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64화
일이 모두 내뜻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 같긴 했지만... 그게 이렇게 빠른 시간안에 터져 나올줄은 몰랐다. 아르덴 왕국까지는 그래도 이해 할 수 있었지만... 제국의 개입이라니... 이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 셀바르 후작이 뭘 어떻게 제시한건지는 몰라도 제국이 공국에 개입하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으으~ 하~ 이럴 수도 있는거구나. 아르덴 왕국에 날 보내려할때는 그래도 이해 가능했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다른 제국을 끌어들이다니... 내가 너무 신경을 놓고 있었나?”
“정말! 셀바르 후작님도 나라를 팔아먹어도 유분수지.. 어떻게 제국에!!”
제국에 대한 적대적인 밀리아였다. 하긴... 제국에 바치는 공물이 얼마던가? 매번 꼬박꼬박 받아가더니 이젠 완전히 자신들의 아래에 귀속시키려는 모습이었다.
“결혼식 준비로 넋을 놓고 있는게 아니었는데...”
궁안에 점점 군기가 잡힌 병사들이 늘더니 이젠 거의 대부분이 제국의 병사들로 교채된 것 같았다. 이게 아마도 셀바르 후작의 마지막 수작인 듯 했다.
“레온에게 알려야 하는데...”
하지만 알릴 방도가 없는 것 같았다. 방문 밖에는 제국의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아! 칼이 있었지! 칼~!!”
“미아. 왜?”
“으응.. 칼 부탁이 있는데... 혹시 들어줄 수 있어?”
하지만 과연 내 말을 들어줄지 알 수 없었다. 특히 이 일을 레온에게 알리는 것을 말이다. 레온에 대해 적대적인 성향의 칼이니 만큼 쉽지 않은 부탁이 될 것 같았다.
“무슨 부탁?”
“응. 레온에게...”
“싫어! 미아 나빠~!”
“하아~ 칼에게 그런 부탁을 하면 당연히 들어주지 않죠. 어휴~ 그러게 평소에 잘 하셨어야죠~ 그치 칼?”
“응. 미아 나빠. 밀리아 좋아~”
“으으... 칼 진자 이럴거야?! 정말... 내가 이렇게 까지 하지 않을려고 했는데... 정말 어쩔 수 없네. 이건 칼 네가 자초한거야. 날 미워해도 하는 수 없어!”
결국 강제로 칼에게 명령을 내려버리고 말았다. 솔직히 절대 이러고 싶지는 않았지만... 레온이 위험할 수도 있어 어쩔 수 없었다.
“우으~! 미아 미워!!”
하지만 결국 칼은 짐승으로 변신해 창문 밖으로 달려나갔다.
“어쩜~ 공녀님 너무해요. 그렇게 명령을 내리시면... 더 미움받으실텐데...”
“그..그치만 하는 수 없었어. 이렇게 명령하지 않았으면... 칼이 레온에게 알리러 가지 않을거 아냐?”
“그래도 그렇죠. 하아~ 나중에 칼을 달래려면 정말 피곤할텐데...”
“그거야 밀리아가 해야할일이지.”
결국 모든 책임을 밀리아에게 미뤄버렸다. 정말... 이러면 안되는데 레온만 생각하면 조바심이 나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칼이 레온에게 알리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레온이 너무 걱정되서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자자. 공녀님 그러지 말고 조금... 쉬고 계세요. 이렇게 안절부절 하고 있어도 일이 풀리지는 않으니까 말이예요.”
“으응.. 그래야 하는데... 계속 조바심이 나고... 으으 몸이 이상해...”
“레온님을 만나고부터 공녀님이 조금... 이상해지신 것 같아요. 너무 사랑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것치곤 지금 상당히 불안에 떨고 계시잖아요? 마스터 나이트인 레온님보다 공녀님이 더 위험할텐데...”
하지만 그렇게 걱정해주는 밀리아의 말도 잘 들리지 않았다. 그만큼 몸이 안좋아지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아으윽... 아파... 왜..왜이러는거지.. 흑~”
아랫배가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다. 레온이 쓰다듬어줄 때는 괜찮았는데... 그렇지 않을때는 상당히 괴로움을 줬다. 그래서 매번 레온을 찾아가곤 했던 것이었다. 그때는 그저 레온을 보고싶은 마음이 너무 커져서 몸에 이상이 온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장시간 떨어져 있다보니 또 그건 아닌 것 같았다.
“공녀님! 신관! 신관을...”
내가 너무 아파하자 밀리아가 당황한 듯 방문을 벌컥 열고 병사들에게 신관을 찾아오라고 명령했다. 그 박력넘치는 모습에 병사들또한 당황하며 서둘러 자기들끼리 이야기 하더니 신관을 부르러 갔다.
“공녀님 잠시만 참아주세요! 곧 신관이 도착할거예요!!”
“흐윽... 아파... 아으~”
아랫배의 아픔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곧 있으면 정신을 놓아 버릴 것 같았다. 그때 칼과 함께 레온이 도착해 나에게로 왔다. 그리고 서둘러 내 아랫배에 손을 가져다 대더니 잠시 문질러주었다. 그러자 점차 나아지는 몸.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으읏... 레..레온!! 걱정했어요.”
“휴~ 늦을뻔 했군. 좋아. 이제 괜찮을거야. 병사들을 치우고 오느라 시간이 걸렸어. 미안하군. 미아.”
“끼잉~ 컹~!”
칼도 내 아픈 모습을 발견한 듯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며 짖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날 걱정해주는 것 같았다. 그에 전에 한 짓이 더 미안했다. 정말... 그러면 안됐는데 칼에게 그렇게 강제로 명령을 해버리다니... 아마도 그건 몸이 아파서 신경질적이 돼서 그런 것 같았다.
“칼... 미안. 칼은 날 이렇게 걱정해주는데 난... 그저 내 마음만 생각하고 그런 명령을... 정말 미안해...”
“크릉~”
내 아픈 모습에 칼 또한 마음이 좀 안정됐는지 그래도 사근사근 몸을 부비며 친근함을 전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칼이 날 여전히 미워하면 조금 슬펐을텐데... 그래도 이제 조금은 사이가 좁혀진 것 같았다.
“근데... 이거 왜 이런거죠?”
“으음... 그건... 사실 처음 미아를 봤을때부터 마나홀이 불안정한걸 알았지. 그래서 그간 조심스럽게 마나홀을 안정시키고 있었어. 아직 제대로 안정돼지 않았는데 시술을 중단해서 그렇게 아파진거야.”
“아... 그랬군요. 다행이다... 난 또 레온이 다른 마음을 먹고 절... 어떻게 한줄 알고...”
“하핫. 설마 내가 그러겠어? 이제 곧 부부가 될지도 모르는데... 다만 이번 제국에서 온 인사 때문에... 몇일 후에 있을 결혼식을 하지 못할지도 모르겠군.”
“그..그런?! 으으... 하필 제국에서... 하아~ 역시 셀바르 후작이 저지른 일이겠죠?”
“뭐... 조바심이 났다는 거겠지. 그래서 제국에 개입을 허락해버리는 바보같은 짓을... 아무튼 날 상대하려면 제국측의 마스터 나이트를 불렀을지도 모르겠군. 과연 누가 왔을지 궁금하기도 해.”
“나라를 팔아먹어도 유분수지. 정말 생각이 짧은 것 같아요.”
“뭐 그런거지... 조바심이란 언제나 독으로 작용하곤 하지. 그러니 미아 너도 조바심 낼 것 없어. 우리 둘이라면 그 누구라도 상대 가능할테니 말야.”
“네에... 그럴게요. 그러니 레온 도 날... 떠나가지 말아주세요.”
설명을 듣긴 했지만... 그래도 레온에 대한 생각을 조금쯤은 달리하게 되었다. 역시 무언가 이건 아니었다. 마나홀을 진정시키기위해 내게 무언가를 했다니... 미리 말해줬어도 상관없었을 텐데... 왜 이야기 해주지 않은걸까? 하지만 의심은 의심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이제 곧 결혼도 하게 될거고 딱히 이것 말고는 의심할 것들이 없기도 해서였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요?”
“역시 셀바르 후작을 만나 담판을 지어야 겠지. 물론 제국의 인사도 만나야겠고. 이렇게 함부로 공국을 주무를줄은 나도 몰랐어. 조심스럽게 진행할줄 알았는데... 이번에 온 인사의 성격이 그런걸까?”
“그럴지도 모르죠. 아무튼 일단 만나봐야겠어요.”
그래도 레온과 이렇게 이야기를 해보니 그래도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매번 내게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않는가? 의심은 의심이었고 사랑은 사랑이었다. 아직 사랑의 열병은 식지 않은 것 같았다. 매번 레온의 품에 안기고 싶은 기분이 드는걸 보면 말이다.
“헉헉~ 공녀님이 아프시다던데... 험험. 괜찮으신 것 같군요. 그럼 저는 이만... 하..하시던 일들 마저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커험~”
뒤늦게 신관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레온과 내가 딱 달라붙어 있는 모습을 보며 민망함을 감추고 방을 나섰다. 정말... 때 하나는 기가막히게 맞춰 오는 신관이 아닐 수 없었다.
“흠. 그럼 난 이만 돌아가도록 하지. 또 아파지면 바로 오도록.”
“네... 그럴게요.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지만... 아직은 무리겠죠?”
“부부가 되면 매일 아침을 함께 할 수 있을테니 조금 참는게 어떨까? 큭큭.”
“우으... 놀리지 말아요~”
정말...끝까지 날 놀리는 레온이었다. 그렇게 부끄러움을 뒤로하고 레온을 배웅했다. 레온이 그렇게 돌아가니 절로 한숨이 내쉬어 졌다. 정말... 이 마음을 어떻게 해야할까? 매번 레온에게 이끌려가는 듯한. 이 마음을... 도통 이런 내 마음을 컨트롤 할 수 없어 문제였다.
"그럼 좀 쉬도록 해.미아"
"네... 레온 도 쉬세요. 저때문에 많이 걱정했을텐데..."
"아아. 그러니 아프지 않도록 해줘... 내 사랑."
"흣~ 사..사랑이라니.. 아흣~"
부끄러움에 몸둘바를 모를지경이었다. 정말... 레온은 저런 부끄러운 말을 잘도 하는것 같았다. 그런 내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보며 호탕하게 웃으며 방을 나서는 레온이었다.
"하하하. 미아 그 모습 기억해 두겠어. 큭큭."
"우으... 너..너무해요~!! 어서 돌아 가서 쉬기나 해요!! 흥~"
조금 투정을 부리듯 그렇게 레온을 쫒아냈다. 좀 더 있고 싶긴 했지만... 지금의 여건 상 그럴 수 없었다. 아무리 레온이 병사들을 쓰러뜨렸다고 해도 여전히 병사들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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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알 수 없게되는 상황! 그런 극변하는 상황을 잘 해쳐나갈 수 있을것인가!! 그리고 조금 의심이 들기 시작하는 미아. 레온에 대한 감정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살짝 의심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