정말 흥미로운 아이야. 마나량도 제법 되고 꾀나 강력해 보이는걸?”
역시나 에밀리아. 칼의 특성을 금세 파악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금세 내게 관심을 표하다가 칼에게 급 관심을 기울였다. 황녀라서 그런지 조금 제멋대로인 성격 같았다. 약간 민폐라고 해야할까? 뭐 아무렴 어떠랴? 이제 더 이상 나와 레온의 사이를 갈라놓을 것 같지 않아 상관 없었다.
“에휴~ 정말 피곤한 성격이에요.”
“아아. 제국의 황녀니까... 뭐 저정도면 양호한 성격이지. 아니 황녀치곤 성격이 괄괄하고 활달하다고 해야할까? 제법 마음에 드는 여자야.”
“흐응~ 저보다 더요? 게다가 그렇게 신경전을 벌여놓고 그세 홀린거예요? 역시 여자는 예쁘기만 하면 되는거죠?”
“그럴 리가... 그저 미아와 마찬가지로 마나사용자라 흥미가 동하는 것 뿐이야. 게다가 같은 마스터나이트이기도 하고, 물론 싸우면 내가 이길건 분명하지만. 후훗~”
자신감에 차있는 레온이었다. 하지만 싸움은 붙어봐야 알지 않을까? 일단 에밀리아도 마스터 나이트였고 레온또한 마찬가지였다. 누가 더 강하고 약한지 한눈에 보기엔 알 수 없었다. 결국 싸워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틀림없이 레온이 이길거예요.”
“후후, 미아가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정말 기쁜걸? 그나저나.. 아까 그일... 신경쓰고 있는건 아니겠지? 내가 설마 미아의 마나를 강탈하겠어?”
“으응~ 아니요. 저도 믿고 있어요. 레온이 그러지 않을거라는걸...”
물론 의심 중이었다. 그리고 점점 그 의심이 사실로 들어날 것 같아 기분이 나빠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레온에게 내가 의심한다는 사실을 알릴 수는 없었다. 물론 레온이 그럴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숲속에서도 그렇지 않았던가? 의심하지 않고 지내다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그런 걸 생각해보면 조심하긴 해야할 것 같았다. 다만 레온이 제발 그러지 않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이렇게 레온을 사랑하는데... 믿음이 깨져나가면 필시 이 사랑이 애증. 더 나아가 증오로 변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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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레온의 속셈이 들어나는듯 하는데... 에밀리아의 속셈은 또 어떨까? 갈팡질팡하는 미아의 마음은 과연 어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