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화 〉14화
“아흣~ 아앙~ 꺄하핫~ 간지러... 아흣~ 그..그만!! 으으~ 그만 하라니깐~!!”
잠결에 무언가 몸을 핥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눈을 떳더니 칼이 내 몸을 핥고 있었다. 아마도 자신의 냄새를 내 몸에 듬뿍 발라주려는 듯 했다. 다만 그게 너무... 심해서 문제였지만...
“아이참~ 그만 하면 됐잖아? 으으~ 완전히 침 범벅이 되어버렸어. 어휴~”
정말 아침부터 수난이었다. 다행이 몸에 쌓인 피곤은 풀렸지만... 역시 알몸으로 맞이하는 아침은 좀 그랬다. 나뭇잎 옷을 구하던지 아니면 칼에게 부탁해서 동물이라도 잡아 그 가죽으로 간소한 옷을 만들어 입어야 할 것 같았다.
“아무튼 잘 잤어. 칼 네가 곁에 있어서 악몽도 꾸지 않은 것 같아.”
분명 어제와 같이 두통이 와야 했지만... 아마도 칼로 인해 안전함을 느껴서인지 그런 두통이 오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그 두통이 썩 내키지 않기도 했으니 말이다. 기억이 차츰 떠오르는 그 두려움이란... 마치 나 자신이 아닌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그럼 오늘도 힘차게... 뭐하지...?”
사실 숲속에서 할만한 일은 별로 없었다. 먹을거리를 구하거나 그냥 멍 때리거나... 둘중 하나뿐이었다.
“크릉~! 컹컹~!!”
“아! 그랬지... 단련 하기로 했는데... 정말 칼이 없었으면 아무것도 못했을거야. 고마워 칼~”
칼이 오늘 할 일을 상기시켜줘서 다행이었다. 그랬다. 단련. 단련을 하기로 했었던 것이다. 일단 가볍게 구보를 해서 체력을 키워야할 것 같았다. 그리고 팔굽혀펴기나 앉았다 일어나기 윗몸일으키기 등으로 전신을 차츰 단련해야 했다.
“또다시 그런 위기를 격지 않으려면... 열심히 단련해야해.”
정말 그 고릴라의 물건을 생각하자면... 절로 진절머리가 쳐졌다. 내 그곳을 쑤시고 들어오는 그 아픔이란~!! 정말로 싫었다. 차라리 당할거면 칼에게...
“으윽~! 이런생각 하면 안돼는데... 하아~ 그치만 칼만큼 매력적인 녀석도 드물지.. 암~ 날 위해주기도 하고... 어차피 언젠가는 당할거... 지금 확~ 줘버릴까?”
“크릉~! 크르릉~!!”
“아직 아니라고? 에이~ 설마 내가 진짜 그럴려고 했던 건줄 알아? 그냥 말만 해본 것 뿐이야!!”
정말... 누굴 음란한 암컷으로 아는지... 하긴 칼에겐 그저 암컷중 하나일 뿐이겠지. 물론 마음에 드는 암컷중 하나. 다만 나와 칼의 종족적 벽이 너무 커서 문제였다. 칼의 그 커다란 물건을 생각하자면... 절대 정상적인 행위가 불가능해보였다. 커도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으으~ 절대 못해! 아무리 칼이 마음에 들어도... 내 거기에 맞지 않아...!”
할 생각도 없었고... 물론 간혹 하고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건 역시 암컷의 본능! 그것일 듯 했다. 게다가 흔들다리 효과라는게 있지 않는가! 위기의 상황에 직면하면 특히나 암컷의 본능이 커지곤 했다.
“그럼 나 좀 뛰고올게~ 칼 너는 음... 그래. 작은 동물이라도 몇 마리 잡아와~”
“컹컹~!”
역시 제대로 알아듣는 칼이었다. 정말 얼마나 똑똑한 녀석인지... 사람 말까지 알아듣는단 말이던가! 매번 봐도 신기한 부분이었다. 그렇게 칼에게 식량확보를 맞겼다. 뭐... 조금 의지하는 것 같았지만... 오늘만 의지하기로 했다. 아직 작은 짐승을 잡을 실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럼... 뛰어볼까? 오늘은 이걸 쓰지 말고 뛰어야지.”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마나를 느꼈다. 아직은 정말... 너무도 작은 마나의 씨앗이었지만... 점점 커질거라 생각됐다. 이 마나라는걸 쓰면 분명 손쉽게 강한 힘을 낼 수 있긴 했지만... 그렇게 마냥 쓰다보면 단련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저 마나의 힘이지 않던가! 근력과 체력 그리고 스피드를 키우려면 마나를 쓰면 안되는게 맞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알몸이라 조금 그렇지만... 하는 수 없지 뭐...”
어차피 나뭇잎정도론 격한 운동을 버티지 못할게 뻔했다. 결론은 알몸으로 동굴 근처를 뛰기로 했다. 가슴이 출렁거려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운동 자체는 되는 것 같았다.
“헉..헉~ 하악..학~ 힘들지만... 흣~ 운동은 되는 것 같아. 조금씩 단련하다보면. 하악. 분명 칼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될거야. 흣~”
열심히 뛰며 체력을 단련했다. 점점 지치는 몸. 그리고 끈적이는 땀방울. 하지만 기분 자체는 상쾌했다. 점점 몸에 힘이 붙는 느낌이 들어서 더 그랬다. 숲속이라 그런지 공기도 좋았고 몸을 혹사해서 그런지 아랫배의 마나의 씨앗도 조금씩 커지는 것 같았다.
“훅..후욱~ 직접.. 핫~ 먹지 않아도 커지는거구나. 그래도 너무 작아...”
그랬다. 음식으로 섭취하는것보단 적지만 그래도 마나의 씨앗이 부풀어 오르는게 느껴졌다. 정말 그 느낌이란... 아랫배에 생명체가 하나 더 들어선 기분이었다. 묘한 충만한 이라고 해야할까? 꼭 임신을 한 것처럼 느껴졌다.
“좋아. 이제 윗몸일으키기랑 팔굽혀펴기를 하면 오늘운동은 끝이야. 나머지 시간엔 음식을 구하고 주변을 좀 둘러봐야겠어.”
그렇게 시작한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는 정말 힘겨웠다. 특히 윗몸일으키기를 하는데 너무도 거추장스러운 것이 있었다. 그랬다. 여자의 흉부. 즉 가슴이 문제였다. 이건 뭘 어떻게 하지 못하는 부분중 하나였다.
“으으~ 정말 쓸데없이 크다니깐... 귀찮아..”
격렬한 위기상황을 겪어서인지 이제 여자아이 몸도 곧잘 적응하고야 말았다. 더는 남자였다는거에 신경쓸 여지가 없었다. 그것이야말로 정말 쓸모없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여자아이 몸으로 숲속에서 살아남는게 우선시 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도 아랫도리에물건이 달려있지 않아 편한걸...”
뭔가 조금 슬픈기분이긴 했지만... 덜렁거리는 물건이 없다는데 조금 편하긴 했다. 사실 다리 사이에 덜렁거리는 물건 때문에 뛰는게 조금 귀찮지 않았던가! 물론 남자라면 물건을 위해 한 목숨 바치기도 하지만... 이젠 여자아이 몸이니 그냥 그러려니 해버리고 말았다.
“좋아. 부쩍 힘이 나는 것 같아. 겨우 하루 한건데 힘이 늘다니... 공기가 다른걸까? 아니면 먹은 에너지가 힘으로 변해버린걸까?”
뭐 둘다 일지도 몰랐다. 모든게 큰 숲속이었다. 그정도 크기로 자랄려면 어느정도 힘도 강해야 하지 않던가! 게다가 그 오우거를 생각하자면...
“절대 못이겨 그런거... 아무리 칼이라도 불가능이야.”
고릴라들을 죄다 물리치고 온 칼이더라도 오우거에겐 한주먹거리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호숫가에 가는짓도 미친짓중 하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모르고 잘못갔다가 한방에 훅 가는 수가 있지 않는가!
“으흣~ 상상해버렸잖아. 어휴~ 정말 다행이긴 하네. 칼 녀석도 없이 무턱대고 호숫가에 다녀오다니... 내가 미쳤지. 미쳤어.”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내가 딱 그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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