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화 〉60화
“레온~ 저 왔어요!”
방문을 두드리며 레온을 애타게 불렀다. 점점 주체할 수 없는 감정. 주위에 밀리아와 칼이 있었지만 둘을 신경 쓸 수가 없었다. 어서 빨리 레온을 보고 싶어서 그랬다.
“미아. 어쩐일이지? 좀 더 쉬고 있지 않고... 분명 충격이 심했을텐데...”
“으응~ 별거 아니었잖아요. 그리고 레온이 구해주기도 했고.. 그래서 이렇게 보답겸 레온과 피크닉 가려고 요리좀 가져왔어요~ 그러니 제발... 저와 함께 해주세요.”
“호오? 그래? 설마 직접 요리한건가?”
“읏... 네.. 무..물론 밀리아가 조금~ 아주 조금! 도와주긴 했어요. 호호~”
“거짓말쟁이 미아.”
“쉿!! 으으 칼 조용히 햇!!”
정말 나와 레온의 애정전선에 도움이 안되는 칼이었다. 물론 거짓말이 맞지만... 그래도 나도 아주 조금 도와주긴 했었다. 식기를 들어 준다던지... 음식을 그 식기에 담는다던지...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
“자 칼~ 두분 잘 어울리잖아. 그러니 그렇게 질투하지 마. 칼에겐 이 누나가 있잖니~”
“우우~ 미아 나빠. 밀리아 좋아.”
역시 아직도 여전히 삐쳐있는 칼이었다. 하지만 내게 더 중요한건 레온이었다. 그렇게 레온의 팔짱을 끼며 어서 가자고 재촉했다. 그러자 레온도 하는 수 없다는 듯 손을 내저으며 내게 이끌려 바깥으로 향했다.
“하하. 이건 어쩔 수 없군. 좋아. 오랜만의 피크닉이군. 이런 귀여운 미아와 함께 하는 피크닉을 마다할 수 없지.”
“으읏~ 귀..귀엽다뇨~ 아이 부끄럽게~”
정말 부끄러웠다. 이렇게 남자에게 귀엽다는 소리는 정말 들어본적이 없었다. 레온만이 내게 그런 소리를 해줬었다. 이젠 귀엽다는 소리나 아름답다는 소리에 조금 혹하고는 했다. 역시 점점 여자가 되어가서 그런 듯 했다. 성격이나 그런부분도 이 몸 주인의 기억때문인지 점점 그렇게 변해갔다.
“어머~ 눈꼴시려라~ 호호. 정말 그렇게 부끄러워 하는 공녀님은 처음이에요~”
“으으.. 밀리아 좀 조용히 해주지 않을래?!”
“큭큭. 내 앞에서만 그러는건가? 그렇다면 정말 좋군. 다른 남자 앞에서도 그랬다면 기분 나빴을거야.”
“제가 그럴 리가 없잖아요. 레온의 앞에서만 이러는거예요. 저도... 다른사람 앞에서 씩씩하다구요!”
“후후 그래? 그럼 씩씩한 모습을 좀 더 봐도 될까? 읏차~”
“꺅~ 가..갑자기 그러시면...”
즐겁다는 듯 날 안아드는 레온이었다. 그에 정말 심장이 두근댔다. 이렇게 심장이 두근댈 줄이야... 이러다 혹시 심장이 터져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게다가 레온의 남성적인 그 모습. 그리고 향기에 듬뿍 취해버리기 까지 했다.
“아아~ 좋은 향기... 정말 기분 좋아요.”
레온의 품에 얼굴을 묻고 그 향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 마셨다. 어쩐지 변태같은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렇게 피크닉을 위해 선정한 곳으로 향했다.
“자 여기예요. 어때요? 정말 아름답죠? 넓은 잔디밭 그리고 커다란 나무 한그루~ 무드를 잡기엔 딱 좋은곳이예요. 자 그럼 저와 칼은 저쪽에 있을테니까. 좋은 시간 보내세요~ 호호.”
“으으~ 무..무드라니~! 우린 그저... 피크닉을 나온것뿐인걸... 그..그렇죠?”
“하하. 나야 뭐... 무드를 잡는것도 즐겨하니까. 게다가 이런 미녀와 함께라니~”
“우우~ 설마 저 말고 다른 여자가 있는건...”
“벌써부터 질투인가?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지. 나야 마스터나이트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여자들이 많이 꾀이더군. 하지만 지금은 미아에게만 집중하고 싶어. 미아는 그런 내가 싫은건가?”
“아..아뇨! 그럴리가요... 저와 있을 때 저에게만 집중해주시면... 그거면 되요.”
조금 추궁하는듯한 레온의 말에 황급히 그렇게 말했다. 설마 내가 레온의 여자관계에 대해 투기를 한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그러다가 레온이 나에게서 관심을 끊게되면... 그건 절대 싫었다. 그래서 질투가 나더라도 참기로 했다. 어차피 나보다 매력적인 여성이 흔하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나정도면 충분히 레온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그럼 차분이 즐기도록 할까?”
“네에...”
가까이 다가와 그렇게 말하는 레온이었다. 그렇게 근처에 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겼다. 정말 레온과 함께 이렇게 한가롭게 있는건 정말 기분좋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레온... 키..키스해도 좋은데...”
“풋~ 미아는 조금... 음란한 것 같군. 뭐 좋아. 나도 마친 미아의 입술을 훔치고 싶었으니 말야.”
이런 바보! 조금만 기다렸으면 레온이 먼저 해줬을텐데... 역시 조급함이 문제인 듯 했다. 조급해 하지만 않았어도...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점점 다가오는 레온의 얼굴도 그리고 그 향긋한 체향도 너무도 좋았다. 그리고 시작된 감미로운 키스도...
“흡~츄우~”
정말 레온의 키스는...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분을 내게 선사했다. 혀와 혀가 얼기고 타액을 교환해 나갔다. 그 달콤한 느낌이란... 정말 내게 너무 큰 환희를 줬다.
“하아... 으음... 좋았어요.”
“후훗. 나도... 미아의 입술... 맛있었어.”
“우으 부끄러워요... 레온과 이렇게 키스하게 되다니... 아아~ 정말 기뻐요~”
정말 미묘한 기분이었다. 남자와 하는 키스는... 짐승인 칼에게선 느낄 수 없는 기분이었다. 하긴... 칼과 해봤자 그건 세수나 다름없지 않던가? 아니 남들이 보면 거대한 짐승에게 미소녀가 잡아먹힌다고 생각할지도 몰랐다.
“어때? 좀 더 하고싶지 않아?”
“으흣~ 아아... 하고싶어요...”
레온의 말이 점점 감미롭게 들려왔다. 그리고 레온이 내 아랫배를 쓰다듬자 화끈한 기분이 들었다. 그 기분은 내 몸을 점점 잠식해 나가며 쾌락을 선사했다.
“후훗... 해달라고 하면... 해줄지도 모르는데... 하고싶어?”
“네에... 해주세요. 아아~ 제 음란한 몸을... 사용해주세요~!”
정말 뭐라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들었다. 레온이 어서 내 몸을 사용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레온은 그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즐길뿐 더 이상 뭔가 해주지 않았다.
“아흣~ 저 이렇게 음란해졌어요. 어서... 어차피 곧 결혼할 예정이잖아요. 그러니... 여..여기서 처음을 가지셔두 좋아요.”
“후훗. 그건 내가 싫은걸? 좀 더 참아보도록 해. 미아.”
“으으... 그치만... 그럼 제 여길... 만져주세요.”
“그정도라면...”
그렇게 레온이 내 몸을 더듬었다. 정말 그 느낌이란~!! 너무도 좋았다. 특히 레온의 손길이라 더 좋은 것 같았다. 그렇게 점점 내 정신은 레온에게 귀속되기 시작했다. 이제 레온이 뭐라고 해도 들어주고 싶은 심정이 되어가는 듯 했다. 그리고 레온이 좀 더 내 몸을 만져주길 원했다.
“어머어머~ 저기좀 봐 칼~ 레온님과 공녀님이... 아아~ 나도 저 큰 손에 만져졌으면~”
“우으 시러 미아!!”
그런 우리 모습을 보며 밀리아가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칼이 이쪽을 째려보더니 와락 달려들었다. 그런 칼의 난입에 순간 짜증이 나고 말았다.
“으윽! 칼!! 무슨짓이야! 밀리아에게 가 있으라고 했잖아!!”
“끼잉~ 미아 미워!!”
“으으 나도 너 미워!!”
결국 하지 말아야할 소리까지 칼에게 해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순간 축 쳐지며 울먹거리는 칼이었다. 그러더니 밀리아에게 달려가 밀리아를 와락 껴안으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내 그런 말에 상처를 받은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기분이 최악이 되어버려 그런 칼을 달래고 싶지 않았다.
“하하. 저 짐승이 질투를 하는 것 같은데...”
“으으~ 벼..별일 아니예요. 그러니 하던 것... 마저 해주세요.”
“후후. 어차피 미아도 이제 몸이 식은 것 같은데... 저 녀석을 좀 달래주지 그래? 이 다음은 결혼 후 첫날밤에 이어서 하지. 큭큭.”
“우으~ 너무해요... 하지만... 하아~ 알겠어요. 칼... 미안. 방금은 너무 화가 나버려서... 그러니 그렇게 삐치지마.”
“우우~ 미아 미워.. 시러... 밀리아 더 좋아!!”
“자자 올치. 칼~ 공녀님도 너무하셨어요. 그저 어린애의 투정일 뿐이잖아요. 자자 내가 공녀님 혼내줄테니까. 그만 울어 칼~”
어쩐지 밀리아에게 혼나버리고 말았다. 하긴... 내가 너무하긴 한 듯 했다. 칼은 그저 날 좋아해서 그런 것 뿐인데... 하지만 그래도 이번일은 너무했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더 했으면 기분이 더 좋았을텐데... 그걸 방해해버리다니...
“에휴~ 알아서 해. 그렇게 밀리아가 좋으면 밀리아랑 살던지! 흥~!”
그래서 나도 삐쳐버리고 말았다. 역시 아직 칼과 나는 어리다고 생각됐다.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그리고 육체적인 부분에서도... 결국 그렇게 피크닉을 망쳐버리고 말았다.
“우우~ 좀 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어차피 나도 훈련을 해야하니... 이렇게 미아와 노는것도 좋지만 역시 마스터나이트로써의 실력을 좀 더 높이는게 좋을 것 같아.”
“그렇다면 저도 훈련 같이 해요!! 제 검술 지도 해주기로 했잖아요!”
“아아. 뭐 좋지. 그럼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연무장으로 오도록 해.”
“저..정말이죠~ 와아~ 너무 기뻐요! 레온과 함께 검술연습을...”
레온의 그런 말에 기분나빴던 마음이 어느정도 풀렸다. 그런 내 모습에 더 분개하는 칼이었지만... 이젠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밀리아가 알아서 칼의 기분을 풀어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사소한 일보다 레온과 함께할 검술연습이 더 신경쓰였다. 어떤옷을 입고 나가면 레온이 좋아할까 하고... 그런 내모습에 혀를 내두르는 밀리아였다.
“쯧쯧~ 정말 빠져도 단단히 빠진 것 같네요. 칼도 나몰라라 할 정도로...”
하지만 그런 밀리아의 말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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