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화 〉63화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레온의 방 문 앞에 서있는 중이었다. 레온에게 온 이유는 당연하게도 갈레아 공국으로 귀화 할 수 있는지 묻기 위해서였다. 레온이 날 사랑한다면 분명 아르덴 왕국을 버리고 갈레아 왕국으로 귀화할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내심 불안하기도 했다. 왕국과 공국의 귀족은 그 처지가 달랐기 때문이었다.
“으으~ 분명 귀화 해 주겠지? 어차피 나와 결혼하면 부왕이 되는 거잖아? 불안해 할 필요 없어. 분명 귀화 해줄 거야.”
하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아마도 이건 아바마마의 조심하라는 충고 때문일 듯 했다. 다만 내겐 그 충고가 그저 간섭으로만 느껴졌을 따름이었다. 그렇게 안절부절 한 모습으로 문앞에서 서성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날 감지한 듯 레온이 방문을 열고 나왔다.
“미아. 문앞에서 그렇게 서성이지 말고 할 이야기 있으면 들어와서 당당히 말해. 정말... 오늘은 어째선지 예전의 당당했던 미아가 아닌걸? 뭔가 힘든 부탁이라도 있는거야?”
“핫?! 그..그게... 우으... 일단 들어가요. 들어가서 이야기 해 드릴게요.”
그렇게 레온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우물쭈물거리며 레온을 바라보는 나. 역시 말을 꺼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귀화건에 대한건 빨리 이야기 할수록 좋았다. 그래야 앞으로의 행보도 결정할 수 있었으니까.
“답답하군. 그래. 무슨일이야?”
“그게... 레온은... 아르덴 왕국을 버리고 갈레아 공국으로 귀화... 할 수 있겠어요?”
“응? 그 이야기인가? 하긴... 공왕이 되려면 그런게 거슬리긴 하겠군. 하지만 안타깝게도 귀화는 힘들 것 같아.”
“엣? 어..어째서? 설마 지금까지 절 사랑한다고 속삭인 그건... 죄다 거짓말인가요? 그렇지 않으면 왜...”
내심 불안했다. 레온이 그래. 라고 말할까봐서... 하지만 설마 그렇지는 않을거라 생각됐다. 분명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거라고 생각했다.
“그거야... 아르덴 왕국과 갈레아 공국의 사정을 살펴서 그런거지... 미아 너도 알겠지만... 마스터 나이트는 국가의 관리 대상이야. 전쟁에서 잘만 이용하면 수백 수천명의 병사를 대신할 수 있을 정도의 전략병기나 다름없지. 그런 마스터 나이트를 국가가 과연 놔 줄까?”
“하아... 아닐테죠.”
대충 이해가 갈 것 같았다. 하지만 레온의 설명을 더 듣기로 했다. 좀 더 명확히 알아야 할 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맞아. 국가는 그런 인재를 놓치지 않아. 만약 내가 갈레아 공국으로 귀화 한다면... 틀림없이 전쟁이 일어나게 되있지. 국가의 중요 전력을 빼간 상대를 가만 놔두겠어? 그러니 귀화는 불가능해. 뭐 그래서 간이 귀화라던가 명예귀족이라는게 있긴 하지.”
“아아... 그렇군요. 그럼 명예귀족으로 추대해야 겠어요. 다음 국정회의때 안건으로 제가 주장하면 되겠군요.”
“그래. 미아는 그렇게 해주기만 하면 되.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 후후. 정말... 그게 그렇게 걱정 됐던거야? 가만보면 미아도 은근 귀여운 모습을 자주 보인다니까. 큭큭.”
“우으.. 우..웃지 말아요!! 제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가슴 졸였는데... 정말 미워...”
“정말? 아아~ 슬픈걸... 미아가 날 미워하다니 말야.”
“윽~ 장난치지... 흡~! 츄릅~ 으음...”
장난치지 말라고 말하며 레온의 가슴팍을 두드리려는 그 순간 레온이 갑작스레 날 와락 끌어안더니 기습적인 키스를 날렸다. 그에 점점 몽롱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정말... 이러면 미워할 수 없지 않는가? 결국 그 기분을 만끽하며 레온의 손길에 온 몸을 내맞겼다.
“하아~ 장난꾸러기... 으음... 그치만 좋았어요.”
“후후. 나도 매번 맛보는 미아의 입술이지만... 정말 맛있어.”
그렇게 키스를 끝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레온도 여기서 더 진도를 나갈 생각은 없는 듯 했고, 나도 다른 일들이 꾀나 쌓여있기 때문이었다. 결혼 문제도 있었고, 국정회의에 대한 문제... 그리고 셀바르후작과 알베른에 대한 복수또한 준비중이었다. 다만 그 둘에 대한 복수는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긴 했다. 일단 제대로 된 증거가 없었다.
“하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리더는 살려놓았으면 좋을 건데...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어차피 죽어버린걸 어쩌겠어? 그나저나 결국 레온은 귀화하지 않는거구나... 아바마마의 말이 맞는걸까? 으읏~ 아냐. 그럴리 없어! 레온은 분명 날... 사랑하는걸... 귀화 하지 않는 이유도 알려줬잖아? 정말 그런 일이라면 어쩔 수 없으니까... 전쟁이라니...”
조금 두려웠다. 아직 제대로 검술을 하지 못하는 상황. 마스터 나이트도 아니어서 전쟁이 나면 분명... 손쉽게 잡혀버릴거라 생각됐다. 아르덴 왕국의 전력을 생각하면 갈레아 공국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레온이 있어 다행이야. 아무튼 두 국가의 화친을 위해서라도 레온과는 꼭 결혼해야해. 이제 곧 내 공국이 될 거잖아?”
아무튼 마스터나이트의 위력을 세삼 다시 깨닳게 되었다. 하긴 그정도니 국가가 우대해 주는거겠지. 우대해주는 만큼 국가에 충성해야할건 인지상정이고, 뭐... 어차피 레온과 부부가 될 예정이니 귀화건이야 상관 없을지도 모르겠다.
“아아~ 몰라. 아무튼 최소한 국정에 참여가능할 정도의 권한을 쥐어줘야 겠어.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으면 공국따위 버려두고 레온과 함께 아르덴 왕국으로 가버리는건데...”
하지만 이제와서 그런짓은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하면 분명 레온이 실망할거라 생각됐다. 자신이 할 일을 내팽겨치는 여자를 어느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런짓을 하면 분명 매력도 반감될게 틀림없었다. 그러면 레온도 날 싫어하고 떠나겠지...
“으으~ 그런건 절대 싫어... 그렇게 된다면 레온에게 매달려서라도 기필코...”
자존심이 밥먹여주는것도 아닌고로 그렇게 까지 해버릴게 틀림없었다. 야생의 숲속에서 자존심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물론 이곳이 야생의 숲속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그게 그거였다.
“공녀님~! 어떻게 됐어요? 귀화 하신대요? 역시 안되는거죠?”
“아... 밀리아구나. 으응. 뭐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귀화 할 수 없다고 하더라구. 나도 납득가능한 부분이었어. 전쟁... 일어나면 안돼잖아?”
“아~! 그렇겠네요. 마스터나이트는 국가 중요 전력이니까요. 에휴~ 너무 아쉽다. 우리 공국에도 마스터 나이트가 생기는줄 알았는데... 그래도 곧 부부가 되니까 생기는거나 다름없긴 해요. 호호~”
“응. 그걸로 만족해야겠어. 어차피 부부는 일심동체잖아?”
“호호~ 그렇죠. 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우우~ 미아 나빠. 나랑 부부.”
“으윽~ 밀리아... 너 어디까지 가르친거야?!”
“당연히 성교육부분까지죠. 호호~”
어쩐지 쓸데없는 잡지식이 점점 늘어나는 칼이었다. 부부라니... 물론 해주겠다고 약속까지 하긴 했지만... 아직은 먼 이야기 아니던가? 게다가 부부가 되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 그저 평생 같이 살자고 하긴 했지만... 그게 그거 같지만... 하지만 달랐다. 그래. 이를테면 섹스파트너? 그정도의 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으음... 칼이 내 속마음을 알면... 실망하겠지...?”
분명 칼은 자신의 암컷이라고 생각할게 뻔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마음이 점점 레온에게 기울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칼이 싫다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부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들어 점점 칼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아닌건 아니잖아...? 밀리아가 잘 보살펴 줄테니까. 뭣하면 밀리아를 짝으로...”
어쩐지 좋은 생각같았다. 밀리아도 칼을 좋아하니까... 게다가 밀리아의 그곳은 나보다 탄력적이었다. 그리고 하는 짓을 돌아보면 분명 색녀임에 틀림없었다. 요부라고 해야할까? 그 어떤 남성도 다 받아들일 정도의 그곳을 간직하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지금이야 여자들에게 관심을 가져 그렇겠지만... 남자를 한번 맛보면 절대 벗어나지 못할 몸임에는 틀림 없어보였다.
“좋을지도... 그래. 칼의 짝은 이제부터 밀리아야!!”
“호호~ 칼~ 네 짝이 나래. 쿡쿡. 뭐 나도 이런 멋진 칼이라면~”
“밀리아 좋아. 미아 나빠!!”
칼 또한 밀리아가 좋은 듯 했다. 다만 밀리아는 그저 농담으로 그렇게 해실거리는 듯 했다. 뭐 그거야 두고보면 알 일이었다. 칼이 좀 더 크고 밀리아가 남자를 한번 맛보기 시작하면... 분명 그 관계는 변할게 틀림없었다. 솔직히 거대화 한 칼의 물건은... 정말 크고 아름답고 그 맛또한 훌륭했다. 밀리아라면 필시 좋아할거라 생각됐다.
“좋아. 그건 그렇게 정하는거로 하고... 밀리아 결혼식 준비는 다 되어가고 있는거야?”
“네~ 당연하죠! 저 밀리아를 뭐라고 생각하는거예요! 그정도는 눈감고도 할 수 있다구요! 게다가 공녀님을 위해 특별히 쟝 선생님이 드레스를 만들어 주신다고 했다구요!! 분명 아름다울거예요. 저번 그 드레스는 잽도 안될걸요!!”
뭔가 단언하는 밀리아였다. 하긴... 그 디자이너 쟝이라는 자의 드레스가 좋기는 했다. 거의 입지 않은 듯 실루엣이 모조리 드러나는 재질 하며... 디자인 자체의 아름다움 또한 발군이었다. 그런걸 생각하면 분명 아름다운 드레스를 만들어 줄거라 생각됐다.
“그렇게 자신한다니 뭐 좋아. 아무튼 결혼식까지 잘 부탁해.”
“네~ 걱정 마세요. 공녀님!!”
“우우 칼. 미아. 결혼.”
칼은 여전히 그게 싫은 것 같았다. 점점 이것저것 배우며 결혼이 뭔지 부부가 뭔지 알아듣기 시작하는 칼이었다. 이제 칼도 어느 정도 인간 세상에 적응해 나아간 듯 했다. 그게 좋은 쪽으로든 안 좋은 쪽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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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진행 되는 이야기... 레온과 미아의 결혼 칼의 질투... 미아는 칼을 밀리아와 이어주려고 하는데... 과연 둘의 애정전선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