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0화 〉50화 (50/132)



〈 50화 〉50화

“공녀님~ 엘레미아 공녀님~ 어서 일어나세요~ 이러다 파티에 늦겠어요!”

“우웅~ 조금만 더... 하암~”

“아이참~ 파티에 늦는다니깐요! 오늘 파트너이신 레온님을 기다리게 하면 어떡하려구 그래요!!”

“응? 핫?! 아... 그랬지. 오늘 파티가... 하암~ 어제 너무 신경을 써서 피곤했나봐. 설마 너무 늦은건... 아닌것같네.. 우으~ 아직 이른 새벽이잖아!!”

그랬다. 파티는 빨라야 해가 중천에 뜰때나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밀리아는 날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듯 이런 새벽에 잠을 깨웠던 것이다.

“에헤헷~ 그치만 너무 기대되서... 그리고 어차피 아침식사하고 치장하다보면 서너시간은 훌쩍 가버린다구요! 그러니 서두르셔야죠~ 자자. 어서 일어나세요~!”

“으으... 정말~ 알았어! 알았다구!!”

정말 수다가 심한 밀리아였다. 그렇게 침대에서 일어나 아침을 맞이했다.

“그나저나 칼은...?”

“공부하고 있답니다. 정말 어쩜 그리 똑똑한지. 아아~ 저런 아이를 하나 낳았으면...”

“그래? 근데 왜... 내가 가르칠때는 그런걸까? 설마...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건 아니겠지?”

어쩐지 그런 것 같았다. 자신의 암컷인 내게 구차하게 배움을 청하고 싶지 않은 기분에 내게서 만큼은 배우려하지 않은 듯 했다. 정말... 쓸데 없는 수컷들의 자존심이란...

“에이~ 설마요. 그저 공녀님이  가르치지 못한  뿐이겠죠.”

“으윽~! 너어~! 하아... 됐어. 내가 뭐라고 하겠니. 결과가 그렇게 나온걸...”

정말 얄미운 밀리아였지만... 결과가 말해주지 않는가. 결론은 내가 잘 못가르친 것 뿐인 듯 했다. 하긴... 그저 내가 내키는대로 말하며 따라해보라고 했을 뿐이니까... 칼로써도 어처구니 없긴 했을 것 같았다. 밀리아는 그런 나와는 달리 차근차근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서 금방 배우는 거겠지. 뭐  키우다 싶이  밀리아 아니던가.

“우웅~ 씻기 싫다~ 우으 좀 더 자고싶은데...”

“에잇~”

“꺄앗~ 무슨짓이야!! 정말 누가 시녀고 누가 공녀인지 모르겠다니깐~!”

“그야 엘레미아님이 공녀고 제가 시녀죠. 호호~ 자 어서 일어나세요. 그렇게 늦장부려서 좋은 신부가 되겠어요?”

“우읏... 그..그거야 뭐... 알았어. 자 일어났어. 됐지?”

결국 마지못해 일어나 밀리아에게 등을 떠밀려 욕실로 들어가 가볍게 샤워를 했다. 숲속에 있었을때는 그저 호숫가에 몸만 담구면 됐는데... 이젠 각종 오일이니뭐니 하며 피부를 매끄럽게 유지한다고 극성이었다.

“어차피 마나를 쌓아서 상관없는데... 밀리아를 누가 말리겠어. 어휴~”

“그런 말 마세요~! 피부는 매일매일 가꿔야 한다구요! 그렇지 않으면 언제 거칠어질지 몰라요!! 뭐... 엘레미아 공녀님은 상관 없을 것 같지만... 저는 히잉~ 매일 청소하랴 식사나르랴 빨래하랴 정말 한시도 손에 물을 뭍히지 않는날이 없다구요!!”

“누가 뭐랬어. 그냥 그렇다는거니... 그러게 너도 미용을 위해 마나컨트롤을 배워두라고 했잖아.”

“어휴~ 그게 어디 쉽나요? 저는 기사님들 같은 육체노동은 못한다구요. 제가 얼마나 가냘픈데요~”

“헹~ 퍽이나~ 그렇겠다.”

“우우~ 정말 그럴거예요?! 조금 맞장구 쳐줘도 되는데... 너무해요~!!”

너무하긴... 내 등쌀을 떠미는 밀리아가 더 너무하지. 이렇게 극성일 필요는 없는데... 역시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런걸까? 하긴... 전속시녀인 밀리아로써는 책임감을 느낄만도 할 것 같았다. 차라리 같이 도망쳤었다면 또 몰랐겠지만... 그런것도 아니지 않는가?

“알았어. 그러니까 수다는 그만떨고... 일단 밥부터 먹자. 우으~ 배고파 죽겠어~!”

“우웅~끼잉.”

“아 칼이구나. 보라구 칼도 밥때 되니 와서 밥달라구 하잖아! 자 어서 식사나 대령해와.”

“네에. 정말~ 너무 거칠어지신 것 같아요. 예전엔 이러지 않았는데... 역시 바깥생활에 너무 물드신 것 같아요. 좀 더 우아한 모습을 보이시면 좋을텐데...”

생긴대로 놀지 못해서 정말 미안할따름이었다. 하지만 어쩔수 없지 않는가? 겉은 이래도 속은 전혀 다른 존재이니 말이다. 결국 성격차이일 뿐이었다. 그렇게 대령해온 식사를 맛있게...는 못먹었다. 정말... 너무 숲속 짐승과 몬스터 마물들로 입맛이 상당히 변해버린  했다. 게다가 이런 향신료 덩어리 들이라니... 칼 또한 마찬가지로 맛이 없는 듯 했다. 아니 자극이 너무 심해서 그런  같았다.

“우우~ 너무 맛없어... 밀리아... 좀  신선한 것들은 없는거야? 차라리 날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어쩜~ 이렇게 야만스러우실 수가~! 아아~ 역시 제가 따라갔어야 하는건데... 흑흑.”

“으윽~ 그렇다고 우..울지 말구! 자 먹어! 먹는다구!!”

“낑...끼잉~”

아직 말을 못하는 칼조차 밀리아의 저런 극성맞은 모습에 두손 두발 다들어버린 듯 했다. 결국 맛없는 익힌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음식을 먹어서인지 몸이 좀  굼떠지는 것 같았다. 역시 음식은 날것이 최고인  같았다.

“하아~ 숲이 그리워... 겨우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크릉~ 우어~”

칼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인간세상이라 그런지 너무 따져야 할게 많아서 싫었다. 숲속에서의 단순했던 삶이 너무도 그리웠다. 이래서 그냥 칼과 함께 도망치려 했는데... 하지만 실패한 결과 결국 이런꼴이 되고야 말았다.

“자 그럼 식사도 끝냈으니. 다시 치장을 하죠! 드레스는 어제 입었던 그걸로... 으음... 색을 달리해보는건 어떨까요? 공녀님에겐 역시 정열적인 붉은색 계열의 드레스가 어울릴  같아요. 레온님은 은색이나 검정색 계열로... 그렇게 색에 대비를 주면 분명 눈에 확 띄일거예요!!”

“으으... 맘대로 해줘. 정말... 밀리아 네가 가는것도 아닌데... 너무 극성맞은거 아냐?”

“당연히 저도 갈거예요!! 시녀라지만 공녀님의 전속시녀잖아요! 파티에 참석해 공녀님 시중을 들어드려야 하니까. 호호~”

“그게 아니겠지. 그냥 파티에 가서 즐기고 싶었던 것 뿐인거 아냐?”

흠칫~

“오호호! 그..그럴리가요! 호호홋~”

그런게 확실했다. 역시 권력은 쓰라고 있는 것 아니던가... 나와 함께 덩달아 파티에 참석할 예정인  했다. 나도 뭐... 밀리아가 같이 간다니 한결 마음이 놓이긴 했다. 사실 파티가 처음이기도 하고, 아직 누가 누구인지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물론 드문드문 중요인물들은 기억했지만... 그래도 그뿐이었다. 1년이 넘게 야생에서 생활하다보니 죄다 잊어버리고 만 듯 했다.

“자 다 됐어요. 아아~ 정말 너무 아름다워요! 게다가 몸매도 발군! 남자들이 죄다 공녀님만 쳐다볼  같아요!”

그래... 그렇겠지. 너무 야해서... 음란한  몸에 마음껏 발정할  같았다. 그만큼 몸매를 죄다 드러내는 드레스였다. 특히 속옷조차 입지 못할만큼 딱 들어맞는 사이즈가 문제였다.

“으으. 너무 허전해. 죄다 벗고있는 느낌이야.”

“호호~ 그렇게 의도된 디자인이니까요~ 파티도중 숲속에서맘에 드는 남자와 둘만의~ 아이~ 몰라~ 호호.”

“하긴... 파티를 즐기다보면 눈이 맞을 수도 있으니까..”

그랬다. 파티란 모름지기 그런 면모가 있었다. 맘에 드는 상대를 이끌고 정원의 한적한 곳에 가서 으쌰으쌰... 하지 않던가. 그러고보니 나 또한 그럴  있을 것 같았다. 레온과 함께...

“핫~ 내..내가 무슨생각을...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게다가 내 처음은... 칼에게 주기로 했는데... 에휴~ 칼이 어서 커야 할텐데...”

약속은  지키고 싶었다. 칼이 내게 도움을 준게 몇 번이던가! 위기에 처할때마다 상처를 입는것도 불사하고 날 구하기 위해 그렇게나 열심히 몸을 놀렸었다. 그런 칼을 위해서라면 내 처음같은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그래. 약속이잖아. 그러니 꼭 지켜야해. 그치만 그러면 레온과는... 으으~ 검술 빨리 배우고 싶은데...”

고민이었다. 칼에게 주고 싶은 마음 그리고 레온과 첫날밤을 보내고 검술을 배우고싶은 마음... 정말 고민될 수밖에 없었다. 칼에게 주는건 딱히 더는 이득될게 없었지만...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레온에게 주는건 고급검술을 당장 배울 수 있다는 이득이 있었다.

“아아~ 고를 수 없어!! 하아~ 정말 어쩌지?”

“흐응~ 뭘 그리 고민하세요~ 자자 이 공녀님의 전속시녀인 밀리아에게 고민을 털어놓으세요~”

“으으 절대 말못해. 말하면 분명... 놀릴게 틀림없으니까.”

그랬다. 분명 놀려댈게 틀림없었다. 짐승에게 처음을 준다니... 그거야 말로 진정 놀릴거리 아니던가? 하지만 밀리아의 등쌀에 결국 말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같은 성별이 아니던가? 입단속만 해놓으면 고민정도야 터놓을  있는 사이이기도 했다.

“좋아. 말해줄게. 대신 웃지마!!”

“네에! 걱정 마세요! 지금까지 공녀님의 치부를 단 하나도 말하지 않은 전속 시녀잖아요!”

“으으... 치..치부... 하아.. 아무튼 대충 이런 이야기야...”

그렇게 칼에 대한 마음과 레온에 대한 마음을 터놓았다. 그러자 어느정도 마음이 안정되는  같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밀리아는 꾀나 심사숙고하는  했다. 다행이 놀리지 않고 진지하게 고민을 들어주는 듯 했다.

“흐음. 그렇군요. 하긴... 수인이니 그정도는... 으으 그치만 레온님도 멋진데... 역시 양손에 꽃을...”

“으윽~ 그쪽이야? 하아... 정말!”

어쩐지 결론은 양손의 꽃... 으로 난  했다. 하긴... 어차피 그럴 작정이긴 했다. 레온과도 결혼을 해야했고, 그렇다고 칼을 버릴 수도 없었다. 결국 밀리아의 말대로 양손의 꽃을 실행 할 수밖에...

“아니 그게 아니라... 처음을 주기엔 칼은 아직 너무 어리고... 그렇다고 기다리기엔 레온의 검술이 탐나서...”

“아하~! 그렇군요! 그럼... 칼에게양보를...”

“끼잉~!!컹컹!”

“안된다는 것 같네요. 호호. 그럼 레온님에게... 도 안돼겠죠. 분명 가전검술을 탐내는거였죠? 그럼 첫날밤은 지세야 하잖아요.”

“으응. 그래서 문제라는거야. 하아~ 모르겠어.”

결국 끝까지 그런 고민으로 남을 것 같았다. 차라리 그냥 칼 몰래 레온과 해버리고 칼에겐 처음인척... 해도 걸리겠지. 칼이 얼마나 그런쪽으로 눈치가 빠른데... 게다가 마나가 활성화 되는 바람에 운동으로 파열됐던 처녀막도 다시 생성되지 않았던가?

“아아! 몰라~!! 나중에 생각하자. 어차피 당장 할수있는것도 아니니까.”

“네. 그래야겠네요. 파티 시간도 다   같으니까요.  이제 가죠!”

어느세 파티용 드레스로 갈아입은 밀리아였다. 아마도 내가 고민하는 그 순간에 후다닥 갈아입은 것 같았다. 정말... 나보다 더 기대에 차있는 밀리아였다.

“레온에게 먼저 가야할까? 같이 입장하려면...”

“그야... 뭐 레온님이 공녀님을 모시러 오면 좋을텐데... 역시  왕국의 기사라 그런쪽으로도 자존심이 쌔겠죠?”

“으응...  그럴지도 모르지.”

뭐 그런 부분에 대해선 자존심을 세울 것 같지 않았지만... 그렇게 세심히 날 배려해 줄지도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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