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19화
고릴라의 성기를 씹어먹어서인지 칼의 활력이 크게 늘어난 듯 했다. 달려다니는것도 힘차고 울부짖음도 색달랐다.
“설마... 진짜 정력에 좋은건가? 그러고보니 칼에게서 느껴지는 기운도 조금 커진 것 같아.”
곁에 바짝 붙어서야만 알 수 있는 기운이었지만... 정말 크고 힘찼다. 그리고 발기중인 칼의 물건도 마찬가지도 더 거대하고 우람차보였다. 솔직히 요즘들어 크게 용기도 나고 더 이상 따로 있을 필요가없을 것 같아 합방(?)중이었다. 물론 성적인 의미로 합방을 하고 있는건 아니라... 점점 날씨가 추워져서 어쩔 수 없이 같이 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
“으으~ 그때마다 느껴지는... 칼의 우람한 물건이란... 쯧~”
그랬다. 칼의 품속에 파고들어 엎치락 뒤치락 잠결에 순간 무언가 거대한게 엉덩이를 꾹꾹 누르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걸 더듬거리며 만져보자그 뜨거운 느낌이란... 화들짝 놀라 눈을 떠서 봤더니 칼의 물건을 내가 더듬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만 생각하면... 어휴~ 칼 녀석... 자기도 수컷이라 이건가?”
역시나 암컷 퓨마가 없어서 그런건가? 내게 구애하는 모습을 살펴보면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그 구애를 모조리 받아주는건 아니었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조금 안타깝기도...
“그나저나 쌀쌀해지긴 했어. 이제 외투라도 한 벌 구해야 하나?”
저번 고릴라녀석의 털을 가지고 옷을 만들긴 했지만... 녀석의 거친 가죽은 좋은 옷감 재료는 아니었다. 솔직히 칼 녀석의 털가죽이 탐나긴 했지만... 내 좋은 동반자겸 파트너를 쓸데없는 일 때문에 잃기는 싫었다.
“토끼라도 다시 잡아야하나? 좀 큰 녀석으로 잡아야 할 것 같은데... 토끼털 코트가 입고싶어...”
이럴 때 칼 녀석이 토끼라도 몇 마리 잡아오면 좋겠지만... 요즘들어 혼자만 먹고 오는지 입에 가끔 피칠갑을 할때가 있었다. 그래놓고는 반갑다는 듯 날 핥아 피범벅을 만들어 놓곤 했다. 물론 그때마다 혼내고 있긴 하지만... 영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있었다.
“좋아. 오랜만에 사냥이나 나가자! 칼 녀석 몰래 나가서 혼자 잡아먹어야지. 호호~”
이제 나도 제법 사냥을 할 수 있다고 매번 혼자 얌채짓을 하는 칼. 결국 조금 삐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구애할때는 언제고... 그래서 혼자 사냥을 나가기로 했다. 사실 아직도 곁에 칼이 없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긴 했지만... 작은 위기정도는 홀로 해쳐나갈 수 있을정도로 힘이 쌔졌다. 마나홀도 제법 커졌고 말이다. 아마도 저번 고릴라를 사냥해 잡아먹어서 그런 듯 했다.
“역시 강력한 짐승을 잡아먹는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아랫배를 슬슬 쓰다듬으며 그렇게 마나홀의 황홀한 느낌을 음미했다. 무언가 휘몰아치는 듯 아랫배에 차오르는 그 느낌이 정말 좋았다. 이 마나홀 때문에 날고기나 날생선들이 맛있게 느껴지는게 틀림없었다. 그렇게 칼 몰래 숲속으로 향했다.
“흐음. 이쯤에 있을 것같은데... 토끼굴이... 어딨더라?”
분명 이 근처에서 토끼를 보긴 했는데... 도무지 토끼굴을 찾기 힘들었다. 이곳 숲의 토끼마저 어찌된건지 정말 대단히 컸다. 아마도 마나의 영향을 받아 그런 듯 했다. 그래서 어둠의 숲이라고 하는거겠지. 나 또한 그 숲의 기운을 받고 살아남고 있으니 따로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점점 숲속으로 향했다.
“앗! 찾았다! 좋아. 금세 잡아서 먹어줄게 기다려~!”
“뀨? 뀨우~!!”
너무 기분이 앞서서 일까? 사냥은 은밀해야하는데 토끼가 눈치채도록 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앗차~ 거기서!!”
순식간에 달아나는 토끼. 그 뒤를 맹렬히 뒤쫒는 나였다. 그렇게 토끼는 쉽사리 내게 자신의 생명줄을 보여주지 않았다. 정말... 토끼가 저리 빨라도 되는걸까? 게다가 거의 대형견 만한 크기였다.
“훗~ 그래봤자 내겐 한주먹거리지! 너 거기 서지 못해~!! 에잇~!”
“뀨우우우~!!”
귀여운 울부짖음. 다만 토끼녀석의 포악한 이빨을 보면... 저런것도 초식동물인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하지만 직접 풀을 뜯어먹는 모습을 본적이 있으니 초식동물이 맞긴 할 듯 했다.
“헉~ 허억~ 어디까지 도망가는거야~!!”
작살을 간혹 던져서 맞춰보려 했지만... 여간 잽싼 토끼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다 잠깐 쉬는타임에 자신도 쉬는 영악한 모습까지... 날 어디까지 쫒아 가게 만들 예정인건지 도무지 알 수가없었다. 칼녀석이 있었을때는 정말 쉽게 잡았는데... 역시 칼의 도움이 조금씩 있긴 했나보다.
“으으 그래놓고 아무것도 안한척 했다 이거지? 칼녀석 나중에 두고 봐!”
아마도 육식동물의 기세 때문이겠지. 하지만 나같은 여자아이에게 그런 기세가 있을리는 없었다. 결국 이렇게 열심히 뒤를 쫒아달릴 수밖에... 그렇게 열심히 토끼의 뒤를 쫒다보니 어느덧 깊은 숲속으로 향해버렸다.
“윽? 여긴... 에휴~ 저녀석 때문에...”
조금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토끼한마리 때문에 이런 모르는 숲안까지 들어와버리다니... 결국 토끼도 잡지 못하고 숲안을 해맬 수밖에 없었다. 정말 처음와보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곳도 있었나? 할 정도로 어둡고 깊은 숲속이었다.
“쿠아아앙~! 크허엉~!!”
흠칫!
순간 느껴지는 흉포한 기운. 아마도 이 숲의 주인인 것 같았다. 토끼녀석을 쫒느라 다른 짐승의 구역을 침범해버린 듯 했다. 정말 바보같은 짓이 아닐 수 없었다.
“으으~ 내가 미쳤지. 겨우 토끼 한 마리때문에... 바보같은 짓을 저질러 버렸어.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야해.”
하지만 열심히 길을 찾아도 쉽사리 돌아갈 길을 찾을 수 없었다. 방향마저 헤깔리고 점점 깊숙한 숲 안쪽으로 향하는 듯 했다. 칼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테지만... 칼 녀석 몰래 나오지 않았던가? 점말 또다시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아마도 고릴라 녀석을 잡았다고 그간 너무 기세등등해져서 그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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