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31화
슬픔을 뒤로하고 열심히 단련에 힘썼다. 그렇게 어느정도 시일이 흘러 겨울의 끝물에 도달했다. 아직 쌀쌀하긴 했지만... 그래도 꾀나 날이 풀리는 것 같았다. 곧 있으면 봄이 올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은신처가 싸늘한 적막감에 휩싸이는 것 같았다.
“하아~ 칼... 너는 어디있는거니? 난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어. 흑...”
아직도 칼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리는 것 같았다. 가슴속을 후벼파는듯한 느낌이 간혹들곤 했다. 그때마다 마나가 폭주하려는 듯 신체 곳곳을 내달려서 몸살에 걸린 듯 아파오기도 했다.
“으윽! 하아... 왜 이리도 아픈걸까...”
정말 너무도 아팠다. 가슴이 그리고 몸이... 이게 바로 사랑의 열병이라는 것일까? 아마도 이 병은 칼과 만나 사랑을 나누면 사라질 것 같았다. 다만 그때가 언제인지를 알 수 없어 안타깝고 슬펐다.
“기운 내자. 곧... 그래 곧 만나러 갈 수 있을거야...”
이제 얼마 후면 봄이 확실해보였다. 차가운 기운 사이로 따스한 마나의 유동이 간혹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제 점점 마나를 사용하는데 능숙해지고 있었다. 역시 이 또한 칼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충격 때문 인 듯 했다.
“오우거 녀석... 으득! 가만두지 않을거야... 감히 내 칼을...!!”
오우거에 대한 복수심이 칼의 빈자리를 채웠다. 이것마저 없었다면... 정말 슬픔에 살아가기 힘들었을 것 같았다. 다만 그게 요원한 일이라서 문제라면 문제였다. 철천지 원수나 다름없다고 생각은 돼지만... 그렇다고 복수를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더 단련에 힘쓰고 있는건지도... 이제 고릴라 정도는 금방 사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다. 최소한 좀 더 상위 존재들을 사냥해야 했지만... 오우거 녀석때문인지 그런 녀석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하아~ 좀 더 쌘 녀석을 잡아 먹어야 하는데...”
마나홀을 확실히 불릴 방법은 역시... 사냥이었다. 사냥을 해서 모조리 먹어치우면 그게 곧바로 마나홀을 확장시키곤 했다. 그리고 그것보다 좀 더 좋은 방법은... 강력한 존재의 정액을 받아먹는것이었다. 하지만 오우거 녀석 뿐인 이곳에선 그게 힘들었다.
“그렇다고 다시... 오우거 녀석의 정액을 마시고 싶지는 않아.”
원수를 기분 좋게 해주고 싶지도 않았고, 이번에 또 잡혀가면 어떻게 도망쳐 나올 수 있을지 그것도 문제였다. 그리고 오우거 녀석의 정액에 중독돼 녀석의 육노예가 되고 싶지도 않았다. 아마도 복수는 포기하고 칼 녀석을 찾아 나서야 할 것 같았다.
“칼을 찾기만 하면... 함께 오우거 녀석에게 복수해주고 말거야!! 녀석의 물건을 씹어먹어줄거라고!!”
그렇게 되기만을 빌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련이 먼저였다. 머나먼 여정을 위해선 단련은 필수였다.
“오늘은 이정도로 할까? 후우~ 단련은 언제나 기분좋은 것 같아. 이제 좀 씻으러 가야겠어.”
정말 조금씩 힘이 쌓인다는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정도로 내게 충족감을 줬다. 칼의 빈자리 그리고 복수하지 못하는 그 마음을 단련으로 매꿀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단련하다보면 언젠가는 복수할 수 있을거라는 상상에 더 기분이 좋았다. 물론 지금은 요원한 일이지만...
“그럼 저번에 찾은 온천이나 갈까? 고릴라 녀석들... 그런 좋은 곳이 있으면 말을 해줘야 하잖아?”
물론 고릴라 녀석들을 대부분 잡아버려서 그랬지만...하지만 그래서 이런 좋은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온천을 찾아와 토끼털 가죽 옷을 모조리 벗고 나신이 돼었다.
“역시 멋진 몸이야. 그치만 가슴은 조금 불편해...”
정말 겨울동안 부쩍 자란 몸이었다. 아마도 복수심에 불타 고릴라 녀석들을 죄다 잡아 먹어버리는 바람에 영양상태가 좋아져 상당히 자라버린 듯 했다. 그렇게 가슴도 양손으로 감싸안아야 할만큼 커졌고 엉덩이 또한 탱탱해졌다. 허리는 여전히 잘록했다. 이런 몸을 보면 정말 내가 숲속에서 살고있는 야생소녀가 맞나 싶었다.
“아무리 봐도 곱쌍한 도시처녀잖아?”
뭐 그런 부분이 나름 마음에 들었다. 물론 약간의 근육이 있긴 했지만... 딱 보기좋은 정도로 알맞게 자리잡혀 있었다.
“후아~ 정말 좋은걸... 아아~ 피곤이 풀리는 것 같아.”
매번 얼음물에 목욕하느라 곤욕이었는데 정말 이런 온천을 찾게 되어 잘된 것 같았다. 게다가 이 주변엔 고릴라들 빼면 나를 위협할 짐승은 더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릴라들도 이젠 나를 피해갈 정도였다. 그간 너무 괴롭힌게 아닌가 싶었다. 아마도 서열 순서가 바뀐걸지도 몰랐다. 오우거 그리고 나 그리고 마지막이 고릴라. 즉 이젠 오우거만 조심하면 이 숲속은 안전지대나 다름 없었다.
“으읏~ 하아... 칼을 생각하면... 젖어버려.”
문제는 이것이었다. 이제 제법 소녀티를 벗기 시작해서인지 칼만 생각하면 그곳이 젖어버렸다. 아무래도 내가 칼을 평생의 파트너로 인정해버리고 있는 것 같았다. 숲속생활에 적응한 결과인 듯 했다. 강인한 수컷에 끌리는 암컷의 본능. 그 자체였다.
“아흑~ 아아... 이러니까 정말... 여성이 되버린 것 같아...”
그랬다. 이젠 수컷에 발정해버리는 음란한 여성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역시 이건 모조리 칼의 탓임에 분명했다. 날 위해 노력하고 애정을 주며 구애하던 칼 때문에 이런 음란한 암컷이 되어버린게 틀림없었다.
“하으윽!! 하아아...”
그렇게 자위를 마치게 되었다.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도 아주 잠깐 했지만... 이젠 여자아이 몸으로 살아야 해서 그런 생각도 금세 사라졌다. 어차피 언젠가는 남자를 겪게 될 몸이었다. 공녀의 신분인 만큼 모두의 기대를 져버리긴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마도 권력이 강한 남성에게 팔려가듯 시집가게 될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게 싫다고 영영 이런 숲속에서 살 수도 없고... 하아~ 걱정이야.”
이런저런 걱정이 들었다. 칼에 대한 그리고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어서빨리 칼을 찾고 유적지에 들려 힘을 얻고 싶었다. 그러면 이런 걱정도 한낮 기우에 지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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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자아이로써의 기쁨을 점점 알게 된 미아. 칼에 대한 애정이 극도로 치솟은듯... 그리고 앞으로의 행보가 걱정인듯 고민하는 미아! 과연 칼을 찾고 유적에서 힘을 얻어 공녀의 생활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