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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7화 (7/132)



〈 7화 〉7화

나뭇가지와 줄기식물의 껍질을 들고 호숫가로 향했다. 하지만 방향은 알고 있어도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는지를 알 수 없었다. 퓨마인 칼을 타고 오느라 거리관념을 잊어버려서 그런 것 같았다. 이럴 때 칼이...

“앞에 있네. 어휴~ 이쁜녀석~ 날 태워줄려고 온거구나?”

“크릉~!!”

정말 그런 듯 몸을 낮춰 등을 내주는 칼이었다. 아마도 내가  하려고 하는지 눈치채고 있는 듯 했다. 아니면  보호하기 위해 근처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거나... 이렇게 예쁜짓만 해주는데 마음에 안들 수가 없었다.

“그럼 달려~”

“크르릉~”

그렇게 칼의 등에 타고 호숫가로 향했다. 다행이도 호숫가는 여전히 한산했다. 아마도 오우거녀석의 냄새 때문에 아무도 오지 않는 것 같았다. 정말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  기분이 들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알몸으로 바위 위에서 잠까지 자지 않았던가!! 퓨마인 칼이 아니었다면 분명 오우거에게 잡아먹혔을게 틀림없었다.

“정말 고마워 칼~”

“크릉~”

그렇게 호숫가에 도착해 날 내려준 칼이었다.  고맙다는 말에 기분이 좋은 듯 낮은 울림의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게다가 내게 몸을 낮춰 쓰다듬어 주라고 하는듯한 모습까지! 정말 왜 이리도 마음에 드는건지 모르겠다. 역시하는짓이 귀여워서 그런 거겠지?

“그럼... 날카로운 돌조각을 구해볼까? 으음... 거의다 둥근 것 뿐이네. 직접 쪼개서 만들어야하나?”

호숫가라서 돌맹이는 꾀나 있긴 했지만... 대부분 둥근 돌맹이 뿐이었다. 결국 직접 돌맹이를 부딪쳐 쪼개야만 했다. 정말... 이렇게 죽노동을 해서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걸까? 차라리 칼에게...

“으읏~ 아냐. 이렇게 칼에게 자주 의지하면 안돼! 그러다 정작 위험할 때 아무것도 못해버리잖아?”

정말 의지가 너무 되도 문제인  같았다. 하지만 그러면 안될 것 같았다. 매번 칼에게 의지해서야 이런 위험한 숲속에서 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최소한 먹을거리는 직접 구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정말 위험할때나 칼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나머지는 스스로 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읏차~ 에잇~ 하아~ 힘들어. 겨우 쪼갰네.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하는건 역시 힘든거구나...”

농부의 마음을 알  같은 기분이었다. 물론 추수와는 상관 없는 일이긴 했지만... 스스로 하는건 마찬가지 아니던가? 이렇게 힘들줄은 정말 몰랐다.

“이제 쪼개진 돌조각을 나무막대에 연결하면... 좋아. 완성이야~!”

결국 나무작살을 완성할  있었다. 이걸 이용해 호숫가의 물고기를 잡으면 됐다. 다만... 정작 물고기를 잡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솔직히 티비로 보기엔 쉽게쉽게 잡는걸로 보였지만... 역시 이것도 힘든 일이었다. 물고기를 잡기위해 작살을 던지면 어느세 눈치챈 물고기들이 모조리 도망가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물반 고기반으로 보였는데 이런 함정이 존재할줄은 몰랐었다.

“으으~ 왜 안맞는거야! 히잉~”

정말 울고싶은 기분이었다. 점점 배는 고파지고 힘은 떨어져가는데 물고기는 잡히지 않았다. 그런 날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는 칼까지... 창피함에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어졌다.

“으으~ 그러는 칼 너는!!”

척~ 파닥파닥~

“크르릉~”

“으으~ 못됐어~!!”

물속으로 뛰어든 칼이 앞발을 한번 휘두르더니 손쉽게 물고기를 내 앞으로 쳐냈던 것이다. 정말 그 얄미운 모습이라니!! 정말~ 울고싶은 기분이었다. 창피함은 더했고... 결국 칼 녀석이 던져준 물고기를 낼름 잡아채서 얼른 입에 앙~ 하고 물고 오물거리며 먹어버리고 말았다.

“크릉~ 크릉~!”

“우우 왜? 칼이 버린거잖아. 난 주웠을뿐이야~!!”

창피했지만 일단 우기고 봤다. 솔직히 너무 배가고파 더 이상 작살을 던지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배를 어느정도 채우니 그럭저럭 힘이 나기 시작했다. 어쩐지 점점 야생소녀가 되어가는 것 같은건 역시... 기분탓이겠지?

“날것인데... 맛있어. 냠냠~  너도 먹어.”

물론 직접 잡아서... 나야  마리도 못잡는 바보 멍청이니까 이렇게 칼에게 얻어먹을 수밖에... 정말 어서빨리 칼녀석에게 의지하는 이런 버릇을 떨쳐내야 할텐데... 그게 쉽지만은 않았다.

“역시 도시생활만 해서 그런가? 한번이라도 잡아 봤어야 말이지. 에휴~”

그런  모습을 보며 다가와 내 얼굴을 핥아주는 칼이었다.

“꺄앗~ 뭐야 또? 아... 얼굴이 지저분해졌었구나. 그래도 갑자기 핥지는 말아줘.”

그랬다. 너무 허겁지겁 물고기를 뜯어먹느라 얼굴에 조금 피칠갑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어쩐지 점점 칼녀석이 내 보모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칼녀석에게 의지하고 있지 않는가!

“으으 진짜 이러면 안되는데... 칼 이젠 내가 도와달라고 하기전까진 도와주지 말아줘!!”

“크릉...”

조금 풀이죽은 칼이었다. 내가 너무하긴 한 것 같기도... 애써서 도와줬는데 이렇게 타박을 해버리지 않았는가. 나도 이러면 안되는걸 알지만... 그래도 어쩔  없었다. 그냥 놔두면 또 날 도와줄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풀죽어 있을거 없잖아? 물론 이렇게 먹이도 잡아주고 도와줘서 고맙긴 하지만... 나도 스스로 해나가야 하잖아? 언제까지 칼 너에게 도움을 바랄 수도 없을테고... 그러니 날 위해서라도 제발 그래줬으면 좋겠어.”

“크릉~”

“응. 그래준다구? 정말 고마워~ 그럼 내가 도와달라고 할때까지는 걱정스러워도 참아줘!!”

그렇게 다시 물고기를 잡기 시작했다. 이번엔 칼녀석이 잡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해서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겨우 손바닥만한 물고기를 하나 잡아낼  있었다.

“꺄아~ 이것좀 봐! 내가 해냈어!! 이렇게 물고기를 잡았다구~!! 와아~!! 정말 기뻐! 칼 너도 그렇지?”

“크릉~!”

칼도 내가 물고기를 잡자 같이 기뻐해주기 시작했다. 정말... 칼은 좋은 친구였다. 의지가 되는 수컷이었다.

“그럼 돌아가자. 오우거가  찾아오면 큰일나잖아?”

“크르릉~!”

 녀석도 그게 걱정인 듯 했다. 아마도 이곳은 오우거의 영역이 확실한 듯 했다. 다만 칼은 오우거보다 빨라서 걱정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니 이렇게 오우거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겠지. 역시 칼은 대단한 수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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