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화 〉35화
그렇게 유적지로 오우거와 동행하게 되었다. 차츰 들어갈수록 몸이 무거워지고, 게다가 매번 나타나는 마물들까지... 물론 오우거녀석의 강력함 힘으로 인해 손쉽게 잡아낼 수 있었지만... 문제는 문제였다.
“휴우~ 이번엔 정말 힘들었어.”
“쿠헝!”
그랬다. 마나가 바닥날 정도로 이번에도 꾀나 많은 마물들이 나타났던 것이었다. 물론 다 잡고 이렇게 마물고기를 먹는거로 마나홀을 가득 채울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정신은 지쳐버리고 말았다.
“또...?”
“쿠릉!”
다시 해달라는 오우거... 아무래도 정말 내 애무에 맛들인 듯 했다. 결국 마물고기로 배를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오우거의 정액을 또 마셔야 했다. 이럴거면 차라리 마물고기를 먹지 않는게 더 나았을텐데...
“우웁~ 더는 못먹어...”
오우거의 정액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지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이제 정말 질려버릴것만 같았다... 하지만 오우거의 정액을 남김없이 끝까지 마시고 말았다. 아무래도 너무 맛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아.”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물론 아직 유적지가 보이지 않았지만... 무겁게 내려앉은 기운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어느정도 더 나아가자 그때야 무언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건...?! 딱딱하게 굳어있어...”
보이지 않던 동물들이었다. 그간 보이지 않더니 이런곳에 경질화 되 있었던가 보다. 아무래도 날 옥죄어 오는 이 기운이 문제인 듯 했다. 마나가 적은 생물체부터 굳어있는 듯 점차 동물들의 크기도 커졌다. 그리고 동물 뿐만 아니라 각종 몬스터 또한 즐비했다. 아마도 지성보다 본능이 큰 동물 그리고 짐승들이 마물의 맛에 이끌려 이렇게 부나방처럼 달려들어 경질화 된 듯 했다.
“설마 칼도...?!”
아마도 그럴 것 같았다. 너무도 큰 상처에 어떤게든 방도를 마련하려고 했던 것 같았다. 분명 마물들을 잡아먹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일 것 같았다. 다만 아직 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야. 이런곳에서 이렇게 경질화 된 칼이 보였다면 분명...”
충격을 받아 나 또한 정신줄을 놓고 이런 동물들같이 경질화 되어버렸을거라 생각됐다. 물론 앞으로가 문제이긴 했다. 만약 칼의 그런 모습을 보게 된다면...
“절대 싫어! 칼이... 그렇게 죽어버렸다면...”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혹여라도 칼의 그런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렇게 점차 유적지 중심부로 향했다. 오우거 녀석은 뭐가 그리 좋은지 마냥 신나는 듯 포효를 내지르며 경질화된 동물과 몬스터들을 덥석덥석 주워먹기 시작했다. 아마도 식후 디저트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아~ 넌 먹는 것 빼면 남는건... 싸울줄 아는거랑 정액... 밖에 없는거구나. 에휴~ 걱정도 없나보네.”
하긴 오우거녀석의 마나가 좀 컸어야지. 얼마나 마물들을 사냥하고 다녔으면 이런 기운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는걸까? 정말 대단하긴 대단했다.
“좋아. 힘내자. 이제 곧... 칼을 만날 수 있을거야.”
그치만 좀처럼 힘이나지 않았다. 아마도 이건 주위 기운들 때문에 그럴 듯 했다. 마나를 전신에 돌리지 않으면 나 또한 이들과 같이 굳어버릴 것 같았다.
“쿠헝~!!”
“으윽... 마물들이 출몰하는 간격이 좁아졌어!!”
정말 그랬다. 아무래도 유적지 중심부에 거의 도달한 듯 했다. 웨이브처럼 차례대로 다가오는 마물들... 게다가 점점 늘어나는 마물들의 양을 생각해보면... 진짜 거의다 도달한 것 같았다. 다만 아직까지 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이었다.
“이번만 넘기면...”
정말 이번이 마지막일거라 생각됐다. 오우거 녀석은 뭐가 그리 좋은건지 벌써부터 마물들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아마도 전투의 흥분 그리고 이어질 식사시간을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았다.
“혼자가면!! 이익~!!”
결국 오우거와 떨어져 전투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붙어있는게 안전에 좋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벌써 나에게도 마물들이 몇몇 달라붙었기 때문이다. 물론 거의 대부분의 마물들은 오우거를 상대하고 있었다.
“하악~ 학~ 젠장...!!”
정말 너무도 힘들었다. 결국 마물들과 싸우는걸 포기하고 유적지로 달려가고야 말았다. 이제 오우거의 사정이 어떻든간 상관 없었다. 곧 칼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인 점은 그런 내 모습에 이내 관심이 떨어진 듯 마물들이 죄다 오우거녀석에게 덤벼들었다는 것이었다.
“흥~ 쌤통이야! 좋아...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그렇게 열심히 달려 유적지가 보이는 곳까지 갈 수 있었다.
“휴우~ 따라오지는 않는거구나. 아니면 여기까진 들어오지 못하는건가?”
그런 것 같았다. 주변 곳곳에 보이는 대형 짐승과 몬스터들... 물론 그들 또한 경질화 되어 있었다. 각양각색의 군상들의 집합터인 것 같았다. 정말 이 유적지에 어떤 힘이 숨어있는걸까? 어째서 이들은 죽는것도 모른채 이곳에 도달한걸까? 역시 힘에는 그에 합당한 자격이 있는걸지도 모르겠다.
“휘유~ 그나저나 대단한 구경거리인걸... 이렇게나 다양한 짐승과 몬스터들이 이 숲속에 살았던 거구나.”
정말 대단했다. 여러모로 볼거리 투성이였다. 유적지보다 관광지로 알맞은 곳 같기도 했다. 그렇게 찬찬히 유적을 돌며 칼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칼은 쉽사리 눈에 띄지 않았다.
“칼... 도대체 어디있는거야? 제발... 무사하기만 했으면...”
점점 걱정이 됐다. 찾아도 찾아도 보이지 않는 칼의 모습. 결국 유적지 안으로 향해야 했다. 유적지 바깥에는 없는게 확실한 것 같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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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거를 배신때리고 튀는 미아! 과연 유적지에는 칼이 있을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