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39화
칼과 함께하는 일상은 너무도 즐거웠다. 같이 사냥하고 같이 씻고 같이 잠들었다. 다만 칼은 고양이과가 확실한 듯 씻는건 조금 싫어했다. 물론 물고기를 잡기위해 물에 뛰어드는건 괜찮은 듯 했지만...
“풋~ 하는짓이 귀엽다니까. 물은 싫지만 물고기는 맛있는거지?”
“캬앙~ 크릉~!”
“알았어. 놀리지 않을게~ 그래도 자주 씻어야지. 그래야 냄새가 안나. 알았지?”
“컹컹!”
대답은 잘 하는 것 같았지만... 과연 내 말을 잘 따라줄지 모르겠다. 물론 팔찌의 강제명령을 사용하면 잘 따르긴 했지만... 그러면 칼도 싫어할 것 같아 사용하지 않았다.
“으응. 칼은 날 사랑하니까... 그리고 나도 칼을 사랑해. 이런걸로 강제하고 싶지 않아.”
강제하는 사랑은 좋지 않다는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차츰차츰 서로를 알아가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칼을 마냥 내버려두진 않을테지만... 혹시라도 다른 암컷에게 빼앗길 수도 있지 않는가!! 그건 절대 싫었다. 칼이 날 떠난다면... 화가나서 어떤일을 해버릴지 나 자신도 몰랐다.
“그러니 칼... 절대 날 떠나지 말아줘...”
그렇게 칼과 함께 여러날을 보냈다. 그동안 오우거 녀석도 돌아온 듯 우렁찬 포효를 질러대고 있었다. 정말... 저녀석은 죽지도 않는건가? 마물로 배를 채우고 이제야 돌아오다니... 차라리 그냥 거기서 죽어버리지... 그러면 칼과 함께 호숫가 근처의 그 동굴을 사용할 수 있었을텐데... 정말 안타까웠다.
“칼. 녀석이 돌아왔어. 우리를 떨어뜨린 녀석이... 그러니 우리 어서 힘을 길러 오우거 녀석에게 복수해주자.”
“크릉! 컹컹!!”
칼 또한 복수를 하고 싶은 것 같았다. 하긴... 그로인해 칼과 떨어지지 않았던가? 물론 오우거가 칼을 찾는데 조금의 도움을 주긴 했지만... 그래도 원수임엔 틀림없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거지! 좋아. 우리 힘내서 녀석을 몰아내버리자!”
다만 언제 그게 가능할지가 문제였다. 칼도 아직 너무 작았다. 물론 거대화가 가능하긴 했지만... 그래도 힘들 것 같았다. 좀 더 사냥을 해서 에너지를 흡수 시켜야 할 것 같았다.
“자 그러니 많이 먹고 열심히 크는거야. 칼~”
“크릉~”
애정어린 눈빛을 칼에게 보내며 목 아래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그르릉 거리며 기분좋게 으르렁 거리는 칼이었다. 근데 이런게 키잡인걸까?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작은 칼. 어린 칼... 소년이 된 칼... 그리고 청년이 된 칼까지... 얼른 키워서 무언가 해보고 싶을 뿐이었다.
“그러니 어서 커줘... 너무... 하고싶단 말야~”
정말 점점 하고싶어지곤 했다. 몸도 마음도 칼을 원했다. 하지만 아직은 불가능했다. 이젠 정말 참기 힘들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다시 여러 날이 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몸이 자랐다. 칼도 그리고 나도... 이젠 누가 봐도 숙녀라고 해도 아무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자라났다.
“아으~ 더는 못 참겠어!!”
그랬다. 칼의 곁에 자는 것만으론 더는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칼은 여전히 작았다. 예전엔 금방금방 자라났는데... 먹이를 이렇게나 잔뜩 줘도 얼마 자라지 않다니... 너무 안타까웠다.
“뭔가 영양분 가득한걸 먹여야 하는걸까?”
정액이라던가... 하지만 칼은 그런걸 먹지 않을텐데... 정말 너무도 안타까울뿐이었다.
“좋아. 칼을 위해 특별식을 마련하는거야!”
정력에 좋은 남자의 성기!! 칼 또한 즐기던 그것들을 모으기로 했다. 하나 둘로는 부족했다. 한바구니 정도가 필요할 것 같았다. 분명 칼이라면 좋아할거라 생각됐다.
“흥흥~ 그럼 사냥을 가볼까? 칼 몰래 다녀와서 놀래켜 줘야지~ 호호”
작살을 챙겨 사냥을 나섰다. 고릴라들은 대부분 잡아먹어 버려 씨가 말라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좀 더 다른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이제 오우거를 빼면 내게 위협을 줄 생명체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우거를 만나도 이젠 도망칠정도로 성장했다. 몸도 그리고 마나홀의 크기도 꾀나 커졌다.
“그럼 다른 녀석의 구역을 가볼까?”
오우거가 지키고 있는 유적지 부근 그리고 칼의 주 무대인 호수 반대편. 그리고 고릴라들이 주로 살았던 숲속, 호숫가는 그렇게 네가지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이제 가보지 못한 구역이 남아있었다.
“여긴 꾀나 다양한 생물이 많은걸? 이건 무슨 식물.. 우앗?! 살아움직이잖아?”
꾀나 달콤한 향기를 품고 있는 꽃이었다. 아마도 예전에 멋모르고 다가갔던 그런 식충식물인 것 같았다.
“하응~ 달콤한 향기... 맛있을 것 같아...”
꽃향기는 정말 달콤했다. 다만 식충식물인게 문제였지만... 그것도 뼈로 만든 단검을 이용하면 어찌어찌 방어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그 식충식물의 꿀을 채취에 가죽 주머니에 담았다.
“이거라면 좋은 소스가 될 것 같아. 칼도 분명 좋아할거야!”
그렇게 꿀도 구하고 독특한 향신료들도 많이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구해야하는 수컷 짐승의 성기를 구하지 못했다. 거의 대부분이 식충식물들이라 동물의 씨가 마른 것 같기도 했다.
“핫?! 저건...? 몬스터인가? 처음봤어... 오우거 말고도 다른 몬스터가 있는거구나...”
이 숲속엔 오우거빼곤 몬스터는 없을 줄 알았는데... 몬스터가 있었다. 아마도 오우거의 구역을 피해 이쪽 숲에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저 몬스터는... 오크 라는건가? 근데 진짜 못생겼네. 오우거 못지 않아.일단 한 마리 잡아볼까? 근데 너무 많아... 혼자 돌아다니는 놈들은 없나?”
한 두마리 정도는 쉽게 상대 가능할 것 같았다. 고릴라녀석들보다 약한 것 같기도 했고... 이제 고릴라녀석을 죄다 잡아먹지 않았던가? 저녀석들 쯤은 쉽게 잡을 수 있을게 틀림없었다. 다만 숫자가 숫자인지라 조금 더 뒤를 따라가봐야할 것 같았다.
“호오? 저기가 마을인가? 어느정도 지성이 있는 것 같아. 집도 짓고 아이들도 공동으로 키우고 있다니... 사냥도 무리지어 하는 것 같아. 좋아. 여기 근처에 자리잡고 녀석들을 잡으면 되겠어. 후후. 칼 녀석 좋아하겠지? 저정도 녀석들의 성기면 분명 맛있을거야.”
칼을 위해서 조금 수고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오크마을 근처에 잠복하기를 한참. 드디어 멋모르고 마을을 나서는 오크 한 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좋아! 녀석을 잡자!”
그렇게 혼자 숲을 돌아다니는 오크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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