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62화
“오늘은 아바마마에게 가봐야겠어. 당장 다음주에 하게 될 레온과의 결혼도 이야기 해 드려야 할테니 말야. 분명 소식을 듣지 못한게 분명해.”
무슨말이 나와야 맞았지만... 아바마마의 병환이 심해져서 그런지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것 같았다. 솔직히 그간 너무 레온에게 빠져있어서 아바마마에게 조금 소홀한것도 같아 이번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할겸 그리고 셀바르 후작대신 후계자가 될겸 해서 만나볼 예정이었다.
“하긴... 요즘 너무하시긴 했어요. 매번 레온님에게 쪼르르 달려가 애완강아지처럼 엉덩이를 흔들어 대셨잖아요.”
“으윽~ 그..그정도는 아니었어!! 밀리아 넌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넌 시녀고 난 공녀라구!! 제발 좀 네 입장을 잘 생각해보고 입을 열도록 해.”
“흑~ 그런~... 공녀님에게 저는 겨우 그정도 존재였나요? 우우~ 너무해요!! 칼... 우리 저쪽으로 가자. 공녀님에게 더 이상 우린 필요없는 존재인 것 같아.. 흑흑.”
“에엑?! 그..그렇다고 울 것 까지는... 미안... 미안하니까 가지 말아줘!! 해달라는거 다해줄테니 제발... 응?”
밀리아와 칼이 정말 그렇게 떠나갈 것 같아 내심 불안했다. 그러고보니 요즘 너무 둘에게 무심했던 것 같기도 했다. 역시 레온에게 너무 마음이 가있어서 그런걸까? 하지만 레온을 보지 않으면 계속 불안하고 힘들었다.
“정말요? 그럼 베르나도 선생님이 직접 제작한 부츠!! 어때요?”
“우윽... 너 방금전까지 슬퍼한건... 거짓말이었지?”
“흑~ 저..절 뭘로 보시는거예요!! 진짜 슬펐는데... 공녀님 너무해요!!”
“아닌 것 같은데... 하아~ 알았어. 그러니 그만좀 짜!!”
“미아 고기!”
“그래. 넌 고기 달라고? 알았어!! 으휴~ 진짜 내가 공녀가 맞긴 한거야? 아니 너희들이 내 아랫사람이긴 한거냐구!!”
“에헤헷~ 아무튼 너무 우리보고 뭐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이번 한번만 이렇게 넘어가드릴게요. 칼 그치?”
“응! 밀리아. 미아 나빠!”
이젠 둘이 마음까지 통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잘못한게 있기 때문에 이번은 넘어가주기로 했다. 결국 밀리아는 원하던 부츠를 얻게된 것 같았다. 칼은 고기를...
“아무튼 아바마마에게 갈테니까 준비해줘.”
“네에~ 당장 대령하겠어요~ 호호.”
부츠 때문에 기분이 좋은 듯 화사하게 웃으며 준비에 열중하는 밀리아였다. 제발 처음부터 저렇게 해줬으면 좋으련만... 이젠 좀 컷다고 기어오르는걸까? 둘 모두 내 머리꼭대기위에서 노니는 것 같았다.
“자 다됐어요~ 아아 정말 아름다워요. 공왕전하도 이런 공녀님을 보면 정말 좋아하실게 틀림없어요~”
“으응. 그럴까? 그럼 이제 가자.”
“네~”
밀리아와 칼을 대동하고 아바마마가 계신곳으로 향했다. 어쩐지 조금 달라진 풍경. 경비가 추가되고 적대적인 시선이 나를 대했다. 설마 아바마마에게 무슨일이 있는걸까? 하지만 별다른 조짐은 없었는데...
“아바마마를 뵈러 왔다. 길을 열어라.”
그러자 마지못해 길을 여는 경비병이었다. 아마도 셀바르 후작이 세워둔 병사 같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이 나라의 공녀였다. 게다가 곧 공왕이 되실 몸이기도 하고, 하찬은 병사들이 날 막아설 수는 없었다.
“아바마마~”
“쿨럭.. 으으.. 엘레미아더냐?”
“네~ 정말 죄송해요. 자주 뵈러 왔어야 하는데...”
“쿨럭.. 아니다. 나야 뭐 쿨럭쿨럭... 오늘내일 하는 몸이 아니더냐. 그저 미아 네가 잘되기만을 바랄뿐이지...”
정말... 가슴이 뭉클 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영혼이 바뀌었다지만 이런 모습은 내게 감동을 줬다. 그런 아바마마의 모습에 조금... 두려움을 느꼈다. 몸은 그대로지만 영혼이 바뀐걸 알면 얼마나 슬퍼하겠는가? 그래서 최대한 기억상의 모습대로 아바마마를 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조금은 조신하게... 그리고 밝게... 그래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별다른 눈치를 채지 못한 듯 했다.
“저... 아바마마의 말대로 레온과 곧 결혼하게 됬어요. 다음주 정도에... 그리고 셀바르 후작에게 선포해버렸어요. 이 공국의 공왕이 될 사람은 저 뿐이라고... 저 잘한거겠죠? 마스터 나이트인 레온이 있으니 분명... 잘될거예요.”
“쿨럭... 그런... 벌써 선포해버렸다면 어쩔 수 없지. 쿨럭... 좋아 미아 네가 다음대 공왕을 맏도록 하거라... 물론 다른 귀족들의 반대가 심하긴 하겠지만 쿨럭... 미아 너라면 잘 해나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단다. 이 애비가 널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쿨럭.”
“아니예요. 제겐 레온이 있으니까 분명 공왕이 될 수 있을거예요. 거린 제발 돌아가시지 마세요. 저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는것까지는 보셔야 하잖아요.”
“쿨럭... 미아의 아이라... 보고싶지만 역시 힘들 것 같구나. 그래도 다행이구나. 레온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으니 말야. 레온이라면 이 공국을 지켜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단다. 다만... 너무 그를 믿지는 말거라.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지만... 그래도 타국의 기사 아니더냐? 그러니 최대한 미아 네가 주도해서 일을 진행해 나가거라. 쿨럭쿨럭.”
“레온이 그럴리가 없어요!! 윽.. 죄송해요. 하지만 정말 레온이 그럴리 없으니 걱정 마세요. 검술도 가르쳐주고 절 소중히 대해주고 있는걸요? 아직... 그.. 제 처음도 가지지 않고 소중히 대해주니 괜찮을거예요...”
역시 그런부분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건 조금 부끄러웠다. 하지만 날 소중히 대한다는걸 어필하려면 그런것까지 말해야만 했다. 안그러면 아바마마를 납득시키지 못할 것 같아 그랬다.
“쿨럭... 그렇구나... 으음. 뭐 미아 네가 잘 해내겠지.. 쿨럭.. 그럼 나가보거나.. 이 애비는 좀 쉬도록 하마.. 쿨럭쿨럭~”
“네... 좀 쉬세요. 제가 너무 아바마마를 불편하게 해드린 것 같아요. 그럼... 제 결혼식날 뵈어요.”
“그래... 그때까지는 살아야지. 쿨럭...”
그렇게 아바마마와 대화를 마치고 방을 나섰다. 하지만 내심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레온이 절대 그럴리 없는데 아바마마는 괜히 그런 소리를 해서... 내가 소리치게 만들지 않았던가? 결국 아바마마와의 감정에 골이 조금 생기고야 말았다.
“으응. 절대 그럴리 없어. 레온은 날 소중히 대해주고 있잖아? 검술도 가르쳐주고 스킨십도 자주해주는걸? 분명 날 사랑하는게 틀림없어.”
“공녀님 공왕전하는 어떠세요? 여전히 차도는 없는건가요?”
“으응. 그렇지 뭐... 나 결혼할때까지 살아계셔주면 좋을텐데... 힘들지도 몰라...”
“아아~ 공녀님의 신부복을 입은 모습을 보셔야 할텐데... 정말 안타까워요. 역시 셀바르 후작님이 무언가 수를 쓰고 있는거겠죠? 경비병도 모르는 병사들로 바뀐 것 같아요.”
“그런가봐. 하아~ 역시 만만치 않은 것 같아. 다음 국무회의때는 나도 참여를 해야겠어. 그때 아바마마가 정식으로 인준해준 후계자위를 모두에게 인정시켜야 할 것 같아. 안그러면 뒤쳐질지도 몰라. 그전에 셀바르 후작이 수를 쓸지도 모르잖아?”
분명 오늘 이야기가 셀바르 후작의 귀에 들어갈게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그전에 서둘러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았다. 결혼식도 해야했고, 마스터나이트인 레온또한 공국의 귀족으로 받아들이는게 좋았다. 그렇게 하나 하나 준비를 갖춰나아가야 했지만... 역시 시간이 문제였다. 최대한 빨리 그리고 정확히 해 나아가야 했다. 하나라도 빠트리면 필시 그 부분을 공격해 들어올테니 말이다.
“그리고 저번의 치욕도 갚아줘야 하니까 말야.”
아직 그날의 치욕을 잊지 않았다. 레온이 구해주러 오지 않았다면 필시 모두에게 범해졌을테니 잊혀질 리가 없었다.
“그럼 돌아가자. 서둘러 준비할 것 투성이야.”
“네~! 결혼 준비는 제게 맞겨 주세요!! 쟝 선생님에게 부탁드려서 최대한 화려하고 예쁜 드레스로 구해 놓을게요!!”
“으응. 그쪽은 부탁해. 나는 레온을 설득해볼게... 왕국의 마스터나이트인데 과연 공국의 귀족이 되 줄지 모르겠어... 날 사랑한다면 분명 돼 주겠지?”
“그건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하아~ 공국보단 역시 왕국의 작위가 더 좋잖아요.”
하지만 날 사랑한다면 분명 되어줄게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꾀나 힘겨운 싸움이 될지도 몰랐다. 그렇게 방으로 돌아오는 내내 걱정에 빠져버렸다. 아바마마의 레온을 믿지 말라는 말... 그리고 현재의 상황... 정말 너무도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어서 돌아가서 씻고 한숨 자버리고 싶었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는 데는 잠처럼 좋은 보약이 없었기 때문이다.
"으으~ 왜 이리 잠이 안오지?"
하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그거야 당연히 복잡한 머릿속 때문이겠지. 정말 이러다 뜬눈으로 밤을 지세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걱정이 되서야...
"공녀님. 잠이 오지 않는거예요?"
"으응. 아바마마도 그리고 레온에 대해서도..."
"공왕전하는 몰라도 레온님은... 아아 설마 의심하시는 거예요? 하긴... 아직 귀화도 하지 않은 다른 왕국의 기사님이시니... 그럴기도 하겠네요."
"아바마마께서 레온을 조심하라고 해서 더 의심돼... 레온이 그럴리가 없는데... 밀리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거야?"
"일단 타 왕국의 귀족임에는 틀림없잖아요. 혹시 모르죠. 공녀님을 꿀꺽~ 해서 공국을 집어삼킬 속셈인지도. 호호~"
"으윽~! 서..설마!!"
"농담이에요. 농담~ 호호호."
"이익!! 그런 농담은 하지 말아줘... 난 또 진짜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버렸잖아!!"
정말... 밀리아는 농담을 해도 하필 그런 농담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결국 그날은 더 걱정되어 한숨도 자지 못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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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결혼식이 앞으로 다가온 미아! 과연 순조롭게 레온과 결혼 할 수 있을것인가!! 그리고 칼과의 관계는 또 어떻게 될것인가!!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