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33화
“으으읏~ 잘잤다~!”
자위를 하고 자서 그런지 몰라도 개운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아침이슬이 조금 내려앉아 축축하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은 기분이었다. 물론 근처에 연못이라도 있으면 아침을 목욕으로 시작할 수 있었을테지만... 그런 연못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아~ 뭐 하는 수 없지. 겨울엔 이것보다 더 더럽게도 있었으니까.”
조금 참기로 했다. 분명 칼도 이런 숲속에서라면 굶주리고 몸을 단정히 하지 못하고 있을테지 말이다. 그렇게 다시 아침을 육포로 때우고 목을 축인 후 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흉포한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틀림없이 오우거 녀석의 포효소리야!”
그랬다. 아마도 근처에 오우거 녀석이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근처에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았다. 설마 칼을 발견한걸까? 내심 불안감에 휩싸이고 말았다. 절대 아닐거라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불안한건 마찬가지였다. 혹시라도 칼이라면 어쩔것인가? 결국 오우거의 포효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하고야 말았다.
“핫?! 이..이건?!”
기묘한 생명체와 오우거가 싸우는게 보였다. 아마도 이 숲속에 존재하는 마물인 듯 했다. 몬스터인 오우거와는 생김세부터 달랐기 때문이다. 이럴땐 도대체 누구편을 들어야 하는걸까?
“으으.. 어..어쩌지? 분명 안쪽엔 저런 녀석들이 더 득시글 할텐데...”
조금 망설여졌다. 하나둘 정도라면 나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저렇게 때거지로 덤비면 절대 무리였다. 그런데 오우거 녀석은 그런 녀석들을 하나둘 착실히 해치워 나가고 있었다. 다만 그것도 저런 물량앞에선 조금 힘겨워 보였지만...
“으으! 원수인데... 그치만 내 말을 알아듣는 녀석은 저녀석 뿐이야...”
그랬다. 그나마 내 말을 알아들을 지성을 가진 녀석이었다. 칼을 해친 원수지만... 그래도 도와야 할것만 같았다. 그러면 앞으로의 여정도 조금 쉬워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좋아. 이번만이야. 그리고 녀석에게 당당히 요구하는거야...”
물론 동행을 요구할 작정이었다. 적의 적은 동지라고 하지 않던가?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오우거 녀석이 동지가 되는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저 마물과는 이야기조차 통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앗~!! 이야앗~!!”
그에 순식간에 달려들어 한 녀석의 급소에 뼈조각단검을 박아넣었다. 그러자 쉽사리 무너져 내리는 마물. 아무래도 내구력은 형편없는 녀석들 같았다.
“쿠헝? 쿠허엉~!!”
“으윽.. 이..이건! 이번만 도와주는거야!! 그러니 착각하지마!!”
“쿠허엉~”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라 하는 녀석이었다. 아마도 내 난입이 고마운 듯 했다. 하긴 이정도 숫자는 혼자 이겨내기엔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좋아! 이정도면 할만하겠어!”
게다가 내 힘으로 마물들을 해치우는것도 나름 기분좋았다. 오우거녀석에게 도움까지 줄 정도로 성장한걸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후욱...훅~ 이제 얼마 안남았어! 너도 어서 좀 더 잡아!!”
“쿠허헝~!!”
그렇게 오우거녀석을 재촉하며 마물들을 열심히 잡아갔다. 그렇게 잠시후 마물들을 모조리 물리칠 수 있었다.
“학..하악... 겨우 다 잡았네. 휴우~”
마물을 다 물리치고 힘이 빠져 그 자리에 주저 않고 말았다. 그때였다. 오우거나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에 순간 움찔 하며 놀라고 말았다. 설마 마물들을 다 잡았으니 다음 상대는 나라고 생각하는걸까? 하지만 다행이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쿠헝~”
“으응? 고..고맙다고? 으으... 나... 잡아먹지 않는거지?”
조금 두려움이 몰려왔다. 하지만 다행이 잡아먹을 생각은 없는 듯 했다. 다만... 다른 부분에 욕구를 느끼는 것 같았다.
“으으~ 너... 하아~ 됐다. 내가 뭘 말하겠어.”
아마도 그간 욕구가 많이 쌓여 암컷인 날 바라보며 발정해버린 듯 했다. 이런 마물의 시체 투성이인 곳에서 발정하기나 하다니... 정말 저 오우거의 정신은 어찌된건지 모르겠다.
“쿠허헝~!!”
“으으.. 해달라는거야? 아..안돼! 이런 마물 시체 투성이인 곳에서 뭘 해달라는거야!!”
“쿠흥? 쿠허헝!”
덥썩~!
“우걱우걱~ 꿀꺽 쿠허헝!”
“에? 이거 주는거야? 머..먹으라고 이걸?”
오우거 녀석이 어쩐지 온순하게 내게 마물의 시체를 건냈다. 물론 자기도 몇 마리 삼켜대며 말이다. 아무래도 이 마물의 시체를 먹어야할 것 같았다. 몹시 찝찝한 생김세였지만... 그래도 오우거의 권유를 거절 하기는 힘들었다.
“하아~ 짐승들도 먹었는데 뭐... 이정도 쯤이야~ 덥썩~ 우물우물~ 응? 이거 맛있어!! 그리고 마나가... 차오르고 있어!!”
아마도 이 때문에 오우거가 내게 마물을 권한 것 같았다. 어쩐지 오우거의 정액에 섞인 대단한 에너지의 출처를 알것만 같았다. 간혹 이곳에 와서 이렇게 마물들을 잡아먹고 마나를 축적 하는 것 같았다. 다만 이번엔 너무 몰려서 되려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것인 듯 했고, 결국 내 도움으로 그걸 벗어나 고마움을 느낀 것 같았다.
“우물우물. 꿀꺽~ 푸핫~ 이제 더는 못먹어. 아아... 배부르다~”
정말 배가 터질정도로 마물의 고기를 뜯어먹은 것 같았다. 한쪽엔 그렇게 오우거와 함께 뜯어먹은 마물의 뼛조각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정말... 오우거는 몸집답게 엄청나게 마물을 흡입한 것 같았다. 거의 대부분의 마물을 혼자 씹어먹은 오우거였다.
“으으~ 질린다. 그렇게 먹고도 뭔가 아쉬운거야?”
정말 질릴정도로 대식가였다. 그나마 다행인건 후식으로 날 씹어먹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럼 난 이만... 윽?! 무..무슨짓이야?!”
“쿠헝!”
역시나 조금 꺼려져서 도망치려 했지만... 순식간에 녀석의 손에 잡히고야 말았다. 아무래도 날 쉽게 도망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 같았다.
“으으.. 설마... 역시나... 하아~”
욕정이었다. 아마도 나와 하고싶은 것 같았다. 물론 제대로 관계는 하지 못하지만... 애무정도는 할 수 있었다. 오우거 녀석도 그걸 원하는 듯 했다. 조금 꺼려졌지만... 흉포한 녀석의 얼굴을 쳐다보자면...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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