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화 〉26화
“칼~! 오늘은 물고기나 잡으러 가자.”
“끼잉~”
역시나... 여전히 한번 해주지 않으면 쉽게 움직이지 않으려는 칼이었다. 아마도 내 행위에 맛을 들여 그런 듯 했다. 정말... 약아빠진 칼이었다.
“으휴~ 너 정말 이럴래?”
“크릉~”
“으으~ 좋아. 그럼 혼자 갈게! 혼자 가면 되잖아! 흥~!”
조금 삐쳐버렸다. 솔직히 너무하지 않는가! 이젠 첫 생리를 해서 그런지 칼이 쉽사리 움직여주지 않았다. 역시 행위를 좀 해줘야 움직여주는 칼이었다. 입으로 해주는것도 한 두 번이지. 이렇게 자주 하다가는 입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혼자서라도 호숫가로 향하기로 했다. 이제 슬슬 먹을거리도 떨어져서 어쩔 수 없었다.
“어차피 얼음이 얼어서 칼도 물고기를 못 잡을테니까...”
점점 추워져서 그런지 벌써 물이 있는곳은 대부분 얼어붙어 있었다. 호숫가도 마찬가지로 얼어붙어 있었다.
“흥~ 물고기 잡아도 칼 너에겐 안줄거야!!”
그렇게 버럭 소리를 질러버리고 호숫가로 향했다. 뒤에 칼이 조금 끙끙대는 듯 했지만... 더 이상 칼을 보고 싶지 않았다.
“역시 버릇을 잘못 들인 것 같아. 매번 해주는게 아니었는데...”
어쩐지 그런 듯 했다. 나 또한 칼의 정액에 중독되다 싶이해서 조금 너무 자주 해줘 버린 듯 했다. 그로인해 칼이 차츰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아마도 그냥 해주니 기가 살아서 그런 것 같았다. 이젠 칼이 내게 도움을 줄때만 해줘야 할 것 같았다.
“하아~ 이제 정말... 맛들여버렸어... 쩝~”
없으면 서운할 정도로 맛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입맛을 다시며 호숫가에 도착했다. 호숫가는 역시나 얼어붙어 있었다. 얼음을 깨지 않으면 물고기를 잡지 못할 정도로...
“으음... 저기가 좋겠어. 얼음이 덜 두꺼운 것 같은데...?”
호숫가를 조금 돌아다니며 적당히 얇게 얼어붙은 곳을 찾았다. 그렇게 얼어붙은 얼음을 돌덩이를 이용해 깨고 고민에 빠졌다. 이제 물고기를 잡아야 했지만... 딱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으으... 괜히 온건가... 아냐! 분명 방법이... 역시 직접 들어가야할까? 마나가 있으니까 어느정도 추위도 막을 수 있을거야.”
마나를 돌리면 날씨정도는 거스를 수 있었다. 물론 그것도 어느정도 였지만... 물고기를 잡을 정도의 시간은 가능했다.
“춥지만... 먹어야 사니까. 게다가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으니 괜찮을거야.”
그렇게 토끼털 옷을 벗어 근처 바위에 올려두었다.
“으흣~ 춥긴 하네. 그치만 요즘 씻지도 못했으니까. 씻을겸 물고기도 잡지 뭐~”
그랬다. 너무 추운 바람에 몸이 점점 굼떠져 그동안 잘 씻지 못하긴 했다. 칼 녀석도 마찬가지... 어쩐지 몸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했다. 여자아이는 언제나 청결한 몸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간 너무 게을렀던 것 같았다.
“좋아! 읏차~ 힉?! 차가워~ 으으~”
순식간에 차가워지는 몸. 그런 몸을 데우기 위해 마나를 돌렸다. 그러자 아랫배에서 시작된 마나의 흐름이 전신을 휘몰아치듯 돌았다. 이제 어느정도 마나를 다룰 수 있어서 이정도는 가뿐했다.
“좋아. 이제 좀 나아진 것 같네. 그럼 잠깐 씻고 물고기를 잡는거야.”
차가운 물이었지만 마나로 인해 추위를 느끼지는 않았다. 그렇게 온몸을 구석구석 씻기 시작했다. 칼도 있었으면 같이 씻는건데... 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다 씻고 작살을 들고 물속으로 잠수했다.
“흡~”
잠수해서 보는 호숫가의 물속은 정말 신비로웠다.그렇게 물속을 유영하며 물고기를 탐색했다. 간간히 보이는 작은 물고기들 하지만 이런 작은 물고기로는 뱃속을 채우기 힘들었다. 좀 더 큰 물고기가 필요했다. 게다가 칼도 먹여야 하지 않던가. 뭐 조금 얄밉긴 했지만... 그간 날 보살펴준 칼이니 만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칼에게도 물고기를 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잠수하다 정말 거대한 물고기를 발견했다. 저정도 크기라면 칼과 함께 실컷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흡~(좋아! 저거라면...)”
그렇게 생각하며 그 물고기를 향해 작살을 날렸다. 그러자 작살에 맞은 그 거대한 물고기가 발버둥치듯 몸을 비틀었다. 그에 얼른 그 물고기의 몸통을 붙잡고 힘이 빠지기를 기다렸다. 곧이어 힘이 빠진 물고기가 잠잠해졌다. 그렇게 한 마리의 거대한 물고기를 껴안고 뚤어놓았던 구멍을 찾아 힘겹게 헤엄쳐 나왔다.
“푸핫~ 휘유~”
숨을 몰아쉬며 잡아온 거대 물고기를 보며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제 이정도 사냥은 정말 손쉽게 할 수 있다는게 정말 기뻤다. 점점 숲속에 잘 적응해 나가는 것 같아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크허엉~!!”
“으흣~ 춥네. 얼른 옷부터... 헉?!”
토끼털 옷을 가지러 가는 그때. 숲속에서 오우거 녀석이 날 발견한 듯 뛰어오는게 보였다. 흉포한 외침. 그에 순간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도망가야 하지만 오우거의 피어는 그런 내 발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도착한 오우거. 그리고 그런 오우거를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바라보는 나. 정말 대단한 위기 상황이었다.
“사..살려... 으으~!”
“쿠허엉~!”
“힉?!”
날 바라보며 다시 포효하는 오우거 그에 순간 놀라 엉덩방아를 찢고 말았다. 정말 너무도 두려웠다. 그 거대한 몸집이라니. 그리고 흉포한 눈빛 게다가 흉물스럽고 거대한 물건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저..저리가!! 히익?! 꺄악~!!”
당연스럽게도 오우거에게 와락 붙잡혀버리고 말았다. 도망쳐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불가능했다. 오우거의 그 거대한 모습에 몸이 순간 얼어붙어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이렇게 잡혀 처량한 모습으로 어디론가로 들려가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위기 상황이었다.
“으으... 칼...”
정말 칼이 보고싶었다. 하지만 근처에는 당연스럽게도 칼이 없었다. 하필 혼자나온날 이렇게 오우거와 딱 맞딱드리다니. 게다가 내가 잡아온 물고기조차 오우거 녀석의 다른 손에 잡혀있었다.
“우으... 어..어디로 가는거야...!”
“크흥~ 킁!”
킁킁대며 내가 잡아놓은 물고기의 냄새를 맡더니 우걱우걱 씹어 삼키는 오우거였다. 정말... 내가 얼마나 힘들게 잡아놓은 물고기인데 그걸 날로 꿀꺽 해버리다니. 너무 화가났다. 다만 그 화를 오우거녀석에게 풀 수는 없었다. 나 또한 저 거대한 입속에 한입에 꿀꺽 삼켜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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