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화 〉61화
“밀리아 이 옷은 어때? 아니... 이건 너무 화려한가? 역시 검술 수련이니까 이런 간편한 복장이 좋겠지?
“어휴~ 못말려~ 그런건 파티때나 입으시고 일단 이옷으로 갈아입으세요. 예전 옷이 하나도 맞지 않아 죄다 다시 맞춰온 옷들이니 괜찮을거예요. 뭐 활동적인 옷들은 아직이지만...”
“우으~ 어쩌지? 역시 다시 디자이너 쟝을 불러서 맞추는게 좋을까?”
정말 좌불안석이었다. 레온의 검술 수업이 곧있을예정인데 아직도 옷조차 고르지 못한 상태였다. 활동적이면서도 섹시하고 매력적인 옷이 필요한데... 그런건 내 옷장에 없었다.
“네네~ 나중에요. 오늘은 이걸 입도록 해요. 더 찾아봤자 나올 옷은 없으니까요.”
“히잉~ 그러게 미리 옷좀 맞춰놨어야지!!”
“그걸 저에게 말씀하셔도... 하아~ 공녀님이 설마 검술을 하게 될지 제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으으~ 아무리 전속시녀라지만 너무한거 아니예요?”
“으응.. 미..미안~ 너무 무섭게 그러지 말아줘. 정말 누가 시녀인지... 궁시렁궁시렁.”
“당연히 제가 시녀랍니다~ 아무튼 서두르세요. 늦으면 밉보일지도 모르니 말이예요.”
“앗~ 늦겠어!!”
그렇게 후다닥 그나마 간편한 옷을 갈아입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칼은 삐쳐서 그런지 밀리아의 품에 안겨 가슴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밀리아도 그저 아이의 투정이려니 생각하며 그걸 그대로 놔둔채였다. 불편하지도 않은걸까?
“좋아. 힘내자! 아아 정말 기대돼~! 검술 수련이라니... 이제 제대로된 검술을 익힐 수 있어!!”
사냥으로 다져진 매끈한 몸매를 가진 나라면 분명 제대로 검술을 배울수 있을거라 생각됐다. 그렇게 훈련장에 들어서자 레온의 훈련하는 모습이 보였다. 제법 진지하게 훈련을 하는지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 멋지고 야성적인 모습이란~!!
“아아... 레온. 정말 멋져!!”
“저런 땀흘리는게 그렇게 멋져보이는건가요? 물론... 야성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역시 땀은 별로인 것 같아요. 냄새도 날테고... 찝찝할게 뻔해요.”
“우우~ 넌 레온의 멋진 모습을 몰라서 그래!! 저게 얼마나 멋진데! 향긋한 땀냄새와 함께 역동적으로 꿈틀거리는 저 근육의 모습!! 츄릅~ 맛보고 싶을 정도야.”
정말 레온에게 푹 빠지긴 한 것 같았다. 동작 하나 하나가 그리 멋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 내 모습을 발견한 듯 레온이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며 내게로 다가왔다.
“미아 왔어? 그래. 그럼 어디 한번 미아의 골격을 볼까?”
“에? 골격이요?”
“아아. 그래. 미아에게 알맞은 검술을 알려주려면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봐야지. 흐음 역시 좋군. 정말 최상의 골격이야. 검술하기에도 딱 좋아. 가슴도 적당히 부풀어 있고. 허리도 가느면서 탄력적이야. 엉덩이는 두말할 것도 없어.”
“흣~ 아아. 레..레온...”
레온이 내 전신을 더듬으며 그렇게 탄성을 발했다. 그런 레온의 손길에 느껴버리는 나. 하지만 그러면 안됐다. 진지한 검술수련중에 느껴버리다니... 절대 그럴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느끼며 참아내며 레온의 손길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좋아. 어느정도 구색은 잡힌 것 같아. 그럼 우선 검을 잡는것부터 배우도록 해. 자 손을 이렇게 하고, 검을 적당한 힘으로 쥐면 어때? 마구 잡을때와는 다르지?”
“네에... 그런 것 같아요. 전엔 그저 꽉 움켜쥐기만 했는데... 이렇게 잡으니 격하게 움직여도 검을 놓치지 않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그렇게 검술에 대해 하나하나 익혀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기초검술이라 조금 귀찮고 지루하긴 했지만... 레온이 가르쳐줘서 그런부분이 덜했다.
“뭐 미아는 마나를 사용할 수 있으니 기본적인건 꾸준히 하기로 하고 대련으로 넘어가도록 할까?”
“네!! 그런걸 원했어요!”
아마도 내 지루한 표정을 레온이 읽은 것 같았다. 그렇게 자세를 잡고 레온과 대련을 했다. 레온은 딱히 제대로 자세를 잡고 있지 않은 것 같았지만... 그래도 빈틈은 없었다. 야생의 감각을 피해가는 모습이라니... 역시 마스터 나이트는 대단한 것 같았다.
“자. 뭐하고 있어? 어서 덤벼야지. 미아.”
“그..그럼 조심해요! 에잇~!”
그런 레온의 말에 빈틈을 상관하지 않고 마구 검을 휘둘렀다. 아직은 두서없는 손짓에 불구했지만... 그거야 아직 제대로 배우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런 내 검을 쉽사리 받아쳐 내는 레온. 역시 대단했다. 꾀나 강한 힘을 줬는데도 저리 쉽게 내 검을 쳐내다니...
“으으~ 에잇~ 좀 맞아요!!”
“하하. 초보자의 검에 맞아줄 수야 없지. 게다가 대련이잖아.”
“우앗?! 꺅~”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발밑을 제대로 보지 못한 듯 했다. 결국 그런 빈틈으로 인해 레온의 검이 내 눈앞에 오는걸 눈치채지 못했다.
“으읏... 졌어요. 히잉~”
“하하. 정말 잘했어. 초보자치곤 제법 하는걸. 마스터 나이트인 날 상대로 꾀나 버텼잖아?”
“그거야 레온이 봐줘서 그렇죠. 우우~”
“공녀님 여기 수건이요. 정말 멋졌어요~ 아아 공녀님의 땀에 젖은 매력적인 모습~ 츄릅~”
“힉?! 뭘 느끼고 있는거야!! 으으. 수건이나 내놔!!”
정말... 밀리아는 별것 아닌거로도 느끼고 있었다. 물론 격렬하게 움직여 땀을 꾀나 흘리는 바람에 얇은 옷에 몸매가 죄다 드러나긴 했지만... 그저 그뿐이었다. 속옷도 착실하게 챙겨입었고, 그다지 걸릴 것은 없었다. 다만 격해진 심장의 두근거림때문인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긴 했다.
“그럼 조금 쉬었다 다시할까?”
“넷! 좀 더 움직이고 싶어요. 레온”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몸을 써서 그런지 상쾌했다. 숲속에선 매일 이렇게 칼과 함께 돌아다니곤 했는데... 요즘은 그럴 기회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그런 와중에 레온의 검술수업은 마른땅에 단비나 마찬가지였다.
“후아~ 시원해라. 근데 레온. 이런 기본 검술 말고 조금... 멋진 고급검술은 없나요?”
“왜? 너무 기본적인거라 눈이 즐겁지 않은건가? 하지만 초보자에겐 이것도 과분한걸?”
“우우. 그렇긴 해도... 앞으로 배울거잖아요. 조금 보여줘도 좋을텐데...”
그랬다. 너무 기초적인 검술이라 조금 심심하기도 했다. 그런 심심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레온에게 화려한 고급검술을 보여달라고 보채고야 말았다.
“하하. 알았어. 미아. 그럼 가볍게 한번 보여줄까? 잘 지켜보도록 해. 앞으로 미아가 배우게 될 검술중 하나니까. 흐읍~!!”
그렇게 말하며 훈련장 중앙으로 가 마나를 끌어올리는 레온이었다. 그렇게 끌어올린 마나를 검으로... 저게 바로 소드 오러인 듯 했다. 마나를 다루는 오러유저들의 전유물. 정말 대단히 화려한 모습이었다. 나도 저런 소드 오러를 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거기까지 배우지 못하는 중이었다.
“으으 나도 마나는 많은데... 소드 오러가 왜 안나오는걸까?”
“후우~ 어때? 이게 소드 오러라는거야.”
“정말 멋져요. 저도 배울 수 있겠죠?”
“그럼~ 마스터나이트만큼 많은 마나를 보유한 미아라면 틀림없이 소드오러를 쓸 수 있게 될거야. 시간문제나 다름없이. 이건 다른게 아니라 숙련도의 문제니까 말야.”
그런 레온의 설명에 어느정도 납득이 됐다. 일단 배우고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쓸 수 있는게 소드 오러였다. 다만 각각의 소드 오러는 힘의 차이가 극렬하긴 했지만... 그래도 쓸 수 있다는게 어디인가?
“저 열심히 배울게요!!”
“그래. 나도 열심히 가르쳐줄게. 미아라면 틀림없이 쓸모있는 기사가 될 수 있을거야. 그러면 날 도와줄 수 있게 되겠지? 안그래?”
“네에... 레온의 곁에서 언제나... 도와줄게요.”
어서 빨리 소드 오러를 발해서 레온을 도와주고 싶었다. 그렇게 다시 훈련에 임했다. 기본적인 검술 훈련이었지만 소드 오러를 본 이상 열심히 할 마음이 무럭무럭 솟아나는 것 같았다.
“공녀님 힘내세요~ 저희는 응원 할게요~”
“밀리아 너도 운동좀 하지 그래? 그러다 뱃살나올지도 몰라~”
“에엣?! 그..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러는 공녀님은... 나올 리가 없겠죠. 우으... 히잉~ 역시 운동을 해야하나? 칼 어떻게 생각해? 나 그렇게 배가 많이 나온걸까?”
“밀리아 좋아! 미아 나빠~”
“으으 너 계속 그럴 거야?!”
정말 여전히 내 말은 잘 듣지 않는 칼이었다. 그리고 가끔 저렇게 내 속을 뒤집어 놓는 칼이었다. 정말... 레온 만 없었어도 가만두지 않는건데... 레온 앞에서 난폭한 모습을 보여주긴 싫어 하는 수 없이 나중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자자. 집중해야지. 그렇게 집중하지 못해서야 무슨 기사가 되겠어?”
“우우~ 죄송해요... 히잉~”
결국 레온에게 혼나고야 말았다. 이건 모조리 칼의 잘못이었다. 내 신경만 거스르지 않았어도 레온에게 집중할 수 있었는데... 결국 그렇게 다시 훈련을 하고 그날의 검술 수련을 마치게 되었다. 정말 보람찬 하루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럼 들어가 보도록 해. 내일도 나올거지?”
“당연하죠!! 이제부터 시작인걸요. 그러니 잘 가르쳐 주세요. 레온~”
“아아. 미아니까. 후후.”
미묘한 웃음이었다. 하지만 그런 레온의 모습도 좋았다. 너무 콩깍지가 씌인게 아닐까 하는 마음도 간혹 들었지만... 레온이 내 아랫배를 쓰다듬어 주면 그런 마음도 싹 가시곤 했다. 정말 그 느낌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하읏~ 좋아요.”
“미아가 좋다니 나도 좋은 것 같군. 그럼 내일 보도록 하지. 들어가서 씻도록 해. 쪽~”
“핫~”
뽀뽀를 받고 헤롱거리며 밀리아의 부축을 받아 방으로 돌아왔다. 정말 너무도 황홀해서 지려버릴뻔 했다는건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해야 할 것 같았다. 사실... 속옷을 약간 지리기도 했다.
“으으~ 부끄러워~ 밀리아. 봤어? 방금 레온이 내게 뽀뽀해준거! 아흐흐~ 정말 기분좋더라.”
“네네~ 겨우 뽀뽀잖아요. 전에는 더한것도 해놓고선... 그렇게 좋아요?”
“응~ 당연하잖아!! 날 사랑해준다는걸 확인한건데!!”
그렇게 별것 아닌걸로 밀리아를 윽박질러버렸다. 그에 두손 두발 다들었다는듯한 표정으로 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밀리아였다. 칼은 여전히 레온에게 적대적이고 내게 삐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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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훈련을 끝마치고 뽀뽀한방에 뿅 가버린 미아! 칼과의 애정전선은 천천히 무너지는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