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7화 〉47화 (47/132)



〈 47화 〉47화

거울 앞에서 알몸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역시나 미소녀. 게다가 볼륨감 넘치는 몸매까지... 정말 예쁘긴 예뻤다. 그러니 밀리아가 내 몸을 만지작거렸지. 안그랬으면 흥미가 있었을까?

“휴우~ 그래도 가슴은 불편해... 왜 이리 크기만 하는걸까?”

“컹컹~!”

“예쁘다구? 그치만 불편한걸. 너무 크니까 움직일때마다 흔들리잖아. 싸울때도 걸걸치고...”

그랬다. 가슴이 이렇게 커지니 문제가 여럿 속출했다. 작살을 휘두를 때 가슴이 치이질 않나. 뛸때는 위아래로 흔들려서 아프기도 하고... 특히 어깨가 상당히 결렸다. 이런게 가슴큰 여자의 비애이려나? 물론 가슴 작은 밀리아같은 여자들은 그저 부러울따름이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밀리아는 언제오려나... 알몸으로 언제까지 있으란건지. 쯧~”

시녀주제에... 조금 건방진 것 아닐까? 뭐... 같이 커오다싶이 했으니... 물론 나이로는 밀리아가 언니뻘이긴 했다. 정말 작은 아이일때부터 날 돌보다싶이 해서 키웠으니 그저 또래의 여동생 대하듯 대하는걸지도...

“그치만 너무 편하게 대하는 것 같긴 해. 아무리 그래도 시녀와 공녀 사이인데...”

궁시렁대며 어서 밀리아가 오기를 바랐다. 그렇게 잠시 거울앞에서 내 알몸을 연신 바라보며 흡족해할 그때였다. 문이 열리며 방정맞은 모습으로 밀리아와 남자 디자이너들이 들어왔다.

“엣?! 자..잠깐! 미..밀리아! 나..남자들이잖아?! 후엣! 가..가릴것!! 가릴 것을 줘!!”

“아이 참~ 그렇게 부끄러워 할 필요 없잖아요. 공녀님~ 정말... 어디서 무얼 배워 오신건지... 아아~ 공녀로써 품위가 떨어지게!! 역시 당장 교육이 필요한 것 같아요!!”

“윽... 제발... 잔소리좀 그만 해주고 몸 가릴거내 내줘...”

남자들이라니... 물론 조금 요상한 모습의 미묘한 성별을 가진 남자들인  같았지만... 그래도 남자는 남자였다. 그런 남자들 앞에서 알몸으로... 그런건 부끄러운게 당연하지 않는가! 하지만 밀리아나 남자들은 별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으으~ 여..여자 디자이너들은 없는거니?”

“당연히 있을 리가 없죠~! 게다가 디자이너 쟝~ 선생님을 찾는 분이 얼마나 많은데요!! 자자 그러지 말고 어서 몸을 보이세요. 치수를 재고 디자인을 골라야 하잖아요!!”

“우으.. 아..알았어. 알았으니까 제발 그만...!!”

정말 폭발적인 수다의 밀리아였다. 결국 항복하고 창피함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들에게 몸을 내주고 말았다.

“홍홍홍~ 어머 이렇게 아름다운 몸이라니!! 그레이트 퍼펙트 엑셀런트~!”

어쩐지 칭찬을 받는  같았다. 그것도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호한 성별의 남자에게... 쟝 선생님이라고 했던가?

“으응. 그..그래? 쟝 이라고 했지? 꾀나 이름이 알려졌나봐?”

“홍홍홍~ 그렇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들 제가 만든 옷들을 좋아 하더군요. 홍홍홍~”

웃음소리또한 기괴했다. 이런 남자를 정말 남자로 취급해야 하는걸까? 그런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예전 기억을 더듬어봐도 공녀는 시종이나 잡인앞에서 부끄러움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몸 또한 그래왔고... 결국 조금 당당해지기로 했다. 물론 부끄러움은 여전 했지만...

“홍홍~ 어쩜 이리 탄력적인 가슴! 그리고 매끈한 피부!! 그리고 건강한 아이를 숨풍숨풍 낳을듯한 엉덩이!! 정말 대단하군용~!”

“어머! 쟝 선생님에게 그런 칭찬을~! 역시 공녀님 이라니깐요! 자 그럼 어서 치수를 재고 드레스를 골라보죠.”

“홍홍홍~ 그러도록 하죠. 자! 뭣들하는거니! 어서 각 부위별 치수를 재야하지 않니~”

“예스 마담~!”

그렇게 보조디자이너들이 내 부위별 치수를 재기 시작했다. 팔의 길이와 두께 허리의 치수 그리고 가슴. 둔부까지... 몇몇의 남자들에게 몸을 만져져서 그런지 살짝 흥분감이 돌았다.

“흣~ 하아... 기분이...”

“컹컹!!”

“아..! 벼...별거 아냐. 호호.”

약간 묘한 기분을 느끼며 살짝 무언가를 흘려버리고 말았다. 그에 칼이  냄새를 맡은 듯 컹컹대며 짖었다. 역시 눈치빠른 칼이었다. 내가 느끼는걸 잘도 파악하다니... 그렇게 남자들에게 만져지는 묘한 기분을 느끼며 치수를 쟀다.

“홍홍홍~ 치수를 쟀으니 그럼 가져온 드레스를 가봉해볼까용~!”

그렇게 가져온 드레스를 침대위에 펼쳐놓기 시작했다. 정말... 다양한 드레스들이 많았다. 풍성한 치마가 일품인 드레스부터 가슴이 반쯤 드러날것같은 드레스까지... 정말 다종다양했다.

“흡~ 이 드레스는 조금... 으흣~ 가슴이 답답해.”

“우우~ 역시 가슴이 크니... 그래도 잘 어울리잖아요!! 자 그럼 다음 드레스를 입어봐요!”

“아니... 조금 활동적인 드레스는 없을까? 이런걸 입고 달리거나 그럴  없잖아?”

“어쩜~! 숙녀가 되어서 달리다니요!! 자 그러지 말고 이것도... 그리고 이것도 입어보세요. 공녀님! 정말 부쩍 자라셔서 그런지 모두 잘 어울리세요!”

결국 밀리아의 공세에 치여 여러 드레스를 입게 되었다. 정말...  갈아입는게 이렇게 지치는 일이라니... 숲속에서는 그저 알몸이거나 가죽옷 하나로  됐었는데... 숲속 생활이 그리울 지경이었다.

“좀 더 간편한걸로 달라구!!”

“홍홍홍. 그러면 이건 어떠신가욧~ 저 멀리 무더운 쟈이니츠 반도에서 공수해온 디자인이랍니다! 활동성 오케이~! 그리고 맵시도 뛰어나죠!! 어떠신가요!”

“그래! 그걸로 할게!!”

디자이너 쟝을 말만 듣고 그걸로 정해버리고 말았다. 밀리아가 다른 드레스를 더 입어보라고 했지만... 들리지 않았다. 여기서 뭘 더 입어본단 말인가!! 더는 체력이 버텨주질 않았다. 그만큼 옷갈아입는건 고역이었다.

“자 이거랍니다! 어떠신가요!!”

“윽~ 이..이건... 너무 야하지 않을까? 몸매가 죄다 드러나는 드레스잖아? 게다가 매끄럽고 얇아... 속옷도 못입겠어..!!”

“홍홍홍~ 이거야 말로 제 역작중에 역작이죵~ 맘에 드는 남자와 둘만의 시간을 보낼 때 필요한! 한번에 벗겨지는 기능까지!! 이 끈을 당기면 이렇게~”

“꺅~ 무..무슨 옷이! 우으.. 이걸... 입어야해...?”

“흥~ 공녀님이 고르신 옷이잖아요! 좀 더 다른 드레스를 입어보자고 할때는 거절하시더니... 그럼 다른 드레스 더 입어보실래요?”

“아..아니 됐어. 그냥 이걸로 할게...”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정하고야 말았다. 정말... 더는 고역이었다. 차라리 편하고 활동성 있고  벗겨지는... 이 옷이 가장 나아보였다. 다른 옷들은 정말... 움직이면 튀어나올 정도로 가슴은 반쯤 드러나 있었고, 치마는 어찌그리 풍성한지 잘못 움직이면 치맛단을 밝고 넘어질정도였다.

“하아~ 어때보여? 레온님이 좋아하실까...? 핫?!”

“흐응~ 레온님이면... 그 멋진 기사님 말이죠? 호호~ 공녀님도 그럴 나이시긴 하군요. 분명 좋아하실거예요~ 지금 공녀님은 최고로 야하고 아름다우시니까요~”

“으윽.. 야..야하다니... 정말?”

“네~ 정말 야하고 아름다워요. 분명 좋아하실거예요. 레온님도 남자 잖아요?”

“그렇다면 다행이야.”

내 모습을 바라보며 좋아할 레온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둘만의 장소로 향해...

“읏?! 그..그럴 리가 없잖아. 호호. 꺅~ 카..칼~ 무슨짓이야. 옷 찢어지잖아! 그렇게 물어 당기지 맛~!”

“크릉! 컹컹!”

“아..알았어. 칼 네 앞에서  이상 레온님 이야기 안할게... 정말~ 질투심은 많아가지고...”

“크르릉~!”

“알았다니깐~ 그래 너 수컷다워~!”

“호호~ 짐승마저 공녀님의 아름다움에 반한거군요! 역시 우리 공녀님~”

칼 때문에 정말 말도 잘 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저 단순이 내 모습을 보고 좋아해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물론  이후 조금 야한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근데 이런 드레스 꼭 입어야 하는거야?”

“그럼요! 곧 파티가 있을 예정인데... 당연하죠!! 주인공인 공녀님이시니 당연히 아름답게 치장하셔야죠!”

“파티...?”

“네! 내일부터 한달동안 공녀님을 위한 귀환파티가 있을 예정이랍니다~ 그러니 공녀님의 예쁜 모습을 모두에게 각인시켜야죠!! 이렇게 아름답게 자라셨는데~! 그건 당연한 거랍니다~! 이제 공녀님도 사교계에 대뷔할 때가 됐잖아요? 원래대로라면 1년전 생일에 대뷔하셨어야 했는데... 외유를 나가시는 바람에... 그래서 셀바르 후작이 단단히 뿔이나기도 하셨죠.”

하긴... 그땐 셀바르 후작이 나와 결혼 발표를 하려 했었다. 그래서 도망쳐버린거였지. 이번엔 그것도 안될 것 같으니 어쩔  없이 파티에 참석해야할 것 같았다. 다행인점은 이번 파티는 나와 셀바르 후작의 결혼 발표 축하 파티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아마도 아르덴 왕국과 우리 갈레아 공국의 화평을 축하 하는 파티일거라 생각됐다.

“하아~ 정말... 셀바르 후작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거야 당연히 이 공국을 날로 꿀꺽 하려는 속셈이죠!! 우우~ 정말 못됐다니깐요. 이렇게 어여쁜 공녀님을 놔두고... 이왕 이렇게 된거 공녀님이 공국의 후계자가 되는건 어때요? 호호~”

장난식으로 가볍게 말하는 밀리아였다. 그게 될 리가... 없지만 조금 희망은 있었다. 아르덴 왕국의 마스터 나이트가 내 남편이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나 또한 꾀나 입지가 좋아질거라 생각됐다. 그러면 셀바르 후작과 한판 붙어볼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래! 그거야! 셀바르 후작을 물먹일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고마워 밀리아~ 호호호~”

“에엣?! 저..정말 그러실거예요? 그치만 셀바르 후작님도 만만치 않은데... 우우~ 괜한 소리를 해서... 히힝~”

밀리아의 걱정도 알긴 하지만... 그래도 해볼만 한 상황이 되었다. 레온에게  설명하면... 날 도와줄  같기도 했다. 어차피 레온도 왕국의 말석보다는 공국의 실세가 좋지 않겠는가? 충분히 해볼만한 상황이었다.

“그래. 이번 파티를 이용해서 귀족들을 포섭하면 될거야. 어떻게 생각해?”

“가능하긴 하죠. 이런 아름다운 공녀님이 말씀하시는데 듣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

“어휴~ 그런게 도움이 될까? 그건 얼굴마담을 하란 소리잖아?”

“호호~ 이용할건 죄다 이용해야죠!! 시작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이왕 시작했다면!! 자 그러니 좀 더 아름답게 꾸며 봐요~!”

“으윽~ 여기서 또 뭘...”

“그야 당연히 화장이죠!! 자 그럼 어서 이리 오세요~!!”

“자..잠깐~!! 밀리아! 누..눈이 풀려있어!! 정신을 차렷!!”

“호호호~ 저는 제정신 이랍니다!!”

전혀 아닌 것 같은걸!! 결국 도망치다 치맛단에 걸려 꼴사납게 넘어진후 밀리아에게 잡혀 화장대 앞에 앉게 되었다. 그렇게 화장을 당하고 다시 거울을 보는데... 어쩜 이리 아름다울수가!!

“이..이게 나야? 와~ 정말 아름다워...”

“그렇죠! 보세요. 그럴줄 알았어요! 이렇게 꾸미고 나니 정말 숙녀다운 모습이 됐잖아요~  그럼 이제 악세사리와 부츠를 고르죠~ 호호.”

“에엑? 뭔가 또 있어?!”

정말... 치장하는데 한도 끝도 없는  같았다. 드레스를 고르랴 화장을 하랴... 거기에 부츠에 악세사리 까지... 파티를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해야하다니... 정말 피곤하지 않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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